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첫 경험 - 8
그러면서 은근슬쩍 시작하려는 정화. 손이 거시기에 닿기 전에 한 마디 더 한다.
“함몰인 애들은 유두 세우는 것 마저 모르면 좀 심각하긴 한데.”
멈칫, 손을 멈추는 정화. 옆을 슬쩍 보니 이제는 거의 날 흘겨보는 수준이다.
“알면서 그러는 거죠?”
“어? 뭐가? 다 아는 거 아냐? 학교에서 안 배우나?”
“오빠 진짜 존나 성격 안 좋은 것 같애. 그리고 나 함몰 아니거든?”
하면서 힘을 줬는지 꽈악 막대기를 움켜쥐고 손을 뗀다. 자연스럽게 으윽하는 소리가 날 뻔 했지만 뭔가 이런 티격태격한 느낌 나쁘지 않다. 검지에 침을 묻히고, 묵직한 가슴을 움켜쥐고 검지로 유두를 빙글빙글 돌리는 정화. 이런 게 여자친구같은 느낌인가? 이 정도면 뭐 그리 변태 같은 플레이는 아니니까 현실에서도 일어날 법 하지 않을까? 뭐 내가 현실을 겪어봤어야 알지.
“아참, 그리고 나한테 말 놔도 돼.”
“한 번만 더 오빠가 약 올리면 말 안 해도 그러려고 했어.”
“거의 뭐 반은 놨드만.”
“비교하자면 내가 지금 하는 이거 세운거랑 안 세운거랑 차이지.”
자연스럽게 섹드립도 나오네. 아까처럼 딱딱한 느낌보다 유해진 느낌. 이런 게 훨씬 좋은 것 같아. 그리고 다 세웠는지 가슴에서 손을 떼는 정화. 이제 시작인가 보다. 자연스럽게 손깍지를 끼고 머리 뒤로 가져간다.
“한다?”
“어, 그래. 준비됐어.”
스르륵 눈을 감으니 등 뒤로 스윽하고 달라붙는 두 개의 부드러움. 그 속에 튀어나와 있어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내는 유두까지. 나도 모르게 등이 휠 것만 같다. 등이라는 부분이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런가 촉감으로 따지면 굉장히 민감한 부분인 것 같다. 등으로 느끼는 가슴에만정신이 팔려 있으니, 거시기에 손이 느껴질 때는 나도 모르게 헉! 하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뭐야, 왜 그래?”
“아니, 잠깐 좀 놀라서 그래. 계속해.”
눈은 뜨지 않고 대답했다. 약간의 딜레이가 있긴 했지만, 정화는 곧바로 시작했다. 아까 했던 것처럼 아래쪽부터 찬찬히 움켜쥔 다음 뒤 쪽에서 젖을 위로 슬쩍 아래로 슬쩍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면적사이에 그나마 견고한 부분인 유두가 그려내는 직선의 움직임이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 마냥 만족감을 배로 만들어준다. 나도 모르게 입이 벌려진다.
그 다음 손을 풀고 슬쩍 위로 올려 잡고 다시 젖을 움직인다. 그때마다 벌려진 입 사이에선 마른 감탄사가 짧게짧게 튀어나온다. 아.. 아.... 나의 촉감을 모두 쏟아 붓고 싶게 만드는 움직임. 지금 발바닥으로 느끼는 차갑다는 감촉마저 아깝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했을까. 머리끝, 발끝에서부터 쾌락이란 녀석이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며 단전으로 모이고 있었다. 행위가 계속될수록 비틀려질 것만 같은 몸에 힘을 주며 버티고 있던 와중에 어느 새 정화의 손은 귀두 바로 밑을 잡고 있었다.
지금 하는 행동만으로도 터져버릴 것 같은데, 가장 민감한 상황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을 만지면 어떻게 될까. 조금씩 떨려오는 몸에 긴장감, 기대감,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까지. 한 번의 젖 무빙을 느끼고 난 뒤 올라간 정화의 손이 귀두 부분을 조심스레 움켜쥐었다.
