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8화 〉모집 - 9 [친구등장]
옆에 앉아있던 A가 궁금한지 물어본다.
“어, 어떻게요 선생님?”
“간단해. 둘이서 키스 잘한다고 하니까 서로 키스해서 먼저 보내는 사람한테 기회 줄게.”
내 말에 놀라서 둘이 서로 눈을 마주쳤다가 다시 나를 본다.
“저, 저희 둘이서요?”
“왜? 싫어? 싫으시면 둘이 손잡고 같이 나가시면 되고요.”
“아, 아니에요. 시, 싫은 게 아니라..”
지민이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다혜가 물어본다.
“그, 근데 정말 키스만으로 보내는 건가요?”
“해보긴 했어? 한 번 해봐. 될지 안 될지 어떻게 알아.”
그러면서 두 사람의 드림창을 가져온다. 하나 추가해두지 뭐.
「서로 키스를 할 때 흥분하는 정도」 - 10
‘지금까지 가장 좋았던 키스 기준 1’
가장 좋았던 키스 경험이 기준이고 그 10배니까 갈 수도 있을걸? 서로 부끄러운지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면서 우물쭈물하는 두 사람한테 얘기한다.
“할 거야? 아니면 말 거야?
“하.. 하겠습니다!”
먼저 들이댈 것 같던 건 지민인데, 정작 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다혜다.
“너는?”
“저, 저도 하, 할게요..”
“그럼 얼른 해.”
내 말에 두 사람이 서로 몸을 돌려서 마주본다. 다혜가 조금 키가 더 큰데 크게 차이는 안 나서 괜찮은 것 같다. 이제 손을 깍지 껴서 머리 뒤로 놓고감상 모드에 들어가니 A가 입을 가리고 얘기한다.
“뭐야? 지금 하는 거야?뭐 설정해놨냐?”
머리 뒤에서 손을 떼서 입에 가져온 다음에 얘기한다.
“어, 10배.”
“10배? 미친.”
놀란 표정을 짓더니 A도 제대로 감상하려는지 팔짱끼고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둘이 이제 마주보긴 했는데 계속 머뭇거리고 있었다. 흠.. 한 마디 해줘야하나.. 하고 입을 떼려다가 다혜가 지민의 어깨 위에 손을 올린다. 오, 시작하는 건가? 다시 감상모드로 들어간다. 뒤에 있는 애들도 뭔가 흥미가 있는지 슬쩍 앞으로 몸을 내미는 것 같다.
그대로 천천히 다혜의 얼굴이 지민에게 향한다. 조금씩 천천히 가까워지는 두 사람의 입술만큼 내 마음속에 무언가가 조금씩 조여드는 느낌이다. 어으, 감질나. 지민은 그대로 몸을 꼿꼿하게 세운 채 눈을 감고 입술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포개어지는 보드라운 붉은 색의 입술들. 오우, 나는 하지도 않는데 뭔가 찌릿한 게 몸에 흐르네. 나랑 같은 전기를 느꼈는지, 두 사람의 몸도 살짝 떨리더니 동시에 눈이 떠지면서 갑자기 얼굴을 뗀다.그리고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서로의 입술과 눈을 번갈아 보는 그녀들. 흐흐, 그것이 10배의 힘이다.
“왜 하다가 말아?”
“아.. 아닙니다.”
대답한 다혜가 다시 얼굴을 가까이한다. 지민도 피하지 않고 아주 조금 고개를 앞으로 내밀어 그녀의 입술을 마중 나간다. 다시금 포개어진 그녀의 촉촉하고 먹음직스러운 입술들. 찌푸려지는 미간. 하지만 이번엔 고개를 떼는 대신에 서로의 입술을 뚫고 나온 혀로 타액을 섞는다.
처음엔 가볍게 혀끝으로 서로의 혀를 확인하는 정도였지만, 점점 혀와 혀가 맞닿는 범위가 넓어진다. 음역대가 살짝 다른 간드러진 콧소리가 중간중간 새어나오며 어느 순간 각자의 혀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휘감기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던 지민의 손은 다혜가 입고 있는 가디건을 붙잡았고, 어깨에 있던 다혜의 손은 어느 순간 지민의 목뒤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무엇보다 도드라진 부분은 키스가 진행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봉긋하게 솟아올라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그녀들의 꼭지였다.
