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화 〉왕게임 - 11
둘이 얼싸안고 서로가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이별의 순간에서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있을 그 때, 내 옆에 바닥에 앉아 있던 윤진이 맥주 캔을 들고 일어나서 둘을 지나쳐 침대 위에 앉았다. 뭐지? 아무도 이해 못하고 세 명이서 똑같이 머리에 물음표를 띄우고 있는데, 혀로 입술을 핥으며 관능적인 표정을 보내는 그녀가 한 손으로 가지런히 모은 자기 허벅지 위를 착착 때린다. 마지막으로 맥주를 쥐고 있던 손의 검지를 피고 아라를 가리키더니 까딱까닥 자기 쪽으로 손짓하며 끈적하게 한 마디 한다.
“이리 온.”
... 저 정도면 좀 무서워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야. 그 모습을 본 아라가 마지막으로 정화와 눈을 마주치며 굳은 결심을 한 듯 고개를 끄덕인 뒤에 일어선다. 그리고 천천히 윤진의 앞으로 다가간 뒤에, 어깨를 잡고 그대로 허벅지 위로 올라탄다. 오우, 잠깐만 이러면 뒤에만 보이잖아. 나도 맥주를 들고 은근 슬쩍 윤진의 옆에 살짝 떨어진 채로 앉았다. 아라는 슬쩍 나에게 시선을 주었으나, 윤진은 오로지 아라의 얼굴만 사랑스럽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키가 10cm 정도 차이가 나 보여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시선의 높이가 조금 차이가 났다. 슬쩍 아래를 보니 윤진의 하체가 확실히 길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뭐, 깔린 사람이 고개를 좀 들고 올라탄 사람이 고개를 좀 낮추면 키스 정도야 문제없을 것 같은 정도.
아라가 올라타자마자 윤진이 들고 있던 맥주를 건네고, 등부터 엉덩이를 훑고 지나가 좌우로 나뉘어진 허벅지까지의 섬세한 손길이 라인을 타듯 부드럽게 이어진다. 그리고 왼손은 다시 엉덩이 부근으로 올라가고, 한 손은 허벅지에서 안쪽으로 조용히 올라와 그대로 몸을 타고 올라간다. 손길이 골반을 지나갈 때쯤에 떨리는 아라의 목소리가 들린다.
“어.. 언니, 아직 시작 안했는데..”
올라가던 손길이 배꼽 부분에서 멈추더니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친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해 보이는 아라와 달리 윤진은 고혹적인 미소를 띄우며 앞에 있던 손을 떼더니, 눈을 감고 뽀뽀하듯이 자신의 입술을 내밀며 검지로 톡톡 칠뿐이다. 세상에,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야한 존재다.
멍하니 쳐다보다가 그제야 알았다는 듯이 맥주캔을 입에 대는 아라. 그런 그녀의 몸에 이번엔 검지손가락만이 손을 뒤집어 F의 풍만하게 접힌 아래가슴부터 그 부드러움이 손으로도, 겉으로도 느껴지도록 가볍게 누르면서 올라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손가락은 입에 가볍게 맥주를 머금은 후에 얼굴을 가까이 하던 아라의 왼쪽 유두를 위로 올리다가 그대로 톡하고 튕겨버린다. 읍!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맥주를 뿜지는 않은 아라가 잠시 멈칫하자 그 오른손은 그대로 빠르게 올라가 아라의 목 뒤를 먹이를 노리는 뱀처럼 사르륵 감싸버리고 그대로 당겨버려 그녀의 작은 입술을 먹어치우듯 자신의 입술로 감싸버린다.
