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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화 〉1부 꽃이 지는 밤 - 자존감 붕괴(1) (65/109)



〈 65화 〉1부 꽃이 지는 밤 - 자존감 붕괴(1)

금요일. 여느 때였다면 은영도 다른 직장인들처럼 주말을 기대하며 하루만 버티자고 화이팅을 외쳤을 것이다.
1분 1초가 더욱 빨리 가기를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윗사람이 퇴근함과 동시에 집을 향해 질주하는 것을 상상하는 그런 날.

하지만 은영은 앞으로 배봉과 있을 일들에 대한 걱정 뿐 아니라 봉사를 마치고 오늘 돌아오기로 한 영길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며칠 전 새벽, 기껏 영길에게 용기를 내어 그만두라고 한지 며칠 되지도 않아 배봉에게 치욕적으로 몸을 내주고 말았기 때문이다. 배봉이 영길에게 그러한 사정을 이야기함은 물론 세세히 기록된 사진과 영상도 공유했을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영길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협박이라도 하면...'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퇴근시간이 되었다. 차를 가지고 다닐 때는 몰랐는데, 없으니까 비로소 불편함을 느낀다.


재준에게 연락했는데 전화도 메시지도 받지 않는다. 일이 바쁜 모양이리라. 어차피 차가 없어 데리러 가지는 못하지만 퇴근 시간이라도 맞으면 만나서 장 좀 보고 들어가려 했는데 계획이 어그러졌다. 먼저 집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주섬주섬 짐을 챙겨 나와 교문을 나서는데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재준인가 싶어서 화면을 보았다.



'정선생님'



동료 교사가 아니라 배봉이었다. 혹시라도 다른 이가 스마트폰을  것을 우려하여 이름을 바꿔 저장해두었는데, 역시나...

'이 사람은 배려 따위는 없구나.'


은영이 쓴웃음을 짓고는 좌우를 살피며 조용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이 김은영 선생님! 오늘 불금이잖아? 시간 되지? 큭]


어제 그렇게 자신을 능욕해놓고 오늘 또 자신을 희롱하려 한다. 자신이 부르면 바로 달려가야 하는 나가요나 기쁨조도 아니고. 은영에게 딱히 별다른 약속이랄 것은 없었지만 가족의 핑계를 대려 했다.


"아, 오늘 시어머니랑 형님, 시매부 돌아오셔서 가족끼리 저녁을 같이..."

[무슨 소리야 줘남댁 큭큭, 연수씨랑 어머님은 부산 가셨다가 모레 돌아오고 영길이만 오늘 돌아온다던데 어디서 구라를 쳐...큭큭]

"아? 아니 그게..."



은영으로서는 전혀 알지 못하던 내용이었다. 일정이 변경된다면 반드시 자신에게 알려주실 시어머니였다. 하필 시어머니의 스마트폰 배터리가 없을 때 자신이 대신 연락하겠다고 나선 영길이 '다른' 생각에 빠져 까맣게 잊었던 것이지만 은영은 알 도리가 없었다.


[어제는 뭐든 할 것처럼 하더니 은영이...좀 귀엽네? 큭큭]

"아니, 그런게 아니고 정말로 모르...꺅!"



은영의 눈앞에 배봉이 있었다. 은영의 얼굴이 귀신이라도  것처럼 하얗게 탈색되었다.


"까-꿍! 거  볼 거라도 본 것처럼 너무 질색하는거 아냐 줘남댁? 큭큭..."

-누, 누가 봐요...

은영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주변을 살피면서 빠르게 아무 골목으로나 들어가려는 것을 배봉이 손목을 낚아채고 자신의 '렉서스'가 있는 곳으로 끌고 갔다.


"이거 놔요! 누가 보기라도 하면... 아! 내가 내 발로 갈거라니까요! 놔요 좀! 아파!"

-큭큭 그럼 얌전히 따라오세요 김은영 선.생.님. 동네방네 소리 지르고 다니기 전에.


갖은 실랑이 끝에 둘이 '렉서스'에 올라탔다.


"어, 어딜 가려구요..."

-어디긴 어디야, 내 가게지. 오늘부터 모델 해야지 우리 모델님? 큭큭큭

"왜 말도 없이 갑자기...

-아, 급히 팔아야  물건이 생겨서 말이야 큭큭



배봉이 시동을 켜고 차를 출발시키려 하자 은영이 다급하게 말했다.

"남편에게 연락을 좀 해야 해요."

-에이, 신경쓰지 말라니깐 줘남댁? 어차피 연락 오고 있네 큭큭.

은영의 스마트폰이 '시매부' 세 글자와 함께 몸을 떨어대고 있었다. 아니, 이 사람이  연락을 하지, 그보다 배봉과 있는 이 타이밍에 연락을 한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김은영씨? 그러다 전화 끊기겠수? 어서 받아보라니깐! 큭큭..."

은영이 스마트폰과 배봉의 얼굴을 번갈아보았다. 저 역겨운 웃음의 의미는 무엇인가. 은영이 징그럽게 웃고 있는 배봉을 바라보면서 스마트폰을 귀에 댔다.



"시, 시매부..."

[거 전화를 왜이렇게 안 받아요 처남댁. 바쁜 일이라도 있으신가? 그러니까 그게, 벌써 따이는건가..흐흐]


수화기 너머 분위기가 시끌시끌한 것이 술집인  같았다. 슬며시 젖가슴으로 뻗어오는 배봉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배봉이 히죽거리며 은영의 젖가슴을 주물럭대기 시작했다.


