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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9화 〉1부 꽃이 지는 밤 - 자존감 붕괴(5) (69/109)



〈 69화 〉1부 꽃이 지는 밤 - 자존감 붕괴(5)

"흐흐 처남댁, 나한텐 옴팡지게 굴더니만 배봉이 위에서 요분질 지리게 하더라고? 흐흐 내, 내 자지보다 여기 배봉이 것이 더 좋은거야? 이거 자존심 상하네 흐흐."

먼저 자신을 배봉에게 내맡긴 것은 영길이건만 어떻게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일까. 서운함에 자신도 모르게 영길을 원망스럽게 올려다보던 은영이 설움에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은영은 이상하게도 영길에게는 원망보다는 서운함이나 죄책감 비슷한 감정이 들었다.



"그런, 그런게 아니에요..."



그녀의 눈빛을 바라본 영길이 잠시 흠칫했다. 그래, 바로 저 눈빛.


배봉이 묘한 눈으로 둘의 대화 돌아가는 낌새를 보더니 바로 끼어들었다.

"새끼야, 말도 마라. 어제 저년 위아래로 아주 그냥 물 질질 싸면서 난리도 아니었다. 보지구녕을 뚫어줄 때마다 눈물 질질 짜는데 그게 또 그렇게 꼴리더라니까? 큭큭

그러면 그렇지. 조금씩 순해지려던 영길의 눈빛이 다시 비릿해졌다.

-어이고, 흐흐 노래만 부른게 아니라 그냥 좋아죽었나보네. 처남댁 실망이에요? 흐흐 나한텐 노래 한 번 불러준 적 없는데 흐흐.

"영길씨, 그러니까 그거는...


서늘한 눈빛으로 은영을 내려다보는 영길과, 애처롭게 올려다보는 은영. 둘의 표정을 번갈아보던 배봉이 소리 높여 웃으며 무언가를 조작했다. 스크린이 내려오고 있었다.

"자~ 우리 김은영 선생님을 한번 다시 볼까? 고화질 풀버전으로다가! 크하하하"

-안돼! 싫어! 보지마요!



[흑, 만월이, 윽, 뜨는 밤, 나를, 보, 보고 싶다면.. 윽, 소리 없, 없이 내 문, 문을 두드려.. 하으아아앙!]


화면 속에서는 퇴폐적인 미모의 젊은 여성이 추레한 중년의 배 위에서 연신 허리를 흔들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흠뻑 젖은 가랑이 사이로 흉물스러운 자지가 들락날락거리며 찰박대는 소리도 약하지만 들려오고 있었다.

'어, 어떡해...'


수치심과 굴욕감으로 은영이 고개를 숙인 가운데, 영길과 배봉이 스크린을 홀린듯 바라보고 있었다.


"크흐...연예인이 따로 없구만! 씨펄 진짜 존나게 예쁜데  존나게 꼴리네 우리 처남댁? 흐흐"

-그치? 내가 어제 임마 세 발을 쌌어 세 발을. 저 년은 어떻게 그렇게 좆물을 쳐먹고도 씹물이 그렇게 철철 흘러넘치냐? 큭큭. 요 빨통도 말이야 아주 그냥!

배봉이 마치 제것인 것마냥 손을 뻗어 은영의 젖가슴을 꾸욱꾸욱 주물러대기 시작했다. 속 비치는 브라에 아슬아슬하게 얹혀진 은영의 풍만한 가슴이 마구 이지러지고 있었다.


"흣, 흐윽..하, 하지마...하앙.."



저항도 하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간드러진 교성을 내고 있는 은영을 바라보던 영길이 씨익 웃으며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샤워실로 향했다.

"아, 오늘 술 좀 많이 먹었으니, 술도 깰 겸 샤워  해야겄구만 흐흐."


은영이 몸을 돌려 샤워실로 사라지는 영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은영의 가슴을 떡주무르듯 주무르던 배봉의 눈이 이채를 발했다.

'이거... 재미있겠는데? 큭큭'

"은영아."

-...?

"가서, 영길이 목욕시중  들어봐라. 큭큭큭"

'...무슨 목욕시중을..'


배봉의 손에 계속 가슴을 주물러지고 있는 은영이 당황한 눈으로 배봉을 올려다보았다. 어쩌면 이렇게도 귀여울까... 더 망가뜨리고 싶게... 배봉이 히죽 웃었다.

"뭔말인지 알아들었으면 빨리 가봐. 큭큭"

-아, 알았어요...

은영이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샤워실로 향했다. 생머리를 휘날리며 걸어가는 그녀의 허연 뒷태는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가랑이에 파묻힌 끈 팬티가 그런 은영을 발정난 창녀로 보이게 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런 은영을 바라보며 배봉이 중얼거렸다.


"영길아, 저년은 노리개야, 내 노리개. 죽어도 놓아줄 수 없다구 큭큭..."


은영이 샤워실로 들어가고, 문이 닫히는 것을 보고서는 배봉이 캠코더의 배터리를 갈아끼우며 짜릿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학창시절 밤에 길거리를 지나가던 여고생을 날이 새도록 강간했던 그날의 기억을.

"...영길씨 친구 분이죠?"

-...예?

"...그러니까, 저...



영길은 단순히  가던 여학생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그 소녀는 영길에게 관심이 있어서 영길과 같이 어울리는 배봉에게 조용히 도움을 청했던 것이었다.


"큭큭큭 저만 믿으세요! 암요! 큭큭

-꼭 부탁드려요.

