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화 〉인터뷰 - 4 [친구등장]
씨발. 순간 개정색 빨았다 개새끼야. 옆에 있는 누나도 뭐야 이거? 하는 눈빛으로 얼굴이 순간 썩었다. 멋쩍은 웃음을 짓는 A를 어이없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둘의 눈이 마주친다.
“이건 몇 개인가요?”
“반개요.”
“평가가 후하시네요. 저 같으면 마이너스인데.”
“마이너스도 받아 주시나요?”
“이번 경우는 특별히 처리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마이너스 다섯 개만 땡겨 주세요.”
에휴, 둘이 있을 때는 한 마디도 못하다가. 나 오니까 한다는 개드립이 고작 이거라니. 이 새끼 우리들끼리만 있으면 그냥저냥 터트리는 놈인데 여자만 옆에 있으면 진짜 병신이 되는 놈이다. 아씨, 괜히 흐름만 끊겼잖아.
“더 개소리 나오기 전에 얼른 소개드리겠습니다.”
“부탁드려요.”
말을 마치고 시무룩해진 A를 뒤로 한 채 아라에게 휙휙 손짓을 하니 약간의 긴장감을 품은 모습으로 이 쪽으로 다가왔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내 옆에 의자 쪽으로 다가오더니 앞에 있는 두 명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내가 모자를 건네니 머리위에 쓰는데, 머리가 작아서 그런가 쑥 들어가네.
“이쪽은 오늘부터 새롭게 출근하게 된 직원입니다. 인터뷰 도중에는 저희가 약간의 재미를 가미하기 위해 예명을 사용하거든요. 그래서 예명은 뭐로 정하셨나요?”
아..으.. 하면서 선뜻 얘기를 못하는 아라.
“아니, 뭐 예명을 그렇게 어려워하세요. 진짜 이름도 아닌데.”
“저.. 그.. 해... 해피요..”
“...해피?”
해피? Happy? 설마 조아라 라서 해피인가? 아이, 좋아라 해서 해피?
“그.. 영어회화 할 때 조원들이 그렇게 정해줘서...”
“아아... 해.. 해피... 큽... 아니, 잠깐만. 해핔ㅋㅋㅋㅋㅋㅋ”
아씨, 존나 뜬금없는 데서 터졌네. 존나 예상도 못했는데이거. 시발 나만 웃긴가 이거 ㅋㅋㅋㅋ
“아이씨, 그만 웃어!”
“아니, 앞에 고객님 계시는 데 반말을 쓰면 안 되죠. 해피씨! 엌ㅋㅋㅋㅋ”
“왜 그렇게 놀려요? 괜찮아요, 해피씨. 귀여워서 잘 어울려요.”
후우, 드디어 마음을 조금 진정시켰다. 그래, 뭐 해피 좋잖아. 해피가 밥 먹으면 해피밀 엌ㅋㅋㅋㅋㅋㅋ 시발 저 새끼 한테 옮았나 봐. 이게 다 저 새끼 때문이야.
“아니, 그럼 오빠는 뭔데?”
“오빠가 아니라 선배님이라고 깍듯하게 부르세요.”
“아.. 아니.. 그럼 선배님은 뭔데요..”
“저요? 저는 따거요.”
“? 뭐? 따거?”
진짜다. 영어이름 아무거나 정하래서 따거라 불러 달라고 했다. 중국계 미국인이 얼마나 많은데.
“따거? 따거가 뭐에요?”
“중국어로 형님 같은 말입니다.”
“아니, 아니! 영어이름 이라면서!!”
“해피씨, 자꾸 언성 높이지 마세요. 그리고 저는 영어이름 ‘같은 거’ 라고 했지, 제2외국어가 안된다고는 안했어요.”
“그..그럼 저도 바꿀래요!”
“안 돼요, 해피. 이미 고객님께서 맘에 들어 하시는 것 같거든요.”
“해피 엄청 귀여운데요? 강아지 같고.”
“그거 완전 개.. 아니, 안 좋은 말이잖아요!”
세 명이서 티격태격 놀고 있으니 A가 자기도 끼고 싶어 하는 눈치다. 중간에 끼어들어서 한 마디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래, 안 봐도 이건 개드립이야.
“나.. 나도 그럼 오야붕으로..”
“이 시국에?”
“어?”
아까부터 왜 이리 개드립만 치지? 에이씨. 너는 어차피 감당 못할 개드립만 치니 대충 내가 정해주마.