흐윽! 숨을 참는 듯한 신음. 상체와 하체 전부 힘이 바짝 들어갔다. 귀두로 느껴지는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은 나도 모르게 하체가 뒤로 빠질 것 같으면서 동시에 귀두로부터 시작되는 쾌락이란 녀석이 뉴런인가 뭐시기하는 녀석을 통해 뇌를 때리는 느낌이었다. 당장이라도 폭발하기 직전인 상황에서, 돌발행동이 이어졌다. 단순히 쥐고 있을 줄만 알았던 정화가 갑자기 엄지손가락을 움직여 귀두를 스윽 매만졌던 것이다.
그 작은 움직임은 마치 파이널퓨전 승인을 위해 내려치는 주먹과도 같은 엄청나고 격렬한 움직임과도 같았다. 거대한 폭약덩어리에 불을 붙이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잘 알듯이, 끓는 듯한 신음과 함께 떨리는 몸은 그 행위의 결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이미 쌓일 대로 쌓여버린 성욕과 쾌락이란 부대가 대 몽고제국이 정벌을 위해 진군하듯 몸 밖으로 거침없이 나아가기 시작했다. 녀석들은 귀두 안에 요도를 타고 흐르는 따뜻한 정액에 합류하여 세상 밖으로 제 모습을 드러냈다.
현실은 나의 몸이 뒤로 살짝 꺾이며 귀두에서 힘차게 튀어나온 정액이 화장실 벽을 착! 하면서 때리며 나의 MC 세상의 위대한 출발을 알린 것이다. 나도 모르게 흐으으윽! 하는 소리가 나오며 이어서 두 번째, 세 번째 발사가 이어졌고 그 위용은 첫 번째에 비교될만할 정도의 용맹함을 자랑했다. 사정이라는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 만큼의 낯설고도 거대한 쾌락.
능력을 처음 배우고 나서부터 쌓아올린 야릇한 경험을 모두 내뿜고 나서야 몸을 숙여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아랫배가 허한 느낌이 들면서 자위라는 것을 처음 배웠을 때를 생각나게 만드는 아찔한 경험이었다.
“우와.. 많이도 싸네..”
몸을 숙인 나의 뒤로 화장실 벽을 보면서 새삼스레 감탄하는 정화의 모습이 보인다.
쾌감의 여운조차 가시고 난 뒤에 다시 몸에 힘이 돌아온다. 몸을 일으켜 정면을 바라보니 좆으로 그려낸 벽화를 보인다. 그 장면을 보며 뿌듯함과 동시에 이제 이런 걸 원 없이 할 수 있겠지 하는 밝은 미래에 대한 환희가 함께 찾아왔다.
좀 더 한 눈에 담으려고 슬쩍 몸을 뒤로 빼다가 무언가 등에 닿는다. 슬쩍 돌아보니 정화의 생가슴이다. 하, 이 녀석한테 오늘은 신세 좀 많이 질 것 같다. 나는 가슴에 환장한 새끼니까.
“뭘 먹었길래 이리 많이 싸? 검사해보라면서 싸는 게 목적인 거 같아.”
“원래 검사하면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 너한테 묻지 말라고 배려까지 해줬는데 너도 이거 처음이라 잘 모르나?”
“아씨, 뭔 상관이야 그게.”
계속 모르는 부분을 건드리니 발끈하는 것 같다. 가볍게 손으로 등을 찰싹 때리는 정화. 손이 꽤 맵구나. 하지만 어쩔수 없지. 모르는 게 당연하잖아. 그것보다 왠지 기념비적인 이 일을 기록으로 담아놓고 싶은데. 기록이라면 역시 사진이지.
“잠깐만 너 저기 벽 근처 가서 서 있어봐.”
“어? 어디? 저기 싼 곳?”
“어어, 딱 붙지는 말고 적당히 떨어져 있어”
하면서 슬쩍 밖으로 나가 휴대폰을 찾는다. 아까 책상위에 던져 놓은 비닐봉투옆에 있었다. 처음은뭐든 소중한 법이니까 잘 담아놔야지. 폰을 가지고 다시 화장실을 가니 달라붙은 정액을 보고 있는 정화의 뒷모습이 보인다. 빠르게 카메라 앱을 키고 가까이 다가간다.
