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화 〉대결 - 1
“우리 아라, 나 싫어하고 그런 거 아니지?”
“아.. 아니지.. 내가 왜 언니를 싫어해..”
“나는 우리 애들을 이렇게 좋아하는데 흑.. 다 나를 피해... 너무 슬퍼.”
곱창집 안에서 엉엉 우는 척을 하며 아라품에 매달려있는 윤진. 아라한테 매달렸다가, 옆에 있는 정화한테 매달렸다가 이리저리 애정을 표현하기 바쁘다. 아라 표정이 뭔가 혼이 빠져있는 것 같다. 정화는 별 일 아니라는 듯이 소스에 곱창 찍어먹기 바쁘다. 그래, 너라도 맛있게 먹으니 다행이지.
“그리고 오빠도 진짜 너무하다. 어떻게 밥 한 번을 같이 안 먹어 주냐?”
“아니, 나는 이번 주 내내 바빴다니까.”
“바쁜 와중에 아라랑 저녁 먹을 시간은 있고?”
“아니.. 하.. 그게 참 복잡한데..”
아아, 골머리가 아파온다. 기분 좋게 저녁 먹으려고 나왔는데 어쩌다 이 지경이 돼버렸냐.
시간은 인터뷰를 마치고 택시 불러서 내 방에 왔을 때로 돌아간다. 대충 피곤해서 침대 위에 누웠더니, 아라가 슬쩍 같이 옆에 눕고 별 시답잖은 얘기를 하다가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무르익었고, 아라가 슬며시 내 위로 올라와서 키스를 시작했다.
아까 카페에서 했던 키스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자신이 주도해서 혀를 얽혀오는 그녀의 당돌함에 자연스럽게 한 손은 등을 위 아래로 쓰다듬었고, 다른 한 손은 중력을 받아 아래쪽으로 매달려 있는 것 같은 탐스러운 가슴을 움켜쥐며 타액을 섞기 바빴다. 흥분이 차오르는 듯한 아라는 내 양쪽 뺨을 잡고 한층 더 빠르고 깊게 자신의 혀의 가동범위를 넓혔다.
보다 격렬해진 전초전이 끝나고 서로의 타액이 늘어트리며 얼굴을 뗀다. 짧은 눈 맞춤이 지난 후에 아라가 나에게 올라탄 그대로 자신의 엉덩이를 살짝 들어 나의 티셔츠 끝 쪽을 잡고 올린다. 오우,직접 옷을 벗겨주는 건 처음이야. 그대로 팔을 올려 그녀의 손에 맡기니 눈 깜짝할 새에 나의 상체가 드러난다. 티셔츠를 옆에 둔 아라는 곧 바로 자신의 셔츠 단추를 천천히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구멍에서 단추가 빠져나올 때마다 조금씩 드러나는 살결. 거대한 둔덕. 마지막 단추까지 빠져나간 뒤에 호쾌하게 자신의 셔츠를 벗는 그녀. 아, 그러고보니 얘 오늘 브라가 아니라 아까 뭐 나시 같은 거 입고 있었지. 뭔가 이것도 괜찮은데.. 하는 생각이 잠깐이었지만 아라가 팔을 교차해서 그대로 나시를 벗어버리니 드러나는 최고의 가슴. 육중한 크기와 중량감, 그리고 앙증맞은 유두. 역시.. 가슴이 채고시다..
나도 모르게 절로 팔이 올라가서 양손으로 가슴을 꾸욱 움켜쥐었다. 유두를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워서 잡으니 신음까지는 아니지만, 느끼는 듯이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그대로 혀를 날름거리며 입술을 닦는다.
“오빠, 진짜 가슴 좋아하네.”
“여기에는 모든 남자들의 꿈과 희망이 담겨있다고. 야, 솔직히 남자가 여기 니꺼 가슴 한 번 안 쳐다보고 간사람 있냐?”
“어... 글쎄...?”
아라가 내 머리 위쪽으로 팔을 쭉 뻗어 바닥을 짚는다. 그리고 움직이는 상체를 따라 그 최고의 가슴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가 천천히 팔을 굽히니 내 얼굴위에 안착했다. 하.. 최고다 씨발..
