〈 49화 〉10일차
[마지막 줄리 시작해주세요!]
줄리도 마찬가지로 끌려 나와서 쾌감에 덜덜 떨었다. 그리고 다들 그랬듯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하응! 핫!"
간드러지게 신음을 흘리는 그녀의 표정도 부끄러움에 새빨개져 있었다.
그녀는 이제 매일 자위할 때 신음을 숨길 수 없게 되었다. 어떻게 무마해 줘야 하려나.
줄리에게 해줄 말이 없다. 우리는 그녀의 치부를 벌써 많이 구경했다.
오줌 지리는 것도 보고 자위 하는 것도 다 안다. 이런 경험을 한 그녀가 나중에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을까?
"하아앗! 흐앙!"
허리를 튕기며 화려하게 절정했다. 애액이 물총마냥 찍 찍 나왔다.
내 애액량을 보고 나니까 굉장히 적어보인다. 이 와중에 이런 것 마저도 부러웠다.
줄리도 나름 멘탈이 강하니까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내 멘탈이 가장 약한 모양이다. 금방 적응도 못하고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뭐가 맞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 다음은 새로운 개조였다.
줄리는 또 몸을 비틀며 쾌감을 참으려 했다. 하지만 신음을 숨기진 못했다.
"흐힉! 히야앗! 하읏! 하앙!"
도대체 무슨 개조를 받고 있는 것일까? 이젠 진심으로 궁금하다.
그녀는 쾌감에 눈물을 흘리며 절정했다. 생각보다 오래 쾌감을 받는 모양이다.
점점 목소리가 쉬어간다. 언제까지 신음을 지르게 만들 생각인 걸까.
[줄리가 방금 18번 개조와 19번 개조를 마쳤습니다! 어떤 개조를 받았을지 궁금하셨죠?]
MC가 긴장감 넘친다는 듯이 소개하자 짜증이 확 났다. 우리 몸 가지고 무슨 장난 쳤는지를 이렇게 들어야 하나 싶다.
[18번 개조는 여성기 외부 쾌감 증가입니다! 소음순, 대음순을 포함해 클리토리스까지 민감함과 쾌감이 모두 증가했습니다! 그녀의 반응이 기대되지 않습니까?]
가슴의 쾌감을 늘릴 때 예상하긴 했다. 외부라는 것은 내부도 있다는 걸까?
[19번 개조는 여성기 내부 쾌감 증가입니다! 질내를 포함해서 자궁 입구까지! 거근에 허덕이는 줄리의 모습! 상상만 해도 아름답습니다!]
궁금해 하자마자 바로 나왔다.
이딴 짓을 왜 하냐고 화를 내야할까. 아니면 두 개로 나눠줘서 고맙다고 해야할까.
지금도 충분히 예민하고 민감한 부분들인데 더 증가했다면 어떤 반응일까.
진짜 한 치 앞을 알 수 없었다.
이 개조들로부터 내가 온전히 탈출 할 수 있을까.
이미 망가진 것은 아닐지 고민하게 된다.
[오늘의 개조는 여기까지입니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경기들과 엄청난 개조가 내일 또 찾아오니 모두 기대해주세요! 지금까지 MC 몬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눈을 다시 뜨는게 두렵다.
이제야 정신이 든다. 최근 계속 먼저 깼더니 늦게 깨는것에 익숙하지 않다.
누가 내 가슴에 뭘 얹어놓은 느낌이다. 이 비현실적인 감각에 더 눈을 뜨기가 싫어졌다.
평소엔 굉장히 현실적으로 생각하며 산다고 자부해왔는데 내심 꿈이길 바란 모양이다.
하지만 이 묵직한 감각이 꿈이 아님을 알려줬다. 지독한 현실이다.
정신을 차렸지만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 내 눈에 거대한 가슴이 보이면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것 같다.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가만히 누워있다 보니 옆에서 얘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줄리의 목소리 같다. 그녀도 나보다 먼저 일어난 모양이다. 역시 내가 제일 마지막이었다.
"이제 슬슬 깨어나려나?"
