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2화 〉3일차 (12/94)



〈 12화 〉3일차

[마지막 줄리! 나와주세요!]

벌벌 떠는 줄리가 의자에 실려 가운데로 왔다. 계속 심호흡을 하긴 하는데 굉장히 불안정했다.


[시작해주세요!]

"으으으..."

제니퍼랑 내가 다 참자 본인도 참겠다는 생각이 가득 했나보다. 그러나 그건 얼마 가지 않았다.

"으아아아!! 이건 아냐! 아악! 끄어얽"

그의 앞섬이 풀 발기 되어 정액을 무한 사정하기 시작했다. 저 바지 앞이 소변지린 것처럼 다 젖을 정도로 정액을 사정하는건 무슨 느낌일지 우습게도 궁금했다.

꽤 굵고 크던 그의 자지가 점점 줄어들더니 역시나 바지속으로 사라졌다. 줄리는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절규했다.

"싫다고! 시러억!"


역시나 줄리도 토악질을 시작했다. 처음에 조금은 참았던게 무색할 정도로 미친듯이 소리 질렀다. 고삐가 풀린건지 원래 안그러던 사람이 이럴만큼 심한건지 알 수 없었다.


토하는 정도가 엄청났다. 얼굴도 막 삐걱거리다 못해 부글 거리는 것 처럼 보였다. 녹아 내리는게 아닐까 걱정될 정도였다.

"우웩! 우웨엑!"


뭔가가 섞인 붉은색 점액질을 미친듯이 뱉어냈다. 여태 봤던 개조 과정중에 가장 그로테스크 했다. 줄리의 튀어나온 광대나 각진 턱, 살짝 비틀린 코 등등. 실시간으로  앞에서 변하는게 보였다.


나도 모르게 눈쌀을 찌푸렸다. 마리때도 실신해서 죽게 생겼다고 생각했지만 줄리는 진짜 죽어갔다. 단전에서 끌어 올린 듯 한 토악질을 몇 번 더 반복 하더니 점점 가라앉었다.

심하게 벌벌 떨던 허리나 엉덩이도 힘을 잃어 갔다. 작아져서 잘 안보였지만 계속 사정했는지 액체가 의자를 타고 뚝뚝 떨어졌다.

어제 마리처럼 간헐적으로 떨기만   기절해 있었다. 고개 숙인 그의 얇은 머리카락에 원형 모양이 너무 불쌍해 보였다.


 번  부르르 떨더니 고개를 치켜들고 오른쪽으로 기운 상태가 되었다. 아까 봤던 머리카락과 달리 이질적으로 보이는 얼굴이 되었다.

얼마나 핏덩이를 뱉었는지 러닝셔츠가 붉게 젖었다. 유독 묶여있는 팔이 가냘퍼 보였다.

[크으! 정말 완벽합니다. 섹시한 누님 스타일로 변한 줄리! 앞으로 아이돌에서 섹시와 관능을 도맡겠군요!]

그래도 마리보단 얼굴에 남아있는게 많았다. 엘리스보단 적었지만 그도 나쁜 얼굴은 아니었다. 콧대나 눈썹, 가지런한 이 등등. 지금 모습은 그와 친척이라고 얘기하면 믿어줄  같다. 엄청 예쁜 친척.

눈매가 감고있는데도 부드러워보였다. 학창시절에 미시에 미쳐서 예쁜 아줌마 사진만 모으던 놈이 있었는데 그 컬렉션 1등을 차지할 얼굴형이었다.


마리는 청초한 학생 스타일. 줄리는 관능적인 미시 스타일. 아마 엘리스는 살짝 이국적이고 부티나는 스타일이겠지. 그러면 제니퍼와 나는 뭘까.

개인적으로 궁금하지만 보고싶지 않은 마음도 컸다. 솔직히  얼굴을 잃는다는 것이 탐탁치 않다. 못생긴 것도 아니고 아쉬운 것 없이 잘 살고 있었는데.


