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0화 〉60. 야경 (60/70)



〈 60화 〉60. 야경



유빈의 눈앞에서 커튼이 젖혀졌다. 통유리로 된 벽이 나타나고 그 너머로 프로텍 사옥 꼭대기 15층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이 펼쳐졌다. 창식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지나가는 사람들과 차들이 보였다.

다른 사람들보다 위에 서 있다는 느낌에 평소에도 좋아하는 광경이었지만 오늘은 특별했다. 저 아래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유빈을 가졌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유빈의 뒤에서 바지를 벗고 페니스를 번 흔들고서 한발 성큼 앞으로 다가섰다. 귀두로 유빈의 엉덩이에 그어진 붉은 줄을 쓰다듬었다. 터질 것 같은 엉덩이에 양손을 얹었다.

유빈의 질 입구에 귀두를 갖다 대고 밀어 넣었다. 쉽게 들어가지 않았다. 손가락을 세워 헤집어 보니 완전히 말라 있었다. 창식이 좋아하는 질이었다. 잔뜩 벌어지고 흐를 정도로 질척하게 애액이 고여 있는 질은 재미없었다.

음순이 말려 들어가지 않게 손가락으로 고정하고 다시 페니스를 쑤셔 넣었다. 뻑뻑한 느낌이 좋았다. 유빈의 엉덩이를 앞으로 밀었다 당기며 그 느낌을 즐겼다. 다시 밖을 내려다보았다.사람들이 자신을 우러러보며 부러워하고 있는  같았다.

유빈도 커튼이 열린 뒤로 줄곧 밖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방향은 아래쪽이 아니라 비슷한 높이의 건너편 건물이었다. 그곳에서 누군가 처참하게 유린당하는 자신을 보고 있을 것만 같았다. 자신의 엉덩이와 창식의 허벅지가 부딪히면서 나는 질척한 소리가 저곳까지 들릴 것만 같았다.

고통과 수치심에 눈에서 뺨으로, 뺨에서 턱으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창식이 질에서 페니스를 빼고 유빈의 얼굴 쪽으로 다가와 귀두로 유빈의 입술을 쿡쿡 찔렀다. 유빈은 무슨 의미인지 이해했지만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였다. 창식의 귀두를 피해 한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창식이 유빈의 턱을 붙잡아 억지로 눈을 마주쳤다. 말라붙은 눈물 자국 위에 흐르고 있는 눈물이 보였다. 이 아름다운 얼굴 안쪽 깊숙한 곳에 사정하고 싶었다.

언젠가 유빈에게 보냈던 거대한 관장용 주사기에 관장액을 가득 채워서 돌아와 그 끝을 유빈의 항문에

삽입했다. 유빈은 안간힘을 쓰며 항문을 오므렸지만 관장용으로 설계된 주사기 끝은 쉽게 안으로 파고들었다.

관장액이 주입되기 시작했다. 복통과 변의(便意)가 몰려왔지만 관장액은 계속해서 뱃속으로 밀려들어 왔다. 유빈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창식이 다시 귀두로 유빈의 입술을 찌르며 말했다.

“네 입에 내가 사정할 때까지 너도 못 싸.”

창식의 말을 이해한 유빈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입술이 벌어졌다. 유빈이 열심히 입술을 움직여 창식의 페니스를 애무했지만 사정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창식이 답답한 듯 유빈의 뒤통수를 잡고 입안 깊숙한 곳으로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혀를 써.”

유빈은 숨이 막히고 토할 것 같았다. 잠시 항문 쪽에 긴장을 늦췄는지 허벅지로  한 방울이 흐르는  느껴졌다. 필사적으로 혀를 움직였다. 다른 사람 앞에서 바닥에 대변을 흘리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 창식이 유빈의 입에서 페니스를 빼내고 말했다.

“입 벌려.”

그러고는 자신의 페니스를 직접 흔들기 시작했다. 잠시 후 유빈의 입안으로 창식의 정액이 뿜어져 들어왔다. 입에 정액을 가득 머금은 유빈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창식을 올려다보았다.

“삼켜.”

유빈이 눈을 질끈 감았다. 차마 뱉을 수는없었다. 유빈의 목으로 정액이 넘어가는 것을 확인한 창식이 유빈의손목과 커튼 봉을 연결하는 매듭을 풀어주고 턱으로 가리켜 화장실 위치를 알려주었다. 유빈은 손목을 묶은 로프도 풀어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었다. 배 속이 끓어 넘칠 것 같았다.

손목이 뒤로 묶인 채 허리를 숙이고 창식이 가리킨 방향으로 달려갔다. 창식은 그런 유빈을 뒤에서 지긋이 바라보았다. 유빈이 한 걸음을 디딜  마다 튕겨져 오르는 엉덩이가 아름다웠다. 유빈이 방금 삼킨 정액이 내일이나 모레쯤 저 골 사이로 나올 거라고 생각하며 즐거워졌다.