“자자, 이쪽 보고.”
고개를 돌리는 정화가 폰을 보더니얼굴이 확 찌푸려진다.
“뭐야? 나? 나 찍게? 갑자기 왜?”
“하아.. 검사 중에 사정을 했으면 그 기록을 남겨야하지 않겠니?”
“아.. 아니, 갑자기 나보고 카메라 보라 하길래..”
“그럼 너도 당연히 같이 찍혀야지. 사정시킨 사람하고 같이 안 찍으면 이걸 혼자 쌌는지 검사 중에 쌌는지 어떻게 알아?”
“.. 그거 좀 모를 수도 있지.”
정화가 뾰루퉁한 표정으로 얼굴을 찡그린다. 모른다는 거에 엄청 부끄럽긴 한데, 더 이상 변명거리 댈만한 게 없나보다. 찡찡 대는 모습이어도 어림도 없지! 사진은 남기고 싶으니까!
“자자, 사진 찍으려면 웃어야지. 거기 제일 많이 묻은 부분 옆에 얼굴 가까이 대고.”
투덜투덜 대면서 벽 쪽으로 얼굴을 가까이 대는 정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 손으로 입을 슬쩍 가리고 다른 한 쪽으로는 가슴을 가린다.
“에헤이, 얼굴이랑 가슴 가리면 안 돼지. 왜 그래? 아마추어마냥. 쌍 브이자 몰라?”
머쓱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눈을 흘기며 양 손을 치우는 정화의 모습. 내가 벽에다 싸지른 정액 옆에서 대딸시켜준 여자가 가슴을 내놓고 더블피스로 사진에 찍히려고 대기중이다. 이것 참 누가 들으면 야설 좀 그만 쓰라 하겠지. 얼굴 가리는 건 안 된다하니 은근슬쩍 고개를 살짝 숙이고 눈을 살짝 치켜뜬다. 그래. 뭐 이정도야.
“자, 찍는다. 하나, 둘.”
셔터음이 들리자마자 정화는 바로 손을 내리며 피곤하다는 듯이 한숨을 쉰다. 찍은 사진을 확인해보니 렌즈를 통해 본 현실은 더욱 더 꼴릿하기 그지없었다. 어우 갑자기 하나 더 찍고 싶어지는데.
“야야, 하나만 더찍자.”
“어? 또 찍어야 돼?”
“아니, 이건 내가 찍고 싶어서.”
“아.. 아아아..”
자기가 모르는 그 놈의 검사가 아니라고 하니 별 다른 거부감이 없어 보인다.
“...난 또... 무슨 사진? 그리고 이러고 찍기는 좀 그런데.”
하면서 슬쩍 아래를 보면서 자기 가슴을 살짝 들어올린다. 어허이, 그래서 더 좋은 건데. 그러고보니 사진은 지금까지 추가한 말이나 터치랑은 다른 부분이긴 하구나. 사진 자체는 일상에서도 가능한 일이니 상관없어도 벗고 찍는 부분은 신경이 쓰인다는 점. 요것도 추가해놓고 나중에 따로 그룹화 시켜놔야겠다.
“아냐. 사진 찍을 때는 원래 벗고 있는 게 더 좋아.”
스윽 머리위에 나타나는 「사진은 벗고 찍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정도」 - 6.
“아, 그렇구나. 그럼 아래도 벗을까?”
하면서 빠르게 치마에 손을 갖다 대는 정화.
“아냐아냐, 거기까진 안 해도 돼. 그냥 지금이 딱 좋아.”
“그래? 나는 벗고 찍고 싶은데.. 그럼 치마만이라도 벗는 건?”
“아냐, 어차피 아래까지 안 나와.”
시무룩한 표정으로 거의 내리기 직전까지 갔던 치마에 손을 뗀다. 말이 어 다르고 아 다르다는 게 바로 나타나는구나. 그거는 뭐 나중에 찍고 싶어지면 찍을 테니까. 그건 그렇고 흐음 고민해보자. 어떻게 하면 지금 이 상황에서 좀 더 꼴릿하게 사진을 찍어볼 수 있을까. 요렇게는 어떨까?
