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화 〉1부 덫(3)
투명한 스타킹과 얇은 팬티 너머로 보드라운 보짓살이 느껴진다.
갈라진 틈새를 따라 손을 위아래로 오가다가는, 손을 좌우로 비벼서 꽃잎을 벌려본다. 그리 오래 어루만지지도 않았는데 팬티가 따뜻하게 젖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꽃이 꿀물을 토해내고 있었다. 은영이 발을 동동거리며 이따금씩 신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은영아, 괜찮은거야?]
은영이 스마트폰을 손으로 가린 채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배봉을 노려보았지만, 배봉은 계속해서 그녀를 희롱했다. 양 손으로 스타킹을 끌어내렸다. 그리고는 그녀의 젖은 팬티 너머로 속살을 음미하며 원을 그리듯 만져댔다.
"윽, 읏..읏...허억!..소, 속이..."
[화장실이구나, 속 많이 안 좋아?]
"쪽, 쪼옥... 맛 좋구만 큭큭"
[방금 뭐라고 했어?]
남편과 통화하면서 억지로 평정을 유지하려는 그녀를 비웃듯 배봉이 블라우스 단추를 끌러 대충 벗겨버리고는 브라를 올려 은영의 젖꼭지를 빨기 시작했다. 배고픈 아기마냥 은영의 젖을 맛있게 빨아댔다. 유두를 혀로 간질였다가 유륜까지 돌려 핥다가는 손가락으로 유륜을 살짝 눌러서 느껴지는 유선과 유두를 동시에 살살 비벼댔다.
은영의 호흡이 가빠오는 것을 보며 낄낄대던 배봉이, 그녀의 하체로 시선을 돌렸다. 이제 팬티는 그 너머로 보지의 윤곽을 완전히 드러낼 정도로 젖어있다. 배봉이 비릿하게 웃더니 양 손에 힘을 주어 스타킹과 팬티를 동시에 내려버렸다. 이렇게나 씹물을 질질 흘리다니, 요 귀여운 년. 배봉이 손을 뻗어 은영의 보지를 좌우로 비벼댄다.
찰박찰박거리는 감창소리가 스튜디오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찹, 찹, 찹]
"안, 안 돼..."
[은영아?]
"오, 오빠. 내가 이제 하읏... 들어가봐야 할 것 같아서..헉...헉.. 있다가 다시 연락할게."
[알았어, 너무 무리하지 말고]
"응, 응..."
은영이 겨우 통화를 마치자마자 배봉이 손가락을 깊숙이 쑤셔왔다. 급작스런 침입에 놀란 그녀의 속살이 배봉의 손가락을 야무지게 물어온다. 손가락으로 그녀의 오돌토돌한 질벽을 느끼며 배봉이 조금씩 휘저어본다. 앞뒤로, 양 옆으로, 위아래로. 손가락이 더욱 더 푹 젖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어느덧 그녀는 눈을 감고 이를 앙다물고 있었다.
자신의 손가락 움직임 하나 하나에 허리를 뒤틀며 반응하는 은영의 치태를 감상하자니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여자가 성숙해가며 그 미모가 빛을 발하는 나이 스물여섯. 갓 피어나는 꽃과도 같은 청초한 미인이 헤쳐친 블라우스 사이로 육감적인 젖가슴을 출렁이면서 분홍빛 속살 한가득 자신의 손가락을 쑤셔박힌 채로 씹물을 줄줄 흘려대고 있다. 너무도 아름답고, 너무도 음란하다. 그 황홀감에 배봉이 한숨을 내쉬었다.
'후.. 존나 미치게 하는구만 큭큭'
"이제, 이제 그만....!"
-일단 한 번 가고 이야기하자고 줘남댁 크하하
처음이 어렵지, 쾌락에 점차 길들여져가고 있는 은영을 보내버리긴 어렵지 않았다. 보지를 얼마간 쑤셔주자 은영이 허억거리며 배봉에게 스러지듯 기대어왔다. 배봉이 손을 거칠게 빼내자 은영이 움찔하고는 조용히 가랑이 사이로 씹물을 줄줄 지리고 있다. 그새 물이 흘러내렸는지 팬티와 스타킹은 이미 다른 부분까지 흥건하게 젖은지 오래였다.
배봉이 반쯤 정신줄을 놓고 있는 은영을 일으켜 세워서는 스튜디오 중앙의 침대로 밀었다. 은영이 힘없이 침대 위로 쓰러졌다. 침대의 출렁임에 그녀가 아득함을 느끼기도 잠시, 서늘한 공기와 빳빳한 시트의 감촉에 은영이 조금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배봉이 천천히 다가와 은영을 내려다보았다. 이제 덮치려는건가 싶어 은영이 배봉을 바라보는데, 배봉은 더 나쁜 것을 입에 담았다.
"줘남댁, 모델을 해줘야겠어! 큭큭"
-그게 무슨...
설마 아까 보았던 그, 창녀들이나 입을 것 같은 천쪼가리를 말하는 것인가. 은영의 눈망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 뭐야, 요즘은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시대 아니야? 마침 모델이 필요했는데. 내 아가들을 줘남댁이 손수 입고 모델이 되어주는거지, 큭큭..."
-절대, 절대 못해요!
차라리 배봉에게 덮쳐지는 것이 나았다. 모델이 된다는건, 낯선 남자들에게 그 천박한 복장으로... 은영에게는 알몸을 드러내는 것보다 더한 치욕이었다. 다른 의미로 정신이 아득해지고 있었다.
