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8화 〉학교생활! - 16
배지윤은 사실상 어제랑 오늘 계속 핵심이었고, 송서현은 그래도 아까 열심히 붙어먹긴 했지. 아, 송서현 똥꼬를 안땄구나. 언제든 먹을 수 있으니 급한 건 아닌데.. 일단 이번에 속마음까지 얘기할 수 있게 하는 건 김미주를 메인으로 해볼까?
자신에게 질싸해준 나의 좆을 입으로 정성껏 빨아 깨끗하게 만들고 있던 배지윤을 뒤로한 채 교실 밖을 나선다. 존나 쿨하지 않냐?
김미주의 생각을 읽으려면 하나 밖에 없지. 내가 물리적으로 걔의 생각을 읽을 수는 없으니, 자신의 생각을 입 밖으로 얘기할 수 있도록 1반에 가서 내용을 수정한다. 단, 모든 내용을 말할 필요는 없지. 그러면 김미주는 미친사람처럼 계속 혼자 중얼거릴 거 아냐?
「김미주는 나와 당번에 관련된 모든 생각을 혼잣말처럼 입으로 얘기해야 하지만, 김미주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사람들은 그 혼잣말을 전혀 신경쓰지 않아!」
나머지 내용은 아까 다 추가했으니, 이제 가서 빌붙어 먹으면 되겠는데.. 으음.. 김미주는 분명 나를 븅신새끼로 생각하고 있겠지?
그렇다면 그 나에게 향하는 욕설의 수위를 높이려면 내가 병신처럼 행동하면 되겠구만.. 병신처럼 지낸다라.. 음..
그냥 평소처럼 하면 되겠구나. 오케이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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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주 시점]
에휴, 씨발.. 진짜 이 당번이라는 거 너무 좆같은데. 세상에 사람 몸을 접시로 쓰는 미친 짓거리는 누가 생각한 거야? 그것도 고작 김윤기의 밥을 위해서?
일단 별 일 없이 접시 당번 일은 끝났으니까.. 에휴.. 앞으로 남은 당번 일 좀 안하면서 얼른 학교 끝났으면 좋겠다. 수업도 존나 지루해.
드르륵. 잠시 뒤쪽에서 의자가 바닥을 긁는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봤는데.. 어? 잠깐만. 아, 씨발. 저 새끼 왜 또 나한테 오는 거야..? 아니야. 쳐다보지 말자. 제발 나한테 오는 거 아니여라.. 제발.. 제발..
“저기.. 미, 미주야.”
씨발. 존나 욕 나오는 상황이지만 김윤기한테는 싫은 내색 보이면 안 되니까 표정관리 한 다음에 고개 돌려 웃어준다.
“응? 왜?”
“여기..”
갑자기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은 김윤기가 나한테 쇼핑백 하나를 건네는 게 아닌가. 뭐야 이거?
“이게뭐야..?”
“내가.. 너 생각나서 가져온 옷이야. 서, 선물하려고.”
“... 선물?”
으으.. 뭔가 불길한데. 이 새끼가 그렇게 여자 옷을 잘 고르는 센스 있어 보이는 애는 아닌데.. 하지만 굳이 선물이라고 얘기하니 거부할 수는 없다.
찜찜한 마음으로 쇼핑백을 펼쳐보니.. 응? 뭐야? 안에 아무것도 없는데? 뭐하는 거지?
“저기.. 이게 무슨..”
“어때? 이쁘지..? 착한사람한테만 보이는 옷이야.”
“이런 개..”
순간 입을 턱 틀어막는다. 후, 씨발. 좆 될뻔 했잖아. 김윤기한테는 절대 개새끼라고 욕하면 안 돼. 김윤기한테 개새끼라고 한 사람은 1년동안 김윤기의 개로 살아야 하잖아. 안 돼.. 참아야 해..
“그, 그렇구나. 고마워..”
“바로 입어줄 수 있지?”
“어!? 어.. 그, 그럼. 다, 당연하지..”
씨이이발.. 김윤기한테 옷을 선물받고 입어달라고 요구한 이상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이랑 바꿔 입어야 하잖아. 착한 사람한테만 보이는 옷? 장난하나..
하지만 아무리 장난같아도 그 요구에 응할 수 밖에 없다. 그게 당연하고, 그게 상식이니까. 좆같은 표정도 지을 수가 없다. 김윤기 앞에서 그런 표정을 지으면 이 새끼를 괴롭힌 게 되고, 맘먹고 신고하면 나는 평생 몸으로 갚으면서살아야 하니까..
