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화 〉1부 꽃이 지는 밤 - 체념과 순응(1)
"거 샤워 한 번 오래도 걸리는구만! 큭큭"
영길이 은영을 반쯤 끌어안다시피 하고 샤워실 밖으로 나오자 배봉이 촬영준비를 거의 마치고 있었다. 그런 둘을 바라보던 배봉이 은영 앞으로 무언가를 던졌다.
"뭐로 할까 고민했는데, 역시 이게 가장 낫겠어! 큭큭큭"
배봉이 던진 것은 하얀 레이스 재질의 옷가지가 포장된 꾸러미였다. 두 사람이 의아함에 배봉을 쳐다보았다.
"짜잔! 줘남댁을 위한 순백의 웨딩드레스! 큭큭큭"
은영의 눈이 흔들렸다.
'웨딩...드레스...?'
"오늘은 우리 줘남댁이 스스로 가랑이를 벌린 날 아니냐! 이런 기념비적인 날에는 특별한 옷을 입어줘야지! 큭큭.."
'역시 저 사람은 싫어...'
그때 영길이 은영의 뒤에서 그녀의 가슴을 천천히 주물러왔다. 영길이 은영의 젖꼭지를 부드럽게 비벼대자 은영은 저항하지 않고 그의 손길에 가슴을 맡긴 채로 달뜬 신음을 내뱉으며 꾸러미를 바라보았다.
"...하으응.."
-그러니까 흐흐, 우리 처남댁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흐흐"
영길이 신난듯 이죽였다. 영길의 기대어린 목소리를 들은 은영이 달아오른 몸을 어찌하지 못하고 다리를 연신 비벼댔다. 배봉이 히죽대며 은영의 치태를 카메라에 하나 하나 담고 있었다.
"하응... 그만 좀 만져요, 이, 이거 좀 풀게..."
쾌감에 허우적대다 가까스로 영길의 품에서 벗어난 은영이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꾸러미를 풀었다.
"...응?"
배봉의 말에 따르면 드레스라는데, 그녀가 떠올린 보통의 웨딩드레스와는 너무 달랐다.
머리에 쓰는 면사포와 작은 관은 일반 웨딩드레스와 같았다. 신부의 고결함과 순결함을 돋보이게 하는 것. 그 외에는 모든 것이 달랐다.
상체 부분은 오프 숄더 느낌의 성인란제리 같은 느낌이었다. 가슴골은 물론이고 명치 부분까지 깊게 파여있어서 노브라로 입는 것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된 것 같았다.
일반적인 웨딩드레스도 따로 브래지어를 하지 않고 입도록 섹시미를 강조한 디자인이 드물지는 않다. 그러나 대체로 따로 컵이 달려 있어서 유두는 물론이고 젖가슴의 윤곽이 지나치게 드러나는 것을 방지한다. 신부의 성적인 매력을 강조하려는 것이지 노출 쇼를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니까.
그러나 이 드레스는 달랐다. 젖가슴이 가려지느냐 하면 오히려 그 반대라 할 수 있는 것이, 마치 꽃송이를 아래에서 감싸주는 꽃받침처럼 밑가슴과 유두 라인을 겨우 감싸는 형태의 디자인이었다. '젖받침'이라 불러도 될 것 같았다. 그마저도 속이 훤히 비치는 재질이어서 의미가 없었다. 이 드레스를 입는다면 은영의 젖가슴은 더욱 더 음란한 자태를 보이게 될 것이었다.
한편 스커트 부분 역시 특이했는데, 뒷부분은 바닥에 얕게 끌릴 정도의 길이로서 일반 웨딩드레스보다 약간 짧은 정도였지만, 앞부분은 상대적으로 짧았다. 역시나 속이 훤히 비쳐서 음모 한가닥 한가닥까지 뚜렷하게 보일 정도였다. 세트로 들어가 있는 흰색 가터벨트와 스타킹까지 걸친다면 시각적으로 가랑이가 더욱 돋보일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또한, 웨딩드레스라고 하기에는 뒤에서 여미는 방식이 아니라 앞에서 여미는 방식이어서 다른 사람이 쉽게 벗기기가 가능했다.
'...디자인이 너무 노골적이잖아...'
은영의 얼굴과 목은 물론 쇄골 언저리까지 수치심으로 발갛게 달아올랐다. 아무리 모델이라지만 이런 걸 입으라니.
"크하하하, 정말 기대된다구 큭큭."
-흐흐, 그러니까 그게, 주문제작했다 하더니만... 흐흐
"내가 어렵게 어렵게 했다는거 아니냐 큭큭, 일주일치 돈과 시간을 저기다 쏟아부었다구... 큭큭"
마주보며 낄낄대는 둘을 흘깃 보고는 은영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수모를 겪어야만 하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 처량했다. 물론 지금 그녀의 모습도 평소엔 상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음란하기는 했다. 그러나 본래 순백의 드레스가 신부의 순결함을 강조하는 의미가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은영이 이 드레스를 입는다면 욕망의 제단에 진상된 음탕한 제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될 것이었다. 그녀의 심리적 피학감을 직접적으로 채찍질하는 디자인에 그녀의 정신이 아득해졌다.
