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0화 〉학교생활! - 18
“자, 잠깐. 여기 있는 거 전부!?”
“어. 전부.”
“이.. 이거 총 몇 개 인데?”
“내가 알기로는 100개 들이인데.. 아, 여기 봐봐.”
그러면서 김윤기가 가리킨 곳에 100개라고 써져 있는 것을 확인한다. 아니, 미친. 100명의 정액을 콘돔에 모아오라고? 그거.. 그거 완전.. 나보고..
“창녀가 되라는 거야 지금!?”
“아니. 꼭 그렇게 하라고는 하지 않았어. 물론 그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무슨 소리야? 콘돔 쓰라는 게 그런 거 아니야?”
김윤기가 고개를 가로젓는 사이에 옆에서 보고 있던 송서진 선생이 끼어든다.
“내가 듣기에는 꼭 섹스를 해서 담아오라는 얘기는 아닌 것 같은데?”
응? 섹스를 하는 게 아니라고?
“나는 정액을 담아오라고 했지. 섹스를 꼭 하라고는 안했으니까.”
“... 아!”
그제야 이해했다. 섹스를 제외하고도 정액을 뽑아낼 수 있는 방법이야 많으니까... 어떤 방법을 쓰던지 100개의 콘돔에 담아오라 이거네.
“... 정액만 담아오면 되는 거야?”
“단, 조건이 있어.”
“조건?”
“응. 일단 말했다 시피 여기다 정액을 담아오라고 했으니까, 당연히 남자들을 꼴리게 해서 찍싸게 만들어야겠지?”
“그, 그렇지?”
“그 때 남자들을 꼴리게 하는 대상에 너가 포함되어야만 해.”
꼴리게 하는 대상? 어.. 그렇다는 거는 나로 인해서 남자놈들이 싸게 되는 거니까..
“.. 그러면 어쨌든 내가 빼줘야 하는 거 아니야?”
“직접 뺄 수도 있고, 간접적으로 뺄 수도 있고.”
“간접적으로?”
간접적으로 싸게 만드는 건 또 뭐야.. 순간 무슨 말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고민하고 있으니 옆에 송서진 선생이 신난 듯이 자꾸 끼어든다.
“그거네! 남자들이 미주 보고 꼴려서 딸치면 그게 간접적인 사정유도 방법이네. 맞지?”
그 말에 김윤기의 고개가 끄덕인다. 그, 그렇게 되는 건가?
“그럼 뭐.. 내가 벗으면 다른 놈들이 내 몸보고 딸치게 하라 그거야?”
“방법은 여러 가지야. 네 선택에 달렸어.”
“보통 남자들 딸치는 데 몇 분이나 걸리지? 한 20명 정도 모아놓고 하면 빨리 끝나지 않을까?”
“그건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네 몸을 실제로 보면 애들이 겁나 꼴려서 3분도 못 참고 쌀 것 같은데.”
음.. 그래 뭐. 어지간한 놈들은 꿈에도 볼 생각 못 할 나의 알몸이고, 여자랑 해보지도 못한 애들이 수두룩 할텐데 적당히 건들기만 해도 톡 터지겠지?
뭐야. 그렇게 생각해보니 별거 아니잖아. 괜히 걱정했네.
“얘기하다 보니까 생각보다 금방 끝나겠는데?”
“글쎄..? 과연 그럴까..”
뭐야? 금방 해결될 것 같아서 기분 좋았는데 갑자기 김윤기가 초를 친다. 뭐.. 신경쓰지 말자. 어쨌든 시키는 대로 100개만 모아 오면.. 그 다음에는 뭐지?
“근데 100개 다 모아오면 그대로 끝이야?”
“아니아니. 그 100개의 콘돔을 이용해서 속옷처럼 만들어야 돼.”
“... 옷?”
“끈 같은 걸로 엮어가지고 속옷처럼 만드는 거야.”
