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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5화 〉당첨 - 2 [친구등장] (85/132)



〈 85화 〉당첨 - 2 [친구등장]

그럼 그렇지. 존나 순수한 의도로 우리에게 밥을 살리가 없지. 혹시나 이 새끼가 드디어 제대하더니 철들었나 생각했던 내가 바보다.

기쁜 마음으로 뷔페에 왔지만, 눈 앞에 펼쳐진 것은 존나 자랑하듯이 꽁냥대는  남녀의 애정행각. 그것도 그리 맛있지도 않은 초밥을 씹으면서 봐야하니 이것  고역이 따로 없었다.

그래도 예의상 축하의 말도 건넸고, 어떻게 만났는지나 뭐가 좋은지  듣기 싫은 오그라드는 말까지 들어가면서 분위기 좋게 만들어주려고 노력했다.

사실 여자쪽은 뭐.. 우리가 최근 들어서 눈이 매우 높아진 것도 있지만, 그걸 감안해도  당기는 여자는 아니었다.

키는 적당한데, 약간 통통한 편에 튀지 않는 외모. 나이는 우리보다 두 살 어리고. 우리 애들이라 감싸주는 것 제외하고도, 지금 만난 여자 중에 가장 낮은 수준.. 이라 하기 뭐하지만 아무튼 정화가 그냥 이길 정도다. 가슴부터 그냥 개바르니까.

하지만 뭐, 우리가 먹을 애도 아니니 굳이 나쁘게 얘기할 건 없으니까 속으로만 생각하자.

그래서 A랑 최대한 분위기 맞춰주고 이따가 애들 불러서 떡이나 쳐야지.. 하는 생각을 하며 어찌저찌 배만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C의 여자친구가 화장실로 잠시 자리를 비우니, 드디어 이놈이 본색을 드러냈다.

“니들은 뭐 여자친구 안 사귀냐?”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다이렉트로 치고 들어오는 C. 순간 A와 나 둘 다 멈칫했지만, 나는  거 아니라는 듯이 넘겨버렸다.

“그게 마음먹은 대로 됐으면 이 시간에 니랑 같이 여기 있겠냐?”

약간 울분이 담긴 듯이 얘기하는 A. 예상했던 대답인지 자신있게 들이대며 C가 말을 잇는다.

“하.. 니네 제대한지 지금 몇 개월째인데 언제까지 그렇게 지내려고?   봐라. 나는 말년휴가 때 나와서 소개팅까지 하면서 만들었는데.”
“니 잘났다 새끼야. 됐냐?”
“니들 그렇게 언젠가는 생기겠지.. 하는 마음으로 지내다가 진짜 마법사 될 수도 있다니까.”

이 놈 봐라 이거. 어떻게 여자친구  번 사귀어봤다고 존나 가르치려고 드네. 떨떠름한 표정으로 C를 보니 우쭐한 모습으로 우리를 둘러본다.

“니들 뭐.. 아직 섹스도  해본 아다잖아?”

어라? 이거 봐라? 아다라는 말에 순간 부정하려던 A가 그 말을 다시 삼킨 후에 얘기한다.

“너도 아다잖아, 병신아.”
“나야 뭐 이제 시간 문제 아니겠냐.”

 새끼 이거 여기서 지만 아다인 주제에 존나 나대는 거 봐. 오늘따라 왜 이리 재수없지?

“망상 자제해라.”
“하.. 니들 못 봤냐? 여기 옆에서 얘가 나 보는데  떨어지는 거?”

니가 진짜 꿀 떨어지는 걸 못봤구나. 나는 며칠 전에 봤는데. 아들이랑 섹스해주는 젊은 엄마한테서.

“니가 콩깍지가 제대로 씌였구나.”
“너희들도 곧 알게 될 거다. 이 기분 좋은 시선을.”

하.. 이해해주자.  그래도 허세끼 있는 놈이 모쏠아다라고 알고 있는 친구들 앞에서 존나 나댈 생각에 얼마나 기대했겠냐. 그러니까 이 놈이 밥을 사지.

A랑 눈이 마주치고, 그냥 좋을 때니까 내버려두자는 내 눈빛을 읽었는지 대충 살짝 고개 끄덕이면서 접시에 있는 맛 없는 생선살 올라간  덩어리를 비운다.

여기 그래도 예전엔 괜찮게 먹었는데, 요새 눈 뿐만 아니라 입맛도 엄청 올라가서 그런가보다. 아니면 여기가  없어졌거나.

그러다가 다시 C의 여자친구가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방금까지 콧대 높게 나대던 C가 존나 눈쌀이 찌푸려질 정도로 애교 있는 표정으로 여자를 반겨준다.

아오 씨발. 저 멀대같은 놈이 존나 아양떠는 모습 보니까 울렁거린다 야. A 못지 않은 섹무새가 이런 모습을 보이니  거북하네.