억지로 웃음을 지으니 정말 얼굴 근육이 경련하는 것처럼 떨린다. 자리에서 일어나 뒤쪽으로 나가서 하나하나 교복을 벗어주는데.. 이 새끼는 뭐가 좋은지 존나 쪼개고 있는데.. 한 대 후려갈기고 싶네.
그러고보니 제대로 보이지는 않지만, 아까 속옷 얘기는 없었던 것 같은데. 그러면 속옷은 안 줘도..
“아. 거기 안에 보면 속옷도 있어.”
씨발. 기어코 죄다 벗으라는 거구만. 아까 접시할 때도 알몸이었긴 했지만, 그거는 그 때 뿐이었는데.. 이제는 내 옷과 속옷을 다 넘겨주고 이 보이지 않는, 아니 존재조차 안하는 옷을 입고 다니는 척을 해야 한다는 거잖아.
결국 입고 있던 모든 옷을 김윤기에게 넘겨주고 난 다음에 건네준 쇼핑백 안에 손을 넣어 보는데.. 휘휘 저어봐도 그거 공기만 가득할 뿐. 아무것도 없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직접 확인하니 더 좆같네.
하지만 나는 일단 옷과 속옷을 선물 받았으니, 허공을 집어서 무언가를 꺼내는 척을 한다. 보이지 않는 팬티가 있듯이 다리를 들어서 팬티를 입고, 브라 후크를 채운다. 여기까지는 그렇다 치는데.. 이 선물한 옷이 뭔지를 모르는데.. 셔츠인지, 맨투맨인지, 후드인지, 원피스인지, 아무것도 몰라서 어떻게 입는 척을 해야하나.. 잠깐 김윤기를 보는데..
“어때? 원피스 이쁘지?”
원피스구만. 에휴. 이 찐따같은 놈이 고른 원피스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존나 촌스러운 땡땡이 무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으.. 으응. 너무 예쁘다..”
나의 어색한 마임은 이제 원피스를 입으려고 소매 부분에 팔부터 집어넣는 척부터 시작해서 아마 여기쯤 있지 않을까 하는 쪽에 머리를 들이밀고 옷을 쭉쭉 내리는 척을 한다. 뭔가 급격하게 현타가 오기는 했지만, 이 정도만 해줘도 만족하지 않을까..?
“어.. 어때?”
일단 다 입은 것 같으니 김윤기에게 확인을 받아야한다. 손을 머리 뒤로 하여 올리고, 다리를 쫙 벌린 채 살짝 무릎을 굽혀서 가리는 부분이 없도록 전부 보여준다.
“우와.. 너무 예쁘다. 특히 가슴이랑 엉덩이가 가리는 거 없이 도드라지게 드러나 있어서 되게 좋고, 보지 부분도 뻥 뚫려 있어서 아주 실속 있네!”
... 미친. 그게 옷을 입은 거야? 말한 대로 상상해보니 그냥 전혀 가리지 않은 노출광스러운 옷차림일 거 아냐? 나는 그거보다 더 심한 알몸이지만.
“고.. 고마워. 나도 마, 마음에 드... 들어!”
진짜 너무 말하기 힘든 말이었다. 맘에 들기는 씨발.. 뭐가 있어야 맘에 들지.
“이거 받은 교복은 내가 가져갈게. 오늘은 그대로 집에 가면 되겠다.”
그러면서 옆에 둔 쇼핑백에 내가 벗어둔 옷을 넣고는 자기 자리에 가져다 놓는 김윤기. 으.. 씨발 새끼.. 이러고 집에 가라니.. 사람들이 존나게 쳐다보겠지만.. 어쩔 수가 없다. 옷을 선물 받았으니까..
속살이 전부 드러나서 조금 휑한 기분이 들지만.. 몸을 가려서는 안 되잖아. 바짝 서버린 유두에 스치는 차가운 기운 때문에 묘한 기분이 들지만, 일단 자리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아, 미주야! 잠깐만.”
또 나를 불러세우면서 돌아오는 김윤기. 헤실헤실대는 얼굴 보니까 죽빵 한 대 날리고 싶지만, 억지로 웃으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으, 응? 왜 그래..?”
“너무 예뻐서 그러는 데 사진 좀 찍어도 될까?”