아, 갑자기 상상이 된다. 그 어디 원주민들이 풀같은걸로 대충 치마 같은 거 만들어 입듯이, 나도 대충 콘돔 엮어서 만들어 입으라는 건가.
“그리고?”
“그 다음에는.. 일단 콘돔부터 다 제작하고 말해줄게.”
... 그냥 좀 말해주지 새끼. 아무튼 뭐, 내 몸보고 흥분 안 할 아다새끼들은 없으니까! 1학년남자들만 싹 돌아도 100개는 금방 채우겠는걸?
어차피 지금 알몸이잖아. 지금 이 상태로 가서 떡하니 보여주면서 딸쳐도좋다고 하면 다들 좆에서 좆물 질질 흘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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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 이 새끼가 지금 뭐라고 한 거지? 내, 내가 잘못 들은 건가?
“얘. 다, 다시 한 번 말해보지 않으련..?”
“내가 왜 네 몸보고 딸쳐야 하는데?”
이 미친놈이..? 아니, 존나 웃기고 자빠졌네. 지나가다가 이정수라고 하는 이 찐따새끼가 가장 먼저 보이길래 옛다! 기분이다! 혼자 독점하거라! 하고 말해줬더니 뭐..? 싫어? 근데 정작 시발 싫다는 척을 해도 내 가슴 존나 힐끗힐끗 쳐다보면서 눈을 못 떼는 주제에?
“아.. 아니. 보여준다니까? 평생 내 몸을 이렇게 가까이서 라이브로 보면서 딸칠 기회는 오지 않을껄?”
애초에 너는 시발 찐따냄새 존나 풍겨서아다 떼려면 한참 노력해야겠는데? 아니, 애초에 뗄 수나 있으려나? 빡촌 가지 않고서는..
“어찌 됐건 네가 나한테 부탁하는 상황 아니야? 본인의 입장을 잘 알고 있어야 될 것 같은데.”
그러자 이정수라는 이 놈이 존나 얼척없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닌가. 시발!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찐따새끼가 오냐오냐 해줬더니..
“...싫음 말던가.”
차갑게 말을 던지고서는 그 새끼를 휙 지나간다. 그렇게 도도한 척 굴면 내가 뭐 무릎이라도 꿇을 줄 알았니? 남자야 학교에 널리고 널렸어. 좀 있다 땅을 치면서 후회나 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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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체로 정신이 나간 것 같다. 남자반을 전부 돌았는데도 단 한 명도 내 몸을 보고 딸치고 싶다고 나서는 놈이 없었어. 근데 더 좆같은 건 거의 대부분이 그 와중에 내 몸 존나 스캔하면서 겉으로도 보일 정도로 거시기 딱딱하게 세우고 있었다는 거.
아, 한 명은 있었지. 아까 내 오줌 받아먹어서 나를 욕하게 만든 그 새끼.. 걔 거라도 받아놨어야 했나..? 씨이발..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아니 어떻게 내 몸이 안 꼴릴 수가 있지? 이 페이스에. 이 가슴에. 가리는 것 없는 보지에. 넘어오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
서 있을 기운도 없어서 복도에서 주저앉아 허탈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는 와중에 콘돔 박스들고 따라다닌 김윤기가 말을 꺼낸다.
“어때? 쉽지 않지?”
내 그럴 줄 알았다는 저 표정. 한 대 후려치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담으며 묻는다.
“... 야.”
“응?”
“도대체 저 새끼들은 뭐 때문에 저래? 왜 이러는 거야?”
“왜긴 왜야. 당연히 지금은 남자애들이 갑이고 네가 부탁하는 입장인 을이니까 그렇지.”
“...을?”
“확실한 갑과 을의 관계지.”
... 그러고보니 아까 그 이정수라는 놈도 그렇게 얘기했지.
“아, 아니 그래도.. 평소였으면 저 새끼들 나한테 가까이 오지도 못하는 애들인데.. 그런 애들한테 내 속살까지 보여주는 것 정도면 엄청나게 꼴리는.. 아니, 가치있는 일 아니야?”