"세리아가 버틸 수 있을까요?"
제니퍼의 목소리였다. 누가 누굴 걱정하는지 참. 마음은 고맙다.
그래도 저렇게 심각한 목소리로 말하면 좀 그렇다. 마치 죽을병에 걸린 기분이다.
가슴 좀 커진건데. 흠... 조금은 아니고 많이 커지긴 했다.
그러자 엘리스가 말했다.
"여태 그랬듯 알아서 잘 하겠지. 근데 저 크기는 진짜 심하긴 하네."
어느 정도길래 쟤가 저런 말을 할까. 이젠 두렵다 못해 궁금해진다.
나는 슬며시 눈을 떴다.
"세리아 일어났어요?"
마리까지 다가온다. 넷이서 날 내려다 보고 있으니 크게 다쳐서 입원한 느낌이라 웃겼다.
상체를 일으키자 묵직한 가슴이 느껴졌다.
고개를 숙여보니 진짜 말도 안되는 크기다. 스포츠 브라에 이 모양이면 어쩌자는 걸까. 브라가 터지게 생겼다.
"미쳤네."
나도 모르게 말했다. 지금 보니까 브래지어 사이즈도 엄청 크게 바뀌었다.
이렇게 꽉 잡아주는 속옷에도 출렁거림이 느껴지면 다른 옷은 어떻게 입는거지?
농담이 아니라 배가 안보인다. 앉아있는데 골반도 잘 안보인다. 내 눈을 믿기가 힘들었다.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가 제니퍼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애매한 미소를 지었다.
다들 내 눈치를 너무 살피길래 그냥 가라고 손짓했다.
"괜찮으니까 다들 일 보세요."
머뭇대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각자 다른 일을 찾아 갔다. 솔직히 여기서 할 수 있는게 정해져있는데 뭐 할 일이 있을까.
그냥 관심 꺼달라는 뜻이다.
주변이 한적해지자 다시 고개를 내려봤다.
"..."
큰 가슴을 보다보니 순수하게 무슨 느낌일지 궁금해졌다. 손으로 아래쪽을 툭툭 쳐봤다.
치는대로 출렁거린다. 느낌은 잘 모르겠고 기분 나쁘다.
다른 옷이었으면 훨씬 반동이 심했겠지?
가슴을 브라 위로 살짝 조물대며 만져보니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바로 그만 뒀다.
"후우."
앉아서는 윗가슴만 실컷 보게 생겨서 의미가 없었다. 출렁이는 가슴을 자연스럽게 팔로 받쳐서 일어났다.
왜 가슴 큰 사람들이 팔짱을 자주 끼는지 알 것 같다.
일어나니까 무게중심이 살짝 이상해져서 휘청했다. 애액이 많아져서 가랑이 감각도 좀 이상해졌나.
다시 균형을 잡은 뒤 심호흡을 했다. 재활운동 나온 사람처럼 행동하니까 살짝 우습다.
어디 한 번 거울로 가서 자세히 봐야겠다.
잠깐 걷는데도 진짜 스포츠 브라가 신의 한 수였다. 이렇게 단단히 붙들어 주는데도 힘이 들 줄 몰랐다.
차분하게 걸어서 거울 앞에 가니 머리통만한 가슴을 지닌 여자가 서있었다. 물론 한 쪽 크기가 머리만한 거였다.
내 머리 크기가 작아진 것도 있지만 비율이 말도 안 된다. 이건 솔직히 너무 큰거 아닌가?
머리가 어질어질 하다. 이게 나라고?
처음 모습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리고 거울 속 내 모습이 보였다.
10일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붉은 머리를 쓸어 넘겼다. 겨우 팔을 머리로 올리는 행동에도 가슴에 닿는다.
만화나 게임에서 여자 캐릭터를 볼 때 가슴이 너무 크면 어떻게 생활할까 궁금하긴 했었다.
물론 내가 겪고 싶진 않았다. 살면서 J컵을 볼 일이 뭐가 있을까.
가슴이 커지고 나니까 현실은 더 잔인했다. 벌써 피곤하고 스트레스받는다.
