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화 〉1부 일상으로의 복귀
강원도에서의 마지막 날의 아침이 밝았다. 재준이 겨우 지끈거리는 머리를 매만지며 침대 옆을 더듬어봤지만, 당연히 있어야 할 은영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텅 비어있는 방안을 찡그린 눈으로 한번 훑어보다가 시간을 확인하니 7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다.
'은영이가 어디 갔지?'
재준이 침대 밑으로 발을 내리고 일어서자, 방문이 열리면서 잔득 상기된 표정의 은영이 걸어들어왔다. 침대 옆에 서 있는 재준의 얼굴을 보고는, 은영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색한 미소를 재준에게 보내고는 옷매무새를 정리한 채 ‘식사 준비를 하겠노라며’ 서둘러 1층으로 내려갔다. 은영에게 말을 걸려던 재준은, 목구멍 밖으로 말이 밀려 나오지 않았다. 밖으로 사라지는 은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볍게 헛기침을 한 번 내뱉었다.
가볍게 아침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서둘렀다. 팬션앞에 짐을 꾸리고 나와 자가용 앞에 서 있었다.
“그나저나, 올라갈 때가 문제네. 매형 차가 없으니. ”
재준이 영길을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속삭였다. 그러자 영길이 쏜살같이 말을 받았다.
“그게 그러니까. 흐흐. 어차피 친구놈 차라, 견인된 곳에 들려야 할 것 같고. 그게 또 그러니까 흐흐 여기서 멀지 않은 것 같으니. 거기 들려서 올라가도록 하지 뭐. 흐흐.
것보다 재준이. 올라갈 때도 내려올 때랑 같이 처남댁이랑 나랑 같이 올라가도록 할게”
시간이 갈수록 영길은 점점 더 대담해 졌다. 너나 할 것 없이 가족들이 당황한 표정으로 영길과 은영을 쳐다봤다. 은영은 넋이 나가서는 영길을 훔쳐봤다. 아랑곳하지 않고 영길이 재준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을 건넸다.
“이왕 친해진거. 흐흐. 그게 그러니까 처남댁하고 더 친해지고 싶기도 하고. 흐흐. 그 뭐시냐 흐흐. 집에 갈 때도 처남댁을 편하게 모시고 싶기도 하고. 흐흐흐흐”
-인간아, 지금 무슨 소릴 하는거냐?
연수가 영길의 말을 자르고 나섰다. 은영이 당황한 표정으로 연수를 바라봤다. 재준의 표정도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영길은 좀처럼 주눅들지 않고 천천히 말했다.
“흐흐. 그게 그러니까, 당신도 나한테 그랬잖아? 처남댁이랑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흐흐. 그러면서 처남댁 꼴보기 싫다는 소리도 간간히 했지만. 흐흐”
-내.. 내가 언제?
연수가 당황하며 말꼬리를 흐렸다. 이렇게 된 이상 연수는 더 이상 훼방을 놓지 못하겠지. 그렇게 생각한 영길이 재준을 똑바로 바라봤다. 그러자 재준의 눈빛이 흔들리는가 싶더니 은영의 얼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뭐... 매형 뜻이 정 그러시다면.. 것보다 와이프 생각도 중요할 것 같은데..”
-그게 그러니까 흐흐.. 어떻게 하실거에요 처남댁? 흐흐흐
영길이 옆에 서 있는 은영에게 물었다. 아침부터 ‘운동’을 하고 나온 덕분에 다시금 보지쪽이 저릿해진 은영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재준과 영길을 번갈아가며 바라봤다. 영길이 다시금 큰 목소리라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을 때, 은영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그래요. 저도 그게 차라리 익숙할 것 같기도 하고... 그 또..”
평소와는 다르게 논리력을 상실한 채 말을 쏟아내는 은영을, 재준이 쳐다봤다. 이번 여행 내내 은영의 태도는 어쩐지 부자연스럽고 이상했다. 연수가 나서서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해’ 라고 말하며 재준의 어깨를 툭툭 치자, 재준이 천천히 차로 다가갔다. 차가 견인되어 있는 곳까지 어떻게 가겠냐고 물었지만, 은영이 지갑을 들고 흔드는 통에 입을 꾹 다물었다.
재준의 차가 천천히 사라졌다. 먼지가 날리는 길바닥을 멍하니 바라보던 영길이 은영의 곁에 다가갔다.
