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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화 〉일상 - 1 (90/132)



〈 90화 〉일상 - 1

한층 뜨겁던 여름의 햇볕이 조금 사그라든 토요일 점심시간 즈음. 이 곳은 내가 자취하고 학교 다니던 @@시에서 조금 떨어진 광역시. 사람이 몇 배나 많은 큰 도시의 번화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항상 많은 인원이 함께하는 만남의 광장. 그리고  곳 한가운데 내가 서있다.

많은 사람들이 내 주위를 무심히 스쳐 지나가는 것을 조용히 주위를 둘러보며 평화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리고 서서히 양팔을 들어 가로로 펼쳐보았다. 뭔가 낯설게 보일 수도 있을 법한 나의 행동에도 행인들은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조용히 방향을 틀어 내 팔을 피해 지나간다.

짜릿함이 몸을 스친다. 하지만, 이 짜릿함은 앞으로 내가 벌일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 뻗은 팔을 천천히 가져와서 티셔츠 아래 부분을 잡고 힘차게 들어올려 벗어버린다. 당연히 맨살 그대로 드러난 나의 상체. 피부를 따갑게 쏘이는 햇빛과 미묘하게 후덥지근한 바람이 내 몸에 털을 간질이는  같다.

갑작스러운 탈의에도 주위는 평소와 전혀 다름없는 북적이는 주말의 모습이다. 여기서  한 번, 짜릿함이 드러난 등골을 스친다.

그리고 천천히.. 입고 왔던 밴딩 반바지를 스르륵 무릎 아래로 내려서 벗어버린다. 그리고 굽혔던 몸을 피니 이번에는 허벅지 위로 소름이 쫘악 끼친다. 긴장과 설렘으로 입술이 조금 떨렸지만, 마치 주위 사람들의 눈에는 내가 비치지 않는 것처럼 평온하다.

시선 아래로 보이는 건 내가 몸에 걸치고 있는 유일한 의류인 팬티와 양말도 없이 신고 있는 슬리퍼가 전부다. 벗어놓은 옷은 이미 가져온 가방에 대충 쑤셔넣는다. 윽, 팬티 속에서 거시기가 매섭게 솟구쳐서 얼른 꺼내달라고 난리다.

마지막으로 팬티 양쪽을 호기롭게 잡았으나, 손이 쉽사리 내려가지 않는다. 입술이 바짝 마른다. 아무리 머리로는 괜찮을 거라고 안심시켜도, 몸으로 느끼자니 머뭇거리는 내 자신이 옆에 건물 유리를 통해 보인다.

괜찮아. 괜찮을 수밖에. 이미 설정을 다 해놨는걸. 자, 조바심내지 말고 한 번에.. 한 번에 가자.. 이렇게 몇 번이나 되뇌고.. 그리고..

입술을 앙 다물고 단번에 빤스를 발목까지 내리고 발을 들어 몸에서 빼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몸을 일자로 세우니, 나의 거시기가 새롭고 낯선 환경에 인사를 나누기 위해 더욱 견고하게 서있었다.

아, 이게.. 이게 살아있음이구나..

뭐, 말로 존나 길게 풀어쓰자면 여기까지고. 정확하게 말하면 광역시 번화가에서 완전 전라노출인 상태지만.

이렇게 파격노출을 하게  계기를 찾으려면 어제로 돌아가야한다. C가 예상치 못한 취향고백과 함께 취향의 그녀와 아다를 떼러 나갔고, A에게 섹스권을  이후에 문득 든 생각이 발단이었다.

내가 MC에 처음 눈을 뜨게 된 건 뭐 알다시피 군대에서다. 군대에서부터 시작해온 MC에 대한 갈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잖아. 뭐, 그것까진 좋다 이거야. 덕분에 지금 매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으니까. 근데 내가 원하는 대답은 이런 게 아니라는 거지.

