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6화 〉일상 - 7
앉으라는 말을 들은 알몸의 새끼가 바보같은 표정을 지으며 앉더니 의자를 당겨서 누나 바로 옆으로 다가간다. 뭐야? 저 새끼. 왜 저렇게 가까이 앉아?
“야.”
불러도 이 새끼는 못 들은 건가 무시하는 건가. 계속 누나 가까이서 누나만 보고 있다. 거기다 은근히 시선을 아래로 훑는데.. 이 새끼 봐라?
“야!”
약간 소리 높여서 부르니 움찔하면서 그제야 멍청한 표정으로 이 쪽을 보는 새끼.
“너 자꾸 어디를..”
“왜 애한테 소리를 질러?”
한 마디하려고 했더니 오히려 가로막는 누나. 애라니.. 저런 놈이 무슨.. 순간 말문이 턱 막혔지만저 놈을 가리키며 다시 말을 꺼낸다.
“아.. 아니.. 저 새.. 아니 쟤가 일부러 누나 가까이 앉아서.. 막 누나 몸을..”
“저는 그냥..”
안절부절 못하는 그 놈을 누나가 보더니 다시 나에게 홱 고개를 돌려서 쏘아붙이듯이 말한다.
“그럴 수도 있지,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어..? 아니.. 어.. 누나는 저 새끼가 저런 짓을 해도 괜찮다는 건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둘을 바라보는데 저 새끼는 기분 나쁜 미소를지으면서 그 틈을 타 오히려 더 바짝 의자를 당겨앉는다.
날카로운 표정으로 나를 보던 누나는 오히려 그 놈에게는 다정하게 미소지어주며 묻는다.
“왜 가까이 앉은 거야?”
“저.. 그.. 누, 누나가 너무 예뻐서요..”
누나? 누우우우나? 이 새끼가 선배라고 하면 될 걸 어디서 친근한 척 누나야? 한 마디 더 하고 싶었지만 또 누나한테 한 소리 들을까봐 일단 가만히 있었다.
“정말? 누나가 이뻐? 고마워.”
“예, 예쁘기도 하신데.. 몸매도 진짜 좋아요..”
미간이 절로 찌푸려진다. 저 정도면 성희롱 아니야? 왜 누나는 가만히 있는 거지? 저런 말을 서슴없이 하는 놈보다 더 어이없는 건 누나의 반응이다.
“그래? 좀 더 자세히 볼래? 어디가 제일 좋아?”
그러면서 오히려 자켓을 벗는 누나. 지금 이게 어떻게 흘러가는 상황인지 감이 안 잡혀서 어안이 벙벙하다. 좀 더 블라우스 쪽으로 고개를 들이밀면서 얘기하는 저 새끼.
“누나는 다 좋지만.. 트, 특히 가슴이.. 진짜 좋은 것 같아요.”
“가슴? @@는 가슴 큰 여자 좋아해?”
“네.. 저는 가슴 크고 이쁜 여자만 보면.. 진짜 막.. 따먹고 싶어요..”
“이런 미친..”
나도 모르게 입에서 욕이 튀어나온다. 이 새끼가 아까부터..
“야, 김XX."
흥분한 나를 가라앉히는 듯한 차가운 말투. 누나가 나를 매섭게쏘아보며 말한다.
“욕하지마.”
기가 찬다. 저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성희롱하는 저 새끼는 괜찮고? 진짜 따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나를 째려보는 누나의 눈이 너무 매섭다. 일단 누나가 저렇게 반응하는 걸 봐서 한 번은 참아보도록 한다.
내가 깨갱하며 시선을 살짝 아래로 까니, 누나는 다시 그 놈한테 고개를 돌려서 다정하게 물어본다.
“그렇구나. 그러면 나도 따먹고 싶겠네?”
“누나가내 여자친구 였으면.. 진짜.. 매일 따먹었을 거에요..”
참자.. 참자.. 저런 병신같은 대화가 내 앞에서 펼쳐지고 있지만.. 일단은 참아보자.
“빈말이라도 고마워.”
