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9화 〉5일차 (19/94)



〈 19화 〉5일차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꽤 빨리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마지막이었다고? 다들 얼마나 각성했길래 내가 가장 늦은거지?

어이가 없었지만 받아들이기로 했다. 뭐. 내가 제일 늦을 수 있지. 다들 농구  했던 사람들인가 보네.


마리는 의외였다. 분명 집돌이였던게 분명할텐데 힘을 숨긴 녀석이었나 싶다.

 앞에 페널티가 적용됩니다 하는 창이 떴다. 뭘까 하고 보자 '나체' 라는 글이 쓰여져 있었다.


살짝 예상은 했지만 막상 보니까 느낌이 달랐다. 나는 러닝셔츠와 바지를 스스로 벗었다. 몸매와 달리 이질적이게 덜렁거리는 내 자지가 유독 튀어 보였다.

손으로 급소만 가린  쭈구려 앉았다. 이게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상상보다 더 아찔했다. 거울의 의미를 바로 알았다.

게임 이름이 치킨게임인 이유가 겁쟁이는 지는 거라 했지만 내가보기엔 존엄성이 남아있는 사람이 일찍 죽어서인 모양이다.

 수치심으로 괴롭게  생각인가본데 이런거로 상처받기엔 너무 많은 길을 걸었다.

이제 겨우 5일차다. 5일차만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나온다고?


그럼 처음 페널티를 받은 마리는 계속 나체로 미션을 깬 것인가?

이정도 되니까 탈락 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반쯤 확실했다. 줄리도 탈락 했으려나?


아니. 그의 행보를 보면 열심히 하고 있을 것이다. 그의 개조에 대한 두려움이라면 꾹 참고 했을 가능성도 있다.

근데 내가 농구 꼴등이라고? 꽤 운동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낯선  때문에 적응이 오래 걸렸다.


혼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10분은 속절없이 빨리 지나갔다.


[5단계 미션은 바로 팔 벌려 뛰기 100번! 점점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지만 충분히 할  있는 미션이죠! 시작합니다!]


다시 작은  방으로 옮겨졌다. 그대로 벌떡 일어났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시작 했다. 다른 사람들도 벗고서 팔 벌려 뛰기를 하고있다는 생각을 하니 자조적인 웃음이 났다.

거울에  모습이 스쳐 보였다. 애써 내 하반신을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눈을 꼭 감았다. 생각보다 치욕적이다.

그냥 가만히 개조를 다 받는게 오히려 낫지 않을까?

그러다 고개를 저었다. 언제든 게임이 끝나도, 한 달이 지나도 나는 탈출 할 것이다. 노예마냥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일 하고 싶지 않다.


다들  이상 개조당하면 돌이키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마 모두 필사적일 수 밖에 없다.

50개가 넘어가자 다리에 감각이 조금 이상해졌다. 겨우 이거에?를 오늘  번이나 외치는지 모르겠다. 쉴 때 마다 운동을 계속 해줘야 할 듯 하다.

중간 중간 카운트가 올라가지 않는 경우엔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팔이 덜 올라간 모양이다.


적어도 2등을 하지 않으면 나도 성기를 잃게 될 것이다. 난 악착같이 버티기로 다짐했다.

다행히 끝까지 페이스 잃지 않고 팔 벌려 뛰기를 마쳤다. 후 하고 심호흡을 하자 창피한 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시 눈을 감고 계속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이 방엔 나 혼자 뿐이다. 나 혼자 뿐이다.


좀 괜찮아 지는 것 같다. 는 개뿔.  쭈구려 앉았다. 다 뛰고 나니까 창피했다.


 더 시간이 지나자 MC가 말했다.


[5단계 미션에서 가장 늦게 미션을 달성한 줄리는 페널티가 적립됩니다! 그럼 10분간 쉬고 6단계 미션을 시작 하겠습니다!]

휴우. 줄리도 살아있었다. 그럼 그는 처음으로 두 번째 페널티를 받는 사람이다. 처음부터 나체를 박아버린다면  번째 페널티는 뭐가 될까.

원래 냉정하게 걱정은 안하려고 했는데 걱정이 됐다. 일주일도  된 사이에 정이  것일까.


물론 져줄 생각은 전혀 없다.


[6단계 미션은 바로 줄넘기 100번! 다들 굉장히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힘을 낸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미션이죠! 시작합니다!]

가운데 있는 줄을 잡고 바로 줄넘기를 시작했다.

"훅.훅."

아까 팔 벌려 뛰기의 후유증이 가시기도 전에 몰아친다. 다리가 진짜 끊어질 것 같다.

