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화 〉8일차
나는 눈을 뜨자마자 일어나서 엘리스에게 따졌다.
"너. 취기가 있다고 해서 오늘 한 행동이 다 용서받을거란 생각은 마."
"..."
그녀는 고개만 들었다. 그러더니 나를 그저 뚫어져라 쳐다봤다.
아무 말 없이 저러니까 오히려 나만 화가 끓는 기분이었다. 잠깐에 침묵 뒤 혹시 하는 생각에 물어봤다.
"혹시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날 앉히려 한거야? 게임을 위해서 힘을 쓰는건 괜찮다고?"
"그건 아냐."
엘리스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이유가 뭐란 말인가.
나는 언성을 높히지 않기 위해 꾹꾹 참았다.
"휴우."
한숨을 한 번 내쉰 뒤 말을 이었다.
"아까 너 말하다 욕 참던 것도 봤어. 아예 이성 없는게 아닌거 아니까 말해봐. 이유가 뭐야?"
"..."
그녀의 대답은 없었다. 취한 와중에 이제야 정신을 차린 것일까? 붉은 얼굴을 보니 그건 아닌 듯 하다.
날 덮칠 때 했던 말도 그렇고 정신이 나간게 분명했다.
내가 다시 한 마디 하려 하자 그녀는 입을 뗐다.
"나랑 사귈래?"
"?"
너무 어이없는 말이 튀어 나오자 나도 모르게 얼이 빠졌다. 잔뜩 취한 사람과 대화하니까 이런 일이 생긴다.
"너 취기에 정신이 진짜 맛 가버렸구나? 깨면 얘기해. 뭔 생각이었는지 다 꼬치꼬치 물을 테니까. 알겠어?"
지금 엘리스에겐 뭘 물을 상황이 아닌 걸 알았다.
고개를 돌려 마리를 봤다.
그녀는 바닥에 누워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마지막 순발력 게임은 '빨리 누르기'입니다! 가장 체력을 요하는 순발력 게임이니 이번엔 사람 수가 중요합니다! 벽에 나타나는 빛을 먼저 터치하면 점수를 얻는 간단한 게임입니다!]
사람이 많으면 뭐 하겠는가. 멀쩡한 사람이 없는데.
그 때 엘리스와 마리는 벌벌 떨면서 절정했다. 갈 수록 가관이었다.
[시작하겠습니다!]
방 여기저기에 빛이 나타났다. 넋 놓을 시간이 없었다.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둘을 무시하고 발에 불나도록 열심히 뛰어서 터치했다.
저쪽도 제니퍼 혼자서 할 게 분명하니까 잘 하면 이길 수 있었다.
엘리스가 절정의 여운에서 먼저 벗어났다. 무시하고 계속 게임을 진행 하려 했는데 또 나에게 달려들었다.
"윽!"
한 시가 급한 지금 엘리스는 또 나를 붙들었다. 그대로 바닥에 자빠지며 같이 뒹굴었다. 진짜 환장할 노릇이었다.
"제발! 왜 이러는데!"
발로 차면 다칠까봐 거칠게 저항을 못하겠다. 엘리스는 아까 봤던 돌아간 눈을 하고 있었다.
허리를 붙들고 놓지 않는 엘리스의 얼굴을 떨처내려 애를 썼다.
"나랑 사귀자고!"
아직도 저 소리다. 걷어차며 주먹질을 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밀어내기만 했다.
"이 미친놈아!"
나와 엘리스가 투닥거리는 사이 마리가 우리쪽으로 왔다.
팔에 힘이 빠져가자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이 와중에 얘는 이쪽으로 와서 무슨 짓을 할까 두려워졌다.
그러자 그녀는 엘리스에게 붙들려있던 날 보더니 이상한 상상을 하는 모양이다.
"흐흣."
마리가 날 보며 음흉하게 웃었다!
왜 웃었을지 추측하기도 전에 그녀는 내 얼굴을 잡고 키스를 시도했다.
엘리스를 막던 중이라 무방비하게 당했다. 동정처녀라 혀 넣을 생각도 못하고 좋아하긴 했지만 기분이 확 나빠졌다.
지금의 예쁜 얼굴이 아니라 마리가 남자일 때 생각이 나며 미친듯이 마리를 떼어냈다.
"너도 그만 해!"
그녀에게도 소리를 질렀다. 왜 갑자기 지랄들이란 말인가.
아까 마리를 막기 위해 엘리스에게서 손을 놓은게 화근이었다. 그녀는 능숙하게 내 팬티 속에 손을 넣었다.
이건 진짜 아니다 싶어서 결국 발버둥을 쳤다. 그러자 내 발에 얼굴을 맞은 엘리스가 나가 떨어졌다.
"억!"
막상 차고 나니까 걱정이 됐다. 그래도 선을 먼저 넘은건 엘리스였다.
그러자 MC의 말이 나왔다.
[폭력을 사용한 세리아에게 벌점 1점이 추가됩니다.]
그녀가 내게 한 것은 폭력이 아니고 내가 발로 찬 것은 폭력이란 말인가? 화가 나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었다.
벽을 짚고 코피를 흘리던 엘리스가 일어났다. 그래도 한 대 얻어맞더니 정신을 차린 모양이다.
"아니! 엘리스에게 내가 당한 것은 아무 말 안하면서 왜 나는 폭력이야?"
내가 하늘을 보며 말하자 MC가 대답했다.
[피나 상처가 생기는 행위를 폭력으로 처리합니다.]
억울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구석탱이에 가서 앉았다. 엘리스는 코를 감싸쥔 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진짜 다 꼴도보기 싫었다.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힉!"
"흐읏!"
저 둘은 또다시 절정했다. 저 소리를 듣고 있으니 머리가 아프다 못해 터져버릴 것 같다.