저 사람들 가족이 보면 무슨 생각 하겠냐고. 흠. 우리 가족은 지금 내 모습 보면 진작 살 좀 빼지 같은 생각 하려나 싶다. 걱정하고 있다는걸 아니까 괜히 이런 생각이 든다.

[점점 ts 아이돌의 윤곽이 크게 잡혀 가는군요! 아직 한 달의 대장정 중에 겨우 3일 지났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그렇다. 겨우 3일이다. 이제 벌점이 10점 20점이 넘어간다면 무슨 짓을 할 지 감도 안왔다.

애초에 이런 ts 관련된 것들을 봤어야지. 내가 아는 유일한 것은 드라마 시크릿 정원 밖에 없다. 완전 어릴 적 봤던 만화 란마1/3도 생각났다.


 귀엽고 재밌는 내용이었는데 나는  고어하고 괴로운 내용인 걸까. 억울했다.

[갈수록 시청률 고공행진! 여러분들의 투자와 성의, 참여와 관심이 더 재밌고 다양한 컨텐츠를 제작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ts프로젝트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역시 침대에서 일어날 때가 가장 힘들다. 녹색  천장이 보였다. 나는 비척비척 일어났다. 살이 쪽 빠져서 더 힘이 없었다.
영화 살인마 역할을 위해 몇 십 키로를 빼고 몸을 가꾼 배우 이야기가 생각났다. 어떻게 힘도 없는데 살인을 할까.

일어나자 엘리스가 게임기를 붙잡고 놀고있었다. 그러다  쳐다봤다.

"일어났네?"


내가 주변을 보자 역시나 먼저 일어난 상태다. 양치를 하려고 입 상태를 보니 민트향이 났다. 여기로 옮겨지며 옷도 바꾸지만 양치도 시켜주는 모양이다.

그러면 다들 여태 이를 안 닦고 뻐기던게 이해가 갔다. 나만 개조 안 당해봐서 이것도 모르고 트집잡을 뻔 했다.


그는 처음 1등해서 멀쩡한 기분을 누리는 모양이다. 나는 그에게 고개를 끄덕여줬다.

"다들 자고있는 모습만 보면 여자야. 미친 것 같지 않아? 사람이 이렇게 막 개조되는데 우리 지금 멀쩡히 버티며 살고 있잖아."

"그러게. 참."

멀쩡히란 말은 빼야한다. 나는 다시 드러누웠다. 움직이기가 귀찮았다. 엘리스는 하던 게임을 멈추고 내 옆에 와 자기 침대에 앉았다.

"너 자는 동안 컴퓨터를 켜서 우리 근황을 좀 봤거든."


"그래? 뭐래."


"우리가 게임하고 말하고 자고 이런게  실시간으로 송출되고 있다고 했잖아? 근데 처음엔 해킹해서 전국으로 방송하더니 다음부턴 자기 사이트에서만 방송 하더라고.

그래서 찾아보니까 이 ts프로젝트 사이트에 들어와서 보려면 돈을 내야 한다는 거야."

"얼마?"

"한화로 거의 20만원?"


"시청료가? 미쳤네."

우리나라 사람들만 나오는데  한화로 계산을 해야하냐고 물어보려다 그만 뒀다. 당연히 외국 사이트니까 그렇겠지.


"근데 중요한건 지금부터야. 20만원을 내고 들어가면 마음에 드는 장면을 잘라서 저장도 하고 보고싶은 장면을 다른 각도에서 보고 이런 얘기 했잖아? 그게 진짜더라고."


"뭐하러 우리 얘기를 그 돈 주고 본대? 구할 생각이나 하지."


엘리스는 동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다 들어올 때 낸 돈 20만원을 우리 다섯에게 각각 투자비용으로 나눠 넣는 시스템이 있다더라."

"얘기하는 투자가 그 얘기구나. 나중에 이걸로 뭔 짓을 하려고."


