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0화 〉모집 - 11 [친구등장] (60/132)



〈 60화 〉모집 - 11 [친구등장]

“사진이요..? 여기  사람인데..”

계속해서 진동하는 휴대폰을 보여주는 그녀. 거기에 발신자 사진이 보이는데, 아주 흔하게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젊은아저씨가 활짝 웃고 있다. 적당한 살집에 안경 쓴 평범남. 호오, 이런 사람이 이런 여자를..

일단 사진보면서 빠르게 이 남자의 드림창을 가져오고 얘기한다.

“일단 받고 바로 다시 건다고 하고 끊어봐.”
“아, 네.”

휴대폰을 가져와서 손가락으로 밀고 귀에 대는 유진.

“아, 자기야. 내가 바로 다시 걸게.”

그리고 통화를 마무리하는 그녀에게 드림창을 보면서 묻는다.

“남편 이름이 뭐야?”
“네? 아, 이##요.”
“나이는?”
“이제 서른 됐어요.”

흠, 이름이랑 나이 맞군. 좋아. 빠르게 시작해볼까. 가장 먼저 여기 스터디룸 드림창 가져와서 새로 추가한다.

「나와 정유진, 그리고 정유진의 남편 통화 내용에 대해 전혀 이상한 점이 없고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정도」 - 10

그리고 이제 유진 누나.. 아니 유진이.

「지금 오디션에 대해 남편에게 얘기하는 것을 전혀 이상하지 않으며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정도」 - 10
「나와 하는 모든 성적 행위에 대해 흥분하는 정도」 - 6
‘남편을 비롯한 남자친구와의 가장 기분 좋았던 경험 기준 2’
「내가 지시하는 것에 아무런 거부감 없이, 거리낌 없이 그대로 따르고 싶어 하는 정도」 - 9
「흥분할수록 나에 대한 호감이 증가하는 정도」 - 6
‘최대 남편의 호감 1.5배’

호, 이 정도면 된 것 같군. 그리고 마지막.. 남편 아저씨.

「유진이 나의 섹스 파트너 오디션에 참가한 것을 알면, 그것에 대해 전혀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하는 정도」 - 8
「내가 하는 이야기에 대해 이상함을 느끼지 않고 나의 말이 맞으며 나의 요구에 따르고 생각하는 정도」 - 10
「나와 유진이 성적인 행위을 하는 것에 대해 전혀 이상함을 느끼지 않고, 전혀 흥분되지 않는 정도」 - 9
「유진이 자신에게 하는 비난과 욕설이 애정행각이라고 생각하는 정도」 - 8

됐다. 이제.. 흐흐.. 시작을 해볼까.. 하는데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야, 너 뭐하려고 하는 거냐.”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몸을 일으킨 A가 입을 가리고 얘기한다. 왜 저러지.. 하는 생각으로 나 역시 입을 가리고 대답한다.

“뭐가?”
“너 지금 얘기 들어보니까 뭐 임신 이런 얘기 나오던데.. 설마..”
“이런 미친.”

 새끼 나를 뭘로 보는 거야. 존나 어이가 없는 찌푸린 표정으로 쳐다보니 A가 은근슬쩍 물어본다.

“너... 그런 거 하는 거 아니지?”
“이 미친놈이.. 내가 뭐 남의 가정에 내  뿌리는 그런 새끼인  아냐?”
“역시.. 아니지?”
“내가 병신은 맞지만 쓰레기는 아니야 개새끼야.”
“아니.. 임신 뭐 그런 얘기 나오길래 존나 놀래서..”

에휴.. 그래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자기 역할이 브레이크라고 까지 얘기했으니까.

“내 성욕이 다소 왜곡된 것은 맞아. 근데, 내가 나 기분 좋자고 남의 가정 파탄 내는 그런 놈은 아니라고.”
“아, 알지. 혹시나 해서 물어본 거다. 미안허다.”

쯧. 혀를 한 번 차고 착잡한 기분으로 다시 시작하려니까.. 뭔가 개운치가 않다. 생각해보니까 지금 하려고 하는 짓도 약간 쓰레기 짓은 맞잖아... 에이, 모르겠다. 이번만 제외해두자. 슬쩍 A 드림창 가져오고 스터디룸 드림창에 있던 통화에 신경 안 쓰는 내용을 저번에 추가해놨던 드림창 면역 위에 우선순위로 놓는다.

안 건다고 했지만.. 이런 거는 이번이 처음이라 혼자 즐겨보고 싶거든. 머리를 가볍게 털어서  좋은 기분을 떨쳐내고 유진을 보면서 다시 시작한다.

“자, 다시 전화해 봐. 아, 스피커로 하고.”
“네.”