“제가 정해드릴게요. 그냥 무함마드 하시죠? 다들 어떠신가요?”
“왜 내가 무함마드야?”
“저는 괜찮은 것 같아요. 착 감기고 좋네요.”
“네? 진짜요?”
“네, 진짜요. 무함마드씨.”
대충 세 명의 이름이 빠르게 정해지는 순간. 정말 인종과 국가를 초월한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답구만.
“자, 그럼 고객님은 계속 고객님으로 불러드리겠습니다. 괜찮으시죠?” “그거 좋네요, 깔끔하고.”
어이쿠, 이름 하나 짓는 데 이렇게 시간이 걸릴 줄 몰랐네. 아씨, 괜히 해피 같은 거에 터져서. 지금 생각해보면 쪼끔 쪽팔린 것 같기도 한데.
“흠흠, 이름 때문에 조금 지체가 됐으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자, 해피씨. 오늘 고객님이랑 인터뷰 하면서 맡는 역할 제대로 파악하고 오셨나요?”
아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슬쩍 카페 드림창을 꺼낸다. 내가 살짝 손 볼 항목은 이것.
「본인이 아닌 타인의 노출이나 성적인 장면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정도」 - 8
여기에 ‘제외 : 조아라, 허민주’를 추가한다. 이제 아라, 아니 해피와 고객님은 서로의 노출이 신경 쓰이기 시작할 거다.
“아.. 아뇨. 잘 모르겠는데요..”
“해피씨가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제가 설명하면서 시작하겠습니다. 해피씨의 오늘역할은 고객님보다 먼저 노출을 하면서 고객님께 동질감과 편안함을 드리는거에요. 이해 되셨나요?” “...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빠를 줄이야! 하는 놀란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는 해피. 돌린 고개에서 안 보이는 쪽 눈으로 두어 번 윙크를 보내니, 눈이 다소 떨리지만 고개가 조금 숙여지면서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네... 아, 알겠습니다.”
“좋아요. 그러면 저기 테이블 한 쪽에 있는 저것. 보이시나요?”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그것. 손님이 벗어놓은 따끈따끈한 브라다. 숙인 고개를 들어서 확인하더니 입이 그대로 벌어진다. 그리고 바로 고객님을 향해 고개가 돌아가더니 노브라의 상징인 튀어나온 그 곳을 확인한다.
“이제 본인이 해야 할 일을 알겠죠?”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진짜? 라고 작게 물어보는 그녀. 당연하지. 사람 좋은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이니,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다.
“혹시 본인이 하기 어려우면 도와드릴 수 있으니 말씀하세요.”
“아, 아니.. 도와주긴 뭘 도와줘...”
하아아. 깊은 한숨과 함께슬쩍 앞을 보니 A놈은 존나 두근거리면서 시선을 숨길 새 없이 뚫어져라 가슴만 쳐다보고 있고, 고객님은 귀엽다는 표정으로 입가에 미소가 한가득 담겨 있었다. 결국 위에서부터 하나하나, 단추를 풀러가는 아라가 슬쩍 고개를 내 쪽으로 향해서 가까이 오길래 나도 귀를 가까이 댔다.
“오빠랑 엮이는 일은 죄다 이런 쪽 일인 것 같아.”
오우, 귓가를 간질이니 약간 찌르르한 느낌이 드는데? 얘기하고 멀어지는 아라의 귓가에 나도 슬쩍 가까이 가서 속삭인다.
“왜, 싫어?”
순간 얼굴이 조금 매서워지며 노려보는 듯한 해피. 뭐, 그 모습도 나름 귀엽다고 생각하지만. 그 와중에도 손은 멈추지 않고 단추를 하나하나 풀며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오버핏이라 해도 긴팔셔츠다보니 저번에 벗을 때처럼 팔을 안쪽으로 넣어서 벗기는 어렵나 보다. 마지막단추까지 모두 구멍에서 빼내고, 다소 머뭇거림이 있던 아라는 저번처럼 눈을 꼭 감은채로 그대로 셔츠를 뒤로 젖혔다. 그 안쪽으로 보인건.. 어? 브라가 아닌데?
다시 보니 그거다. 크롭티 같은 나시? 안에 패드가 있는 모양. 오늘은 속옷 대신에 편하게 입고 나온 모양이다. 어우, 얘도 역시 볼륨감이 상당하네. 언제 봐도 좋은 가슴에 감탄하고 있는데 슬쩍 나를 보면서 묻는다.