“물론 대단한 일은 맞지만.. 사람이 욕심이 있잖아?”
“욕심?”
“조금 더 좋은 걸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욕심.”
씨발. 보는 것만으로는 만족 못한다 그거구만. 손이라도 써줘서 대딸이라도 해줘야 하나.. 100명 채우려면 손목 나가겠다. 아니면 조금 만지게라도 해주면.. 모르는 남자들이 내 몸 더듬는 거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뭘 어떻게 해줘야 되냐.. 존나 생각이안나서 머리만 벅벅 긁어대다가 김윤기에게 묻는다.
“뭐 좋은 거 없어?”
“좋은 거?”
“좀 이렇게.. 귀찮게 일일이 하는 거 말고 한꺼번에 가능하게 만드는 그런.. 아이디어.. 아이씨..”
에휴. 씨발. 인생 처량하구나. 어쩌다가 말 한 번 잘못해서 같은 학교 남자새끼들 정액 짜낼 궁리나 하고 있고..
“그럼 남자애들이 오히려 더 간절하게 만들어줘야겠네.”
응? 간절하게?
“뭐야? 어떻게?”
“엄청나게 강렬한 인상을 줘야지. 그것도 뜬금없이.”
“뭔 소리야?”
“원래 남자들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갑자기 존나 꼴려버리면 그거 밖에 생각할 수가 없거든.”
예상치 못하게 확 꼴리게 한다..? 갑자기..? 뭔가 이해가 될 것 같으면서도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그러니까... 핵심을 말하자면 갑작스레 전혀 예상치 못한 강렬한 꼴림을 줘야한다 이거잖아.”
“그렇지.”
“그럼 그걸 어떻게 하냐고. 나는 너 땜.. 이 아니라 그냥 지금도 다 벗고 다니는데.”
“자, 내가 설명해줄게. 일단 남자애들을 전부 한 곳에 모아야 하겠지. 마침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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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렇게. 하면 딱 될 것 같은데. 어때?”
... 듣다 보니 확실히 존나 뜬금없으면서 존나 꼴릴 것 같긴 하다. 쓸만한 발상이긴 한데..
“근데 이거에 남자 놈들이 넘어 올까?”
“이 정도 멤버에 안 넘어올 사람은 없을 걸?”
“그래서 우리를 부른 거냐.”
지금 김윤기와 나 사이에 두 명의 여자가 같이 내 얘기를 듣고 있었다. 그리고 그 둘은 당연히 배지윤이랑 송서현이지만.
“이렇게 세 명이 있는데 어느 남자가 안 넘어오겠어?”
우리를 둘러보며 당당하게 지껄이는 김윤기의 말에 뭔가 찜찜하다는 얼굴인 배지윤과 생글생글 웃고 있는 송서현.
“이번 한 번만 좀 도와줘.. 부탁할게. 내가 나중에 뭐든지 해달라는 거 다 해줄테니까.”
“아니, 네 인생이 걸렸다는 데 도와줄 수야 있지. 근데 하필 도와 달라는 게..”
순간 말문이 막혀서 어휴... 한숨을 내쉬는 배지윤과는 다르게 오히려 송서현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면서 흥미로워한다.
“나는 재밌어 보이는데. 어차피 유출은 안 되잖아?”
“그럼. 그 부분만큼은 확실하게 해둘게.”
도대체 무슨 자신감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윤기가 저렇게까지 얘기하니 믿어볼 수밖에.
“그래.. 뭐.. 어디 퍼지거나 돌아다니지만 않으면 됐고.. 그래서 언제 시작할 건데?”
“당장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내일 써먹으려면..”
“그럼 장소는?” “빈 교실 아무데나 하면 좋지.”
“그럼 3층으로 가자.”
