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화 〉대결 - 10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작은 소리임에도 확실하게 들려. 이 정도로 나랑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은 두 사람 밖에 없어. ...설마?
고개를 아래 쪽으로 내려보니 이제는 절망이라기보다는 분노가 담겨 있는 것 같은 그 새끼의 얼굴이 보이고 나지막히 욕설을 계속 내뱉는 입이 보인다.
잠시 멍하니 있는 사이에 윤진이 부끄럽다는 듯이 얘기한다.
“얘.. 얘기 했잖아..”
“어..? 어어. 자, 잘했어.”
그리고 뭐에 홀린듯이 다시 윤진이 허벅지를 잡고 허리를 흔들기 시작한다. 움직임에 맞춰 다시 달콤한 신음을 그 새끼 얼굴에 뿌려대는 그녀와 분노로 가득찬 모습으로 그녀를 보며 좆을 열심히 흔드는 그 놈이 보인다.
“내, 내가.. 그렇게 잘 해줬는데.. 이렇게 아무한테나 가랑이를 벌리는.. 그런.. 씨발년이었어?”
이 새끼 좀 막나가네. 순간 불쌍하게 생각했던 나 자신을 반성한다. 그래, 오늘 끝까지 한 번 가보자 개새끼야. 윤진이 드림창을 가져와서 더 추가한다.
「나에게 엉덩이를 맞을 때마다 솔직해지는 정도」 - 8
「나에게 엉덩이를 맞을 때마다 흥분하는 정도」 - 6
잠시 허리를 멈추고 윤진이를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 윤진이 몸을 반바퀴 돌리고 등을 살며시 눌러서 방금까지 자기가 누워있던 테이블을 짚도록 한다. 그 상태로 한 손으로는 허리를 잡고, 한 손으로는 좆대를 잡아 구멍에 맞춰 그대로 푹 찔러넣는다.
최고의 뒷치기인 것 같다. 착착 소리는 찰지고, 풍만한 엉덩이가 흔들리는 모습과 금방 튕겨져 나올 것만 같은 탄력. 그리고..
짝!!
윤진의 한 쪽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렸다. 탄력적인 엉덩이가 울리는 그 소리.
“좋아?”
이번에는 다른 쪽 엉덩이를 방금처럼 짝! 소리 나게 때린다. 흐윽! 하는 소리가 들린다.
“하아.. 하앙.. 너무.. 하아.. 너무 좋아..”
짝!!
“그 새끼보다 더 좋아?”
“아흑.. 하아.. 조, 좋아.. 하앙! 더, 더 좋아..”
“누구 것이 더 좋다고?”
짝!!
“하윽.. 오, 오빠 꺼..”
“아까 나를 오빠말고 뭐라고 부르라고 했지?”
짝!!
“흐응.. 하아.. 주, 주인님..”
“누구 좆이 누구 것보다 좋다고?”
짝!!
“흐으윽.. 주, 주인님 것이.. 하아.. 나, 남자친구 것보다.. 좋습니다.. 흐윽..”
사람들이 왜 SM 같은 것을 하는가. 그 동안 참 궁금했는데, 이제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상대방을 굴복시킨다는 이 흥분감. 고양감. 정복감. 한층 맛있는 섹스에 더욱 맛있는 소스를 뿌리는 것 같다. 으윽, 근데 이 정도는 소프트한 편이지. 그렇다고 하드한 걸 하고 싶다는 건 절대 아냐.
그 모습을 보며 눈물 한 방울을 떨어트린 채로 계속해서 좆을 잡고 흔드는 그 새끼. 하는 와중에도 욕설은 몇 번 한 것 같은데 지금은 씨발년 소리 밖에 안들린다. 그 좆같은 장면 보고 나니까 갑자기 윤진이가 이딴 새끼한테는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 생각에 허리를 멈추고 좆을 뺀다. 그리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윤진의몸을 돌려서 그대로 키스를 한다. 능숙하게 나의 혀를 받으며 뜨거운숨을 코로 내쉬는 그녀의 입에서 혀를 빼고 묻는다.