핸드폰을 톡톡 눌러서 전화를 재개한다. 휴우, 남의 여자를 당사자 앞에서 건드는 것은 두 번째네. 이번에는 성향이 많이 다르겠지만. 통화음이 도중에 끊기고 통화가 시작된다.

[어, 자기야. 뭐하고 있었어?]

자, 시작하자. 내가 먼저 말을 건넨다.

“아이고, 안녕하십니까.”
[어? 누구세요?]
“아, 저 오디션 심사위원입니다.”
[네? 오디션이요?]

깜짝 놀라는 남편양반. 하긴, 얘기 안하고 왔다고 했지.

“아, 부인께서 얘기를 안 하셨나 봐요. 지금 여기 저희 섹스 파트너 모집하고 있는 오디션 현장입니다.”

던져버렸다. 결과는 충분히 예상되지만, 존나게 쫄리는 지금 이 순간. 가슴속이 조여 오는듯한 짧은 침묵.

[아...]

두근두근. 두근두근.

[아.. 예. 안녕하세요. 제가 그 얘기를 저희 집사람한테 못 들었네요.]

휴우우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들이마시는 숨이랑 같이 존나 기분 좋아지는 무언가가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엔돌핀? 도파민? 몰라. 뭔지는 모르겠는데  머릿속에 가득 퍼지는 기분이야.

“자기야 미안. 내가 얘기하고 왔어야 하는데.”
[아니야. 자기가 하고 싶은 거면 하는 게 좋지. 요새 적적하다면서.]

크흐. 다정한 부부사이를 보고 있으니 뭔가 느낌이 온다. 이제 설정놀음 시작하자.

“남편분?”
[네.]
“지금 오디션이 진행중인데요. 부인께서 오디션 받는 것에 함께 참여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연락드렸습니다.”
[저도 참여하는 건가요?]
“남편분께서는 그냥 통화만 계속 이어서 해주시면 됩니다. 시간 좀 걸릴 것 같은데 괜찮으신지요?”
[아, 예. 오늘 오전은 한가해서 괜찮습니다.]

으음, 타이밍 좋구만.

“그리고 오디션 내용이 대외적으로 비밀이라 밖으로 새어나가면  되는데, 그것도 가능하신가요?”
[네, 괜찮습니다. 지금 밖에서 무선이어폰으로 듣고 있어서 소리 안 새어나갑니다.]

얼쑤 연타석으로 좋구만.

“그럼 내용 먼저 말씀드리기 전에, 자주 얘기를 할 테니 부인분을 제가 편하게 유진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아, 네.]

가장 먼저 친근감을 표시해야지. 그렇기 위해서는 역시 호칭이야.

“자, 이번 오디션 주제는 부부입니다. 부부. 근데 마침  분께서 서로 부부사이시죠?”
[네. 그렇죠.]
“그러면 저희가 오디션 진행할 때 호칭이 중복될 수가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이해되시죠?”
[네네.]
“그렇기 때문에 오디션 진행 중에는 유진이가 남편분이 아닌 저에게 ‘자기’나 ‘여보’ 같은 호칭으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런가요?]

크으으 시발. 뭐지 이거. 존나 배덕감이라는 녀석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데?

[그럼 저랑 유진이는 서로 뭐라고 부르죠?]
“일단은.. 남편분께서는 유진이를 ‘사모님’이라고 깍듯하게 불러주시고.. ”

그리고.. 하.. 이거 한  해보고 싶었어.

“그리고 유진이는 남편분을 멍청이, 병신, 등신 같은 말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아.. 저야 좋죠.]

좋긴 씨발 어어어어엌. 나도모르게 절로 눈이 감긴다. 존나 비현실적이야. 존나 짜릿해 씨발.

“자, 가볍게 테스트 해보겠습니다. 유진아?”
“네, 여보.”
“아니아니, 존댓말 말고 평소 남편한테 하는 것처럼.”
“아, 응. 자기야.”

아, 존나 느낌 온다 시발.

“다음엔  말고 통화중인 남편을 부를 땐 뭐라고?”
“등신새끼.”

... 새끼는 안 붙였는데. 뭐, 나쁘지 않아.

“남편분은 알아서  하시겠죠?”
[어렵지는 않으니까요.]

그래, 어렵지는 않지. 이상해서 그렇지. 그 전에  번 띄워줘볼까.

“그건 그렇고 정말 유진이 같은 와이프를 얻으시다니 부럽습니다.”
[네? 아하하.. 감사합니다.]
“유진이  얼굴도 이쁘고.. 빨통도 크고.. 몸매도 아주 착하고.. 하.. 진짜 먹을 맛 나시겠어요.”
[뭐.. 그렇죠.]