“빈말 아닌데.. 저는 누나만 보면 존나 꼴려요.. 이거 보세요.”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서 빳빳하게 세워진 지 거시기를 누나 얼굴 바로 앞에 들이미는 새끼. 저, 저거 미친 새끼 아니야..? 아무리 누나라도 저런 건..
“와.. 엄청 빳빳하게 선 거 보니까 진짜네.”
대수롭지 않게 거시기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누나. 내.. 내가 지금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건가? 다시 자리에 앉은 이 새끼가 누나한테 얼굴을 들이대며 말한다.
“누, 누나.”
“응?”
“저.. 너, 너무 꼴려서 그런데 가슴 좀 만지면 안될까요?”
하! 너무 어이가 없어서숨이 튀어나온다. 누나가 오냐오냐해줬더니 저 새끼는 정도가 뭔지를 몰라. 누나가 그런 걸..
“그래. 만져.”
귀를 의심했다. 뭐, 뭐야? 누나 몸을 그렇게 쉽게 허락한다고?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양손으로 누나 가슴을 격하게 움켜쥐는 이 새끼. 처음에는 블라우스 위로 손을 꼼지락대며 만지더니, 자연스럽게 손을 내려서 블라우스 안쪽에 손을넣는다.
“야, 야! 너 적당히 좀..”
“너 오늘 왜 그래?”
허락도 안 받고 안쪽으로 손을 넣어서 제지시키려고 하니 갑자기 또 누나가 나에게 뭐라한다. 아니, 왜 나만 그래?
“아니 아까부터 누나야 말로 왜 그래? 쟤가 저렇게 가슴 만져도 괜찮아?”
“닳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민감해?”
다, 닳는 게 아니라고? 뭐, 다.. 닳는 건 아니라도.. 그게.. 하.. 그 사이에도 꾸준하게 가슴 만지작거리던 그 놈이 또 누나한테 얘기한다.
“누나.”
“응? 왜? 옷 속으로 만져도 돼.”
“아니요.. 그게 아니라..”
응? 아니야? 나도 당연히 그건 줄 알았는데.
“만지기 불편해서 그런데 옷 좀 벗어주세요.”
이제는 존나 당당하다. 허락을 받는 게 아니라 거의 명령이야. 너는 예의라는 게..
“아, 그래? 미안. 금방 벗을게.”
정말로 미안하다는 듯이 얘기하며 금방 블라우스를 벗어버리는 누나. 아, 아니.. 내가 누나 저거를 벗기려고 몇 달을 고생했는데..
그러자 드러나는 깨끗한 몸과 풍만한 가슴을 가리고 있는 검은색 브라. 하지만 그 브라는 얼마 가지 못해 누나 몸에서 떨어져야만 했다. 직접 벗었으니까.
생가슴. 내가 누나 처음 봤을 때 보인 게 가슴밖에 없을 정도로 누나는 가슴이 예쁘다. 음, 나도 여기서 누나 가슴을 보게 될 줄은 몰랐지만. 꼴리긴 하네.
근데 좆같은 건 그 예쁜 가슴을 만지고 있는 사람이 남자친구인 내가 아니라저 좆같은 새끼라는 거. 맨가슴이 드러난 순간부터 거의 달려들다 시피 가슴을 열심히 주물럭대는 새끼. 심지어 손가락으로 유두까지 꼬집어가면서 가지고 노는 수준이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쉽사리 납득을 하기 어렵지만 자꾸 태클을 걸 때마다 누나가 화를 낸다.왜지? 도대체 왜 누나는 남자친구인 나를 내버려두고 쟤를 더아끼는 거야?
멍청한 표정으로 입을 벌린 채 가슴 만지던 그 놈이 어눌한 말투로 또 얘기를 한다.
“누, 누나..”
“응?”
“키, 키스..”
“키스?”
키스? 이 씨발새끼가 보자보자 하니까 적당히를 모르네? 순간 한 마디 하려다가 누나의 말에 멈칫한다.
“키스는 조금 그런데..”