“끝까지 하고 싶어?”
“하아.. 하아.. 네. 하, 하고 싶어..”
“그럼 그 새끼랑 헤어져.”
“하아.. 에?”
몰려오는 흥분에 넋이 나간 듯한 것처럼 보이던 윤진도 나의 뜬금없는 말에 조금 눈이 커지면서 놀라는 모습. 직접적인 섹스는 오늘 처음이지만, 그나마 속정이 생겨버린 윤진이를 저런 놈한테 줄 수는 없다.
“나랑 사귀라는 게 아니야. 저 새끼랑 헤어지기만 하면 돼.”
“그, 그게 무슨.. 흐으윽!!”
대답하는 와중에 보지 속에 손가락을 넣는다. 아까 애무때 했던 항목도 남아 있어서 지금 이 상황에서 손가락만 넣어도 점점 흥분도가 올라갈 것이다.
“대답해. 헤어질거야?”
“그, 그게.. 흐윽.. 흐으으윽...”
시간이 조금씩 지날 수록 서 있는 것 조차 힘든지 나를 끌어안으며 기대는 그녀.
“대답해.”
“하아.. 하아.. 하, 하게..”
“뭐?”
“하윽.. 하, 할 게! 헤어진다고!”
그녀의 소리를 치는 것 같은 목소리에 손가락을 뺀다. 그대로 나에게 기댄 몸에 힘이 추욱 쳐지면서 몸이 바들바들 떨린다. 그리고 다시 그 새끼를 보니 아까 전의 분노는 어디 가고 이제는 혼이 빠져나간 모습으로 가만히 좆만 잡고 있을 뿐이었다. 존나 욕할 때는 언제고, 헤어진다고 하니까 그렇게 병신 같은 얼굴이 되냐?
그녀를 안고서 천천히 앞으로 가서 다시 테이블 위에 그녀를 눕힌다. 그리고 허벅지를 들고 좆을 찔러 넣는다. 지금까지는 상황을 즐겨가면서 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완전하게 사정하기 위한 섹스를 시작했다.
착, 착, 착. 더 이상의 대화는 필요없었다. 더 이상 그 새끼를 쳐다보지도 않았고, 그저 허리를 흔드는 데에만 집중했다. 이미 상황에서 받은 흥분과, 지금까지 흔들어 댔던 것들이 쌓여있어서 그런가 본격적으로 허리를 놀리니 사정까지 그리 오래걸리지는 않았다.
이미 윤진이는 거의 미쳐 날뛰듯이 온 몸을 비틀고 있었다. 절정 직전의 쾌감이 온 몸을 휘감고 있겠지. 그리고 나 역시 싸기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
그리고 마침내, 요도 근처를 타고 오는 쾌감과 사정 욕구가 폭발했다. 불알 속에 있는 것을 전부 빼낸 다는 느낌의 대단한 사정. 그리고 윤진이도 나의 사정에 맞춰 허리가 아치처럼, 활처럼 휘며 끄으윽 소리를 낸다. 그리고 당연히 내 티셔츠 아랫 부분을 적시는 그녀의 애액이뿜어져 나왔다.
이렇게 격렬하게 흔들어 댔던 섹스는 처음이어서 그런가. 손쉽게 여운이 사라지지 않고, 왠지 하반신이 천천히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아랫배부터 시작해서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무언가가 피워내는 비릿한 화장실 냄새..
...어? 뭔 냄새? 순간 표정이 굳어지며 아래쪽을 바라보니..
윤진이가 싸고 있는 오줌이 내 하반신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 이건 예상 못했는데.
-
“오빠, 진짜 미안해!! 진짜 존나 미안!!”
“아, 예예.미안하시겠죠.”