방의 천장만 바라봤다. 분명 다른 애들은 덜렁거리는 불편함은 없겠지. 사실 내게 가장 큰 페널티가 온게 분명했다.

숨이 엄청 가쁘고 어질어질 했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한다면  바로 마지막 남성성을 상실한다. 절대 안 된다.


"읏!"

70회를 얼마  남기고 넘어가면서 걸려버렸다. 맨 살에 줄이 맞자 나도 모르게 살짝 신음이 나왔다.


다시 줄을 펴고 넘겼다. 그러나 한 번 멈췄다가 하자 더 힘이 들었다. 또 걸리고 말았다.

이 상황의 원인을 잡아서 죽일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내 머릿속에서 당사자를 잡아 멍석말이 하는 상상을 했다.

앞에 카운트가 계속 올라간다. 90회가 넘어가자 눈을 질끈 감았다. 눈물인지 땀인지 계속 눈에 물이 찼다. 따가운걸 보니 땀이다.

계속 마음을 침착하게 먹으려 노력했다. 99. 100. 끝났다!

줄을 멀리 내팽겨치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했다. 그리고 좁은 방을 빙글빙글 돌았다.

오히려 거친 운동을 하고 몸을 풀어줘야 했다. 이제야 생각났지만 지금부터라도 해야했다. 다음 미션이 기다리는 중이니까.

이 와중에 한 번도 안불리는 엘리스가 대단했다. 역시 육체파. 몸이 바뀌어도 잘한다. 오히려 일찍 바뀐 상태라 적응이  된건가?

[6단계 미션에서 가장 늦게 미션을 달성한 세리아는 페널티가 적립됩니다! 그럼 10분간 쉬고 7단계 미션을 시작 하겠습니다!]


"아니!"

내 이름이 나오다니. 이건 진짜 말도 안된다. 그거   걸렸다고 내가 꼴등이라고?

어이가 없었다. 다들 얼마나 줄넘기를 잘한다고 내가 마지막이야.


페널티가 적용된다고 앞 홀로그램에 올라온다. 아까 줄리가 받은거에 이어서 내가 두번째로 2단계 페널티를 받았다. 나체보다 더 심한게 뭐가 있을지 궁금해졌다.

[발정]


발정? 발정이라고? 나체야 내가 옷을 벗는다고 쳐도 이런 생리적인 현상이 어떻게에엑!

순식간에 나의 성기가 한계까지 발기하고 심장이 쿵쿵 뛰었다. 내 정신은 멀쩡한데 몸이 이상했다. 엄청 뜨겁고 열이 많다.

그대로 풀썩 쓰러지며 엎드렸다. 안그래도 몸이 힘든데 악조건까지 겹치자 힘이 빠졌다.

"끄윽."

이거 개조 당할  느끼던 쾌감을 약한 버전으로 맛보는 기분이다. 꺼떡대는 내 자지를 쥐고 몇 번만 왕복해도 당장 사정해 버릴 것 같은 감각이다.

전 여자친구가 생각났다. 그녀는 지금 날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꽤 괜찮게 헤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좋은 이별이 어디 있을까. 오히려 날 보며  좋다고 보고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살짝 울컥했다. 혼자 상상하고 울컥하다니 나도 참 감정적이다.

여자친구와 몸을 섞고 사랑을 나누던  때가 생각났다. 허리를 움찔거리며 바들대는 내 모습이 엄청 추하게 느껴졌다.


나는 무릎을 꿇고 앉았다. 천천히 심호흡 하며 몸을 가라앉혔다.

겪어보니까 이 상태로 줄넘기 절대 못한다. 줄리는 탈락 확정이다. 어떻게 줄넘기를  상태로  수 있을까. 했다면 진짜 끈기의 사나이로 인정한다.

쉬는 시간이어야 하는 10분 마저 지옥같았다. 나는 자위 욕구와 엄청난 싸움을 벌였다.

내가 생각해도 초인적인 인내심이다. 까딱 잘못하면 원숭이마냥 쥐고 싸게 생겼다.


체감상 오랜 시간이 지나고 MC의 말이 나왔다.

[7단계 미션은 바로 윗몸 일으키기 20번! 엄청 힘들어 하고 있는 모습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너무 힘들면 포기할 수 있습니다! 물론 벌점은 받겠지만요. 하하! 바로 시작합니다!]


가운데 윗몸일으키기 대가 있었다. 나는 어거지로 몸을 끌고 가서 발을 걸었다.

그리고 윗몸 일으키기를 시작했다. 침이 질질 흐르는게 느껴지는데 삼킬 힘이 없었다. 오로지 정신을 복부에 집중했다.


"으합!"