“이거 벗는 거 맞지..?”
“어? 어어.. 뭐, 그렇지. 속옷 같은 거니까.”
“속옷은 아닌데..”
하아.. 한숨을 내쉬면서 팔을 교차해 나시 아래쪽을 잡는다. 아무리 아랫입술을 앙 다물고 눈을 감아도 그리 쉽게 손이 올라가지는 않는 모양. 역시, 그냥으로는 조금 힘들 테니까 약간 응원을 해줘볼까? 아라의 드림창을 켠다. 그리고 다음 내용을 추가했다.
「나의 귓속말을 들으면 흥분되는 정도」 - 6
「몸이 흥분될수록 노출에 대한 욕망이 커지는 정도」 - 6
이제 흥분될수록 더욱 벗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드림창을 치우고 망설이는 아라의 귀에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고 조용하고 끈적하게 속삭인다.
“자, 상상해봐. 너의 그 커다랗고 야한 가슴을 세 명의 시선이 탐욕스럽게 훑고 지나가는 장면을.”
가까이 있는나만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작게 읏! 하는 신음이 들렸다.
“눈으로 맛보듯 처음에는 밑가슴에 생기는 윤곽선을 지나 커다랗게 한 바퀴를 훑어 크기를 감상하겠지. 빨라지는 호흡으로 인해 젖가슴이 숨 쉬는 것 마냥 위로 솟았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가는 장면에서 눈을 떼지 못할 거고. 그리고 시선을 느껴 한껏 단단해진 유두는 모두의 입맛을 다시게 만들 거야. 당장이라도 깨물어버리고 싶으니까.”
나의 목소리에 끄응하는 소리를 내더니 그대로 멈춰진 손을 천천히 위로 올려 나시를 벗는다. 벗겨지는 나시를 따라가던 가슴은 그대로 출렁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아래로 떨어졌다. 영어로는 Titty drop 이라고 하지. 정말 좋은 태그야.
무함마드 놈은 시선을 아예 박아놓은 듯이 조금씩 움직이는 가슴에 맞춰 눈동자가 움직인다. 고객님은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약간 감상하듯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벗은 모습 그대로 약간의 황홀감을 느끼고 있던 아라는 나시를 적당히 개서 테이블에 있는 브라 옆에 슬며시 놓았다.
“자, 수고했어요. 이제 다시 셔츠 입어주시면 됩니다.”
“아.. 이거 다시 입어도 돼요?”
“그럼요. 아직 거기까지는 안 갔거든요.”
“아.. 아직?”
다시 체크 셔츠에 손을 넣던 아라가 놀라는 눈치. 그럼 아직이지. 떨떠름한 표정으로 셔츠를다시 걸치고 단추를 잠그려고 하는 아라를 보며 한 마디 한다.
“아, 단추는 배꼽아래 정도까지만 잠궈 주세요.”
“어? 왜요?” “그야 당연히 그럴 필요가 있으니까요.”
그 위 단추를 채우려던 아라의 손이 멈칫 하더니 그대로 떨어진다. 오버핏의 셔츠 사이가 벌어진 곳으로 모으지 않아서 사이가 벌어진 가슴이 보인다. 하지만 정말 완벽해. 이제 감상을 들어볼 차례구만.
“자, 고객님. 어떠신가요? 같이 노출을 하는 사람을 보니 어떤 동질감이 느껴지시나요?”
“어.. 생각보다 되게.. 뭔가 안심이 되는..? 그런 느낌이네요. 처음에는 좀 의심스러웠는데 생각보다 좋네요.”
“좋게 평가해주시니 다행입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볼 건데요.”
자, 이제 시작을 해볼까..? 하는데 아니 아직 시작은 아니지.
“아참, 마침 예시를 보여줄 수 있게 됐으니 제가 커피 마시는 방법을 좀 알려드리겠습니다.”
“네? 커피 마시는 방법이요?”
“네, 고객님. 저희가 고객님께서 제공받으신 시원한 커피를 드실 때, 별거 아니지만 재미있는 조건을 추가했거든요. 그 조건은 다름이 아니라 요거, 제가 가져온 요 얼음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슥, 가져온 접시 위에 있는 얼음을 하나 집어 든다. 약간 녹았는지, 아주 미끈거리면서 손가락이 시리도록 차갑다. 그래, 아주 자극적이네.
