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화 〉1부 일상을 죄어오는 어둠(6)
"이따 뵙겠습니다 형님. 이따 보자 은영아."
-으응...
영길과 얼마간 잡담을 나누던 재준이 차에서 내렸다. 아직 시간이 여유가 있건만 재준은 할 일이 많은 것인지 일찌감치 내려서는 손을 흔들며 멀어져갔다.
"흐흐...우리 재준이는 언제나 긍정적이라니까. 안 그렇습니까 처남댁."
-하아....예...흐윽...
영길이 어느새 은영을 끌어안고 귀에 속삭였다. 축축한 혀가 날름거리며 귀를 핥아오자 진한 자극을 견디지 못하고 은영이 몸서리쳤다. 그녀의 가슴께에서는 영길의 손이 바쁘게 움직이며 블라우스를 풀어헤치고 있었다. 은영은 점점 드러나는 뽀얀 앙가슴으로부터 시선을 돌려 멀어져가는 재준의 등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뒤돌아보지 않는 남편. 당신의 아내가 지금 이렇게 다른 남자의 손에 농락당하고 있다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당신이 아침에 예쁘다고 칭찬해줬던 그 블라우스가 이렇게 다른 남자의 손에 벗겨지고 있다고, 젖가슴을 희롱당하고 있다고. 한번만 뒤돌아봐줬다면 알 수 있었을 텐데 당신은 그렇지 않았다고. 매사 그런 식이었다고.
'...하아...'
벗은 것도 아니지만 걸쳤다고 보기에도 애매할 정도로 풀어헤쳐진 블라우스와 아래로 끌려내려간 브래지어. 가릴 것 없이 드러난 은영의 양 젖가슴은 어느새 영길의 침이 흥건히 묻어서는 아침햇살을 받아 음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아흑!...흐읏..."
-흐흐...
영길의 혀가 은영의 젖꼭지를 집요하게 핥아댔고, 그녀의 스커트 아래로 거침없이 들어가버린 투박한 손은 여린 속살을 마구 헤집으며 은영의 이성을 차근차근 마비시켰다. 스타킹과 팬티는 한데 얽혀 무릎 가까이까지 끌어내려진지 오래였다.
[찰박. 찰박. 찰박.]
"자, 어서 올라와요. 시간은 많으니까 흐흐..."
-흐읏...알았...어요...
은영에게 거부권 따위는 없었다. 영길의 팔뚝이 그녀를 꼭 끌어안고 들어서는 자신의 몸 위로 올려놓았다. 영길의 뜨거운 첨단이 예민해진 점막에 닿아오는 것을 느끼며 그녀가 숨을 죽였다.
"흐흐...아침부터 처남댁 싱싱한 보지 따먹는 느낌이 죽여주는구만요. 보지가 벌렁벌렁거리네요, 좋은거죠. 그렇죠? 흐흐..."
-흐읏....하아...하악!
"아흐...좋아...흐흐..."
영길이 운전석 등받이를 뒤로 내림과 동시에 끝까지 발기해버린 그의 물건이 은영의 속살 깊이 파묻혔다.
[푹. 푹. 푹.]
영길이 은영의 엉덩이를 받치듯 들어올렸다가 힘을 빼며 내려놓듯 함과 동시에 허리를 올려 치자 그의 물건이 뿌리 끝까지 파묻혔다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를 반복했다.
"하앙! 하앙! 흐아앙!"
-더 쪼여봐요. 그래. 그렇지! 흐흐...
은영이 미칠 듯한 쾌감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정신없이 교성을 질러댔다.
영길의 사타구니는 물론이고 허벅지 사이까지 추잡한 물소리로 가득할 정도로 은영의 애액이 쉼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흐릿한 눈으로 정신없이 허리를 튕겼다.
"흐응, 흐앙, 하앙!"
영길과의 찐득한 정사에 시달려 넋을 잃고 있던 은영이 정신을 차리기까지는 꽤나 시간이 걸렸다. 영길은 은영의 속살 깊숙이 자지를 박아넣은 상태 그대로 흐뭇한 표정으로 졸고 있었다.
"흐읏...하아..."
은영이 한 손에 물티슈를 쥐고는 그녀의 엉덩이 아래에 가져다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하체를 들며 영길의 물건을 빼냈다. 그와 동시에 정액과 애액이 섞인 액체가 주르르 흘러나오며 물티슈 위에 고였다.
'하마터면...어휴...'
은영이 영길을 째려보았다. 영길은 세상 느긋하게 졸고 있었다. 차 안을 둘러보니 그저 한숨만 나왔다.
여기저기 체액이 말라붙어 얼룩진 흔적들. 그리고 영길에게 은영을 챙긴다든지 할 세심함 따위는 없었으므로 당연히 그녀의 사타구니는 여기저기 정액과 애액이 그대로 말라붙어 더러워진 상태였다.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 있던 은영의 눈에 무언가 들어왔다.
'이러다 늦겠어...!'
정말로 중요한 것은, 은영은 출근을 해야만 한다는 사실이었다.
"영길씨! 영길씨! 어서 가야 해요! 저 늦어요!"
