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화 〉모집 - 1 [친구등장]
위이이잉. 위이이잉.
“뭔 전화야 갑자기..”
내 폰을 건네받아서 확인하니 A 새끼다. 일단 통화버튼을 누른다.
“아, 왜 전화질이야.”
“야, 뭐하냐.”
“지금 쉬고 있다.”
“점심 먹었냐?”
“뭐?”
시발, 다시 핸드폰을 보니까.. 시간이 언제 이렇게 됐지?
“벌써 점심이네..”
“시간 개념 없냐?”
“아, 몰라. 그래서 뭐 안 먹었는데 어쩌라고.”
“먹자고 전화했지 새끼야, 니 어딘데?”
“나 지금 내 방.”
“그럼 니 방 간다?”
“어? 어... 그래. 맘대로 해라, 귀찮다.”
“ㅇㅋ 바로 감.”
띠로롱. 바로 통화가 종료된다. 뭔가 느낌이 쌔한 게 이 새끼 여기 근처에서 전화한 것 같은데.
“누구야?”
“어, 친구.”
하아.. 얘네 어떻게 하냐... 에이 몰라, 대충 이렇게 하면 되겠지. 내 방 드림창을 하나 열고 내용을 하나 추가한다.
「A에게 알몸을 보이거나 섹스 후의 상황을 들키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정도」 - 9
추가하고 나니 벌써 삐빅삐빅 하는 도어락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울린다. 그래, 시발. 그럴 줄 알았다. 비밀번호를 다 누르고 띠리릭 하면서 열린 문으로 쾌활하게 A 새끼가 들어온다.
“야, 뭐하...”
그리고 바닥에 펼쳐진 살색 풍경에 그대로 굳어버리면서 말이 끊긴다. 왜냐? 바닥에 널부러진 내 양 옆과 위까지 합쳐서 총 세 명의 여자들이 나를 베고 누워있거든. 아무것도 안걸친 상태로.
“어, 왔냐.”
“어머, 안녕하세요.”
왼쪽에 내 팔을 베고 누워있는 윤진이 몸을 일으켜서 간단하게 인사를 건넨다. 그녀를 따라서 내 몸 위에 엎어져 있던 정화랑 오른쪽에 있던 아라도 각각 몸을 일으켜서 따라서 인사한다. 그 모습에 넋이 나가있던 A 놈도 그제야 같이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아라 보고 나서 살짝 흠칫하는 A. 하긴 어제 카페 같이 있었지 아라는.
“뭐, 뭐냐.. 지금 이거.. 아니아니, 이 분들..”
뭐긴 뭐야, 섹스하고 난 뒤에 풍경이지. 나도 따라서 몸을 일으키면서 옆에 애들 엉덩이 가볍게 한 번 찰싹 때리면서 얘기한다.
“야, 니들 다 했으니까 이제 가라 좀..”
“뭐야, 벌써 끝이야?”
“이 정도면 충분하잖아... 눈 뜨자마자 했거든? 두 번이나? 손님도 왔으니까 나머진 다음에 하고..”
그리고 아무리 친한 친구라지만 계속 발가벗고 있는 것은 좀 아니잖아? 몸을 완전히 침대 위에 흩어져 있는 옷들 중에서 내 빤스를 찾아 입는다. 내 모습을 보던 세 사람도 구시렁대면서 서로의 속옷을 건넨다.
“야, 좀만 기다려라. 애들 좀 보내고.”
“... 어? 어어..”
눈으로 애들의 몸을 훑느라 바쁜 A 새끼가 뒤늦게 대답한다. 그래 뭐, 이 새끼한테 얘기해주고 아다까지 떼준 게 고작 어제지만 존나 빠르게 지가 들이댈 거같드라. 하긴, 나 같아도 그래. 머릿속에 그거 밖에 생각 안 날걸?
대충 티셔츠까지만 입고 난 다음에 A한테 얘기한다.
“서 있지 말고 걍 앉아. 얘네 금방 갈 거야.”
“어? 왜? 왜 가셔?”
“... 밥 먹자매.”
“가, 같이 드셔도 나는 뭐..”
“맞아, 오빠. 나 점심 같이 먹어도 되는데?”
“내가 싫어서 안 돼.”
퉁명스러운 대답에 볼을 부풀리며 지그시 쳐다보는 윤진. 귀여운 척 해봤자 귀엽긴 하지만, 안 돼 이 것아. 너 밥 먹으면 또 부활할 것 같아서 무섭단 말야.