Mind Control 이라는게 사람 마음을 조종하는 건데, 사실 섹스의 본질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거잖아? 엄밀히 따지고 보면 세상에 있는 야동이나 성인 자료들의 대부분 장르를 MC능력으로 만들  있다는 거지. 하지만 기왕 이런 엄청난 능력을 얻었는데, 당연히 MC가 아니면 안 되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어?

처음 보는 여자 따먹는 것만큼 비현실이 어디 있겠냐 하겠지만, 뭐 불가능한 일은 아니니까.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이 이미 AV로 나왔을 거고.

이런 잡다한 생각을 하고 있으니 옆에서 아주 소중하게 섹스권을 주머니에 넣은 A가 말을 건다.

“뭔 생각하냐?”
“어? 어어..”

기왕 생각난 김에 얘한테도 물어보자.

“야, 가장 비현실적인 야동이 뭐라고 생각하냐?”
“갑자기 뭔 뜬금없는 소리야?”
“요즘 뭔가 레파토리가 떨어진 느낌이었는데, C의 혓바닥이 갑자기 초심을 찾게 만드네.”
“그거랑 그거랑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는데.. 글쎄.. 비현실적인 야동?”

물론 야동을 배우보고 고르는 일이 많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도 스토리로 구분하니까. 지금의 나는 배우 걱정이 전혀 없잖아.

흐음.. 비현실.. 뚱뚱한 남자가 존나 멋진 여자랑 뜨는 거? 그것도 뭐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조금 다르고.. 치한한테 꼼짝도 못하는 거? 그것도 나름..

“아!”

곰곰히 생각하다가 문득 생각이 났는지 A가 손가락을 튕기며 얘기한다.

“시계.”
“응? 시계?”
“그거 있잖아. 인터넷에서가끔 개그로도 써먹는 그거. 시간을 멈추는 시계.”
“... 아!”

오랜만에 생각나네. 나도 봤지  야동. 누르면 시간이 멈춰서 여자들을 마음대로 하는 그 시계. 여자 배우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는 게 오히려 꼴렸어. 물론 세트랑 상황 같은 건 조금 허접했지만.

“그거 시리즈로도 존나 나왔잖아.”
“명품 시계지. 파텍필립을 줘도 안 바꿀듯.”
“근데 그것도 존나 재밌겠다.”

그래, 재미있긴 하겠지만.. 내 능력이 실제로 시간을 멈추게 하지는 않잖아. 그렇다고 일부러 멈추게 하는 것도 조금 애매해. 일부분만 멈추면 뭔가 혼란이 생길지도 모르고. 전체를 멈추게 하기에는 나는 사람만 조종할 수 있으니 대참사가 생길수도 있다.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뭔가 목석같은 여자들을 물고 빨고.. 조금 더 생각하는 와중에 어!  그게 떠오른다.

존재감!

존재감을 지우는 망가 있었잖아. 세상은 그대로 흘러가는데, 세상 사람들은 주인공이 보이지도 않고, 존재감도 느끼지 못해서 무슨 짓을 해도 여자들이 전혀 반응이 없어서 오히려 더 꼴리던 그 망가.

오오.. 그래.. 그거는 가능할 거야. 생각해보니 아까 진희 고년으로도 테스트 해봤잖아? 대충 설정은 이렇게.. 요렇게.. 해놓으면.. 오!

“... 느낌 왔다.”
“어떻게? 가능하냐 그것도?”
“아니, 그건 아니고 다른 내용인데..”
“뭔데?”
“일단은 내가 먼저 내일 테스트 해보고  다음에 알려줄게. 조금만 기다려.”
“음.. 그러시던가..”

생각만 해도 거시기가 벌떡한다. 3일 동안이나 참아온 녀석인데, 당연히 망상만 해도 터질 것 같지.

하지만 이왕 여기까지 참았으니, 내일을 위해 조금만 더 버텨보자. 나는 원래 맛있는 거는 제일 마지막까지 남겨놓고 나중에 먹는 스타일이거든. 게다가 이런 투명인간 스타일은 MC물 보면서 몇 번 보긴 했지만 꽤나 마이너해서 그런지 자주는 못  분류에, 스케일을 키우지 않으면 절대 해보지 못 할 모두가 꿈꾸는 상황이니까.