쭈우욱 소리가 들린다. 무슨 소리인가? 이 것은 들리는 소리 그대로 빨아내는 소리다. 아라의 입 안에 담겨있는 맥주를 단번에 빨아내듯 액체가 빨리는 쭈우욱 소리가 나까지 들릴 정도다. 갑작스러운 습격에 당황했는지, 놀란 듯이 눈이 커지다가 그대로 눈이 꼭 감겨버리는 아라. 머금은 맥주가 그대로 넘어가 삼켜질 때 까지 단 한 번의 목넘김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이제부터는 그녀의 독무대였다. 이미 이 행위의 계기였던 맥주는 단번에 사라졌고, 이제 왕게임이라는 이름하에 벌어지는 유린이었다. 윤진의 혀는 눈 깜짝할 사이에 아라의 입 안으로 침투하여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듯 휘젓고 있었고, 그 습격에 힘없이 휘둘리는 것 밖에 할 수 없어 보이는 아라의 작은 혀가 눈에 들어왔다.
왼손으로는 거칠게 오른 엉덩이를 잡았다가 그대로 허리를 둘러 약간의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 듯이 자기 몸과 강하게 밀착하는 모습. 아라의 가슴이 윤진의 어깨와 가슴사이에서 압축되듯이 살들이 옆으로 삐져나온 상태였다. 묘사만 하는데도 개 꼴리네 씨부랄 거.
달콤하고 짜릿하게 질척거리는 소리와 신음 사이로 아라는 그래도 저항을 위해 윤진의 어깨를 밀어내며 벗어나고자 노력하지만, 그런 저항이 오히려 기폭제가 된 듯이 좀 더 힘을 강하게 하여 끌어안아 서로의 살이 조금 접히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이 폭풍과도 같았던 시간이 끝나고, 서로의 입술과 몸이 떨어졌다. 아니, 놓아줬다는 게 맞을 것이다. 상기된 얼굴로 자신의 입을 유린한 사람의 어깨를 잡고 거친 숨을 내 쉬느라 바쁜 아라와 달리 입맛을 다시며 아쉽다는 얼굴을 보이는 윤진을 보고 나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존나 무서운 년이네 이거.
“으음, 좀만 더 하고 싶은데.”
“그러다가 애 잡겠다.”
나는 분명 가볍게 애무하면서 뒤에 있을 본방을 위해 좀 몸을 달구려고 한 것인데, 이미 애무는 다 끝났고 바로 본방 가도 될 정도다. 불감증 관련 얘기는 했었지만 아까 키스까지는 괜찮았다고 했고, 알몸이라 흥분도도 올라갔으니 여기서 많이 느낌이 온 것 같다. 꽤 숨이 차는 것 같아서 곧바로 시작하기도 애매하니 미리 콘돔 좀 껴놔야겠다. 아까 침대 위에 갔다 놨던 콘돔 하나를 뜯고 나서 아까의 그 기름짐을 다시 느끼고 있었다. 어라? 근데 아까 정화가 어떻게 꼈드라?
“야, 정화야. 이거 어떻게 끼우더라?”
살아남아서 꼭 다시 보자고 그렇게 드라마를 찍던 정화는 정작 맥주 마시느라 이 쪽을 제대로 보고 있지도 않았다. 나의 부름에 응? 하고 돌아본 그녀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지더니 맥주를 내려놓고 앉은 그대로 엉덩이를 끌면서다가와서 손을 내민다. 들고 있던 콘돔을 건네니 대충 휙휙 보고 아까처럼 끝부분을 잡고 돌려 바로 내 분신의 귀두에 씌워버린다.
“고거 고대로 내려.”
하면서 다시 맥주 마시러 돌아간다. 아하 이렇게 구분하는 거구만. 말려있는 거를 보면 이제 알 것 같다. 대충 뿌리까지 내리고 고개를 돌리니 그대로 품에 안겨서 쉬고 있는 아라와 토닥토닥 하던 윤진, 둘이 내 거시기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둘과 눈이 마주치니 윤진이 자기 품의 아라를 끌어안으면서 말한다.
“...우리 아라는 절대 안 돼!”
“....하, 한 번만 허락해주십쇼, 장모님.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누가 자네 장모인가? 나는 자네랑 우리 아라 사이 절대 허락 못 해!”
“왜 그 허락을 왜 언니가 하고 언니한테 받는 거야..”