똑바로 차렷 자세를 하면 가슴때문에 발 끝도 안보인다.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린 느낌에다 어깨가 땡기는게 살짝 아팠다.
가슴을 꽉 잡아주는 스포츠 브라가 좋긴 한데 여기서 이것만 입힐리도 없다.
심지어 조금만 더워지면 가슴 골에 금방 땀이 찰 것 같다.
큰 지방 인형 두 개 앞에 매달고 다니는 기분이다.
다른 행동을 하는건 괜찮을까?
나는 바로 컴퓨터 앞에 갔다.
"하게?"
줄리가 컴퓨터를 보다말고 물었다. 날 향해 돌아보는 순간 내 가슴에 눈이 가는걸 알 수 있었지만 그냥 넘어갔다.
"그냥 자세만 보려고요. 가슴 때문에 느낌이 좀 이상해져서. 줄리는 괜찮아요?"
"뭐가? 가슴이야 이미 다 적응했지."
벌써 익숙해졌다는 그녀의 말에 깜짝 놀랐다. 얼마나 지났다고 적응했다는 말을 할까.
"다른 것들은요? 심한 일들 당했잖아요."
말하고 보니 너무 직설적으로 물어봐버렸다.
이렇게까지 대놓고 말하려던건 아닌데, 진짜 가슴이 익숙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홧김에 말했다.
갑자기 좀 미안해지네.
"아. 오줌 지린거나 개조당한 것들? 그냥 그래."
그런데 그녀는 담담하게 얼굴도 안 붉히고 대답했다.
못된 질문은 내가했는데 내가 충격을 또 받고 말았다. 어떻게 그냥 그럴수가 있지?
내가 줄리였으면 이불 속에서 나오질 못할 것 같다. 물론 그녀가 그래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나였으면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일 뿐이다.
태연한 그녀가 살짝 대단하게 보였다.
숨긴다고 했는데도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은게 티가 났나보다. 줄리는 그제야 얼굴을 붉혔다.
"물론 나도 엄청 부끄러웠지. 그런데 며칠 이 천쪼가리 같은 비키니만 입고 다녔잖아. 게다가 너희 앞에서 자위까지 했고. 심한 것들을 하다 보면 다른게 쉬워보여."
"..."
그녀의 멘탈은 생각보다 더 단단했다. 너무 단단해 보이니까 다른 생각까지 들었다. 그녀가 아예 현실이라고 자각하지 못하는게 아닐까?
정말 여기서 있는 일들을 꿈처럼 여기는게 아닐까? 나만 해도 꿈같다. 엄청난 악몽.
잠시 손으로 머리를 짚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너무 예민해졌다.
"너무 대놓고 물어봐서 미안해요."
"상처받진 않았어. 걱정 마."
줄리가 살짝 웃었다. 얼굴 때문인지 자애롭게 보였다. 일단은 그냥 넘어가야겠다.
컴퓨터를 양보 해준 줄리에게 고마운 마음만 받자. 바로 앞 의자에 앉았다.
가슴이 걸리적거리긴 하는데 생각보다는 할 만 했다.
타자를 치다가 팔로 건드려서 괴롭고 막 이럴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고마워요."
"그래. 별 것도 아니었는데 뭐."
그녀에게 인사하고 일어났다.
다른걸 뭘 해봐야 하나 고민하던 그 때 줄리가 말을 걸었다.
"혹시 진짜 미안한데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네? 무슨 부탁이요?"
그녀는 정말 미안한 표정으로 내게 물어봤다.
"그... 피아노 좀 소리 큰 연주로 부탁해줄 수 있을까? 진짜 미안해."
줄리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소리내서 자위하기는 부끄러운 모양이다.
아직은 정상의 범위 내에서 움직이니까 오히려 안심이 됐다.
"가슴 때문에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알겠어요."
그녀의 표정이 밝아졌다.
"진짜 고마워."
이런 걸로 고마워 해야 하다니. 새삼 어이없어서 웃음이 났다.
"지금 바로 해드릴까요?"
"그래 줄 수 있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피아노 앞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