스터디룸은 이제 서로가 내는 달콤한 신음소리와, 타액과 타액이 섞여 만들어내는 찐득한 느낌을 주는 소리로 가득했다. 이전에 봤던 여성간의 키스는 윤진이 아라를 거의 범하다 싶을 정도의 키스였지만, 이것은 다르다. 서로가 먼저를 보내야한다는 경쟁심으로 시작했지만, 정작 보이는 건 아무 생각 없이 키스만으로도 황홀한 기분을 즐기는 두 명의 여자가 있었다.
가디건을 잡았던 손은 이제 다혜의 허리로 향하고, 적극적인 공세에 지민의 허리가 살짝 뒤로 휘어진다. 약간 떨어져 있던 두 사람의 몸은 이제 착 달라붙어 손도 못 집어넣을 정도였다. 오우, 이런 찐한 레즈키스라니. 야동에서 보는 거랑 실제로 보는 거랑 역시 확연히 다르네.
그거 있잖아. 레즈비언을 어떻게 보시나요? 풀HD로요. 나는 생으로 본다. 이것들아. 그것도 이렇게 이쁜 애들끼리 물고 빠는거를. 유후. 그 와중에 약간 신호가 올 것 같은지 지민의 콧소리가 조금 더 높아진다. 어라, 진짜 가는 건가? 오오, 진짜인가?
점점 주기가 빨라지는 그녀의 신음소리.어느 순간 열중하던 혀를 떼고 그대로 다혜 품에 안겨버린다. 그리고 앓는 소리를 길게 한 번 내더니 몸에 힘이 빠져서 추욱 늘어지고 다혜한테 몸을 맡기는 모습. 살짝 일어나서 아래를 보니 몇 방울 떨어져있다. 하긴 팬티도 안 입었으니 다이렉트로 떨어지겠지.
다혜가 흥분된 숨을 몰아쉬며 지민을 안은 채로 나를 본다. 으음, 내 대답을 기다리는 건가.
“뭐... 둘 다 나쁘지 않네. 일단 두 명 여기 잠깐 앉아서 쉬고 있어.”
내가 앞에 자리를 가리키니 다혜가 의자를 두 개 다 빼서 동시에 앉는다. 가버린 그녀는 가버리게 만든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덮고 가볍게 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 사이에 입을 가리고 A에게 묻는다.
“어떠냐?”
“... 야. 나는 원래 레즈야동 같은 거 걸렀거든? 그런데..”
“그런데?”
“와.. 직접 눈앞에서 보니까.. 와.. 미쳤다 시발 진짜..”
입을 가린 손을 떼서 턱을 매만지며 감탄하는 녀석. 아랫도리를 보니 이미 빵빵하게 서있는 모습이다. 흐음.. 저 정도면 한 번 빼줄까.. 아, 근데 생각해보니 하나 놓고 온 게 있네.
“야, 콘돔 가져왔냐?”
“어? 어... 어! 생각 못했는데.”
“그럼 섹스는 안 되겠다. 섹스는 이따 하고 이번엔 그냥 가볍게 한 발만 빼자.”
“오? 어떻게?”
“글쎄... 다 좋은데.. 뭐로 하고 싶은데?”
“야.. 그.. 이왕 할 거 나 그거 한 번 시켜주면 안 되냐?”
속닥속닥. 귀에다가 속삭이는 A. 숨결 느껴질 때 나도 모르게 주먹이 나갈 뻔 했지만. 얘기를 들어보니 뭐 그 정도야 어렵지 않지.
이제 얘네를 정리하려고 보니까 앞에 있는 애들이 어느 새 진정이 된 것 같다. 근데.. 뭔가 둘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라?
“왜? 둘이 키스를 그렇게 열심히 하더니 묘한 감정이 싹텄어?”
“네? 아, 아니.. 저는 남자친구 있어요..”
흠칫 하더니 고개를절레절레 흔들며 대답하는 다혜.
“그래? 너도?”
“저.. 저는 없어요..”
오, 그래? 당연히 있을 줄 알았는데. 근데 내가 니들의 성적인 방향성을 바꿔 버리는 건 좀 그렇거든..? 그러니까...
너희들은 그거로 하자. 평소에는 둘이 모르는 상태인데, 내가 둘 다 불렀을 때만 물고 빨고 하는 걸로. 두 사람의 드림창을 가져와서 추가한다.
「내가 두 사람을 불렀을 때를 제외하면 서로 기억을 못하고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함」 - ON
「내가 두 사람을 불렀을 때 그 간의 둘이서 했던 행위랑 감정을 떠올림」 - ON
「서로 섹스를 할 때 느끼는 정도」 - 6
‘가장 좋았던 섹스 경험 기준 2’
흠, 이 정도면 되겠지. 더 추가할 거 있나.. 보는데 옆에서 A가 보챈다.