투덜대면서 윤진의 품에서 벗어나니까 자신에게서 떠나가는 그 모습을 세상 애처롭게 바라본다. 그리고 내 앞에 서서 내 똘똘이와 나를 번갈아 바라보는 아라가 보인다.
“아까 오빠가 치료해준다고 했었지?”
옅은 미소를 띠는 아라. 아까부터 제대로 집중 못 하고 딴 생각 하고 있던 게 역시 그것 때문이었구만. 그 동안 혼자서 많은 고민을 했겠지.
“정확하게 말하자면 치료라기보다는 마음속의 새로운 문을 열어준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은데.”
나 역시 가볍게 미소를 띠며 화답한다. 캬 오졌다 씨부랄. 이 정도면 나한테 반하는 거 아냐 이거?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뭐긴 뭐야 쎅쓰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활짝 웃음을 터트리는 아라. 웃으니까 훨씬 보기 좋다.
“아니아니, 섹스는 안 돼지! 그건 명령이랑 다르잖아! 빨리하고 다음 게임!”
옆에서 쫑알대는 얘만 없으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아니, 명령 그거 입으로도 할 거긴 한데 이쯤 되면 명령 없이도 좀 할 수 있지 않냐? 그건 그렇고 너는 안 질리냐? 안 피곤해?”
훗, 가소롭다는 듯이 웃으며 다리를 꼬고 머리를 그대로 위로 쓸어 넘기는 윤진. 그리고 자신 만만하게 한 마디 해준다.
“I CAN DO THIS ALL DAY.”
“너 잘났다 이 년아.”
둘 사이를 보다가 에휴 한숨을 쉬는 아라.
“그래서 오빠는 뭐 어떻게 해줘?”
“어? 나는 뭐.. 마시는 것도 좋지만 역시 쎅쓰가..”
“그럼 나나! 오빠 안하면 나 할래! 나!!”
그 당찬 모습에 약간 몸을 뒤로 빼면서 놀란 아라. 그 과하게 열정적인 시선을 견디지 힘들어하는 모양이더니 곧바로 맥주 있는 자리로 돌아가서 내가 마시던 맥주를 집어 한 모금 입에 담고, 그대로 나한테 다가와서 내 어깨를 잡고 입으로 옮겨준다.
아아.. 이런 느낌이었구나.. 부드럽게 닿은 입술 사이에서 나오는 맥주가 입안을 감싸 안으니 맥주를 머금은 생체 잔에 수분이 많아서 그런가 생각보다 거품이 나서 크리미한 느낌이다. 딱 입 안을 적실만큼 정도의 맥주를 그대로 목으로 삼켜버리니 남은 것은 끝을 약간 남아 있는 거품 찌꺼기가 터지는 게 느껴지는 부드러운 혀였다.
이대로 끝나는 게 아쉽다고 생각했던 찰나 그대로 쓴 맛이 남아있는 입 안에서 아라의 혀가 떠나질 않고 그대로 내 혀를 감싼다. 약간 놀라긴 했지만 나 역시 첫 키스도 아니기에 혀를 부드럽게 맞이했다. 그리고 이번엔 내가 안쪽으로 집어넣어 당돌했던 이 녀석을 감싸 안았다.
그대로 키스가 진행되다가 슬쩍 입술을 뗀다. 그리고 어깨를 잡고 있던 손을 그대로 당기고 몸을 뒤집어 침대위에 눕혔다. 약간 놀란 눈치였으나 다시 재밌다는 듯한 미소를 띠는 아라를 보며 정화랑 처음 할 때 비슷하게 느꼈던 사랑스러운 감정이 가슴속에서 피어나온다.
“아니, 나는!! 나는!! 나도 껴줘!!”
얘만 없었으면 참 좋았을 것 같긴 한데. 한창 무드 있는 그 장면에서 옆에서 칭얼대는 윤진이 귀찮아서 퉁명스럽게 말한다.