정화 가슴도 충분히 컸고, 한 입 가득 베어물수 있을 정도였지만 확실히 F는 다르다. 입을 크게 벌려서 입 안에 그 지방덩어리를 가득 채워도 그 크기가 남는다. 그대로 흡입하듯이 츄룩 소리를 내며 빨아들이면서 입을 뗀다. 젖소가 따로 없을 지경이다.
가볍고 귀여운느낌의 콧소리로 신음을 내는 그녀. 게다가 얘는 이것도 된다. 양쪽 가슴 위쪽 부분을 가운데로 밀어붙이니 유두가 거의닿을 지경이다. 양쪽 유두를 가운데로 모아 거침없이 혀를 날름거리며 괴롭힌다. 고개를 가만히 두고 혀만 움직여서 두 개의 젖꼭지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니. 너무 섹스에 친화적인 가슴이 아닌가.
다소 숨이 거칠어지는 걸 알 수 있다. 이전에 걸어놓은 가슴 애무 흥분도가 남아있으니까. 반들반들해질 정도로 유린당한 유두를 입술을 앙 다물 듯이, 양쪽 입술을 입 안쪽으로 밀어 넣어 윗니를 인중이 있는 부분으로 감싸듯이 만들었다. 그 부분으로 부드럽게 꾸욱꾸욱하면서 유두를 깨무니 참지 못하는 하이톤의 신음이 터져 나온다.
이번엔 입술을 원상 복귀 시키고, 반대쪽 유두를 공략해보자. 유두 위에 앞니 윗부분을 그대로 유두에 갖다대고, 천천히 혀로 톡톡 치듯이 강도를 조절했다. 어느 정도 확인이 된 후에 그대로 윗니랑 혀로 유두를 압박하고, 혀를 좌우로굴려가며 다소 딱딱한 자극을 가한다. 유두만 갖고 놀아도 이렇게 재밌는 게 가슴이 아니던가.
잠시 혀를 떼고 가슴 사이에 얼굴을 파묻었다. 인생 살아있음을 느끼던 와중에, 아라의 몸이 스으윽 아래로 내려간다. 벌써 가슴이 끝났나... 하면서 약간 아쉬움이 있었지만 부드러움을 과시하듯이 천천히 나의 상체를 쓸면서 내려가던 가슴은 내배 위쪽에서 멈췄다.
뭐지? 하면서 슬쩍 고개를 들어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아라가 한쪽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면서 이번엔 나의 유두를 핥기 시작한다. 단순히 핥는 것뿐만이 아니라 거의 키스를 하듯 쪼옥쪼옥 하면서 입으로 빨아대기까지.
오우, 오우 씨발. 지금까지는 내가 여자들을 공략하기 바빴는데, 반대로 이렇게 공략을 당해보는 것도 엄청나구나. 어우.. 그 적극적인 모습을 입술을 깨물고 감길 것만 같은 눈을 계속 치켜뜨며 계속 관찰하고 있으니, 아라가 혀를 내밀어 단단해진 내 젖꼭지를 쓰으윽 핥아 올리고 나를 보며 요염한 미소를 짓는다. 이야, 씨발. 미친 듯이 꼴리네. 눈을 계속 마주친 채로 검지로 나의 반대쪽 유두 부근을 스윽스윽 돌려가며 혀를 내밀어 혀만으로 유두를 애무한다.
허.. 씨발.. 아.. 존나.. 말이 안 나온다. 처음 당해보는 유두 애무에 나도 모르게 어억.. 하는 굵은 신음이 절로 튀어나온다. 얘가 이렇게 적극적인 애였구나.. 아.. 씨발 아...
“으아.. 야, 이런 거.. 어디서.. 허으.. 배웠냐..”
“쪼옥.. 왜..? 좋아 죽겠어?
“미치겠다.. 어우..”
나도 모르게 아라의 몸을 들어 올릴 정도로 하체가 들썩인다. 얘가 올라탈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주도권은 이미 뺏긴 상태구나.마지막으로 잡아당기듯이 빨아올리며 손가락으로 다른 쪽 유두도 집어서 당기는데, 고통인지 신음인지 모를 커흑 소리가 반사적으로 튀어나왔다.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떠서 그 여운을 즐기는 사이에 아라의 몸이 점점 아래쪽으로 내려가 지퍼를 내리고 내 반바지를 풀었다. 허리춤을 잡고 내리려고 하기에 허리를 살짝 들어 올려 그대로 벗기게 했다. 어, 근데... 빤쓰까지 한 번에 벗기네... 대단한데?