“그거를.. 뭐 어떻게 사용하는데요?”
“자, 시원한 커피를 마시면 당연히 속이 차가워지는 느낌을 받으시잖아요? 하지만 이 방법은 속이 시원한 느낌뿐만 아니라, 바깥의 더운 날씨에 달아오른 몸까지 식혀드릴 수 있는 방법입니다. 자, 해피씨?”
“아, 네?”
“잠깐 실례.”
그대로 셔츠의 벌어져 있는 한 쪽을 잡아당겨서 한 쪽 가슴이 나오도록 만들었다.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에 얼어붙은 아라의 얼굴. 그리고 어찌할지 모르는 손이 멈칫했다가 우왕좌왕하지만 차마 내 손은 치우지 못하고 있다.
“갑자기 가슴은 왜요...? 설마...?”
“고객님께서도 어느 정도 예상하시는 것 같네요. 맞습니다. 저희가 몸까지 시원하게 드시라고 이 차가운 얼음을 여기 가슴에 문지르면서 드시는 경우에만 인정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에? 뭐? 얼음을?”
놀란 듯이 재차 물어보는 아라. 음, 당연하지. 얼음과 미녀와 가슴이라니. 얼마나 야한 세 가지니?
“자, 해피씨. 차갑습니다.”
하면서 그대로 드러낸 가슴의 유륜 쪽에 차가운 얼음을 그대로 갖다 댄다. 읏! 하면서 차가운 감촉에 눈이 저절로 찌푸려지는 아라. 하지만 고객님께 설명을 드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는 걸? 그대로 유륜을 따라 얼음을 쥔 손을 돌리며 설명을 이어갔다.
“자, 가슴이라면 어디든지 상관없지만. 저희는 여기 있는 유륜 부분과 여기 유두 부분에 직접 닿게 하는 것을 추천 드리고 있습니다.”
얼음이 슬쩍 슬쩍 젖꼭지에 닿게끔 돌리니 움찔움찔하면서 앙다문 입술 사이로 흐읏! 하는 가벼운 신음이 흘러나왔다. 남자친구가 애무해줄 때는 목석이라고 했으면서 요런 거에는 반응 잘하네. 유두도 빳빳해진 것 같고. 그래도 시범 보여주는 것뿐이니 이 정도면 되겠지? 하면서 얼음을 뗐다. 감긴 눈이 살짝 풀리듯이 떠지는 아라에게 다시 한 번 사람 좋은 미소를 보여준다. 그리고 자극을 참으면서 꼭 쥐었던 손을 가져와 펴고 그 위에 얼음을 올려준다.
“자, 이제 알았으니 해피씨가 한 번 시범을 보여주세요.”
“어? 아니, 네? 무.. 무슨 시범이요?”
“그거야 당연히 직접 얼음으로 가슴을 문지르며 커피를 마시는 시범이죠. 아! 빨대가 따로 없으니 다른 쪽 손가락을 빨대라 생각하고 빨아주시면 됩니다.”
“아, 아니.. 그거를 무슨 시범까지..”
“저는 보고 싶어요!”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손을 가볍게 들면서 싱글벙글 밝게 웃고 있는 고객님이 보인다. 그러면서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A한테 눈빛으로 은근한 눈치를 준다. 그게 뭔지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다가 계속되는 눈치에 뒤늦게 깨달은 A도 손을 든다.
“저, 저도 보고 싶습니다!”
흠, 뭐지. 이 누님 약간 윤진이 과인가? 두 명의 적극적인 의견에 아라가 약간 울상이 되는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도움을 청하듯이 불쌍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래, 그렇게까지 바라보는 데 내가 어떻게 도움을 안 줄 수가 있겠니?
“내 손가락 빌려줄까?”
울상이던 표정이 순식간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뀐다. 그래, 고마워할 거 없어. 나도 보고 싶으니까. 손에 담긴 얼음이 차가운지, 손바닥을 굴려가며 얼음을 이리저리 만지더니 결국 하아아 한숨 소리와 함께 얼음을 가슴 가까이로 가져가고 반대쪽 손은 입 쪽으로 가까이 가져간다. 어우, 갑자기 꼴릿한데. 슬쩍 아라 귀에 귓속말을 흘린다.
“내거 빨아주듯이 해 주면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