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화 〉1부 집에서(7)
은영은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감정이 너무 복잡했다.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했다던 영길이, ‘그 날 밤’ 이후에 잔득 화가 났다고 얘기했다.
왠지 자신이 큰 죄를 지은 것 같고, 영길에게 상처를 준 것 같다는 바보 같은 생각이 들었다. 영길이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논리적인 연산이 되지 않았다. 자신을 덮친 것도 모자라 학교에서 겪었어야 했던 그 수모를 생각하면 강한 반감이 들었어야 정상이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모든건 몽롱한 가슴으로 생각할 뿐이었다. 가슴 한 켠에서 간질이는, 아프게 다가오는 감정. 무엇보다도 은영 자신의 몸이 남자를 원하고 있었다. 그것도 너무 간절하게. 그리고 지금 이 상황에선, 그게 누구든 상관없었다. 영길이든, 배봉이든.
은영이 눈을 감고 천천히 고개를 위 아래로 주억거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영길이 배봉에게 신호를 보냈다. 배봉과 영길이 은영의 팔을 붙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던 은영의 허벅지에서, 새롭게 투명한 애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배봉과 영길이 은영을 잡아채고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은영이 배봉과 영길의 손을 치워냈다.
“하아.. 하아.. 내.. 내가 들어가요... 제가... 드.. 들어갈게요... 알아서..”
은영이 방에 들어서고 영길이 뒤를 따랐다. 은영이 주변을 돌아다보았다. 재준과의 추억이 담긴 부부의 방에서 이제 짐승들에게 몸을 허락하려 한다. 자신을 구하러 왔어야 할 재준은 영길의 방에 누워 인사불성이 된지 오래다. 그녀에게 이 상황을 빠져나갈 구멍은 없었다.
잠시 감상에 빠져있던 은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영길이 다가가 은영의 입술을 훔쳤다. 영길의 혀가 은영의 입술을 뚫고 들어와 은영의 혀를 휘감았다.
또다른 남자와 몸을 섞기 전에 자신을 옭아맨 남자와 하는 키스.
은영이 복잡한 심경과 쾌감에 눈을 감았다. 지난 휴가, 어두운 숲에서 영길과 나눴던 미친듯한 키스가 떠올랐다. 오늘도 영길의 혀가 은영의 입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녔고, 그의 혀가 은영의 입안 곳곳을 쓸어내릴 때마다 은영은 눈 감은 채로 신음소리를 내며 흐느적댔다. 영길의 키스는 잔인하게도 그녀를 아주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끈적하게 몰아넣었다.
은영이 영길과의 키스에 취해 감상적이 된 동안 배봉이 살며시 들어와 방 구석에 자신의 최신 스마트폰을 살며시 기대놓았다. 은영은 그것을 보지 못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영길이 천천히 물러났다. 그리고 은영의 눈을 마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은영이 떨리는 눈동자로 영길을 바라보고, 다시 배봉을 바라보다, 눈을 질끈 감고는 침대로 향했다.
은영이 침대 위에 몸을 누이자 영길이 배봉에게 고개를 까딱거렸다.
너무 오래 기다렸다. 배봉은 득달같이 달려들어 은영의 몸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은영의 턱을 움켜쥐고는 소리쳤다.
"흐흐 드디어 딴다! 김.은.영! 네년을 드디어 딴다고 내가!"
-그, 그런 말..
배봉이 은영의 풍만한 가슴을 주무르며, 별다른 애무도 없이 자신의 자지를 은영의 보지 속에 쑤셔박았다. 은영의 신음소리가 이번엔 침실을 그득히 메웠다.
오래도록 참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함인지 은영의 보지 속으로 배봉의 거무튀튀한 자지가 쉴 새 없이 들락날락한다. 연신 움직여대는 배봉의 자지 주위로 은영의 탁한 보짓물이 작은 거품을 일으키고 있었다. 은영의 속살이 배봉을 꼭 부여잡고 놓기 싫어 매달리는 양 연신 밖으로 밀려나오는 모습은 너무도 음란했다.
그 모양을 방문 앞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던 영길이, 침대 위에서 한데 엉켜있는 남녀에게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리곤 손에 들고 있는 ‘러브젤’ 구멍을 까서 땄다. 영길이 쉴 새 없이 허리를 튕겨대고 있는 배봉의 등을 슬쩍 두드리자, 눈이 풀릴대로 풀린 배봉이 낑낑거리며 밑에 깔린 은영을 옆으로 돌려서 들어 올렸다.
졸지에 천장을 향해 등을 내보인 채 누워버린 은영이 의아해하고 있는데 배봉이 입술을 들이밀었다. 엉겁결에 피해보려 했지만 배봉이 양손으로 젖꼭지를 쥐어짜며 아래로 끌어내리자 신음을 지르며 배봉의 입술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 와중에 러브젤을 손가락 가득 짜낸 영길이 탐스럽게 벌어진 은영의 엉덩이 쪽으로 자신의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자신의 항문 쪽에서 야릇한 느낌이 전해져 은영이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배봉이 은영의 보지에 자지를 넣고 다시 힘겹게 박아대기 시작하는 바람에 그 마저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치덕치덕. 다시 러브젤을 짜서 천천히 은영의 항문에 러브젤을 발라대던 영길이 배봉을 발로 가볍게 툭 찼다.