이 곳은 내 방. 샤워를 마치고 빤스만 입고 나오니 윤진이가 알몸으로 무릎을 꿇고 자신의 잘못을 빌고 있다. 하아.. 이제 밖에서 할 때는 적당히 좀 해야겠다..
그 뒤에 상황은 이렇다. 너무 강한 자극이 쉴 새 없이 밀려들어왔는지, 절정에 이른 윤진이는 그대로 기절. 그리고 그 동안 마셔온 술이 오줌으로 바뀌어 그대로 흘러나왔던 것.
순간 뇌정지가 와서 멍하니 보고만 있다가 정화의다급한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일단은 빠르게 곱창집 드림창 가져와서 내말에 복종하게 만든 다음 다른 사람들한테 테이블과 바닥에 흘린 소변을 치울 것을 명령했다. 그리고 정화랑 아라한테는 물티슈랑 휴지 같은 것으로 최대한 윤진이한테 묻은 것들을 닦으라 했고 나는 그 사이에 얼른 화장실로 가서 대충 물로 하반신을 닦아냈다.
티셔츠 아래부분도 조금 묻어있어서 거의 물에 빠는 듯이 씻어냈고, 화장실 휴지로 몸이랑티셔츠 대충 물기만 빠르게 닦고 나왔다. 나오고 보니 좆에정액 맺혀있는 그 새끼도 대걸레로 열심히 닦는 모습보고 존나 웃음 튀어나올 뻔 했지만.
다들 일사분란하게 치우는 모습보고 일단 드림창 정리부터 시작했다. 나랑 우리 애들 셋을 제외한 다른 인원들은 10분 후에 대결 관련된 내용을 완전히 잊어버리게 했다. 처음엔 그 새끼도 지우지 말까.. 했는데 내가 너무 기세타서 과하게 한 점도 있고.. 저거 냅뒀다가 뭐 이상한 새끼 되는 거 아닌가 싶어서 그냥 지워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윤진이랑 헤어진 것까지 지우지는 않았다. 다만 더 이상 직접대지 않도록 윤진이에게 미련 갖는 정도를 0으로 만들어버렸지. 그 사이에 윤진이 옷도 입히게 했고.
마지막으로 그 새끼 돌아가게 한 다음에 윤진이한테 걸려있는 항목들 초기화 시키고, 먹은 것들 계산하고 빠르게 택시 잡아서 일단 내방으로 돌아왔다. 택시에서 냄새난다고 할까봐 택시기사님까지 드림창을 써서 냄새 안 난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계속 환기시키도록 만들어놨다. 으으, 이게 무슨 민폐야.
일단 오자마자 윤진이 옷부터 벗겨서 나랑 정화가 윤진이 붙잡고 아라가 씻어냈다. 그 다음에 물기 닦아낸 다음에 침대에 눕히고, 내가 들어가서 찝찝했던 기분을 없애기 위해 샤워를 했다.
샤워하면서 생각해보니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에 머리가 제대로 안 돌아가서 그런가 뭔가 확실하게 정리를 못 한 느낌이다. 시발 내가 기세에 휩쓸려서 병신 같은 짓도 많이 한 것 같다. 아 시발 주인님이 뭐야 시발 으아아아아. 갑자기 쪽팔림이 몰려오네.
머리를 쿵쿵 박으면서 샤워를 마치고 나와보니 윤진이가 정신을 차리고 잘못을 빌고 있는 모습. 어떻게 된 건지는 애들한테 들은 것 같다.
“어떻게 금방 일어나시긴 하셨네?”
“아.. 몰라, 나 살면서 기절해본 거 처음이야.”
“아아 그러신가요? 저번 방학 때 뭐하셨나요. 미리미리 섹스하다가 가버려서 기절도 몇 번 해보셨어야죠. 그래야 오줌은 안 지릴 거 아닙니까.”
“아니 미안하다니까! 그리고 내가 이렇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오빠 때문 아니야!?”