“거기 옆에서 묻어있는 거 약간 핥듯이 혀 내밀고 이쪽 봐봐.”
“이거? 여기 정액??”
갑자기 크게 떠진 눈으로 되묻는다. 뭐지? 엄청나게 거부감을 내보이는데?
“나 이거 사진 찍는 거는 상관없는데, 정액 핥고 먹고 이런 거는 진짜 싫어.”
“뭐야, 왜? 언제 먹어본 적 있어?”
“아니, 그 먹어본 적은 없는데 맛은 알거든. 그 전 남자친구 때문에..”
“어... 그렇구나. 그럼 그 얘기는 일단 빠르게 찍고 들어보도록 할게.”
하고 슬쩍 휴대폰을 들이대니 싫다는 듯이 얼굴을 찌푸리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혀를 살짝 내민다. 그리고는 최대한 그 쪽을 안 보려는 듯 눈동자를 이 쪽을 향하면서 슬쩍 정액이 붙은 벽 쪽으로 얼굴을 가까이 댄다.
“혀 조금 더 내밀고 조금 더 황홀한 듯이.”
에에 소리를 내면서 혀를 조금 더 삐죽 내밀더니 눈에 살짝 힘을 푼다. 오오 지금이야 딱 괜찮은 표정이랑 느낌. 폰을 들고 조금 가까이 가서 가슴이 나오는 최대한 가까운 범위로 다가갔다. 숨을 내쉬면서 정액 냄새가 풍겨오는지 숨을 들이쉴 때 마다 미간이 조금 찌푸려졌다가 풀어진다.
“자, 찍는다. 조금만 참아.하나, 둘.”
찰칵. 소리가 들리자마자 바로 고개를 떼는 정화. 찍은 사진을 보니 뭐 그리 나쁘진 않지만 그렇다고 엄청 좋은 그런 사진은 아닌 것 같아. 보면 볼수록 뭔가 배덕감 같은 게 느껴지는걸. 이런 거 잘못해서 누가보기라도 하면 좀 그러니 바로 프라이빗 폴더로 옮겨 놨다. 자, 이제 여기서 할만한 일은 다 했으니 이제 치워야지. 누가? 얘가.
“여기서 할 거는 다 끝났으니 저거 벽에 묻은 것 좀 치워줘.”
“저거? 저거 어떻게 치워? 샤워기로 하나?”
정화가 슬쩍 샤워기를 들려고 한다.
“어어, 안 돼. 저거 샤워기로 했다가는 하수구 다 막혀.”
“아, 그런가? 그러면 다 닦아야 돼?”
“깔끔하게는 아니더라도 휴지로 다 닦아서 변기에 버리면 될 걸?”
몸을 돌려서 변기 옆 휴지걸이에 있는 휴지를 건네준다. 정화는 받은 휴지를 돌돌 말아서 뜯어 벽에 묻은 정액을 휴지로 닦아내는데, 뭔가 약간 즐기면서 하는 것 같다. 저게 그리 재밌나? 하고 생각해봤더니 원래 내 말을 듣고 싶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계속 모르는 부분으로 약 올리고 싫다고 하는 정액 핥는 모습까지 시켰지. 근데 이번엔 자기가 아는 거랑 어렵지 않은 일을 시키니까 즐거운가보다.
쓰윽쓰윽 닦는 모습에 미묘하게 옆가슴이 흔들리는 게 보인다. 어우, 그러고 보니 싸고 난 다음에 뒤늦게 오줌이 마렵다. 바로 변기에 오줌을 싸면서 아까 그 얘기가 생각났다.
“아, 그 정액 얘기는 뭐야?”
“아 그거. 아 그 미친 새끼 진짜.”
갑자기 거칠어진다. 뭐지, 전 남친 얘기 아니었나? 아무리 헤어졌다지만 얘기만 꺼내도 쌍욕을?
“왜 갑자기 욕이 나와. 걔가 무슨 짓 했길래?”
“아니 그게 뭐냐면.”
닦은 휴지를 접어 옆에 던져 놓고 다시 둘둘 말면서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