잠시 후 화장실에서 들려온 유빈의 배변소리가 창식의 흥을 돋웠다. 주입한 관장액이 급하게 빠져나와 변기 물에 부딪히는 소리는 경쾌했다. 경쾌한 리듬이 끝나고,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화장실에 가보니 유빈이 구속 장갑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유빈이 눈물이 흘러내리는 눈으로 갑자기 들이닥친 창식을 올려다보았다.

‘이제 그만…….’

유빈의 생각과는 달리 창식은 유빈을 더 완벽하게 구속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손이 앞으로 묶여 있어 팔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창식은 화장실에서 유빈을 끌고나와 장갑을 벗기고 벽장에서 굵은 로프를 꺼내와 유빈의 어깨를 뒤로 젖혀 허리 위에서 유빈의 손목을 단단히 결박했다. 유빈이 팔을 움직여 보려고 할 때마다 어깨가 젖혀져 훤히 드러난 가슴이 출렁거렸다. 조금 전 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모습이 되었다.

*

수연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 밀환이 식탁 의자에 앉았다. 수연은 현관에 우두커니 서서 밀환을 바라보았다. 서로에게  말이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는 부녀 사이에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다. 밀환이 숟가락을 들어 차갑게 식어있는 찌개에 담갔다. 수연이 신발을 벗고 들어오며 말했다.

“데워줄게.”

수연이 그릇을 꺼내 새로 밥을 퍼 담고 가스레인지에 불을 켰다. 찌개가 다시 끓을 때까지도 둘은 침묵했다. 수연이 다시 식탁에 밥과 찌개를 차리고 나서야 밀환이 입술을 뗐다.

“밥 먹자.”

수연이 대답 없이 숟가락을 들었다. 수연을 지긋이 응시하던 밀환은 목이 메어와 차마 밥을 넘길  없을 것 같았다. 들었던 숟가락을 내려놓고 말했다.

“죄 없는 너까지 이런 일에 휘말리게 해서 미안하다.”

밀환의 목소리는 억지로 울음을 참는 듯 잔뜩 습기가 배어있었다. 수연이 밀환을 따라 숟가락을 내려놓고 대답했다.

“아니야. 사실 내 잘못이야.”

수연이 밀환의 컴퓨터에서 유빈의 스토킹 계획 문서를 몰래 열어봤던 일, 자신이 유빈을 납치하려고 했다 실패했던 일을 털어놓았다.
수연의 이야기가 끝나자 밀환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보호받아야 할 딸이 이 위험한 일에 너무 깊게 관여돼 있었다. 둘 사이에 다시 침묵이 흘렀다. 밥공기가 비워져 갈 때쯤 수연이 밀환에게 물었다.

“케빈 오빠는 지금 어디 있어? 휴대폰이 계속 꺼져있어.”

밀환이 숟가락을 소리 나게 식탁 위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만해라. 오늘 같은 일 다시 일어나면 내가 죽어서도 네 엄마  면목이 없다.  이상  일에 대해서 알려고 하지마. 왕창식도 민유빈도 만나지 말고 케빈도 그만 좋아해라. 그만큼 했으면 됐다.”

수연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빠! 사람 마음이 그렇게 딱 잘라서 그만둘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이제 민유빈도 왕창식도 신경 안 쓸게. 케빈 오빠만 어떻게 됐는지 알려줘. 응?”

밀환이 의자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케빈 지금 감옥소에 있다. 살인 미수범이야. 네가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더 이상은아빠가 못 받아들인다.”

그 말을 끝으로 밀환은 자기 방으로 들어갔고 식탁에 홀로 남은 수연은 울음을 터뜨렸다. 자신이 왕창식에게 끔찍한 일을 당했던 것보다 케빈이 감옥에 있다는 사실이  슬펐다. 수연의 울음소리가 밀환의 방까지 들려왔지만 책상 앞에 앉아 머리를 움켜쥔 밀환은 나가서 딸을 달래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울음소리가 조금씩 멎어가더니 수연이 밀환의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케빈 오빠 구해줘!”

밀환이 버럭 소리쳤다.

“그만하라고 했잖아!”
“아니면 어떻게 된 건지만이라도 알려줘. 아빠가  도와주면 내가 구해올게.”
“수연아!”

수연이 작정한  숨을 들이쉬었다 내뱉으며 말했다.

“아빠가 안 도와주면 나 다시 왕창식한테 갈 거야! 가서 케빈 오빠 도와달라고 할 거야.”

수연의 어처구니없는 투정에 밀환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멍하게 수연 뒤쪽의  공간을 쳐다보았다. 말을 쏟아낸 수연이 씩씩거리며 밀환을 노려보았다. 수연이 돌아서서 방문을 닫고 나가려고 하자 밀환이 급하게 불러 세웠다.

“들어와서 이야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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