연신 은영의 보지를 쑤셔대던 배봉이 멈추고는 히히거리며 은영을 으스러질듯 꽉 안았다. 은영이 의아함을 느끼는데 갑자기 등 위로 체중이 느껴졌다.
영길이 은영의 엉덩이 위로 올라탔다. 그리곤 어둠속에서 천천히 ‘좁게 다문’ 또다른 구멍을 향해 자신의 커다란 좆을 밀어넣기 시작했다. 은영이 발버둥치려 했지만 건장한 두 남자 사이에 깔려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아아악!! 아아아아아악!!!!”
은영의 울부짖음이 방안을 수놓았다. 이렇게 된 이상 잠들어 있는 재준이 깨든 말든 상관할 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문이 너무 아프다. 정말 찢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영길과 배봉 사이에 껴서는 쉴새없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러냈다. 잠깐 인상을 쓰던 영길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자신의 자지를 은영의 항문 깊숙한 곳까지 천천히 밀어넣었다. 은영의 몸이 심하게 비틀렸다. 배봉은 배봉대로 히히덕대며 은영의 보지를 쉼없이 박아댔다.
영길의 자지가 은영의 항문에 완전에 박혀 들어갔을 때, 은영은 배봉을 향해 축 늘어졌다. 그러면서도 은영의 입에서는 쉴새없이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아파.. 아파.. 그런데... 그런데... 거.. 거부를 못하겠어’
정체되어 있던 영길의 좆이, 은영의 항문을 천천히 드나들수록, 은영이 느끼던 고통이 점점 쾌락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한번에 두 남자와 섹스를 하다니. 은영은 처음 느껴보는 기분에 자신의 아래에 누워있는 배봉의 가슴에 머리를 파묻었다. 영길이 빨아대는 귓볼과 짜내듯 주물럭대는 가슴, 배봉이 손을 내려 비벼대는 음핵, 배봉의 자지로 가득 채워져 있는 보지, 그리고 영길의 자지로 한껏 넓혀진 항문.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이미 구렁텅이로 굴러떨어질만큼 굴러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끝이 아니었을까.
은영이 그 가냘픈 몸뚱이로 할 수 있는 것은 다만 쾌감에 젖어 파득거리고 소리를 질러대는 것뿐이었다.
질펀한 섹스는 새벽 4시쯤 끝이 났다. 은영의 항문과 보지에선 쉼없이 정액과 애액이 범벅이 되어 흐르고 있었다.
은영이 침대에 누워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그건 슬픔이 아니라, 완벽한 쾌락의 또다른 표현이었다.
배봉이 자신의 옷가지를 주섬주섬 챙겨 입고, 아쉬운 마음에 은영의 젖가슴을 몇 번이고 주물러댔다.
"줘남댁. 큭. 잘 '줘'서 고마워요. 하아 역시 빨통 죽이네."
겨우 은영의 젖가슴에서 손을 땐 배봉이 아쉬운 표정으로 천천히 방을 나섰다. 영길을 따라 걷다가 자신의 자지가 따끔따끔해지는 것을 느꼈다. 새벽 내내 은영의 보지에다가 얼마나 박아댔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했다.
배봉이 은영의 보지 안에 사정을 하면, 얼마가지 않아 영길이 달려들어 사정을 하고, 영길이 -처음으로- 은영의 항문을 딴 채로 사정을 해버리면, 또 배봉이 이어서 은영의 항문을 공략해 버렸다. 은영을 위아래로 따먹고 또 따먹었다.
배봉이 현관문을 나서자, 영길이 따라나와 배봉을 마중했다. 배봉이 고맙다는 말과 괜찮으니 나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한꺼번에 쏟아내자, 영길이 씩 웃다가 이내 검지와 중지를 벌려 보였다. 그러자 배봉이 담배 한 개비를 영길의 손에 꽂아줬다. 그리곤 현관을 열고 영길과 배봉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영길과 배봉이 사라지고 얼마 가지 않아, 현관문이 열렸다. 터벅터벅 걸어 들어오던 연재가 어둑한 거실을 훔쳐봤다.
‘술자리가.. 끝난건가? 후우. 전화라도 주시던가... 후우’
새벽까지 피씨방에서 무얼 한건지도 모르겠다. 곧이곧대로 피씨방에 가서 멀뚱멀뚱 시간을 보내고 온 연재였다. 혹시라도 가족들이 깰까 싶어 거실을 조심스럽게 걸어갔다. 그리고 은영의 방을 지나쳤을 때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귓전에 맴돌았다.
“하아... 하아... 하아...”
너무나 절박하고 거친 숨소리였다. 연재가 그냥 지나치려다가, 기어이 천천히 소리가 들려오는 곳의 방문을 지그시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