“야야 빨리 입고 나가. 정화방 가서 정리해. 나도 좀 쉬자 이것들아.”
그래 좀 쉬자. 내가 섹스고 뭐고 다 좋지만, 눈 뜨자마자 하는 것도 기분 좋지만, 존나 젖통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지만, 내가 뭐 망가에서나 볼 법한하루 종일 섹스해도 계속 쌀 수 있는 그런 괴물은 아니라고.
거의 다 입은 것 같은 애들의 등을 바깥으로 떠밀다 시피 하니까 사소한 반항을 하는 그녀들.
“아, 알았어. 간다고. 왜 이렇게 내 쫓아? 오빠 우리가 불편해?”
“어, 불편해.”
투덜거리는 정화. 하지만 어차피 내 말 잘 들어야 얘들도 좋은 거 알아서 그런가, 대충 옷을 다 걸친 애들이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현관에서 자기 신발 찾아 신는다. 제일 먼저 신은 아라가 묻는다.
“그럼 다음에 언제 봐?”
“다음에 내가 안 불편할 때 부를 테니까 그 전에 막 쳐들어 오지마라.”
그녀들 사이에 팔을 뻗어 문까지 열어주고 내보낸다.
“자, 그럼 숙녀분들. 좋은 하루 보내시고, 점심 맛있게 드세요.”
복도에서 어이없는 표정으로 나를 보던 세 명에게 한 번 웃어주면서 손을 흔들어주고, 바로 문을 닫는다. 하아, 시발. 드디어, 드디어 자유다. 후련한 표정으로 다시 돌아가니 그 새끼가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묻는다.
“아니, 왜 보내? 같이 먹으면 좋잖아? 밥 먹고도 어?”
“벌써 했으니까 그냥 밥이나 쳐먹어.”
“아니 나는 안 했잖아? 어? 나라도 좀 하면 서로 좋지 않냐?”
“또 해달라고? 야 시발 이제 하루 지났다 새끼야.”
“딸은 매일 치는데 뭐 어때 씨발? 니는 존나 매일 할 거 아냐!”
어휴, 이럴 거 같긴 했는데 존나 빠르긴 하다. 그래, 뭐 나라도 그럴 거야. 다 이해해줄게.
“아침부터해서 피곤하다고.”
“씨발, 존나 기만질이네.”
“그래. 고마하고 밥이나 먹자.나가기도 귀찮으니까 아무거나 좀 시켜라.”
귀찮다는 듯이 대답하니 A 새끼도 에휴 하는 한숨을 쉬더니 묻는다.
“...뭐 먹게?”
“아무거나.”
“아무거나 뭐 병신아 좀.”
“아, 아무거나 좀 시켜. 밥 먹으러 왔다면서 생각은 해왔을 거 아냐.”
“그럼 짬뽕 시킨다.”
“어, 나 씻고 나옴.”
대충 건조대에 걸려 있는 빤스만 들고 화장실로 향한다. 찬물로 달아오른 몸을 식히면서 아침에있었던 일을 회상한다.하아.. 시발 아침부터 뽑힐 줄이야..
존나 개꿀잠 자고 있다가 오줌 마려워서 눈을 떠보니 바닥에서 자고 있는 세 명이 보였다. 여분으로 남아있던 겨울용 이불을 언제 폈는지 대충 배만 덮고 오순도순 잘 자고 있는 그녀들. 시간을 보니 벌써 9시가 넘었고. 근데 위에 치워져 있는 테이블보니까.. 이 년들 지들끼리 야식 먹었네. 언제 시켰냐?
새삼 대단함을 느끼면서 오줌도 싸고 물 좀 마시고 오니 가운데서 자고 있던 정화가 비몽사몽 잠이 덜 깬 얼굴로 일어나 있었다. 내가 깨웠나? 미안함을 표시하고 다시 침대로 돌아가니 정화도일어나서 화장실로 향한다. 쟤도 오줌 마려워서 깼나 보다. 침대로 풀썩 누우면서 하, 시발 좀 더 자야지.. 하고 몇 분 뒤에 거의 잠들 뻔하던 찰나에갑자기 내 바지 속으로 들어오는 온기에 움찔하면서 놀랐다
뭐지? 하고 쳐다보니 언제 내 옆으로 왔는지 정화가 있었다. 그리고 정말 언제 벗었는지.. 내 인생 첫 가슴이 그대로 드러난 채로 내 바지 속에 손을 넣어서 거시기를 매만지고 있었다. 매혹적인 눈빛을 보내는 그녀가 사근사근 얘기한다.