오, 뭐야? 저 새끼 온 이후로 처음 듣는 누나의 상식적인 말이야. 진짜 어처구니없게도 그 말 한 마디에 갑자기 희망이란 단어가 떠오를 정도야.
누나의 말에 약간 실망한 듯한 그 놈. 새끼야. 이제 니 수준을 알겠냐?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밀어붙이는 이 새끼.
“그러면 혀.”
“혀?”
“혀만 내밀어 주세요.”
미친놈. 키스가 안 되는데 혀를 내밀어 주겠..
“이허헤?”
눈앞에 보인 건 촉촉한 혀를 길게 내밀고 입 벌린 상태로 물어보느라 이상한 말을 하는 누나가 보였다. 아.. 아니, 그거는 아니잖아..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자기도 혀를 내밀고 누나의 혀를 끈적하게 휘감는 새끼. 알몸의 남자와 상반신 누드의 여자가 가슴을 만지며 혀를 열심히 얽고 있는 모습. 이게 현실이야?이게? 이런 미친 상황이?
처음엔 가만히 당하고 있던 누나도 점점 혀를 움직이더니 눈을 감고 혀의 움직임에 집중하더니 심지어 저 새끼 혀를 빨기까지 한다.
“뭐하는 거야!!”
참았던 것이 폭발했다. 일어나면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른다. 도대체 내 눈 앞에서 둘이서 무슨 짓거리를 하는 거야?
“너 오늘 왜 그래?”
그러자 누나도 혀를 떼더니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를 바라본다. 놀라운 건 그 와중에도 그 새끼 손은 누나 가슴에서 떨어지지를 않았다.
“왜 그러냐니. 내 앞에서 둘이서 그러고 있는데!”
“어. 아니, 우리가 뭐 이상한 거 하고 있어?”
“아니, 내 여자친구가 이런 곳에서 다른 남자한테 가슴 만져지면서 키스를 하고 있는데!”
“키스 안 했잖아.”
“아니 그게 키스가 아니면 뭐야 도대체?” “혀만 썼는데 왜 그게 키스야?”
“가슴 좀 빨게요.”
“어.”
서 있는 우리 사이로슬며시 들어와서 얼굴을 누나 가슴에 파묻고 쪽쪽 소리를 내며 젖을 빠는 이 새끼. 이게 이상한 게 아니라고? 어이가 없어서말문이 막히니 누나가 당당하게 얘기한다.
“아니 그럼 너도 하던가!”
내가? 저런 짓을? 여기서? 아니, 그건아니지. 저 새끼가 이상한 거지, 나도 이상해지고 싶은 건 아니라고. 대답을 못하고 가만히 있는데 누나 눈썹이 조금씩 움찔움찔한다. 서.. 설마, 느끼는 건가?
“고작 이런 걸로 소리까지 으읏.. 지르는 걸 보니어처구니가 없다 정말. 하아..”
와, 미치겠네? 내가 왜 이런 소리까지 들어야 하는 거지? 그것도 내 앞에서 가슴 빨리면서 그런 소리를 해? 존나 당장이라도 저 좆같은 놈을 누나한테서 떼어내고 싶은데.. 몸이 안 움직인다. 미치겠다 정말.
차가운 기류가 흐르는 우리 둘 사이에 들리는 소리라고는 이 새끼가 열심히 쪽쪽 거리며 빨아대는 소리뿐이었다. 그러더니 가슴에서 고개를 떼고 우리 둘을 바라보며 말한다.
“일단 앉아서 얘기하시죠.”
시발. 다 너 때문이라고 지랄하고 싶은데, 일단은 앉아서 감정을 좀 삭혀야 할 것 같다. 입술을 깨물며 다시 자리에 앉으니 누나도 천천히 자리에 앉는다. 근데.. 왜 너는 안 앉냐?
이 새끼는 그저 누나 옆으로 돌아가서 그 좆같은 새끼의 좆이 나한테 보이게 만들었을 뿐이었다. 더욱 단단해진 상태의 거시기로 누나 볼을 누르면서 얘기한다.
“누나.”
“응?”