기합을 넣으며 하나 성공했다. 미칠듯이 꺼떡대는 성기의 맥동을 느낄  있을 정도였다. 피가 끓는 기분이다.


그에 비해 몸에는 힘이 잘 안들어갔다. 엉덩이 치기를 사용해 꾸역꾸역 성공했다. 다행인건 이번엔 자세를 잘 안보는지 반동을 이용했지만 횟수로 쳐줬다.

이걸 버틴다면 내가 개조를 안 받을 수 있을까? 모르겠다.

몇 번을 더 엉덩이 치기로 올라갔다. 간신히 10번을 채웠다.


눈이 돌아갈  같다. 몸을 최대한 비틀며 올라가자  몸이 저릿저릿 했다. 내가 미쳐간다고 생각했다.


머리가 뜨겁고 아플 정도다. 눈에 핏줄이 다 터지는 기분이었지만 반 이상 하자 꼭 성공하고 싶었다.


아니 실제로 터졌나보다. 눈이 따갑고 눈물이 흐른다. 얼마나 힘을 줘야 실핏줄이 터질까. 이를 꽉 깨물어서 턱이 아팠다.

이 때 거울이 보였다.  얼굴은 가관이었다. 이마나 목에도 핏대가 잔뜩 섰다.


다행인건 오히려 힘을 다른데 빼다보니 발정으로 받던 페널티가 살짝 괜찮아졌다.

"끄아악!"

계속 기합을 넣으며 몸을 이리 저리 비틀고 엉덩이 치기를 했다. 반동을 넣는데도 죽을 맛이었다.


어느덧 19개나 했다. 제한 시간이 끝날까봐 걱정이 됐다.

생각 이상으로 복부가 아팠다. 온 몸이 덜덜 떨린다. 너무 힘을줘서 복근이 꼬이는 줄 알았다.

"끄으응."


상체가 살짝 올라갔지만 다시 내려왔다.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억울해서 질질 짜고 싶었다.

꾹 참고 마지막으로 팔꿈치를 이용해 무릎을 찍으며 나는 쓰러졌다. 진짜 자세가 엄청 망가졌는데도 카운트 해줬다.

이상하게 성공 하고 나자 스르르 눈물이 났다. 아직도 눈에 실핏줄이 터진 영향일까.

이거 다음 미션을 할 수 있을까 싶다.

[7단계 미션에서 가장 늦게 미션을 달성한 세리아는 페널티가 적립됩니다! 그럼 10분간 쉬고 8단계 미션을 시작 하겠습니다!]

"..."


 힘든 와중에도 허리가 중간중간 턱 턱 뛴다. 나는  번째 페널티가 궁금해서 억지로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 자세로 바꾸는데도 힘든 걸 보니 난 끝난 것 같다.


 앞에 다음 페널티가 떠올랐다.


[취기]

취기? 그 술 많이 마실 때? 이게 발정보다 뒤에 나오는 페널티라고? 의문과 동시에 나는 헤롱헤롱 해졌다. 어질어질 했다. 너무 갑작스러운거 아닌가 싶다.

이렇게 취해본 적은 대학 신입생 이후로 처음이다. 그 때 동기사랑이라며 선배들이 한 대접을 따라 줬는데 내가 마지막이라 어쩔 수 없이 다  마셨던 안좋은 기억이 떠올랐다.

억울한게 앞쪽에 있던 것들이 진짜 반도 안 먹었다. 내 바로 앞에 있던 사람이 내게 미안했는지 엄청 먹었는데도 반 남아있던거면 진짜 양심이 없는 년놈들이었다. 물론 시킨 선배새끼들이 제일 쓰레기지만.

순식간에 나는 비틀거리며 옆으로 풀썩 쓰러졌다. 버틸 힘도 없었다.

"쓰읍."

침이 흘렀다. 침 삼킬 힘도 없다. 갑작스럽게 이런 기분을 느낄  몰랐다. 사고가 느려지고 몸이 붕붕 뜨는 기분이었다. 예상보다 상황이 심각했다. 미친 이 상황에 감정이 북받쳤다. 웃음이나 눈물이 나올 것 처럼 가슴이 울렁거렸다. 내 주사가 뭐였더라. 울다가 자는 거였나?


 정신이 몽롱해지자 본능이 앞서며 자연스럽게 나는 자위를 하려고 했다. 당장  미친 성욕을 풀고싶었다.

손이 가려던 그  이성이 내 본능을 간신히 잡았다.


"...포오기."

주먹을 꽉 쥐고 외쳤다. 호기롭게 외치려  것에 비해 말은 늘어졌지만 마지막 이성이 잘했다고 하는 기분이었다.

눈 앞이 가려졌다가  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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