이렇게 우리 세 명과 김윤기는 3층 빈교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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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시점]
아침이다. 일어나자마자 느껴지는 아랫배의 쑤심. 아이고 씨발.. 어제 진짜 뒤지는 줄 알았네. 허리가 존나게 뻐근하다. 있는 거 없는 거 전부 끌어모아 어제 다 배출해버린 기분이야. 거기다가 밤늦게까지 동영상 편집한다고.. 어우..
엄마가 차려준 아침도 입맛이 없어서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교복으로 갈아입고 학교로 향한다.
더 이상의 찐따인 내가 아니기에 발걸음은 가볍고, 오늘 아침에 일어날 예정인 일 때문에 참으로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반에 도착해서 문을 여니 뒷자리에 모여있던 세 사람이 나를 확인하더니 오라고 손짓한다.
“준비 다 했냐?”
배지윤이 묻는 말에 나는 휴대폰을 꺼내서 어제 편집을 한 동영상을 보여준다.
“어우.. 어제 대단했네.”
“확실히 얼굴이 안 보이니까 완전 분위기가 다르네.”
“이거 파일은?”
파일이란 말에 잠시 가방을 내려놓고 USB 하나를 꺼내서 김미주에게 건네준다.
“여기.”
“오케이. 그럼 다 준비 된 거지?”
“이따가 조금만 설정하면 돼.”
“그럼 나 이거 가져다주고 올게.”
그 말과 함께 빠른 걸음으로 반에서 나가는 김미주. 그 와중에 송서현은 내가 편집한 영상에 몰두하고 있었다.
“으아.. 이렇게 보니까 좀 이상하네. 나 좀 살쪄보이게나오지 않아?”
송서현이 살쪘다고 말하면 주변 여자애들 눈초리가 싸늘해질걸? 게다가 이미 몇 명이 들었는지 존나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송서현을 바라본다. 하긴, 존나 기만질이지.
딩 - 동 - 댕 - 동
「학교 내 전교생은 아침 조회가 있으니 모두 강당으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학교 내 전교생은 아침 조회가 있으니 모두 강당으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방송이 나왔다. 드디어 시간이 되었군. 배지윤, 송서현과 함께 강당으로 향한다. 나는 잠시 가는 길에 어제 적어놓은 「친구들에게 한 마디!」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서 뒤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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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이 모여있는 강당. 학생들이 바글바글하다. 아직 시작을 안해서 정리가 안 된 분위기라 꽤나 시끌시끌하다. 선생님들이 돌아다니면서 조용히 하라고 말씀하시지만, 강당이라 소리가 울려서 조금만 얘기해도 시끄러운 느낌. 앞에는 확실히 얘기한대로 빔프로젝터용 스크린이 내려와있다.
“아으.. 조금 떨리는데.”
갑자기 송서현이 내 팔을 붙들면서 말한다.
“윤기는 좋겠어. 얼굴 안 나와서.”
“내 얼굴 나오면 다들 별로 관심 없어 하잖아.”
“거기. 조용히해.”
담임선생님이 옆 줄에서지나가면서 한 마디 하신다. 네네. 그래야죠. 그래서 나는 말없이 송서현의 어깨 위에 팔을 둘러 가슴을 주물럭거리면서 배지윤의 엉덩이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아아, 인생 살 맛 난다.
그렇게 몇 분 정도 있으니, 학생주임 선생이 올라와서 시끌벅적했던 장내를 조용하게 만든다. 그리고는 이제 교장선생의 훈화 말씀이 있다고 하신 뒤에, 바로 뒤이어 교장선생이 마이크를 잡는다.
시작된 지루한 훈화말씀에 하품이 절로 나오려고 할 때 쯤. 갑자기 빔프로젝터에 전원이 들어오더니 교장선생의 뒤쪽 스크린에 화면을 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요했던 강당 안을 가득 울리는..
“아읏.. 하앙!!”
엄청나게 하이톤인 신음 소리와 함께, 흐릿해진 스크린이 점점 또렷해지면서 보이는 화면에는 자지에 박히면서 앙앙 대는 김미주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