벗어낸 바지를 침대 아래로 던져 놓고, 내 물건을 손가락으로 톡톡 건들면서 얘기한다.
“오빠 여기가 그렇게 맛있다면서..?”
아! 그것도 추가해야지. 얼른 아라 드림창 가져와서 저번에 추가했었던 정액 맛 항목을 넣는다.
「내 정액과 좆에서 나는 맛을 맛있는 바닐라크림맛과 향이라 느끼는 정도」 - 8
이제 존나 맛있게 느껴지겠지.
“천하일미지.”
“구라도 작작 치셔야 그럴싸하죠.”
“먹고또 달라고 하지 마라. 한정판매니까.”
피식. 웃으면서 내 좆대를 잡고 세워서 혀로 한 번 귀두를 핥는다. 오우 씨발. 할 수 있다면 내 귀두의 민감도를 높여보고 싶어. 근데 아직 한창 섹스 맛 들릴 시기인데 벌써부터 높이면 안 돼지. 그냥 지금을 즐기자.
가볍게 혀로 핥은 부분을 맛 본 그녀의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아, 그래. 그거 많이 봐서 이제는 좀 익숙해.
“와, 뭐야? 뭐야 이거?”
“뭐긴 뭐야, 좆나 맛있는 좆이지.”
“와... 미쳤다 진짜...”
이번에는 귀두를 입으로 감싸서 입 안에서 혀를 굴리는 그녀. 하, 시발. 진짜 이건 몇 번을 당해도 너무 좋다 진짜. 존나 거시기에서부터 타고 흐르는 전류가 몸을 가득 채우는 느낌이야.
그대로 입으로 빨아먹듯이 고개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쭈웁, 쭈웁 중간 중간 들리는 소리가 흥분이라는 재료에 조미료를 치듯이 더욱 감질나게 한다. 그 모습을 감상하다가 그대로 고개를 눕혀 눈을 감고 감각에만 집중한다. 이따금 입안에서 거시기를 빼내고 혀로 귀두 부근을 애무하듯 돌려주는 그 시간에는 으어 소리가 안 나오려야 안 나올 수가 없다.
그나마 여러 번 하면서 감각에 익숙해졌는지, 정화랑 할 때 마냥 만지는 것만으로 싸고 그럴 정도는 아니다. 근데 아직 무감각해질 정도는 아니어서 빠르게 사정감이 차오르는 게 느껴진다.
그러다가 잠깐 좆에서 따뜻함이 사라지고 빠르게 대딸을 쳐주는 손과 무언가 귀두에 닿는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뭐지? 하고 고개를 들어보니 아라가 좆을 잡고 위아래로 흔들며 자기의 가슴에 귀두 부분을 비비고 있는 장면이 보였다.
허윽, 이거는 육체적으로 보다는 정신적인 쾌감이 앞섰다. 이런 대딸을 받을 수 있다니 시발 어으으으 씨발!! 욕지거리가 거의 튀어나올 뻔한 거를 참긴 했지만, 차마 쌀 것 같다는 사정감을 참기는 어려웠다.
“어.. 싸, 싼다..”
나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었는지, 아라는 대딸을 치던 손은 그대로 움직이며 귀두부분을 입으로 가볍게 물었다.으으윽, 나, 나온다!
허리 부근이 가볍게 들리며 정액이 요도를 지나며 터지는 사정감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사정을 하는 도중에도 아라의 손은 바쁘게 움직였고, 귀두를 감싼 입으로 가볍게 빨아올리며 사정하는 순간의 쾌락을 증폭시켰다. 흐으윽 하는 끓는 소리가 악문 입을 뚫고 밖으로 새어나갔다.
다소 강하게 사정이 됐는지, 약간 괴로운 듯한 아라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정액이 전부 나올 때까지는 좆에서 입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사정의 끝남을 알리는 듯이 들렸던 허리가 풀썩 침대위로 내려앉으니, 그제야 입을 떼는 그녀. 가볍게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살짝 드니 우물우물 입안에 정액을 음미하는 그녀가 보였다.