그리고 이런 내용은 술이 가득한 이런 저녁 길거리 말고, 모두 말짱한 낮이 더 재밌을  같아. 마침 내일이 토요일이기도 하고, 슬슬 스케일도 키워봐야 하니 옆에 있는 ##광역시로 가서 해봐야겠다.

일단 내 성욕부터 묶어놔야겠군.

「성욕이 생겨서 섹스나 자위로 사정하고 싶어하는 정도」 - 0
‘내일 08:00에 해제’ - ON

좋아, 됐다. 존나 망설임 없이 해버리니 거시기가  쓰러지네. 이제 여기 있어봤자 재미도 없을  같고, 내일을 위해 체력을 충전해야겠다. 집에나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A에게 말한다.

“야, 나 그냥 들어간다.”
“어? 갑자기? 왜? 여기는 어쩌고?”

A의 말에 가게 드림창을 가져와서 하나 추가한다.

[가게에서 나가면 여기 가게에서 있었던 이벤트 및 성적인 행동들을 기억하지 못함] - ON

“대충 여기 나가면 다 잊어버리게 했으니까, 오늘부터 그거 이용해서 내 눈치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
“오.. 그, 그럴까?”
“간수 잘하고. 악용하지 말고. 하는 거 봐서 잘하면  하나 더 추가해줄 테니까.”
“어? 칸? 칸은 왜?”
“칸 하나 더 늘어나면 뭐가 좋을까? 생각해봐라.”
“어.... 아! 오오..”

그제야 이해한 A가 꾸벅 고개를 숙인다. 새끼, 이해가 느리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너무 열심히 할 필요는 없고 적당히 잘 쓰시고."

 말을 끝으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아직 한창 무르익을 시간대라 그런지 거리가 시끌시끌하다. 이미 나는 성욕을 묶어버린 상태라 자유롭게 거리를 쏘다니는 여자들을 봐도 꼴리지도 않고, 굳이 이걸 풀어버릴 생각은 없어. 하지만, 내일 벌어질 상황이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은 남아있지. 흐흐.

결국 방으로 돌아가서 히토미를 켜고 관련된 망가를 다시 한  복습하면서 내일 추가할 드림창 내용을 조금씩 수정하고 나서 일찍 잠에 들었다.

그리고 다시 알몸의 내가 번화가 한 가운데에서 나체로 서있는 지금으로 돌아온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이 곳에서 내가 전라를 노출해도 아무 일도 없는 이유. 뭐긴 뭐야, 드림창 때문이지. 어흑 사랑해.

어제 단순히 존재감만 지우고 나에 대한 관심도를떨어트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내가 안 보이면 이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무자비한 어깨빵을 존나게 갈겼겠지. 하지만 사람들은 평소 사람들을 지나치는 것처럼 몸을 살짝 틀어 나를 비켜간다.

그래, 이것이 어제 내가 고심한 드림창 항목의 결과. 사람들에게서 나의 존재감을 지우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부각되게 만들었다. 뭔가 말이 이상하지만, 설명해보자면 간단하다.

나를 지나치는  사람들은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러나 나의 존재감을 ‘사람’ 정도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길바닥에 흔히 굴러다니는 돌멩이만도  한 정도로 관심을 주고 있지 않는 것.

그래, 핵심은 그거다.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전혀 신경을 안 쓰는 것. 이것이 존재감을 지우는 것의 상위호환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기 때문에 추가한 드림창 내용은 이렇다.

「내가 서 있는 위치와 자세, 행동, 대화  나의 존재감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정도」 - 10
「내가 어떠한 행동을 해도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신경을 쓰지 않는 정도」 - 10
「나와 하는 모든 성적 행위는 아주 당연하며 전혀 거부감이 생기지 않는 정도」 - 10

내가 여기서 존나 추하게 춤을 춰도, 딸딸이를 쳐도, 하다못해 똥을 싸도 사람들은 전혀 관심이 없다. 이것이 첫 번째. 그래도  정도로만 끝내면 전혀 재미가 없지.