“오빠 자면 안 돼지.”
“뭐, 뭐야. 나 잘 때 건드리지 말라 했잖아.”
“그건 잘 때 얘기고. 오빠 안 자고 있잖아.”
시, 시발. 거의 잠들 뻔 했는데.. 밤 사이에 기력을 회복했는지 여자의 부드러운 손길에 벌써 빳빳해지는 내 거시기가 느껴진다. 정화가 내아들놈이 선 것을 확인하고 손을 빼서 바지를 풀러 내리는 걸 보고, 하아.. 그래 뭐. 좋다. 아침섹스 뭐 나쁠 거 있나.. 하는 심정으로 임한다.
그렇게 시작을 하고.. 열심히 흔들어서 한 번 사정 후에 어제 그 기억이 남은 정화가 콘돔을 벗기고 정액맛을 보더니 어제랑 완전 다르다고 해서 급하게 내용 추가하고.. 대충 두 명도 그 소리에 일어나서 달라붙고.. 바로 하는 건 어려워서 어찌저찌 애무로 한 번 보내고.. 두 명 상대하기 벅차서 저번처럼 두 명 동시에 느끼게 하고.. 어휴. 바쁘기도 했네.
격렬하게 한 판, 아니 두 판하고 내 온 몸에 여자애들 살결을 느끼며 어제 벌어진 일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으니 A한테 전화가 온 것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생각이 의외로 많아서 A한테도 얘기할까 싶었는데 내 생각을 읽었나 싶을 정도로 금방 찾아왔으니까 얘기를 좀 해야겠다.
대충 씻고 빤스만 입고 나가니까 보이는 건 침대에 누워서 폰하고있는 A.
“시켰냐?”
“어. 비싼 거 시켰다.”
“무슨 비싼 거?”
“삼선짬뽕.”
“돈 많냐?”
“니가 낼 건데 뭐.”
존나 자연스럽네 저거. 쯧 한 번 혀를 차고 티를 입고 추리닝 반바지까지 입는다. 그리고 A가 존나 호들갑스럽게 침대에서 일어나더니 나를 병신같은 표정으로 보면서 얘기한다.
“야, 씨발. 어제 니가 존나 개꼴리는 상황 만들어 오랬지?”
“어, 그랬지.”
“내가 존나 하루 만에 짜왔다. 일단 들어봐라.”
그래, 그럴 것 같더라. 어제 내내 그 감촉과 느낌을 떠올리며 존나 고민했을 거라고 생각해.
근데, 지금은 아니야.
“나중에 얘기해.”
“아, 들어보기만 하라고. 그러니까 어떻게 시작하냐면..”
“안 돼.”
“아, 왜 지랄인데? 니가 만들어 오라면서.”
“그거보다 더 중요한 게 있으니까.”
“어? 뭔데 그게?”
후우우. 컴퓨터 의자에 앉고 난 다음에 세상 억울한 것 같은 표정을 짓는 A에게 얘기한다.
“... 여자가 없다.”
“...? 뭔 개소리냐.”
“여자가 없다고.”
“시발, 그럼 방금 나간 저 사람들은 남자야? 꼬추 달렸냐? 내가 못 본 건가?”
“아니, 그런 게 아니야. 들어봐 일단.”
들어나 보자는 듯 한 태도의 A에게 어제 헤어진 이후에 있었던 일을 전한다. 곱창집에서 일어난 일을 그대로 전하니 표정이 이렇게 저렇게 변하면서 듣기만 하던 A. 그리고 대충 윤진이가 기절해서 오줌 싸고 내 방에서 잤던 일까지 얘기하면서 마무리했다.
“와.. 씨발. 밖에서 그 지랄을 했다고?”
“덕분에 어제 존나 피곤했다.”
“미친.. 혼자 딴 세상에서 사네.”
새삼 감탄하던 A가 다시 얘기한다.
“... 아니, 그래서 뭐가 문제인데?”
“이제부터 그거를 얘기해주마. 이게 핵심이다. 자..”
말을 딱 꺼내려니까 띵 - 동 소리가 들리면서 초인종 소리가 들린다. 어, 시발 배달 왔나보다.
“일단 짬뽕부터 받자.”
“하, 타이밍 개오지네 진짜.”
지갑 들고 A랑 현관문으로 가서 내 카드로 결제하고 짬뽕 두 개 받아왔다. 그리고 내 방에 유일한 밥상을 가져오려고 했는데.. 아, 시발 얘네 어제 야식먹은 거 그대로냅두고 갔네. 으으 시발.