“그럼, 흐흐. 처남댁. 우리도 슬슬. 흐흐흐흐”
영길은 택시를 잡아타고 렉서스가 견인되어 있는 곳까지 다가가서, 차를 되찾았다. 그러면서도 묵묵히 자신을 따라오는 은영을 훔쳐보고 또 훔쳐봤다.
‘후우.. 흐흐. 이거야 원. 흐흐. 이젠 알아서 따라오는구나. 흐흐’
그러면서도 간밤에 있었던 일과, 바로 아침에 있었던 일들을 하나둘 씩 떠올리기 시작했다.
“흐흐 그게 그러니까 ,처남댁. 아침에도 정말 좋았죠? 흐흐. 기분 좋은 모닝 섹스. 흐흐흐흐”
-추.. 출발 하죠 우리도.
“덕분에, 3일 동안 콘돔을 모두 다 썼네요. 흐흐. 앞으론 내 사이즈에 맞는 콘돔을 사 놓도록 하세요. 흐흐흐흐. 제 사이즈는 잘 아시죠? 자..!!”
-하.. 하지 마세요!
영길이 차에 올라타서는, 보조석에 앉아있는 은영의 손을 낚아채 자신의 물건위에 올려놓았다. 은영이 손을 빼보려 노력했지만, 영길은 손을 빼낼 생각이 없었다. 덕분에 점점 커지는 영길의 물건을 꼭 부여잡고 말았다.
“집에 갈 때까지 흐흐. 그게 그러니까. 이렇게 꼭 잡고 가는거에요. 흐흐흐흐”
렉서스는 정신없이 고속도로를 내 달렸다. 은영이 줄곧 영길의 발기한 물건을 움켜쥐고 있었기 때문에, 영길의 물건은 계속 발기해 있었다. 정신없이 달리던 영길이, 이제야 무언가가 생각났다는 듯 은영에게 속삭였다.
“아 맞다. 그게 그러니까, 흐흐 지금 둘다 폰이 안되죠?”
영길의 말에 은영이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폰은 물에 빠져 먹통이고, 영길의 폰은 배터리가 없어서 진즉부터 꺼져 있는 상황이다. 아까 재준에게 얘기를 한다는게 깜빡하고 있었다. 이렇게 된 바에야 재준과 연락을 할 방법이 없다.
“흐흐. 이거야 원 흐흐. 그게 그러니까 이런걸 두고 하늘이 돕는다고 하던가? 흐흐흐”
-무.. 무슨 소리에요?
“흐흐. 처남댁. 후우. 흐흐. 어제 ‘가르쳐‘ 준 것 기억해요? 흐흐흐흐”
영길이 엑셀을 밟으며 은영에게 속삭였다. 그러자 은영의 두 볼이 빨갛게 물들었다. 베시시 웃던 영길이 은영의 손을 거두어 내곤 지퍼 사이로 잔득 발기한 자신의 물건을 빼어냈다. 은영이 당황해서는 옆으로 물러서자 영길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어차피 밖에는 안보여요 흐흐흐. 유리창이 검게 되어 있어서. 흐흐. 자. 흐흐 처남댁. 마음놓고 편안하게, 어제 가르쳐 줬던걸 해보세요 흐흐흐흐.”
은영은 인상을 구겼다. 하지만 영길이 연신 ‘빨리’ 라는 말로 재촉을 하자, 어쩔 수 없다는 듯 영길의 물건을 손으로 잡았다. 영길의 말에 순종적으로 반응하는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곤 얼마 안가, 천천히 입을 벌리고, 영길의 귀두부터 천천히 머금기 시작했다.
은영이 집에 돌아온건 밤 늦은 시간이었다. 어딘지 피곤해 보이는 은영을 가족들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인사를 건내는 은영에게, 연수가 영길의 행방을 물었다. 은영이 연수를 바라보며 친구에게 차를 돌려주러 갔다고 말했다. 피곤한듯 비틀거리는 은영이, 인사를 건내고 방으로 들어갔다. 재준이 따라 들어갔지만, 은영은 옷을 벗지도 못하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버렸다.
그런 은영에게 재준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힘들었어.. 너무.. 하.. 하지만.. 하지만.... 너무.. 기분이...’
은영은 머릿속으로 방금전까지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달리는 차 안에서 영길의 물건을 입에 물고 빨아댔던건 기억이 나는데, 영길이 기어이 으슥한 곳에 차를 대고 자신의 몸 위로 올라온 이후부터는 어쩐지 기억에 없다. 영길의 허리놀림에 기절할 듯 눈을 감은 것 같기는 한데. 그 몸부림이 그치고, 영길의 귀두에서 새어나오는 비릿하고 뜨거운 액체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목구멍 뒤로 넘겨 삼킨것이, 은영이 기억하는 것의 전부였다.