“저 너무 꼴려서 그런데 좀 빨아주시면 안 될까요?”
“적당히 좀..”
“빨아주는 건 안 돼.”
안 돼? 지.. 지금 안 된다고 말한 건가? 정말? 아까 키스랑은 달라. 이번엔 확연하게 안 된다고 말했어.
“그러면 혀라도..”
“이번에는 혀도 안 돼.”
뭐지? 나랑 한 번 말다툼한 다음이라 그런가?그래서 나를 생각해서 거부를 하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고싶어. 제발 이제 이런 병신짓은 그만해도 되잖아?
“저 진짜 꼴려서 그러는데..”
“미안해. 입으로는 안 돼.”
세 번. 세 번 거절했다. 이 정도면 드디어 누나가 정신을 차린 거구나. 진짜 너무 당연한 행동인데도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하아아...
저 병신 같은 놈 얼굴을 보니 꽤나 풀이 죽은 모습이다. 새끼, 어디 씨발 남의 여자친구한테 입으로 펠라를 받으려고 해?
“그러면.. 누나 입으로는 안 된다는 거죠?”
“응.”
그래, 여기까지 벌어진 일이니. 최대한 넓게 생각해서 이해는 해 줄게. 이제 그냥그만 좀..
“그러면 아랫입은요?”
... 뭐? 아랫입? 아랫입이 뭐야?
“아랫입이 뭐야?”
“누나 아래에도 입 있잖아요.”
저 새끼 무슨 소리 하는 거지? 아래에 무슨..
씨발. 서, 설마?
“보지?”
“네. 보지요.”
아냐. 펠라도 안 되는데 섹스는 절대로 안 되겠지. 여기서 그만두라고 소리치고 싶은데.. 이제서야 깨달아버렸어. 저 새끼 저러는 동안 화는 나는데.. 내 거시기도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는 걸.
이런취향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나보다 훨씬 못난 저런 새끼한테 이렇게 무기력하게 따먹히는 걸 봐야한다니.
흐음.. 소리를 내며 고민하는 누나. 아니, 이런 거 고민하지를 마.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좆같음과 꼴림이 공존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고민의 결과를 내놓는 누나.
“그럼 이렇게 하자.”
“어떻게요?”
“아랫입으로 하되, 싸는 건 윗입에다가.”
가슴이 조여드는 것 같다. 답답해서 미칠 것 같은데, 내가 이걸 꼴려한다는 걸 인지한 순간부터 섣불리 나설 수가 없다.
누나가 의자에 기대서 반바지를 벗고, 곧바로 이어서 팬티까지 벗어버린다. 거뭇거뭇한 털과 함께 드러난 누나의 속살. 젠장, 제발.. 제발 누군가 말려줬으면 좋겠어.
누나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의자를 잡고 다리를 벌린다. 그리고 그 놈은 원래 알몸이었으니 누나의 뒤로 다가가 거시기를 잡고 조준을 하고 있다. 하.. 하지마..!
띠링. 그 순간.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오는 누군가에게 섹스 직전인 두 명의 시선이 쏠렸다. 나 역시 고개를 돌려 그 쪽을 바라보니.. 민서! 민서다!
처음 들어온 순간부터 놀란 표정이었던 민서가 우리에게 빠르게 다가오더니 누나에게 묻는다.
“수, 수빈 언니. 지금 뭐하는 거야?”
“응? 아니 @@가 너무 꼴린다고 보지 좀 쓰고 싶다고 해서.”
“세상에.. 언니, 제정신이야?”
미, 민서야.. 정말 제때 잘 와줬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타이밍과 민서의 상식에 감사하고 있으니, 민서가 들고 온 가방을 뒤적거리면서 중얼거린다.
“미쳤어 정말.. 어쩌려고..”
근데 뭐지.. 뭐지 이 불안감은..? 정작 저 새끼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인데..?
서, 설마...
그리고 설마가 사람잡듯이 민서가 가방에서 무언가 하나를 꺼내 우리에게 보이며 당당하게 말한다.
“콘돔은 써야 할 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