"알겠으니까 아까 말씀드린 거기로 아홉시쯤에 혼자 오시면 제가 영길이 데리고 나갈게요 큭큭.."



배봉이 영길을 소개시켜주겠다며 늦은 밤 인적없는 거리로 오라고 이야기했다. 소녀가 헤벌쭉하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설렘에 부푼 걸음으로 총총 멀어져갔다.


"큭큭, 씨발년이..."



'사랑에 눈이 멀었다'는 말은,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랑에  먼 소녀는 배봉의 미소에 걸쳐진 잔인한 충동을 느끼지 못하고 그 말을 따랐다. 그리고 믿지 말아야 할 사람을 믿은 대가는 참혹했다.





"야, 내가 존나 쌔끈한 걸레년 하나 불렀거든? 여기저기  대주고 다니는 년인데, 한번 치자."

-흐흐 그게 뭔소리여.

"새끼 따라와보면 안다. 앙탈부려도 눌러만 주면 좋다고 흐느낄 년이니까, 신경쓰지 말고 존나 박아주자고. 큭큭"

배봉이 영길을 데리고 약속한 장소로 나갔다. 시골 동네 변두리에 자리한 얕은 고개. 환한 낮에는 야생화가 만발하는, 화사한 곳. 소녀도 알고 있는 곳.

그러나 밤에는 인적 하나 없는 완전범죄의 장소. 세상의 밝은 면만 보고 자라던 소녀가 밤의 추악한 민낯을  리가 없었다.

"하 씨발 이 자지를  들어박아부면 말이야. 큭큭큭"

-저기, 저 애냐? 흐흐

"오, 왔네. 이쁘장하게도 꾸미고 왔네. 벗겨버리기 아깝구만? 큭큭큭"

이미 도착해서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고민하던 소녀의 시야에  멀리 다가오는 영길과 배봉이 들어왔다. 부끄러움에 그들을 등지고 섰다. 잔뜩 붉어진 얼굴을 감추고 싶어서였다. 설마 했는데 배봉까지  것은 많이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고마운 사람이다 싶어 애써 마음을 가라앉혔다.

소녀가 차라리 그들을 마주보고  있었다면, 그들의 눈가에 어린 광기를, 추악한 욕망을 멀찍이서부터 보았다면 비극을 피할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었을 것을... 그녀가 마주해야만 했던 현실은 너무도 잔혹했다.

"흐흐흐..."

인기척이 가까워짐이 느껴졌다. 소녀의 심장박동 수가 빨라졌다. 품에 안고 있는 편지를 꼬옥 쥐었다.

소녀의 지척에 이른 영길이, 어설프게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그러니까, 그...야심한 밤에..외로우시다고...흐흐.."

'...응?'

소녀가 기대한 분위기와는 무언가 달랐다. 다만 소녀로서도 고백을 하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녀가 편지봉투에 이상한 것이 묻지 않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한 후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몸을 돌릴 때였다.



"어휴, 아다 새끼는 진짜,  봐라. 큭큭"

-영길...꺄악!!

소녀가 영길을 향해 편지를 전하려던 찰나에, 배봉이 킬킬대며 소녀를 덮쳤다. 손에서 떨어진 편지가 흙바닥에 나뒹굴었다.

"꺄약! 왜, 왜!, 이러지 말아요! 아, 악!"

-크큭큭 존나 예쁘게도 입고 왔네, 응? 큭큭

배봉이 소녀가 곱게 차려입은 옷을 찢듯 벗겨냈다. 시골 동네에서 보기 어려운 하늘빛 원피스가 잔뜩 구겨졌다. 상반신의 단추가 배봉의 손길에 뜯겨져나가며 순결한 느낌의 하얀 브래지어가 드러났다.



"싫어, 싫어!"


소녀가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쳤지만 배봉은 킥킥대면서 그녀의 브래지어마저 뜯어냈다. 아직 사내의 손이 닿지 않은, 봉긋한 가슴이 드러났다. 배봉이 그녀의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는 게걸스럽게 빨아댔다.


"도와, 도와줘요! 영길씨! 도와줘요! 흑흑.. 싫어, 하지, 하지마! 아파! 아파요! 악!"

배봉이 소녀의 팬티를 벗겨내려 하자 소녀가 반항하다가 배봉의 얼굴을 때렸다. 순간 배봉의 눈이 커지더니 있는 힘껏 소녀의 뺨을 휘갈겼다.

[짝]

"꺄악!"

-씨발년이, 닥치고 가만히 있어. 숨소리 하나라도 들리면  내가 죽여버린다.

"히, 히끅..."



두려움에 질린 소녀가 손으로 입을 막았다. 끄윽대면서 눈물만 펑펑 흘려대고 있었다.

배봉이 소녀의 팬티를  벗겼다. 그리고는 손을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대고는 마구 비벼댔다.

여지껏 그 누구의 손도 닿은  없는 곳을 배봉이 거칠게 헤집고 있었다. 절망감과 두려움에 소녀가 흐느낌을 애써 참다가 영길과 눈이 마주쳤다.


"도와, 도와주세요 영길씨! 제발.. 제발 도와주세요.. 엉엉"

여자 경험이 없던 영길로서는 처음 보는 남녀의 섹스에 눈이 휘둥그래져 있다가,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배봉의 말과는 뭔가가 조금 다른 것 같았다. 이건 강간 아닌가 싶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영길에게 배봉이 외쳤다.



"야이 멍청한 새끼야 빨리 와!"


그리고는 소녀의 명치를 주먹으로 푹 내리찍었다.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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