영길은 여전히 비몽사몽이었다. 운전해서 그녀를 태워다줘야 한다는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아? 맞네...슬슬 갑시다 흐흐..."
-시간 없다니까요!
은영은 영길을 닦달해서 겨우 출근시간을 맞추어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격한 정사로 인한 피로감에 어디서든 누워버리고 싶은 그녀였지만 직장인의 현실은 그녀를 편하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아, 안녕. 이따 보자.
지나가던 아이들의 우렁찬 인사에 은영이 건성으로 화답했다. 시간이 없었다. 그녀는 주위를 살필 틈도 없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이들이 그녀의 뒷태를 훔쳐보며 음흉하게 수군거리는 것 따위는 전혀 느낄 새도 없었다.
"야, 김은영 다크써클 존나 찐한 거 봤냐? 거의 뭐 쓰러질라 하던데."
-뻔하지 씨발. 밤새도록 남편 새끼한테 존나게 박혔나보지. 하 씨발 어떤 새낀지 존나 부럽다. 나라면 은영이 집안에 가둬두고 섹스만 존나게 할텐데 푸헤헤.
"지랄을 해요 조루 새끼가. 킥킥. 근데 존나 섹시하다 진짜. 요즘 은영이 색기 쩌는데 뭔 일 있나?"
여자는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남성과의 성행위를 통해 온몸의 근육을 사용하면서 몸매가 잡히게 되고, 따라서 전신의 실루엣이 더 매력적으로 다듬어지게 된다. 또한 풍부한 감정의 향유로 인해 안면근육을 더 자주 사용하게 되어 얼굴에 더 생기가 도는 것처럼 보이게 되므로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은영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그녀는 하루가 멀다하고 영길과 배봉 등에 의해 오랜 시간 체력의 한계를 느낄 때까지 변태적인 성행위에 노출되었다. 특히 저녁에는 식사조차 거르고 새벽까지 범해지기 일쑤였다. 성행위 역시 유산소운동이고 식사량 또한 줄었으므로 군살이 빠지고, 온갖 체위로 인해 체형이 소위 '섹시한' 쪽으로 다듬어지는 효과는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온전한 사랑을 받은 것이 아니라 동물적 쾌락만이 강제되는 상황에 오랜시간 노출되고 있었다. 때문에 그녀의 안면근육은 성적 쾌락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자주 사용되었고, 은영의 얼굴은 어느새 색기가 진하게 풍기는 인상으로 변하고 있었다.
게다가 은영이 겪고 있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어두워진 분위기는 은영의 색기어린 몸매와 얼굴에 퇴폐미마저 더하고 있었다. 이러한 은영의 분위기 변화는 성욕이 끓어오르는 한창 때의 남학생들에게 아주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었다.
"몰라 씨발, 은영이 눈빛만 봐도 쌀 것 같다니까? 딱 한번만이라도 저년 입에 내 자지 물리고 존나 빨게 시키고 싶다..."
-하아... 야. 그거 있지? 저년 보지 찍은 거. 한발 빼자. 더는 못 참겠다.
은영은 발걸음을 재촉한 덕분에 겨우 제 시간에 교무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슬아슬했다.
"쯧쯧...젊은 사람이 저렇게 게을러서야..."
멀리서 김현식 교감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했다. 어쨌거나 지각은 아니지 않은가. 하마터면 지각을 구실로 또 대머리 교감과 고통스러운 일대일 면담을 할 뻔 했다. 은영은 그걸 피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신경 써야 했던 것은 지각만이 아니었다. 당장 사타구니와 허벅지 곳곳에 말라붙어 있는 정액과 애액 자국을 깨끗이 해결해야 했다.
'찝찝해. 그리고...위험해...'
영길의 거친 운전에 몸이 이리저리 쏠리고, 게다가 거리의 오픈된 도로 위에서 다른 운전자 등 주변에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며 몸을 닦아내기란 분명 한계가 있었다. 그나마도 촉박한 시간 때문에 제대로 닦아내지 못했고, 걸음을 재촉하면서도 자꾸만 아랫도리에서 시큼한 냄새가 올라오는 것만 같아 걱정이 태산이었다. 이대로는 분명 문제가 있었다.
은영은 혹시라도 주변 동료들에게 냄새가 들킬까 두려운 마음에 잠시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빠른 걸음으로 교무실을 나와서 잽싸게 교직원 화장실로 향했다.
"김은영 선생....님?"
-강 선생님. 조금 있다가 이야기해요!
"그, 그래요..."
복도에서 그녀를 아는 척 하는 동료를 뿌리치고 무사히 교직원 화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다행히 화장실에 사람은 없었다.
'후우...'
용변 칸 안에 들어간 은영이 낑낑대며 스타킹을 벗고, 팬티까지 벗었다. 그녀의 하체가 서늘한 공기에 완전히 노출되자 온몸에 가벼운 소름이 돋았다.
은영이 그녀의 하체 이곳저곳을 빠르게 살피며 얼룩진 곳을 확인하기도 잠시, 공용 화장실에서 남몰래 아랫도리를 발가벗고 뒤처리를 해야만 하는 자신의 서글픈 처지에 숨죽여 흐느꼈다.
"흐윽...흑...이게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