“...맛있냐?”
혀를 굴려가며 확실히 맛을 보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 꿀꺽 삼키더니 감탄스러운 표정으로 얘기한다.
“... 오빠 미쳤구나?”
“원래 천재들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미친 것처럼 보이지.”
“...오빠 여러 가지 의미로 미쳤구나?”
입 안에 남은 찌꺼기들까지 모두 먹으려고 혀를 열심히 굴리는 그녀다. 참, 대단한 광경이 따로 없지.
“오빠도 오빠 꺼 먹어봤어?”
“미쳤냐?”
“천재들은미친 것처럼 보인다며.”
“사실 내 좆이 천재임.”
“... 하긴 먹어봤다 하면 그것도 좀 깬다.”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서 냉장고로 향하는 그녀. 어째 애들 내 방 위치를 너무 잘 알고 있어. 냉장고 문을 열고 물을 입 뗀 상태로 한 모금 담더니 가글을 한다. 흠, 그게 훨씬 낫지. 나도 모르게 기세 타서 키스했다가 내 자식새끼들 맛 느껴지면 어우.. 두어 번 더 하고 나니 다시 물을 넣고 자리로 돌아와서 내 배를 찰싹 가볍게 치더니 묻는다.
“오빠 콘돔 어디 있어?”
“어...? 어..... 어? 시발!?”
시발!? 생각해보니 콘돔 남은 거 연수원 갈 때 들고 갔잖아. 남은 거 다 쓰고 하나 새로 산 것도 하나 남은 거 아까 A 새끼 줬고. 아! 씨발! 오면서 사오려고 했는데 깜빡했네!? 내 당황하는 반응을 본 아라의 눈빛이 가늘어진다.
“설마 없는 건 아니지?”
“... 사, 사오는 거 깜빡했다..”
“... 에휴.”
“아니.. 그... 니가 올 줄 몰라서...”
“그래서 내 잘못이야? 나 그냥 가?”
“아니, 죄송합니다. 제가 바로 나가서 사오겠습니다.”
슝하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침대에서 나가 허겁지겁 바지를 입으려다가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어찌저찌 바지를 다 입으니 그녀가 한숨을 쉬면서 한 마디 한다.
“오빠, 그냥 냅둬. 가지마.”
“어? 갑자기 왜?”
“여기서 좀 있다가 저녁 먹으러 가자. 시간도 좀 됐고, 먹고 오면서 사오지 뭐.”
“도.. 도중에 끊겨도 괜찮니..?”
“갔다 와서 쥐어짜야지.”
“히이익.”
뭔가 존나 좋으면서도 무서운 소리가 따로 없구만. 그나마 나는 한 번 싸서 괜찮은데, 달아오른 상태에서 끊어주는 걸 허락해주는 넓은 가슴.. 아니 아량에 감사드립니다. 마침 감사하는 김에 제가 마사지를 좀...
띵 - 동
어라? 갑자기 웬 내 방에울려 퍼지는 초인종소리? 뜬금없는 초인종소리에 둘이 눈이 마주쳤다가 아라가 갑자기 호들갑을 떨며 묻는다.
“뭐야? 뭐야!? 누구 올 사람 있었어?”
“아니?택배 시킨 것도 없는데 누구지?”
일단 누구인지 확인을 해야 하니 티셔츠를 입으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우왕좌왕하며 벗어놓은 나시를 입던 아라에게 말한다.
“별 거 없을 거야. 그냥 안보이게 침대에 있어.”
“그.. 들어오게 되면 얘기를 꼭 해야 돼...”
대충 나시만 입은 상태로 침대로 가서 이불로 몸을 가리는 아라. 한 번 더 울리는 띵 - 동 소리에 대충 네네 하면서 나간다. 누구지? 이 시간에 올 사람이 없는데? A 새끼도 아닐 거고 B는 집 내려가서 아직 안 올라왔고... 주말에 검침이나 소독도 하러 올리는 없고..
일단 누군지 확인부터 하자.
“네, 누구세...요....?”