‘이.. 이젠... 이젠 정말 어떻게....’
은영은 그대로 눈을 꼭 감아 버렸다.
영길은 잔득 나른한 표정으로 성인용품으로 차를 몰았다. 영길이 여전히 알록달록한 불빛을 뿜어내며 홀로 빛나고 있는 성인용품 간판 아래에, 렉서스 차량을 주차시키고, 밖으로 내리자 거웃한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천천히 성인용품점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니까, 어느샌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있던 친구놈이 주위를 연신 살피며 -영길의 팔을 잡아채고서는- 부랴부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게 그러니까. 왜 그러냐 이 미친놈아"
-돼.... 됐고... 꿀꺽. 빠... 빨리 얘길해봐
"그게 그러니까 임마. 앞뒤 없이 그게 뭔말이냐?"
-시... 시치미 때지말고 새꺄. 후우. 빨리.
어쩐지 애간장이 타는 눈빛으로 영길을 바라보고 있던 친구녀석을 영길이 빤히 바라보다가 히죽히죽 웃어댔다. 영길이 손가락을 까딱 거리며 검지와 중지를 가만히 벌리자, 친구가 바지춤에서 에세 담배를 하나 꺼내 그 사이에 끼워 넣었다. 친구가 서둘러 라이터를 꺼내 불까지 붙이자, 이내 만족한 표정의 영길이 깊게 한 모금을 빨았다.
"그게 그러니까, 임마. 짜샤 흐흐. 무슨 얘기가 그러니까 듣고 싶은데?"
-이.. 이새꺄.. 그러니까.. 내가 준 그거 썼어?
"뭐 어떤거? 흐흐. 그게 그러니까 그 꼼시롱 물약?, 아니면 내 꼬질대? 흐흐흐"
-이 미친새꺄. 약말이야 약. 내가 준 약
"그거 문자 보내줬잖어 흐흐 그러니까 그게, 잘 '쌌다고' 흐흐"
-누... 누구한테... 써.. 썼어?
"그게 그러니까 흐흐흐흐. 뭐 그건. 흐흐 상상에 맡길게 흐흐흐흐"
담배를 꼬나문채 연신 히죽거리는 영길을 친구가 바라보며, 쉬이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 새끼. 드디어 땄구나. 그러면 그렇지. 사람이 어떻게 바뀌겠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친구 녀석은 은영의 얼굴이 보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다.
"효... 효과는 좀 봤냐?"
-그게 그러니까. 흐흐흐. 맨첨에는 야. 무슨 그 뭐냐 난 니가 좆같이 수면제 준줄 알았다. 그러니까 그게 흥분은 안하고 계속 잠만 꾸벅꾸벅 쳐 자는거라 흐흐흐흐.
"그래서?"
-그러니까 그게 뭘 그래서냐? 흐흐흐. 나도 미친척 하고 그 뭐냐. 빨통을 꽉 쥐고 주물럭거리니까는.....
"빨...빨통?!"
영길이 다시금 말을 멈춘채 긴 담배연기를 가게 안에 가득 뿜어냈다, 친구녀석이 영길을 그냥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러면서 은영의 큰 가슴을 떠올리며 침을 꼴깍 삼켜 넘겼다.
"그게 그러니까 흐흐. 그래 빨통. 흐흐. 뭘 그리 흥분하고 그래? 흐흐 그게 그러니까 누구 빨통을 만졌는지 얘기한 것도 아닌데."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뭘 어떻게 돼. 흐흐. 그게 그러니까 히야. 지금 생각해봐도 그러니까 그게 후우. 촉감이 죽여주는거라. 흐흐 진짜 맨가슴을 만진것도 아닌데, 계속 쭈물럭거리자니까, 이년 가슴이 얼마나 큰지 그게 그러니까 한손에 움켜쥐고도 가슴이 막 삐져나오는 거라 흐흐흐흐"
영길이 입맛을 다시며 회상에 잠기다 눈을 슬쩍 떠보니, 마주보고 선 친구녀석의 바지앞섶이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게 보였다. 영길이 히죽히죽 웃어대며 고개를 돌렸다.