아.. 아 존나 그 얘기만큼은 안했으면 했는데.. 기어코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구나. 빌어먹을. 순간 짜증이 확 치솟았지만.. 사진 찍는 걸 거절해서는 당연히 안 된다.
만약에 김윤기가 사진을 찍는다는 걸 내가 거절해버린 게 세상에 알려지면, 나의 초상권이 없어지고 내 방 구석구석에 몰카가 달려서 하루 종일 내 생활이 노출되어버리니까. 거기에 몰카에 내 알몸이라도 찍히게 되면 섹스를 위해 준비되었다는 신호로 해석되서 사람들이 쳐들어와서 나를 강간해도 할 말이 없게 되잖아..
그것만큼은 막아야지. 존나게 내키지는 않지만, 사진을 찍게 내버려둬야만 한다.
“그, 그럼. 어, 얼마든지..”
“고, 고마워 미주야. 그럼 잠시만..”
존나 신난 얼굴이 된 김윤기가 맨 뒤에 앉아 있는 배지윤에게 부탁을 한다. 그리고는 의자 하나와 가방을 들고 나한테 오는 그 놈을 보고서는 대충 어떤 사진을 찍게 될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의자를 내려놓고는 나에게 앉으라고 말해서 앉으니, 가방에서 매직을 꺼내 배지윤에게 주면서 말한다.
“미주 몸에다가 미주 이름이랑 나이. 사는 곳. 연락처를 똑바로 잘 적어줘.”
그리고는 휴대폰으로 나를 찍듯이 렌즈를 이쪽으로 향하게 하는 김윤기. 동영상인가..? 이후 찍을 사진에 내 인적사항도 같이 사진에 남기려는 모양이지. 존나 찝찝하지만 김윤기가 시키는 대로 해야하니 일단 배지윤이 적을 수 있도록 인적사항을 하나씩 불러준다.
“김미주.. 열아홉.. 연락처는 010-XXXX-XXXX.. 그리고 주소는..”
잠깐 나이를 말할 때는 아주 잠깐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다. 가슴부터 시작해서 또박또박 제대로 쓰려는 내용들을 적어나가는 배지윤. 차가운 매직펜이 몸을 슥슥 문지는 게 썩 기분이 좋지는 않은데..
내 인적사항을 내 몸에 다 새긴 배지윤이 김윤기에게 묻는다.
“다 적었는데.. 그 다음에는?”
“그 다음에는.. 일단 아랫배에다가 김윤기 전용자지케이스라고 적어주고..”
씨발... 나를 아주 자기 좆집으로 보는구만. 떨떠름한 기분이지만 배지윤이 내 아랫배에 또박또박 글자를 적는 모습을 지켜본다.
“자지.. 케이스..”
“언제든 질싸 OK! 라고도 적어줘.”
“언제든.. 질싸.. 오케이..”
요구사항을 입으로 말하면서 적어나가는 배지윤.
“그 다음에 보지쪽으로 화살표 하나 그려주고.”
스윽스윽. 거침없이 화살표를 그리는 배지윤.
“이렇게?”
“오. 좋아. 그리고 미주야. 다리 좀 위로 들어줄래?”
“... 이, 이렇게?”
“딱 좋아. 그리고 허벅지 안쪽에 바를 정자 한자로 한 3개만 그려줘. 두 개는 다 그리고 하나는 그리다 만 걸로.”
시발.. 바를 정(正) 3개..? 내가 무슨 창녀도 아니고 그렇게나 많이 먹힌다는 건가..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컨셉은 전부 원하는 대로 맞춰줘야 하니까..
“이제 끝?”
“음.. 이번에는 가볍게 이 정도로만 할게.”
이게 가벼운 낙서냐..? 씨발새끼.. 잠시 휴대폰을 만지던 김윤기가 다시 렌즈를 내쪽으로 향한다.
“바로 한 컷 찍을게. 미주는 다리 쫙 벌리고 보지 안쪽까지 잘 보이게 벌려줘.”
요청사항대로 다리를 쫙 벌려서 올린 후에 보지살의 양쪽을 잡아 옆으로 벌려서 내 구멍 안까지 잘 보이도록 한다. 그러자 김윤기는 무릎을 꿇고 몸을 숙이는데, 보지 근접사진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구도로 찍으려는 것 같다.
“오케이. 딱 좋다. 미주야 웃어야지!”