“어? 오빠 방에 있었네?”
민폐 하객으로써 거듭날 것 같은 세미정장 자켓 원피스에 기다란 기럭지로 인해 아래에 드러난 매끄러운 허벅지가 눈에 띈다. 지나간 자리에 성숙한 사회인 여성의 향기를 남기고 갈 것만 같은 그 모습. 그리고 얼굴은 제대로 꾸민 듯 고혹적인 느낌을 살린 메이크업. 많이 본 얼굴이다.
그래, 윤진이다. 어... 윤진이네. 어....?
“.... 여기는 웬일이세요..?”
“오빠 하도 카톡 안 봐서 한 번 찾아와봤지. 저녁 약속 파토난 김에 정화랑 저녁도 같이 먹을 겸해서.
“아, 그, 그래?”
“오빠도 같이 먹을 거냐고 물어보려고 왔는데. 안에 누구 있어?”
“어? 어... 어, 있어.”
이, 있기는 하지. 하, 근데 머릿속이 안 돌아간다. 갑자기 왜 찾아온 거지? 안에 아라 있는 거 들키면 좀 그러려나? 으아아 어떻게 하지? 몸도 머리도 얼음장처럼 굳은 것 같아.
“아 그래? 바빠? 저녁도 약속 있어?”
“어... 그, 그게... 아니. 그.. 약속... 있어.”
“뭐야, 왜 그렇게 말을 더듬어?”
“어? 아, 아냐. 그, 그.. 따, 딸치다가 나와서..”
“...뭔 소리야. 안에 사람 있다면서?”
“어? 아, 그.. 그게..”
아 씨발 뭔 소리를 한 거야 나? 눈알 굴리면서 머리 돌리느라 바쁜 와중에 윤진이가 미심쩍은 표정을 짓더니 대충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뭐,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해. 오빠도 사생활이 있는데. 알았어, 일봐. 방해해서 미안.”
하면서 대충 손을 흔들고 저기 대각선에 있는 정화의 방으로 간다. 슬쩍 고개를 내밀어 정화방의 문이 열리고 그녀가 들어가는 모습까지 확인한 다음에 문을 닫았다.
허억허억, 시발. 뭐지? 존나 십년감수한 느낌인데? 긴 한숨을 내쉬며 터벅터벅 힘없는 걸음으로 방 안에 들어오니 이미 다 들었는지, 양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놀란 표정으로 앉아 있는 아라가 보인다.
“유, 윤진이 언니야?”
“어.. 하, 나도 깜짝 놀랐다.”
“뭐야, 언니가 오빠방까지 오기도 해?”
“아니, 처음이야. 애초에 나 평일 내내 여기 비워놨거든.”
안 그래도 단톡으로 거의 지겨울 정도로 난리를 치고 있는데, 이런 모습 보였다가 괜히 상처랑 오해만 남기는 거 아닌가. 빠, 빨리 아라랑 저 멀리 나가봐야겠다...
“이, 일단 빨리 옷 입고 나가자..”
대충 알아들은 아라가 빠르게 셔츠를 입고 단추를 채운다. 뭐지? 그냥 아는 여자애 한명 찾아온 것뿐인데, 왜 느낌은 뭐지..? 마치 바람피우다가 들킬 것 같아서 개쫄리는 그런 느낌인데..?
허겁지겁 옷을 다 입은 아라가 대충 빠르게 화장실 거울 보면서 몸만 단장하고 바로 내 뒤로 따라붙었다. 자, 준비 다했으니 빠르게 나가면서 택시 불러야겠다.. 하면서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나니 아래서부터 눈에 들어오는 건, 아까 봤었던 그 관능적인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각선미를 갖고 있는 그녀의 모습. 문 앞 정면에서 벽에 등을 기대고 차가운 눈빛과 차가운 미소를 띠며 팔짱을 끼고 있는 그 모습. 뒤 따라 나오던 아라가 멈춘 내 몸에 부딪히더니 뭐야? 하면서 슬쩍 내 어깨위로 문 밖을 확인하고 그대로 굳어버린다.
그 때 보았던 후배들에게 보여준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며 얘기하는 그녀.
“둘 다 잘 지냈어?”
등줄기에 소름이 좌아악 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