[마지막 라운드 승리는 빛을 더 많이 터치한 제니퍼와 줄리가 가져갑니다! 축하합니다!]
이 와중에 게임은 졌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우리는 다시 모였다.
셋은 이제 취기가 다 깬 모양이다. 엘리스와 마리는 계속 내 눈치를 봤다.
나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살짝 말을 시작해버리면 억울해서 눈물이 흐를게 뻔했다. 차분하게 마음이 진정되지를 않았다.
제니퍼와 줄리도 내 눈치를 봤다. 저 둘은 왜 덩달아 내 눈치를 볼까.
하긴. 지금 내 표정은 정말 말도 안되게 썩어있을 것이다. 표정관리가 불가능했다.
[게임 결과 1등 제니퍼! 벌점 0점! 공동2등 세리아, 줄리! 벌점 1점! 공동 3등 마리, 엘리스! 벌점 3점! 여기서 세리아는 폭력사용으로 벌점 1점 추가입니다!]
"후우."
한숨이 절로 나왔다. 개조가 끝나면 엘리스에게 꼭 캐물어야겠다. 무슨 짓거리였는지 날 용납 못시키면 벌점 하나 더 받더라도 쥐어 팰 것이다.
[그럼 개조방으로 이동하겠습니다!]
눈을 뜨자 가운데 홀로그램 점수판이 보였다.
{1등 제니퍼 - 벌점 11점
2등 세리아 - 벌점 12점
3등 엘리스 - 벌점 13점
4등 줄리 - 벌점 14점
5등 마리 - 벌점 15점}
[정말 놀라운 결과입니다! 세리아가 1등을 처음으로 반납했습니다! 그 1등을 차지한 사람은 바로 제니퍼! 축하드립니다! 와! 짝짝짝!]
아직 점수가 비슷비슷 하지만 1등을 뺏긴 것은 뺏긴 것이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역시나 다들 나체로 매달려있다.
나는 엘리스를 쳐다봤다. 그녀는 깨끗한 얼굴이었다. 여기로 옮겨지며 치료받고 씻겨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엘리스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녀는 입을 꽉 다물고 아래만 쳐다보고 있었다.
마리도 마찬가지로 바닥만 바라본 채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창피해서일까 두려워서일까.
MC의 목소리가 나왔다.
[다시 5등이 된 마리는 처음으로 14번과 15번째 개조를 받게 되었습니다! 정말 궁금한데요! 모두 함께 보시죠!]
그녀는 가운데로 매달려서 끌려왔다. 먼저 다들 아는 13번 개조를 받기 시작했다.
"흐끅!"
온 몸을 흔들며 저항하려 했지만 소용 없었다. 얼굴이 더 화사해지고 예뻐지기 시작했다. 줄리는 조금 강한 메이크업이었는데 마리는 연한 메이크업이었다.
열심히 움직이던 몸이 멈추고 그녀의 보지에서 애액이 똑 똑 늘어지듯 떨어졌다.
몇 방울은 마리의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자! 그럼 이제 14번 개조를 시작하겠습니다!]
얼굴이 바뀔 때는 고통보다는 쾌감이 더 커보였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고통이 훨씬 더 큰지 그녀가 비명을 질렀다.
"꺄아악!"
생각보다 여성스러운 비명이었다. 그리고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마리의 흉부가 점차 몽실몽실 부풀어 올랐다.
[바로 14번 개조는 가슴 개조입니다! 모두가 기다리시던 바로 그 개조!]
14번까지 받게되는 줄리의 표정이 시커멓게 죽었다.
핑크빛으로 작던 유두와 유륜이 가슴을 따라 앞으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크읏! 흣!"
마리가 고개를 저으며 침을 흘렸다. 생각보다 더 고통스러운 모양이다.
점점 자라나던 가슴은 예쁜 모양으로 자리잡더니 더이상 커지지 않았다. 그녀의 1등 댓글처럼 A컵으로 보였다. 저 정도면 꽉 찬 A컵이 아닐까.
이 상황까지 오자 나도 급격히 두려워졌다. 내가 제일 심각한 상황이 아닌가.
언제 나올지 걱정하긴 했는데 14번이면 너무 빠르다.
[외모에 걸맞는 푸릇푸릇한 가슴입니다! 앙증맞은 모양이 정말 아름답네요! 여기서 15번 개조 들어갑니다!]
고통에 눈물을 흘리던 마리가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여태 개조 받던 상황 중에 몸을 가장 거칠게 떨었다. 그녀의 격렬한 움직임에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려졌다.
"흐으읏! 흐응!"
콧소리가 새어나오며 그녀의 동공이 흔들렸다. 고통보다 쾌락이 훨씬 커보이는 표정이었다.
이를 꽉 깨물고 쾌감을 참던 마리는 결국 크게 신음을 내질렀다.
"흐아아앙! 히익! 흐앗!"
여태까지 중에 가장 큰 신음소리였다. 그녀의 소리에 여기있던 모두가 놀랐다.
그리고 마리의 보지에서 대차게 애액이 뿜어졌다.
주루룩. 후두두둑.
여태 똑똑 떨어지던 애액과 비교도 안되게 많은 양이었다.
[15번째 개조는 바로 애액량 증가였습니다! 여성의 매력이 상승했네요!]
저런 개조도 나오기 시작하다니. 벌써 두렵다.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되는 마리!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엘리스!]
아직도 마리의 보지에서 애액이 늘어지고 있었다. 허리를 조금씩 툭툭 떨며 자리로 돌아갔다. 마리는 초점이 날아가 있었다.
헤 벌린 입을 보니 쾌감이 엄청났던 모양이다. 살짝 내민 혀에서도 침이 주륵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