얼른 먹고 일어나야지.. 하는데 갑자기 C가 여자에게 말을 꺼낸다.

“자기야. 혹시 자기 친구들 중에 소개 시켜줄만한애들 있어?”
“응? 소개? 갑자기 그건 왜?”
“아아. 여기 앞에 애들이 아직 여자친구가 없어서.”

그래.. 그래도 우리 챙겨주려는 마음에 생각해서 얘기는 한 것 같으니까. 대충 넘기려고 했다.

근데 그 순간 여자의 눈이 빠르게 우리를 위아래로 스캔하더니, 약간 당황한 말투로 얘기한다.

“그.. 어.. 우, 우리 애들 다 남자친구.. 있어.”

왜 말까지 더듬으시나. 우리도 필요 없거든요? 어, 뭐 개쩌는 여자라면 우리 단톡에 넣어줄 생각은 있지만.

“그래? 아쉽넹.”
“에이.. 두 분 다 좋으신 분들이니까 금방 만드시겠지.”

아.. 뭐지. 내가 무슨 영광을 누리겠다고 이 곳에 나와서 이런 소리를 듣고 있을까. 평소대로였다면 애들 불러서 끼고  마시면서  발 뺐을텐데.

에휴, 오줌이나 싸고 와야겠다.  화장실 간다고 하고 잠시 빠져 나오니 A도 슬쩍 같이 나온다. 소변기 앞에서 오줌 싸는데 A가 한탄을 하며 얘기한다.

“여기 왜 나왔냐 우리.”
“그러게.. 그냥 빨리 먹고 가자.”
“야 근데 아까 그거 봤냐?”
“뭐.”
“그 여자가 우리  스캔하더니 막 말 더듬는거?”
“그거야.. 당황해서 그런 걸수도 있지.”

A도 그거보고 약간 마음 상했나보다.

“그래도 C가 생각해서 얘기해준 거 아니겠냐.”
“그렇겠지..? 에휴, 자리가 불편해서 괜히 이상한 생각만 드는 것 같다.”

음.. 괜히 찜찜한 상태로 있는 것보다 확인 한번 해보는 게 낫겠지. 오줌 다 싸고 털면서 A한테 얘기한다.

“그럼 한번 확인해보던가.”
“응?”
“우리 없을  쟤네 뭔 얘기하는 지 확인해보자고.”
“어떻게?”

 대충 물로 씻어내고 얘기한다.

“우리인식 못하게 만들어서 확인해보지 뭐.”
“오.. 그런 것도 돼냐?”
“이 녀석은 안 되는 게 없지.”

드림창을 켜서 C랑 여자친구를 추가하려다가.. 어.. 걔 이름이 뭐였지?

“야. 걔 여자친구 이름 기억나냐?”
“어.. 아까 들었는데 까먹었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에이 모르겠다. 그냥 범위 설정으로 뷔페 전체를 지정했다. 그리고 능력 설정은 요렇게.

「나와 A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함」 - ON
「나와 A의 대화를 전혀 듣지 못함」 - ON

이거 쓰는 것도 며칠만이군. 설정을 마치고 드림창을 내리니 A가 묻는다.

“다 했냐? 이제 나가봐도...”

그 순간 밖으로 나가려던 A를 지나 안으로 들어온  남자. 어? C네.

“어? 뭐야,  새끼들 어디갔지?”

우리를 앞에 두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소변기로 다가가는 C. 그 모습을 보고 A가 나에게 엄지를치켜세우더니, 밖으로 나간다.

둘 다 천천히 지나가면서 자리로 돌아갔다. 사람들은 우리를 인식 못하겠지만, 카메라는 확실히 찍고 있겠지. 그래서 엉큼한 손짓은 자제했다.

자리로 돌아가니 C 여자친구는 열심히 카톡을 하고 있었다. A는 자리에 앉았는데, 나는 카톡 내용이 궁금해서 슬쩍 뒤로 돌아갔다.

음,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여자들만의 단톡방에서 나랑 A를 까고 있었다. 그래, 좀 당황스러웠겠지. 쪼금 열받지만 최대한 이해해주려고 했어.

그런데.. 어라?   봐라..? C를 왜 이렇게 욕하는 거야? 점점 뒤에서 읽다보니.. 점점 수위가 쎄진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봤는데 생각보다 수위가 쎄서 표정이 구겨진다. 자리에 있던 A도  표정이 점점 심각해지는 걸 보더니 물어본다.

“야,  그러냐?”
“... 이리  와봐.”

A가 갸우뚱한 표정으로 일어나서 내 옆으로 온 후에, 이 년이 하는 카톡을 보더니 입에서 씨발 소리가 절로 나온다.