머리가 더 아파왔다. 자기 소변누는 장면도 다 올라왔다는 뜻인데 저렇게 해맑은 일인가 싶다. 몸이 아프니까 옆에서 종알대는 엘리스의 얼굴이 더 예뻐보였다. 머리가 맛이 가고있다.

목소리나 머리카락도 바뀌고 나면 서로 좋아하는 일이 이 안에서 생길까봐 두렵다. 특히 마리나 제니퍼. 요주의 인물들이다. 진짜 여성과 사귀었거나 경험이 있다면 여기서 좋아하는 일은 안 생기겠지.

조금  시간이 지나자 제니퍼가 일어났다.


"으음. 앗!"

그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거울 앞으로 갔다. 키도 작아지고 몸매도 부드럽게 바뀌었다. 납작한 엉덩이나 가슴을 제외하면 살짝 매력 덜한 여자 몸매다.

다행히 그는 자지가 멀쩡해서 안도하는 듯 했다.


이미 뒷태는 아웃이란걸 알려나 모르겠다. 엘리스도 자기 몸 관찰하는 제니퍼를 보더니 나에게 말했다.


"아무리 봐도 신기하네. 키랑 몸매를 어떻게 바꾸냐고. 왜 이 기술을 나한테 쓰냐고."

"내말이."


조금은 괜찮아진 표정으로 제니퍼가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마리가 일어났다.


눈 뜨자 마자 거울로 달려간 그는 자신의 얼굴을 매만지며 한참을 쳐다봤다. 그러더니 눈물을 뚝뚝 흘렸다.

"왜 우냐?"

엘리스가 묻자 마리는 돌아보며 말했다.


"제 얼굴이 사라졌는데 그럼 웃나요? 싸이코세요?"

"에휴. 어른한테 싸이코가 뭐냐 싸이코가."

역시 젊은 꼰대 엘리스. 덕분에 마리는  진정 됐는지 눈물을 닦았다. 여자의 눈물은 반칙...아니 여자같은 얼굴의 눈물은 반칙? 그럼 남자같은 여자의 눈물은 반칙이 아닌가? 뭐 이렇게 반칙이 많은지. 페어플레이좀 해줬으면 좋겠다.

더벅머리도 얼굴이 예쁘자 꽤 어울렸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 확실했다.


"이제 저의 원래 모습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겠네요. 목소리마저 사라진다면..."

"그거  녹화된거 사이트에 있으니까 봐라."


마리가 애뜻하게 말하자 엘리스는 초를 쳤다.


"세리아는 완전. 아직도 남자네요. 부럽다."


엘리스를 깔끔하게 무시한 그는 이번엔 타겟을 나로 돌렸다. 이번에 제니퍼의 키가 작아지며 나 다음으로  키가 170대 초반인 엘리스로 바뀌었다. 느낌이 이상했다.


"너도 아직 남자야."

내가 대꾸하자 마리는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봤다.

"이 얼굴이 남자로 보여요? 아무리 봐도 여자구만."


"크기가 작아도 남자는 남자야."


마리는 눈쌀을 찌푸리며 자기의 고간을 가르켰다.


"이 크기도요? 야동에 나온 여자보다 작아요. 이게 무슨 남자야. 박아야 남자지. 여자도 못박는 남자 싫어할걸요?"

제니퍼가 조용히 망치라고 말했다. 못박는 남자라는 말에 반응한 것 같은데 나는 무시하고 마리에게 대답해줬다.

"너 그거 레즈비언 혐오발언이야."


그가 발끈했다.


"이게 무슨 레즈비언 혐오 발언이예요! 말도 안되는 소리. 오히려 레즈비언도 이거보단 클걸요?"


엘리스가 어이 없다는  웃었다.


나랑 마리가 투닥거리자 줄리가 일어났다. 솔직히 투닥거렸다기 보다는 마리 혼자 목소리 크게 말했지만 자면서 들을 땐  그놈이 그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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