웃을 수가 없는 상황이지만 웃어야하므로 최대한 어색하지 않게 눈웃음까지 지으면서 활짝 웃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는..
찰칵!
휴대폰 촬영음이 들린다. 오늘 나는 내 인생에 있어 가장 굴욕적인 사진을 하나 남겼구나.. 수치심에 살짝 울컥할 뻔 했지만 그나마 이제 내 방에 몰카 설치될 일은 없다고 생각하니 다행스러운 마음도 든다. 그런데..
“으음.. 나쁘지는 않은데 몇 컷만 더 찍자.”
몇 장 더 찍자는 김윤기의 말에 불안감이 엄습한다. 이번엔 또 뭐를 시키려고..
“그래도 괜찮지 미주야?”
“응? 어어.. 그, 그럼. 원하는 만큼 찍어도 돼.”
“그러면 잠깐 일어나서 엉덩이 이쪽으로 돌려줄래?”
윽.. 어떤 사진 찍을지 대충 느낌이 오지만 일단 시키는 대로 일어나서 몸을 돌려서 엉덩이를 그쪽으로 향하게 한다.
“그리고 몸을 숙이고. 완전히.”
상체를 숙이면서 의자에 손을 댄다. 나의 부끄러운 부분이 적나라하게 김윤기를 향해 가리는 것 없이 드러나 있는 상황이라 뭔가 수치스러우면서 동시에 어떤 장난을 칠지 걱정이 되는데..
“미주야. 혹시 똥꼬로 해본 적 있어?”
“... 으응? 뭐, 뭐라고?”
“아날섹스 해본 적 있냐고.”
씨.. 씨발.. 그런 걸 왜 묻고 지랄이야.. 당연히 안 해봤지.
“아, 아니. 안 해봤어.”
“오케이. 그러면 지윤아. 여기 엉덩이에다가 항문쪽에 화살표 그려놓고 ‘김윤기 좆으로 개통 예정’ 이라고 써줘.”
어째 그럴 거 같더라.. 뭔가 왼쪽 엉덩이에 차가운 감촉으로 글씨가 쓰여지는 게 느껴진다. 감각에만 의존하니 뭐라고 글씨가 쓰여지는 지 제대로 알 것 같다. 애초에 듣기도 했지만..
“이렇게?”
“음.. 좋은데.. 오른쪽이 비어서 아쉽네. 뭐라 쓰지..”
뭘 꼭 써야 직성이 풀리냐.. 그냥 내버려 두면 안 되나? 저거 혼자서 지우고 있으면 현타 씨게 올 것 같은데..
“그냥 간단하게 육변기라고 쓰지 뭐.”
결국 내 위치는 변기까지 추락하는구나. 오른쪽 엉덩이에 육변기라고 적히고 나니 김윤기가 말한다.
“미주야 벌려줘!”
그 말에 양쪽 엉덩이를 잡고 쫙 벌려 항문주름까지 세세하게 나올 정도로 드러낸다. 그리고는..
“자, 찍는다. 똥꼬에 힘줘!”
그 말에 항문에 힘을 줘서 수축시키게 만드니, 찰칵! 소리가 들린다. 드디어 찍었다는 사실에 상체를 들어올려 몸을 쭉 피니 흥분된 모습의 김윤기가 찍은 사진을 나에게 보여준다.
“와! 미주야. 이거 봐봐. 사진으로 보니까 니 똥꼬 굉장히 쫄깃해 보이지 않아?”
남의 항문을 찍어놓고 쫄깃해보이지 않냐고 동의를 구한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바로 싸대기 날아가지 않겠어? 하지만..
“으.. 으응. 맛있겠네..”
“그렇지? 그럼 나중을 위해서라도 미주가 조금씩 풀어놓으면서 연습해놓는 게 좋지 않을까?”
“그.. 시, 시간되면..”
참아야 해.. 이런 좆같은 희롱도 참아내야 한다. 근데 시발... 착한 사람한테만 보이는 옷이라며. 이제 그냥 옷 얘기한 건 머릿속에서 싹 잊어버렸구만?
그래도 저렇게 좋아하니까 이 정도면 만족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미주야!”
“어!? 왜..?”
갑자기 초롱초롱한 눈을 빛내면서 나를 부르는 김윤기. 뭔가.. 쌔한 느낌이 드는데... 정작 김윤기는 존나게 활짝 징그럽게 웃으면서 말한다.
“같이 1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