"지난번에 우리 여기서 찐하게 했잖아? 그때 그 정장 기억나나? 큭큭.. 줘남댁 착샷을 올려봤는데, 어우 큭큭큭 반응들이 장난이 아니더라고! 생각할 수록 꼴리네 흐흐
이미 자신의 몸이 인터넷에 올라가 있단 말인가? 그 치욕스런 모습을? 은영이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미 바닥이라 생각했는데, 더한 밑바닥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흑..저, 저 진짜로 못해요...배봉씨..그건 정말로...
"좀 전엔 뭐든 한다면서요 줘남댁! 큭큭... 모델 해. 안 그러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나는 모르겠는데 큭큭"
-아니 정말로...
온갖 몹쓸 짓을 당하면서도 애써 버텨왔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자신의 나신은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며 음침한 남정네들의 시선에 끝없이 희롱당하리라.
"걱정말어 줘남댁, 얼굴은 모자이크해서 올려줄게. 원본은 나만 가지고 있다가 가끔씩 볼테니까. 자, 뭐부터 찍어볼까."
말을 채 잇지 못한 은영이 서럽게 울고 있었지만, 배봉은 아랑곳않고 박스를 뒤지고 있었다. 희미해지는 시야와 함께, 은영이 정신을 잃었다.
'여기는 어디...'
은영이 정신을 차렸다. 서늘한 느낌. 온몸이 뻐근했다. 몸을 일으켜보니 스튜디오였다. 주위를 둘러보고 있자니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슬슬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배봉의 협박 때문에 퇴근하자마자 이 곳으로 불려와서, 배봉에게 희롱당하고... 모델 제안을...받고 충격에 기절했었다. 기절한 사이에 자신이 누워 있던 침대를 향하여 대형 카메라와 삼각대, 조명과 조명판이 모두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또 이렇게 덫에 걸렸구나.'
이제는 서러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지난 여름부터 자신에게 생긴 일들은 너무 가혹하다보니 오히려 이제는 다 적응해버린 것 같았다. 운다고 뭐가 달라지는 것도 없었다.
딸깍 소리와 함께 배봉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쟁반에 받치고 온 것을 보니 도수 높은 옛날 소주와 소주잔이었다. 어울리지 않게 무슨... 하긴 이 사람들은 재준과 다르게 술을 좋아했었지. 은영이 허탈하다는듯 웃었다. 배봉이 은영의 체념한듯한 표정을 살피더니 입을 열었다.
"거 기절할 것까진 없잖아? 이렇게 될줄 몰랐어?"
-...
"줘남댁이 잘 찍어줘야 매상이 오를테니, 한 잔 쭉 들이키라구. 그래, 회식하는거야 회식. 큭큭"
배봉이 은영의 잔에 술을 따라주자 은영이 단번에 들이켰다. 배봉이 은영에게 병을 건넸으나 반응이 없자, 씩 웃으며 자기 잔에 술을 따르고는 눈으로 은영의 전신을 훑어내리면서 천천히 들이켰다. 배봉의 탐욕스런 눈길에 은영이 불쾌함을 느끼고 한마디 하려는데 배봉이 은영의 잔에 다시 술을 따라주었다.
은영은 거부할까 고민했지만 맨정신으로 이 상황을 버티기도 쉽지 않았고, 왠지 술을 거부하면 지는 것 같아 오기로 받았다. 고작 두 잔을 마셨을 뿐인데 알딸딸한 느낌이 몸 전체로 전해지기 시작했다.
그런 은영을 바라보던 배봉이 다시 자작했다. 그리고는 '크흐' 하는 소리와 함께 주머니에서 자그마한 갈색 용기 같은 것을 꺼내더니 은영의 잔에 살짝 흘려넣었다. 그리고 그 위에 술을 따랐다.
"...이게, 뭐에요."
-그냥 마음을 좀 편하게 해주는, 그런거지. 큭큭. 마셔.
"..."
어디서 본 물건 같았다. 아까 배봉이 젊은 놈과 히죽댈 때 들고 있었던 것 같은데... 지난 여름 강원도에서 펜션 뒷정리할 때도 쓰레기봉지 구석에 있었던, 용도를 알 수 없었던 갈색 용기가... 모르겠다. 알딸딸해서 생각이 잘 이어지지 않았다. 거부는 허용되지 않겠지. 은영이 다시 잔을 들어 목구멍에 털어넣었다. 원샷.
'옳지 잘한다! 큭큭'
영길이나 다른 손님에게 이야기로만 들었지, 배봉으로서도 '그것'을 실제로 여자에게 먹여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배봉이 태연한 척 자작하고는 은영에게 샤워실을 가리키며 씻고오라 일렀다. 말없이 샤워실로 향하는 은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배봉은 벌써부터 심장이 두근거렸다. 설레는 마음에 입가가 귀에 걸렸다. 오늘 저년을 미친듯이 따먹어보는거다.
[쏴아아]
이 조악한 샤워실에서 벌써 두 번째.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 익숙해져 가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건만, 은영은 뜨거운 물을 맞으며 하염없이 서 있었다. 술 때문인지 온몸이 훅 달아오르는데, 조금씩 무언가 다른 자극이 조금씩 몸을 집어삼키는 것이 느껴졌다.
별다를 것 없이 몸을 때리고 있는 물줄기가 올올이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온다. 귓볼, 목에서 어깨, 가슴, 그리고 골반을 지나 허벅지 사이, 종아리, 발끝까지. 온몸의 가장 구석에서부터 작은 불씨들이 오르더니 한데 모여서는 허벅지 사이로 모인다. 은영의 보지가 무섭도록 저릿저릿해오기 시작했다. 다리 사이 깊은 곳에서부터 무언가를 향한 원초적 갈망이 끈적하게 새어나오고 있었다.
이 느낌, 그래 이 느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