어라, 이것 봐라. 갑자기 주객전도를 시전하네.
“하이고, 그게 왜 제 잘못입니까 임윤진씨?”
“아니.. 이상하게 오빠랑 하면.. 존나 기분이 좋아서.. 오빠가 이상한 거라니까!?”
“이야, 이거를 저를 물고 늘어지시네요. 그렇네요. 제 잘못이네요. 기분 좋게 만들어드려서 죄송합니다.”
“아니.. 그러지 말고 미안하다고 좀!!”
“원래.. 오늘은 나랑 하려고 했었는데..”
윤진이랑 나랑 티격태격 대던 그 사이, 잠깐의 정적 사이로 타이밍 좋게 아라의 혼잣말이 들렸다. 컴퓨터 의자에 앉아있던 아라에게 우리 세 명의 시선이 쏠리니까, 한 손으로 입을 가리며 놀란 아라. 그런 그녀를 가리키며 말한다.
“야,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나 오늘 세 번 쌌다. 너 한 번, 얘 두 번. 더는 안 돼.”
“아니.. 뭐 세 번이나 네 번이나..”
“넌 조용히 하세요.”
투덜대는 윤진에게 한 마디 하니 깨갱하며 주눅이 드는 모습.
“야 그리고 나 오늘 낮부터 계속 휘말려서 힘들어. 낮술도 하고 밤에도 술마시고, 체력도 잔뜩 쓰고 오고. 나 좀 살려줘라 좀.”
“... 그럼 오빠 가만히 있어. 내가 다 할 게.”
어라? 이거 아라가 한 말 맞냐? 윤진이 입에서 나올 법한 소리인데? 윤진이의 눈초리가 가늘어지면서 슬쩍 물어본다.
“우리 아라 오늘따라 적극적이네?뭐야? 무슨 심경 변화야?”
“... 아니, 원래 오늘은 나랑 하려고 했던 것도 있고..”
슬쩍 나랑 윤진의 눈치를 본 그녀가 한 마디 더한다.
“어, 얼마나 좋으면 기절까지 하나.. 싶어서..”
아, 안 돼. 얘네 지금 기대치 너무 높아졌다. 윤진이 기절 에피소드 가지고 좀 놀릴까 했는데 이거는 기억에서 삭제를 시켜버려야겠어..
세 명 드림창을 불러와서 어떻게 해야하나.. 싶은데 가만히 듣고만 있던 정화가 손을 든다.
“... 왜?”
“나는 오늘 한 번도 안했는데요.”
... 여자가 너무 많아도 귀찮다. 왕건은 무슨 와이프가 몇십명이었다면서. 시발, 그거 듣고 처음에는 부러웠는데 이제는 무섭다 무서워.
드림창에 무엇을 추가해야되나 고민하고 있는데, 나를 빤히 쳐다보는 세 명의 말똥말똥한 눈빛에 머리가 안돌아간다.
하아.. 시발. 모르겠다. 그냥 ‘「오늘 ‘남자의 대결’을 우리 넷을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 말 하고 싶지 않은 정도」 - 9’만 추가한다. 그건 그렇고 대결 내용 다 기억할텐데 오늘 헤어진 사람 맞냐?
“야, 근데 윤진아. 너 오늘 남자친구랑 헤어졌는데도 왜 이리 멀쩡하냐.”
“어? 뭐, 사실 아까 오빠가 카톡 훔쳐봤다는 얘기 했을 때부터 마음정했는데 뭐.”
아니 그렇게 남친자랑 하던 그 여자는 어디 갔냐?
“..? 근데 아까는 막 엄청 망설이는 것처럼 보이던데?”
“아 그거? 그래야 오빠가 더 몰입할 것 같아서 연기 좀 했지.”