“뭐, 어떻게 껴달라고. 나 3P 같은 거 안 해봤어.”
“누가 3P 해달래? 나는 섹스해도 상관없으니까 가슴만 좀 빨아보게 해주세요.”
이거 참 너무 노골적인 요구라 입이 안 다물어진다. 저렇게 직설적인 화법을 계속 듣다보면 정말 얼굴이 아까운 인재라고 생각한다. 아라가 들려줬던 이미지로는 상상도 하지 못할 본모습이구만. 뒤에서 정화도 맥주 마시면서 보고 있다가 조용히 고개를 가로 젓는다. 거기에 자신을 노리는 그 충격적인 얘기를 직접 귀로 들었던 아라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체념한 듯 눈을 감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아, 예. 마음대로 하시랍니다.”
과하게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 그녀다. 누가 이 상황 빼고 이 얼굴만 보고 얘기한다면 큰 후원이나 상을 받게 된 대학교 봉사동아리 대표처럼 보일 것이다. 큰 상은 맞지. F컵 가슴을 물고 빨고 할 수 있는 허락을 받았으니. 그리고 침대 아래에서 무릎을 꿇더니 그대로 한 쪽 가슴에 얼굴을 파묻는다. 음, 그건 좀 부럽긴 하네.
아까 수치를 내려놨던 「가슴이 애무당할 때 흥분되는 정도」를 다시 5 정도로 올려놨다. 이제 메인은 여기가 아니니 아까보다는 적은 게 낫겠지. 대충 남은 가슴까지 침범하는 얼굴을 밀어내고 직접 손으로 만지니 와우, 한 손 가득 잡아도 전체를 잡았다고 하기 어려울 정도다. 너무나 부드럽게 파고드는 손가락을 밀어내려고 하는 적절한 탄력. 크지도 작지도 않은 깨끗한 핑크빛에 가까운 유륜과 단단하게 서버렸지만 그 토대인 가슴이 부드러워 이리저리 물결치느라 바쁜 유두까지. 수치가 아래에서보다는 적어도 확실히 느낌은 오는지, 부드럽게 콧소리가 함유된 신음소리가 나온다.
적절히 가슴을 주무르며 감촉을 만끽하는 와중에 남은 손으로는 슬쩍 다리 사이에 있는 균열로 향하니 역시나. 이미 다소 젖어있는 게 느껴진다. 자연스럽게 손가락을 균열 사이로 넣기 전에 문득 설정을 안했다는 게 생각이 났다. 그러나 이미 알몸인 상태로 가중된 흥분과 현 상황, 그리고 한층 걱정에서 벗어난 마음 등으로 전처럼 심한 불감은 아닐 것으로 예상이 된다.
하지만, 아무리 불감이 아니어도 내 좆은 특별하다는 걸 보여줘야지? 「나랑 섹스할 때 흥분되고 느끼는 정도」를 추가하니 어느 새 4까지 올라와 있었다. 이게 다른 요소들이 전부 반영된 결과인가? 하지만 어림도 없지. 수치를 6으로 변경했다.
중지를 이용해 질 속으로 내 손을 스으윽 하고 집어넣는다. 한 손가락 들어가기도 힘든 것 같은 비좁음. 하지만 그 속에서도 제대로 느껴지는 따뜻하게 구불구불한 질 속의 구성. 촘촘히 박혀있는 지름이 손가락이 출납할 때 기분 좋은 마찰을 만들어준다.
“아읏..!”
입 밖으로 튀어나온 신음에 슬쩍 위를 쳐다보니 아라는 눈을 감고 고개 젖힌 채로 몸을 맡기고 있었고, 윤진은 두 손으로 가슴을 이리저리 형태를 바꿔가면서 노는 것 마냥 신나 있었다. 그리고 어느 새 바로 옆에 정화가 와 있었다. 언제왔지? 하는 생각으로 중지를 깊숙하게 찌른 그 상태에서 엄지손가락으로 위에 클리토리스 있는 부분을 계속 매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