뭐? C 존나 모쏠아다새끼라 조금만 잘해주면 좋아 죽어서 다 갖다 바쳐? 초밥 먹자니까 고작 뷔페 데려오는 수준? 친구라고 데려온 놈들 수준도 보니까 그놈이 그놈이라고?

그리고 마지막.. 다른 괜찮은 남자 사귀기 전까지 뽑아먹을 거 뽑아먹고 버린다는 내용을  순간 A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온다.

“이런 미친년이!”

그리고 그대로 뒤통수를 후려갈기니 딱! 하는 경쾌한 소리가 들렸다. 이 년은 존나 놀라서 화난 표정으로 뒤를 돌아봤는데, 갑자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뀌는 여자.

여자는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상태로 머리를 감싸쥐며 주위를 둘러본다. 당연히 우리 밖에 없으니 보일리가 없지. 일단 흥분한 A를 진정시키고 뒤로 물러난다.

아직도 분이 안 풀린 A가 씩씩 거리면서 그년을 가리키며 얘기한다.

“저 씨발년 말하는 꼬라지 봤냐?”
“야야. 진정해.”
“아니.. 미친. C 저 새끼는 저런  뭐가 좋다고 사귀냐?”
“우리도 능력 쓰기 전까지는 몰랐잖아. 일단 진정해봐.”

크게 한숨을 쉬면서 화를 삭히려고 하는 A. 나 역시 열이  받은 것은 아니야. C가 존나 우리 앞에서 자주 깝치기는 해도, 저런 년한테 상처받을 바에야 미리 떼놓는 게 낫지.

생각을 해보자. 어떻게 하면 좋을지. 턱을 괴고 생각하던 와중에 C가 화장실에서 나오는 걸 보는데, 그 옆에 확실히 어느 정도 예쁜 여자가 거의 나란히 걸어오다가 옆으로 빠진다.

순간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C에게 사실을 알려주는 대신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여자에게 좌절감을 안길 수 있는 방법이.

같이 이쪽으로 다가오던 C를 쳐다보던 A에게 말한다.

“야, 내가 지금 떠오른 게 하나 있거든?”
“... 어? 뭐가?”
“저 년을 아주 정성스럽게 엿 멕일 수 있는 방법.”
“오, 뭔데?”
“일단 쌔끈한 여자가 필요해. 많으면 좋아. 우리 단톡방에 지금 얼마나 모일 수 있는 지 체크해보자.”

나의 말에 A가 폰을 꺼내 단톡방에 카톡을 남긴다. 근데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다들 약속이 있어서 영 반응이 없다.

“... 야 두 명 있다.”
“두 명..  명은 너무 적은데.”
“근데 뭐 어떻게  건데?”
“어.. 내가 생각한 건 이래. 일단..”

이러쿵저러쿵. 내가 생각한 스토리를 A에게 얘기해줬다. 흥미롭게 듣던 A가 다 듣고  뒤에 하나 묻는다.

“야, 그럴 바에 그냥 다이렉트로 조종하면  돼냐?”
“그럼 재미가 없잖아. 저 년 엿멕이는 동시에 우리 이렇게 만든 C 놀려 먹어야 하잖아.”
“... 아! 놀려 먹기! 나도 한 번 당해봤지.”
“뭐, C한테는 능력 얘기 절대 안할거니까 입단속하시고.”
“오케이. 그러면..”

A가 말을 흐리며 곰곰히 생각하다가 얘기한다.

“야, 나한테 여자 꼬시는 능력 줄 수 있냐?”
“응? 어.. 뭐 줄  있지. 저번에 카페에서 알바시켜서 여자 보내는 것처럼.”
“그거 나한테 주면 내가 요 앞에 사람 많은 곳 가서 여자들 보낼게.”
“어? 니가 굳이 안하고 사람 시켜도 되는데.”
“아니야. 저년 엿멕인다니까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하는 거임. 그리고 내 취향대로 여자 뽑아보고 싶어서.”

그렇다면야 뭐.. 저번에 써먹었던 광역 드림창을 다시 가져와서 하나  추가한다.

「A의 요구에 정말 중요한 일이 없을 때 최대한 A의 말을 듣고 따라주고 싶은 정도」 - 9

이 정도면 되겠지. 설정 마친후에 A에게 말한다.

“이제됐다. 설정 해놨으니까 니가 말만 하면 웬만하면 사람들이 다 들어 줄거야.”
“오오.. 역시 개쩌네.”
“아까 내가 얘기한  다 들었지? 일단 준비물이랑 장소 섭외부터 하고, 여자들 다 그쪽으로 밀어넣어.”
“오케이. 하나씩 할 때마다 카톡으로 보고 할게.”
“그래. 고생하고.”
“뭘 고생이야. 존나 기대 만땅으로 열심히 한다.”

A가 싱글벙글 웃으면서 가게 밖으로 나간다. 음, 이제 슬슬 돌아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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