순간  눈에 약간 멀리서 이쪽으로 걸어오는 멋진 언니가 보인다. 어깨를 드러낸 흰색 오프숄더와 함께 풍만해 보이는 젖을 조금 출렁거리며 다가오는 여자. 오늘의 첫 번째 장난감이구나. 오우, 옆에는 남자친구인가? 키도 크고 잘생겼네.

방향을 틀어서 그 커플이 지나가려고 하는 곳에 미리 자리를 잡고 서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다가와서 자연스럽게 나를 비켜가려고 하는 와중에..

“멈춰.”

둘을 멈춰 세운다. 그 말에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의 발이 멈춘다. 급하게 멈춘 것도 아니고, 마치 자연스럽게 처음부터 그 자리에 서 있으려고 했던 것처럼 멈춰 있지만, 대화는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래, 이게 다른 투명인간 분류와는 다른 점이다.

「나의 명령을 들으면 그 내용을 원래부터 하려고 했었다고 생각하면서, 아무런 부자연스러움도 느껴지지 않는 정도」 - 10

방금 전 얘기했던 존재감에 대한 내용을 살리면서,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만들기 위한 항목이다. 안 그러면 계속 쫄래쫄래 뒤따라가면서 하거나, 아니면 강압적으로 멈추게 만들어야 하니까.

그리고 천천히 여자에게 다가간다. 가까이 가서 보니 오프숄더가 얇은 건가, 아니면 원래 시스루 느낌인 건가. 안에 검은색 브라가 묘하게 눈에 들어온다. 이러나저러나 미드가 묵직한 건 변함없지만.

손을 뻗어 어깨 살짝 아래에 걸려 있는 오프숄더를 그대로 아래로 내린다. 가슴 위쪽부터 천천히 살색이 드러나기 시작하더니, 둔덕에서 살짝 걸렸지만 쑥하고 내려간 뒤에 모습을 보이는 먹음직스러운 젖을 감싼 검은색 브라.

너무나도 당연하겠지만, 나체의 남자가 낯선 여자의 가슴을 드러내게 만들어도 사람들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제 갈 길을 가기 바쁘다. 뭐, 이거는 몇 번 해봐서 쉽잖아. 여기 거리 전체에 설정을 해놨거든.

「## 거리에서 어떠한 성적 행위를 보거나 당해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정도」 - 10

처음에는 내가 한 행위만 설정을 하려다가 너무 제한하는  같아서 전부로 해버렸다. 이미 커진 스케일이니까 마음대로 하는 거지.

게다가  여자는 내가 자신의 옷을 내리고 브라를 위로 올려 가슴을 만지고 있는 데도, 처음 아주 잠깐의 시간 동안 나를 슬쩍 본 후에 계속 옆에 있는 남자와 시선을 맞추고 있다. 하긴, 가만히 서 있는데 굳이 앞을  필요가 없지.

하아.. 그래. 이거야.지금까지 능력을 써왔을 때는 항상 여자들의 리액션이 항상 뒤따라 왔잖아? 그런데 지금은 전혀 관심 없다는 듯, 아니 아예 벌어지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듯 쳐다보지도 않는 이 상황. 굉장히 비일상적인 행동이라는  절실하게 느껴져서 살짝 몸이 떨렸다.

젖탱이 열심히 주무르며 거시기를 바짝 세우고 있다가, 왼손으로 슬쩍 뒷목을 잡고 천천히 끌어당겨 입을 맞춘다. 입술 주변을 빨며 입 안에 혀를 집어넣어도, 여자는 나와 눈조차 마주치지 않고 나의 구애를 묵묵히 받고 있었다. 아.. 이 묘하게 차가운 태도. 맘에 들어.

하지만 적어도 키스는 혀가 얽혀야 맛이지.살짝 고개를 떼고 여자를 보며 말한다.

“내가  넣으면 같이  돌리면서 섞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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