"암튼, 그게 그러니까 뭐. 말하자면 약은 확실히 효력이 있더라. 흐흐. 그게 그러니까 이틀에 걸쳐서 뭐냐 절반씩 나눠 매겼는데, 아주 그냥 물이.. 흐흐 철철 넘치더만 흐흐흐흐"
-내가 뭐랬냐? 큭큭. 구멍이랑 구멍에선 물이 마르지 않을거라고 흐흐
"암튼.."
검지와 중지에 가지런히 담배를 올려놓고는 연신 담배연기를 뿜어내던 영길이, 거의 마지막으로 보이는 담배 한모금을 깊게 빨아들인뒤 돌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듣고싶은 얘기가 많이 남아있던 영길의 친구는 영길의 손목을 애타게 붙잡으며 영길을 막았다. 하지만 영길은 이내 ‘피곤하다’는 말과함께, 그 손가락을 뿌리치며 가게문을 열고 나갔다.
영길을 따라나와 영길이 사라지는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가게주인이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영길이 친구의 가게를 빠져 나와 한참을 걷자니, 허름한 옷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애써 무시하고 다시 걸어가려는데, 유리창 너머로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여성복을 힐끔 돌아다보고는 가던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한번 입맛을 다시던 영길이, 몇 평 되지 않는 가게 안으로 발걸음을 들였다.
"어서 오세요"
-아 흐흐 예. 크크 그게 그러니까.. 그 흐흐
"찾으시는 옷 있으세요?"
와이프인 연수보다 몇 살 정도 많아보이는 주인 여자가 영길에게 싹싹하게 말을 걸어왔다. 대충 말을 얼버무리던 영길이 유리창 앞에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옷 앞으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타이트한 미니스커트 자락과, 잘록하게 허리라인이 들어간 상체라인, 그리고 보기에 따라서 자극적인 색감을 유감없이 내뿜고 있는 여성 정장 한 벌을 유심히 바라봤다. 영길은 은영의 알몸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러니까 그게 흐흐흐. 아주 볼만하겠네 볼만하겠어'
영길이 조용히 가격을 확인하고는 주인여자에게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하고 황급히 사라졌다. 주인여자가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영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여행이 끝나고 여러 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여행에 다녀오면, 마음껏 은영을 주무를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벌써 며칠동안이나 은영과 얘기조차 하지 못했다. 덕분에 애간장이 타기 시작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뭐 남는게 시간 뿐인 영길이긴 했지만- 연수의 눈치를 보며 은영에게 문자를 날리기 바빴다. 답장이 돌아오지 않은 폰을 무심히 바라보며, 방에 누워서는 은영을 떠올렸다.
‘하아.. 그게 그러니까, 흐흐. 또 안고 싶은데.. 흐흐흐... ’
은영의 젖가슴을 떠올리며 허공속에 자신의 두 손을 뻗어 꼼지락 거렸다. 그러자 방문을 열고 연수가 들어왔다. 화들짝 놀란 영길이 자세를 고쳐앉았다.
"에라이 인간아. 너도 양심이 있으면 일좀 해라."
-그.. 그게 그러니까 왜.. 갑자기 또!
한동안 잠잠했던 연수의 타박이 시작되자 영길이 잔득 긴장한 얼굴로 연수를 바라봤다. 영길을 바라보며 한참동안 타박을 계속하던 연수가, 이내 정색을 하며 영길에게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후우. 있잖아 연재아빠. 우리집 근처에 아파트 하나 있는거 알고 있지? 걸어서 한 10분도 안걸리는. 거기서 경비를 구하나봐."
-아 그게 그러니까. 내 나이가 몇인데 경비를 하냐.
"마흔셋"
영길이 연수를 보고 볼멘소리를 쏟아내자, 연수가 무서운 표정으로 영길을 쏘아보며 대답했다. 그러자 영길이 입을 급히 다물어 버렸다.
"그게 그러니까.. 얼굴 팔리는데.."
-어차피 당신은 아파트 야간경비만 하면 되니까, 크게 얼굴 팔릴 일은 없을거야. 뭐 나는 좋은줄 알아? 당장 나도 아는 언니 가게 나가서 간단하게 이것저것 시작할 생각이니까.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사업구상하기 전까지만, 잠깐 다녀봐. 아 물론 새로운 사업 떠오르면 무조건 나한테 보고하고. 알겠어?
이 여자와 2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큰소리 쳐봤던 적이 몇 번이나 되던가?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연수의 말을 주워담던 영길이,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자신에게 선택권 따위는 없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