“야야, 나 그거 언제 시켜줄 거야. 나 존나 서서 아파 지금.”
“시발, 니 선 거랑 나랑 뭔 상관이야. 너도 할 수 있으니까 니가 해 병신아.”
“어..? 내가? 그런 걸 어떻게..”
“시발 그럼 나는 타고나서 했냐? 일단 해보기나 해. 니 말도 존나 잘 들으니까 만들어서 해보라고.”
이 새끼. 계속 내가 만들어서 떠먹여주니까 더 달라고 징징대다니. 자립심을 좀 키워야겠어.
“어.. 그러니까.. 어...”
한 번 시도해 보려고 하는지, 앞에 있는 애들 말고 뒤에 애들을 쳐다보기는 하는데 정작 말도 제대로 못 뗀다. 얘네 데리고 올 때만 해도 뭔가 나아진 것 같았는데 정작 본방 들어가려고 하니 버벅거리는 건 똑같다. 입을 가리고 A에게 한 마디 해준다.
“야, 자신 있게 해. 괜찮아. 니가 생각한 거 다 돼.”
나의 격려에 숨을 깊게 한 번 들이쉬었다가 내쉬는 A. 그리고 결심한 듯이 눈에 힘을 주더니 앞을 보면서 당당하게 말을 한다.
“자! 그러니까.. 소연씨?”
“네?”
“어, 소연씨랑.. 그.. 거기..”
아, 그러고 보니 나머지 애들 이름도 모르지. 얘가 물어보면 그림이 이상하니까 얼른 대신 물어봐준다.
“남은 두 명. 이름 얘기해 봐.”
“아.. 저 송서연입니다.”
아까 얘기한 가슴 큰 애 반대편 끝 쪽에 있던 애다. 적당히 60 초반의 키에 갈색으로 염색된 머리는 곧고 길게 뻗어있고, 초록색 가로 스트라이프 티셔츠는 몸에 달라붙어 있어 굴곡을 뽐내고 있다. 밑단이 조금 뜯어진 청 핫팬츠와 검은색 샌들. 그리고 깨끗한 목에 타투 초커로 뭔가 관능적인 이미지를 더했다. 가슴은 줄무늬라 그런가..? 약간 더 커 보이긴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앞에 애들보단 크다. 옆에 애들보단 작지만.
“그래. 그리고 마지막.”
“정유진입니다.”
가장 크기로 눈에 띄던 그녀. 키는 70이넘어 보이는데 굽 있는 힐이 아니라 평범한 흰색 운동화. 갈색의 단발 펌이 잘 어울리는 도도한 얼굴에 가슴에 가장 먼저 눈이 가게 만드는 밝은 베이지색의 브이넥 5부 골지 티셔츠. 진청 스키니로 쭉 뻗은 다리. 여기 있는 인원들 중에 아마 소연이랑 몸매 톱을 다툴 정도다.
“어, 그래. 알았다.”
이제 이름도 알았으니 알아서 데려가겠지. 남은 애랑 놀아야겠다.
“어.. 서연씨. 소연씨랑 서연씨 이리로 와 주세요.”
둘이 이름도 비슷하네. A가 두 사람을 부르면서 옆에 있는 테이블을 밀어서 조금 뗀다. 그나저나 유진이가 남을 줄이야. 옆으로 부르지 뭐.
“유진이는 여기와서 앉고.”
“아, 네.”
큰 키로 성큼성큼 걸어오는 그녀. 가까이서보니 어우, 들어갈 곳은 제대로 들어갔고 나올 곳은 빵빵하게 나왔다. 나는 청바지 입은 여자들 뒤태가 그렇게 좋더라. 일단 A 어떻게 하는지부터 보고 놀자.
A 근처로 모여든 두 사람에게 녀석이 말을 꺼낸다.
“그.. 제가 이제.. 두 사람을.. 평가를 할 거거든요?”
“네.”
“그러니까.. 그.. 어떻게 평가를.. 할 거냐면.. 그게..”
존나 열심히 쥐어짜내서 말하는 것 같은 놈을 보니까 자꾸 웃음이 나온다. 어라? 근데 나는 좀 쉽게 했잖아. 내가 이상한 건가?
“그.. 들어봤나 모르겠어요.. 그..”
안 돼, 존나 얼굴 빨개져서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는데 그런 말을 하면 웃음 터질 것 같아. 차, 참아야 되는데..
“수.. 수유대딸이라고..”
열심히 참았지만 역시나 그대로 뿜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