'어떡하지...'
영길과 음담패설을 나누던 배봉이 우물쭈물하고 있는 은영에게 다가가 다짜고짜 브라를 뜯어내듯 풀러버렸다.
"꺅!"
은영의 하얗고 풍만한 가슴이 보기좋게 출렁이며 튀어나왔다. 배봉의 거친 손길에 한번쯤 저항할 만도 하건만 은영은 영길의 눈치를 보며 저항하지 못했다.
배봉이 씨익 웃으며 가슴을 간질이듯 쓰다듬다가 손바닥을 대어 젖꼭지를 위아래로 살살 쓸어주었다.
우스스 닭살이 돋을 것만 같은 간지럼, 은영이 젖꼭지에서 치고 올라오는 짜릿한 감각에 저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흐읏..읏..."
-큭큭 고년 참, 반응도 좋아.
보지가 저릿해옴에 다리를 배배 꼬는 은영을 배봉이 가만두지 않았다.
"...을 하려면 어쩔 수 없긴 한데, 아쉽긴 하네 큭큭"
배봉이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그녀의 골반 양쪽에 손을 대고는 구슬팬티를 확 끌어내렸다. 그 덕분에 그녀의 속살 깊이 파묻혀있던 끈과 구슬이 휙 딸려내려갔다. 구슬이 속살을 헤집으며 내려가자 은영이 신음을 삼켰다. 그녀의 보지가 구슬을 워낙에 꽉 오물대고 있었던 탓인지 끈이 튕기듯 내려가면서 배봉의 얼굴에 애액이 튀었다.
"씨발 얼굴에 튀었잖아! 이년 씹물 어지간히도 질질 쌌네 어휴..."
-미, 미안해요...
은영이 엉겁결에 사과했지만 대체 자신이 왜 사과를 해야 하는지 억울했다. 다시금 알몸이 된 은영이 서러움에 눈물을 글썽이며 호소하듯 영길을 바라보았다.
"흐흐, 거 너무 그러지 마라. 우리 처남댁이 흥분하면 그러실 수도 있지. 물이 많은게 죄는 아니지 흐흐."
-큭큭 그건 그렇지. 그래도 좀 전까지 샤워실에서 깨끗하게 씻고 왔는데 벌써 저렇게 흥건한건 너무 밝히는거 아니냐, 좀 닦아줘라. 큭큭
배봉이 등을 돌려 옷을 살펴보는 동안 영길이 티슈를 뽑아서 가지고 왔다. 은영이 눈치를 보다가 영길에게 조심스럽게 안기자 영길이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부, 부끄러워요...
-흐흐 처남댁, 나 많이 기대하고 있으니까 흐흐...
"싫, 싫어요...으응..."
영길이 티슈를 든 손으로 은영의 보지를 천천히 부드럽게 문질렀다. 천천히 그녀의 허벅지 안쪽을 훑고는 그녀의 보지를 아래쪽에서부터 위쪽으로 스윽 닦아올렸다. 그리고는 질구에 대고 안쪽에 고여있는 애액까지 흡수할 것처럼 꾸욱 눌렸다.
아까 전 은영의 보지를 거칠게 닦아내던 배봉과는 어딘가 다른 영길의 자상한 손길에 저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는 그녀였다.
'...그래도 이 사람은...아아'
영길이 그녀의 입술을 부드럽게 훔쳤다. 이유 모를 감격에 벅차오른 은영이 영길의 목을 감싸안고 매달리며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은영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장본인이 바로 영길이건만, 그녀의 소중한 곳 깊은 부분까지 희롱하는 손길임에도 그나마 정성스럽다는 이유로, 사소한 부분에 감격하고 매달리는건 은영 스스로 정신을 보호하기 위한 자기합리화의 발로일지도 몰랐다. 그래도 이 사람은 나를 조금이나마 아껴준다고. 은영의 영길에 대한 경계심이 점차 허물어지고 있었다.
감격으로 잠시나마 긴장이 덜해졌기 때문인지 뜨거운 물이 다시 보지에서 흘러 티슈를 적시는 것이 느껴졌다.
"처남댁...좀 적당히 흘려요...흐흐"
-그, 그런 말 하지마요...
은영은 부끄러움을 잊고자 계속 영길에게 매달렸다. 영길의 손에 그녀의 보지를 내맡긴 채로 한참동안 끈적하게 키스를 나누었다.
"..하아...하아.."
은영의 보지를 깨끗이 닦아낸 영길이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처남댁...오늘을 결코 잊지 못할 거에요. 흐흐"
-...네?
은영의 물음에 답하지 않은 영길이 그녀의 손에 스타킹과 가터벨트를 건넸다. 그냥 넘어가기에는 영길의 말이 무언가 의미심장했다.
잠시 영길의 눈치를 살피던 은영이 부끄러워하며 스타킹에 양 다리를 밀어넣고, 가터벨트를 골반까지 끌어올렸다. 은영이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속살이 영길의 눈에 고스란히 내보이고 있었다.
'너무...야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