그래서 얼마나 맛있는지 제가 한 번 먹어보려고 합니다.

일단 유진이 팔을 잡고 일으켜서 내가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에 앉힌다. 그리고 그녀의 어깨와 목이 만드는 부드러운 곡선에 코를 박고 아주 기이잎게 그 향을 코로 빨아들여봤다. 공기와 함께 느껴지는 무언가 가슴을 자극하는 이 향기. 폐에 가득 담긴 숨을 내쉴 때 감탄이 절로 같이 나온다. 하아.. 이게 유부녀의 살냄새..

“이야.. 냄새만 맡아도 좋을 정도네요. 주위에서 많이 직접대지 않나요?”
[연애할 때만 해도 좀 있었는데.. 요새는 없어졌습니다.]
“하긴 뭐, 이런 거 달고 있으면 당연히 들러붙겠죠.”

스으윽. 티셔츠 사이로 양손을 집어넣어 젖통을 가득 움켜쥔다. 오우, 이 박력. 부드러움. 촉감. 가슴은 인류 평화를 위해 꼭 필요한 존재야.

가벼운 콧소리가 담긴 신음을 내는 그녀. 아, 그것도 해야겠다.

“유진아.”
“응?”
“남편보다 좋으면 좋다고 얘기해야 돼.”
“아, 알았어.지금 만져주는 것도 저 새끼보다 좋아.”

아까부터 새끼는 거의 기본으로 내장되어 있는 것 같아. 원래 욕을 잘 하나?

[어떻게 만져주시길래 저런 말씀을 하시나요?]
“별 거 없습니다. 그저 정말 부부가  것처럼 애정을 담죠.”

가슴에 대한 애정만큼은 지지 않는다고. 손바닥으로 가슴을 들어올리고 손가락으로 유두를 빙글빙글 돌린다.

“흐음.. 그것도 좋아. 훨씬 좋아..”
[역시 위원님이라 그러신지 반응이 다르시네요.]
“평소에는 이렇게 반응을 잘 안 해주나요?”
[예, 뭐.. 이렇게 적극적인 반응은 잘 없으셨어요.]

흠..평소에는 약간 겉보기랑 비슷하게 도도한 느낌인가? 가슴을 느끼며 잠깐 오른쪽을 보니 A도 앉아서 쉬면서 소연의 가슴을 거침없이 주물럭대고 있다. 그래, 뭐. 열심히 하시고.

자, 본방 가기 전에 가볍게 토크부터 할까.

“자.. 그럼.. 아, 유진이한테 얘기 들어보니까 요새 아이를 가지려고 노력하신다면서요?”
[아하하.. 네.저희가 이제 나이도 좀 있고 하니까... 저희도 원하고주위에서 얘기도 많이 하시더라고요.]
“저번 주에  번 노려서 제대로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아, 사모님이 그것도 얘기하셨나요?]

사모님이래... 씨발...

“네. 다음 주에 테스트해볼 거라는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아.. 저희야 뭐 빨리 생기면 좋죠. 사모님은 퇴직까지 하셨으니..]
“그래서 제가 약속을 하나 드리려고요.”
[네? 약속이요?]
“유진이가 임신을 하면 한 번 찾아뵙고 유진이한테 질내사정을 한 번 해드리겠습니다.”

질싸 선언이라니. 세상에나 마상에나. 뱉고 나서 살짝 소름 돋았어.

[예? 무, 무슨 말씀이신지..]
“아, 혹시 모르시나요? 원래 저희 오디션 참가한 분들중에서 임신하신 분들에게만 제가 두 분의 건강한 아이 출산을 기원하면서 질싸를  번씩 해드리고 있거든요. 저희만의 작은 선물입니다.”
[아, 아아... 그런가요? 제가 괜한 오해를 했네요.]

너는 오해, 나는 오예.

“괜찮습니다. 저희 오디션 참가해주신 분들에게 감사 표시도 하는 겸해서 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면 임신을 하면 바로 알려드리면 되는 건가요?]
“아, 그거는 제가 임신테스트기 사진을 유진이한테 직접 받아보겠습니다.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으윽, 시발. 말만으로도 존나 개쩔어.

[아, 감사합니다 위원님.]
“아닙니다. 제가 좋아서 하는 것인걸요.”

진짜 좋아서 하는 거 맞아.

[사모님 얘기 들으셨죠?]
“응. 알았어 병신아. 내가 테스트 하고 바로 같이 보낼게.”
“픕!”

아 시발... 제대로 뿜을 뻔 했잖아. 이거 너무 쎈 느낌인데? 그냥 평범하게 부르게 해줄까...?

[아.. 뭔가 가슴이 찡하네요 사모님.]

... 좋아하는 것 같으니 일단 냅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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