.. 무서운 년. 진짜 무서운 년이다. 아니, 그게 연기라고? 진짜야 구라야 이거? 아니 생각해보니까 중간에 내가 엉덩이 때리면 솔직해지게 만들었잖아. 설마 그 전부터는 다 연기였냐? 새삼 감탄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은근슬쩍 얘기를 꺼낸다.
“근데 오빠 그런 취향 있는 줄은 몰랐네.”
“어..? 무, 무슨 취향?”
“미리 말을 하지 그랬어. 그러면 내가 주인님이라고 꼬박꼬박 불러줬을텐데.”
갑자기 존나 쪽팔리기 시작한다. 아, 시발 내가 왜 그랬지 도대체? 지금 생각해보면 존나 병신같네. 미간을 짚으면서 후회를 하고 있는 와중에도 윤진이는 어느 새 괜찮아졌는지 놀리기 바쁘다.
“어머? 주인님 괜찮으세요? 주인님이 아프시면 제 맘도 아파요.”
“... 혼자 있고 싶네요. 다 나가 주세요.”
깔깔대며 웃는 세 여인들. 하아, 이거는 확실하게 지워놓을까?
“근데 오빠. 왜 나한테 헤어지라고 했어?”
“어..? 아니..”
차마 그 새끼가 니 욕하는 거 듣고 퓨즈 나갔다고는 얘기 못하겠다.
“아니.. 뭐, 그냥 어쩌다가.. 기세 타서...”
“흐음.. 오빠 혹시 나한테흑심 있는 거 아냐?”
“알몸으로 쫓겨나고 싶니?”
“그럼 아무 감정도 없는데 그런 말을 한다고? 에이 아닌 것 같은데.”
요즘 날씨에 알몸으로 내 쫓아도 뭐 추워서 죽거나 하지는 않겠지. 내보내야 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갑자기 정화의 목소리가 들린다.
“오빠, 나도 그거 해줘. 아까 보는데 와..”
잠잠하더니 어느샌가 적극적으로 들이대는 정화. 그건 그렇고 얘는 또 뭔 소리래.
“... 너 남자친구 없잖아.”
“없어도 상황극 한 번 해줄수는 있잖아.”
“아, 그, 그럼 나도! 나도 해 줘!”
아라 너 마저 그러면... 쪼다새끼이상성욕에 눈 뜨게 하려고 했다가 얘네가 이상한 거에 눈 떠 버린 것 같은데. 정작 쪼다새끼는 그 새끼 기억 지워버린 내가 되었구만. 아..피곤함이 몰려온다..
“알았으니까.. 다 돌아가..”
“어? 왜? 나 내일 할 일 없는데.”
“... 여기서 자게?”
“안 돼? 넷이서 자도 충분하잖아. 그리고 좀 늦었고”
“아니 늦긴 뭐가 늦어.. 그리고 너는 괜찮아도, 다른 애들이..”
“나도 괜찮아! 내일 나도 쉬어!”
“나야 뭐.. 내 방이나 오빠 방이나..”
갑자기 존나 피곤하다. 오늘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어. 술도 마셨고, 존나 격렬하게 쌌고, 샤워도 해서 그런가몸이 너무 노곤해. 얘네 상대하기 이제 너무 귀찮아.
“... 알았으니까 침대에서 좀 나와..”
정화가 걸터앉은 침대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침대 위로 풀썩 쓰러지며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 씨이발. 몸이 침대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려고 옆으로 고개를 돌리니 음흉한 미소를 띠며 다가오는 세 명이 보인다.
“아, 그리고.”
“어? 어어.. 왜?”
언제 그랬냐는 듯이 표정을 싹 숨기는 세 명. 얘네 언제 이렇게 능구렁이가 됐냐?
“나 잘 때 건드리지 마라. 건드리면..”
“거, 건드리면..?”
가볍게 씨익 한 번 웃어주고 한 마디 던진다.
“내 좆 사용금지야.”
그리고 그대로 잠의 나락으로 빠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