일단은 귀찮아서 그것들 바닥에 내려놓고 상만 가져와서 짬뽕을 올렸다. 슥슥 비닐 벗기고 일단 국물부터 한 사발 들이키니... 으아, 뒤진다 뒤져 시발.
“마, 얘기 계속해라.”
A 놈이 단무지랑 양파에 있는 비닐도 까면서 얘기한다.
“어, 그래.”
대충 국물 한 모금 더 마시고 말을 잇는다.
“어제 니랑 카페에 있을 때부터 얘기하자. 아까 봐서 알지? 카페 거기서 내 옆에 있던 애가 여기 있던 거.”
“방금 걔? 어제 얘기해줬긴 한데... 어디서 봤다 싶었지.”
“그게 사실대로 말하면, 원래 걔가 거기 껴서 같이 한 게 사실 계획하고 한 건 아니었거든? 처음 계획은 그냥거기서 오는 여자 두 명 다 너한테 붙이려고 했단 말야.”
“어? 씨발 진짜냐?”
면 후루룩 빨아들이던 A가 놀라면서 묻는다.
“원래대로 했다면 그렇지. 근데 거기서 알바 새끼가 두 번째 여자로 내가 아는 걔를 보낸 거야.”
“... 아는 애라서 나한테 안 붙인 거임?”
“어, 속정이 붙어 버린 상태라.”
후루룩. 어우, 여기 그냥 짬뽕은 그냥 그런데 삼선이라 그런가. 아니면 어제 술 쳐먹고 먹어서 그런가. 오늘 존나 맛있네.
“그러니까 너만 먹으려고 한 애라서?”
“아니, 꼭 그런 게 아니라. 뭔가 다른 사람한테 그런 짓을 시킨다는 게 내키지가 않는 기분? 얘가저번에 얘기한 그 왕게임 그것도같이 한 애라 그런가.”
“아, 쟤가 걔야?”
“내가 얘기 안했나?”
“그 얘기 듣고 거기서 기억나는 건 존나 병신같이 꼴리는 일 했다는 거 밖에 기억이 안나.”
그래, 그렇겠지. 국물 한 번 먹고 다시 얘기한다.
“그래서 아무튼 그 얘기로 돌아가면. 뭔가 짧은 시간인데도 친해진 느낌이 들어서 뭐, 심한 거를 못시키겠는 거야.”
“심한 거?”
“너 같은 놈한테 붙이는 그런 거.”
“그게 걔한테는 더 좋은 거 아니냐?”
“양심 씨발 진짜.”
“아, 뭐. 그래서 뭐 어쩐다고.”
하아, 양파를 춘장에 찍어서 씹는다.
“어제도 그래. 그 새끼가 윤진이 욕하는 거 들으니까 갑자기 삔또 존나 상하더라?”
“그건 뭐 그새끼가 병신인거고. 그런 새끼 기억 왜 지웠냐?”
“아니 뭐, 좋은 게 좋은 거니까. 그리고 사실 아직 내가 쫄보인 게 제일 크다. 뭐 하나 잘못돼서꼬일까봐.”
“그런 데서 까지 사람 좋을 필요 있나. 브레이크 할 정도도 아닌 것 같은데.”
“그것도 그렇긴 한데.. 뭐 즐길 때는 즐기고 그 다음엔 최대한 피해 안 가게 하려고.”
“... 그래 뭐, 조심해서 나쁠 거 있냐. 씹인싸 하나가 소문 잘못 퍼트리면 좆 될 수도 있긴 하니까.”
어으, 근데 술 먹고 먹어서 그런가. 맛은 있는데 잘 안 들어간다. 면 말고 건더기라도 건져 먹어야지.
“그러니까.. 계속 똑같은 애들이랑 만나다 보니까 약간 더 편의를 봐준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다 지금. 오히려 연수원 돌아다닐 때 먹고 안 볼 사이가 훨씬 더 편했던 것 같아.”
“... 대충 들어보니까 그래서 쟤네 말고 상황극에 쓸 새 여자들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 아직 찾은 여자가 없다 이거냐?”
“그렇지. 초면인 여자들이 이것저것 시키기 쉬우니까 새로 찾을 거라는 거지.”
“시발, 그럼 그렇게 얘기하면 될 걸 뭐 이리 빙빙 돌리냐?”
“왠지 아냐? 이거 얘기할 사람이 너 밖에 없어서 그래.”
“어... 음... 그렇게 생각하니까 또 그렇기도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