"그, 그런거 아니에요! 그나저나 무슨 일이세.."

[아! 그치그치, 이야기할 것이 있었지. 재준이 걱정은 하질 말더라고! 지금 나랑 같이 있거든 크흐흐. 처남, 어이 재준이! 정신 좀 차려봐, 자네 와이프라니깐 흐흐]



남편 재준이  영길이랑 같이 있는 것일까. 스마트폰 너머로 주변이 시끌시끌한 것이 술집인 것 같았다. 안그래도 술이 약한 남편일진대, 영길 저 사람은 아직 7시도 안 되었는데 벌써부터 남편에게 술을 먹이고 있다는 말인가. 재준 이 답답한 사람은 그걸 또 거절을 못하고...



"남편은 좀 괜찮...아  좀 치워봐요!"

[매형, 윽, 어우 좀 쉬었다... 예? 아, 은영이? 은영이지! 헤헤, 사랑, 윽, 하는 내 여보! 나 지, 지금 매형이랑 한  하고있.. 아 매형 잠시만 전화 좀 받고...건배! 하아...]

"오빠? 오빠! 적당히 마셔! 시매부 그만 좀 먹여요 흐윽..."

배봉의 손은 이제 젖가슴을 넘어 은영의 다리 사이로 들어가고 있었다.

[흐흐 처남댁, 재준이는 내가 자알 챙기고 있을테니까 걱정 말고 거기 볼일들 보시라고 흐흐...]



뚝.



"시매부, 시매부! 하아..."


이미 통화가 끊긴 스마트폰에서는 답이 없었다. 마치 제것인양 은영의 젖가슴과 가랑이 사이를 연신 더듬고 있는 배봉을 은영이 쏘아보았다. 야속하게도 몸이 달아오르고 있다.



"읏, 윽...당신들, 또, 또 뭘 하려는거에요..."

-큭큭 이미 말했잖아, 모델 분 모시러 왔다고.  촬영이 길어질 것 같으니까 방해꾼은 미리미리 치워두는거 아니겠어? 큭큭

은영이 멍한 눈이 되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 나는 그날. 그 때도 재준은 술로 인사불성이 되었었고, 자신은 저들에게...

그런 은영의 몸을 위아래로 실컷 주무르던 배봉이 아쉬운 눈빛으로 손을 떼더니만, 씩 웃으면서 자신의 허리춤을 가리켰다.


"자, 딸딸이  쳐보라구 큭큭"

-아니 무슨, 싫어요!

"에이 씨발 딸딸이 좀 쳐보래도! 이미 볼거 안 볼거 다 본 사이에! 큭큭..."

배봉이 은영의 손목을 잡아채서는 억지로 자신의 바지춤 위에 그녀의 손을 얹게 하고는 천천히 문댔다. 상체가 급하게 앞으로 휩쓸린 그녀가 원망스럽게 배봉을 올려다보는데, 딱딱한 무언가에 얹힌 그녀의 손아귀에서는 천 너머로 뜨거운 열기가 전해져오는  같다. 배봉의 자지가 이미 단단해져서는 껄떡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어차피 가게로 끌려가면  엉망진창으로 당할텐데 거부하는게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싶었지만 여기는 서울 도심 한가운데였다. 사람들이 볼 수도 있다. 그녀의 얼굴이 걱정으로 딱딱하게 굳었다.

"배봉씨, 누가 보잖아요...제발..."

-줘남댁, 요즘 썬팅 잘되가지고 안 보여! 그냥  빨아봐 큭큭


말이 통하지 않을 것임을 느꼈는지 은영이 체념하고는 천천히 배봉의 바지 버클을 풀기 시작했다. 이윽고 싼티나는 팬티가 눈에 보인다. 팬티 앞 널찍한 틈새 사이로 배봉의 자지가 불쑥 튀어나와서는 투명한 액체를 머금고 있다. 거무튀튀한 자지. 그녀가 조심스럽게 손에 쥐어보자 뜨거운 열기가 생각 이상이다. 은영은 아랫도리가 조금씩 간질거리는듯한 감각에 나지막하게 한숨을 쉬었다.

"진작에 해줄거면서 내숭은! 큭큭 어이구 잘한다, 역시 듣던대로야!"

은영이 배봉 쪽으로 상체를 기울여 자신의 자지를 쓰다듬고 있으려니, 배봉의 눈에 그녀의 깊은 가슴골이 들어왔다.

'정말 죽여주는 년이란 말이야...'

배봉은 은영이 기특하다는듯 오른손으로 그녀의 귀밑머리를 한번 쓸어주고는 자연스럽게 오른손을 그녀의 옷 속으로 집어넣었다.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맛깔스럽게 늘어진 젖가슴을 한번 주물럭거리고는 젖꼭지를 찾아서 살살 비벼주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랑하던 젖꼭지가 배봉의 손가락에 몇  이지러지더니 금세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으응...흐응..."

-크흐, 기분 좋다! 이제 가볼까? 큭큭.

배봉의 손길에 은영이 간지럼을 타는듯 살짝 몸을 꼬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배봉의 자지를 잡은 손을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은영의 손길이 만족스러운  배봉이 차를 출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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