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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첫 경험 - 3 (4/132)



〈 4화 〉첫 경험 - 3

이 간단한 걸 왜 생각을 못했지? 원격으로 컨트롤이 되는지도 확인되고 나의 컨트롤이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잖아! 이걸 사용하고 나서 드는 첫 번째 장애물은 나의 상상력인 것을 깨달았다. 괜한 상상으로 간단한 것을 놓치게 만들어버리잖아. 곧바로 드림창을 보며 말했다.

“번호 010-XXXX-XXXX로 자기 번호를 보내고 싶은 정도!”

바로 떴다. 별 조건이 다 붙어도 아무 제약이 없구나. 뭔가 너무 치트키 같아서 불안하기도 한데 너무 흥분되기도 한다. 당연히 슬라이드는 0. 0에 붙어있는 바?를 누르고 오른쪽으로 당기기 시작했다. 지식이 아니라 정도에서 10이라는 수치가 어떤 상황을 벌이는지 아직 모르니까 함부로 10으로 땡기지는 말자. 적당히 6 정도로 옮기고 손을 놓았다.

두근두근. 대학교 원서 발표보다 더 긴장되는 순간이다. 몇 초나 지났을까? 10초? 가량 지나니 울리는 내 핸드폰. 천당의 종소리가  보다 더 감격스러울까. 핸드폰을 켜보니 낯선 번호로 문자가 하나 와 있었다. 이미 문자로 왔기에 번호가 찍혀있지만 내용 또한 핸드폰 번호였다. 아아, 여자의 핸드폰 번호가 이런 식으로 추가 되다니. 반강제로 참여했던 OT랑 MT에서 형식적으로 추가하던 단톡방과는 전혀 다른 산뜻한 느낌. 일단 내가 번호를 받은 이유는 확인을 위해서니 통화를 하거나 카톡을 주고받아야지. 일단 번호를 저장하고 카카오톡으로 연동해서 카톡을 보낼 준비를 했다.

일단 원거리 컨트롤이 통한다는 것을 알았으니, 나에게 솔직하게 답하도록 설정을 해둬야겠다.

“나의 카톡에 솔직하게 답장하고 싶은 정도!”

여기서 나는 약간 항목을 발전시켰다. 솔직하게 답장하는 정도와 답장하고 싶은 정도 모두 올바른 결과를 이끌어내겠지만, 감정 없는 조종보다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문득 떠올라서 이렇게 얘기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처럼.

그리고 드림창에 뜬 항목에 수치는 1. 0이 아닌 것을 보아하니 타인의 카톡에도 정말 최소한의 진심을 담는 그 정도 수준으로 보인다. 일단 답장하고 싶은 정도이기 때문에 나의 선톡이 있어야 반응을 하겠지? 그럼 조금 기쁜 마음으로 하고 싶게 7 정도로 조금 올려서 설정해보자.

7로 설정해놓고 막상 카톡을 보내려고 하니 뭔가 어떻게 보내야 할지 조금 망설여진다. 공대에 들어와서 여자랑 과제해본 적도 없어서 또래 여자에게 선톡을 하는  이번이 처음이다.그리 생각하니 나도 참 청춘을 낭비하고 있다는 자괴감이 살짝 든다.

- 안녕하세요.

으아아  이렇게 카톡 하나에 떨리는 거지? 하는 사이에 벌써 답장이 온다.

안녕하세요!!

생각보다 빠르다. 보내자마자 읽고 답장 쓴 정도의 빠르기.

- 실례지만 제가  물어볼  있어서요.
- 네네! 말씀하세요!!

뭐야 이거  이렇게 답장이 빠르지? 거의 뭐 내가 톡하기를 오매불망 기다렸던 수준인데. 나랑 톡하고 싶은 정도가 아니라 솔직하게 답장하고 싶은 정도인데도 7이라는 수치가 이렇게 강력한 건가? 그건 그렇고 일단 정보가 제대로 정보가 없는지 확인을 해봐야겠지.

- 저 혹시 굉장히 이상한 질문인데 제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알고 계신가요?
- 아니요! 원래 사는 곳은 어디신지 아는  지금 어디 계신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건 무슨  때문에 그러세요?

솔직하게 대답을 한다 해도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 있구나. 이것도 수치를 조절을 해야겠는걸. 곧바로 나의 카톡에 대해서 어떠한 의문을 품지 않는 정도를 추가하고 6 정도로 빠르게 설정했다.

-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 네네! 또 뭐 물어보실 거 있으신가요??

효과는 확실해 보인다. 이제 앞으로 수상한 짓거리를 할 때는 이런 거를 염두해 두고 벌여야겠다. 아무튼 테스트를 위해 내가 있는 곳에 대해 알고 있는가?   항목을 추가했다. 조그마한 창에 벌써 여러 개를 추가 하니 오른쪽에 스크롤 바가 생겼다. 이래저래 참으로 편리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네.

내가 있는 곳에 대해 「모름」으로 뜬 부분을 누르니 「알고 있음」과 「모름」 두 가지 항목이 나온다. 여기서 「알고 있음」으로 바꾸게 되면 내가 알고 있는 정보가  사람에게 넘어가는 것인가. 이것이 중요하다. 일단 「알고 있음」으로 바꿔보았다. 뭔가 찌릿하고 신호가 오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기대와는 다르게 아무 변화도 없었다. 약간의 실망감과 안도감으로 다시 한 번 카톡해보았다.

- 혹시 지금은 아시나요?

두근두근. 오늘 하루 종일 두근거려서 잠을 제대로 잘 수나 있을련지 모르겠다.

- 네! 지금은 알아요!!

분명히 20초 전에만 해도 몰랐던 것을 지금 알게 되었는데, 자신에게 그런 변화가 생겼다는 것에 아무런 의구심도 들지 않을까?

- 그 뭐 이상한 점은 없나요?
- 아니요? 이상한 건 전혀 없어요!

카톡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는 것은 설정했으니 그렇다 쳐도, 본인의 변화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건가.  드림창의 능력은 어디까지인 걸까. 어라?

갑자기  생각에 다시 위 항목을 보니 「나의 카톡에 솔직하게 답장하고 싶은 정도」라고 항목을 만들었었다. 생각해보니  사람 내 얼굴이랑 사는  정도만 알지 내 이름도 번호도 모르는데 내가 보낸 카톡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지? 어라? 이제 보니 그러네? 이미 이거 해결된 거 아냐?

- 저.. 혹시 제가 누군지 아세요?
- 저희 OO빌 302호분이요!

그렇다. 이미 자연스럽게 나에 대해서 알고 있는 상황. 내가 굳이 항목들을 관리해주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들은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거구나. 햐.. 진짜 쓰면 쓸수록 감탄만 나온다 진짜. 그래도 마지막으로 확인은 해야지?

- 제가 지금 어디 있는 지 말씀해주실래요?

두근두근

- 방의 침대에 앉아계신 거 맞죠?

나도 모르게 이마를 딱 쳐버렸다. 오졌다 씨부랄.

자자 오늘은 하루 종일 테스트만 해야 할 거다. 언제까지 카톡으로만 이럴 수 없는 노릇이고 역시 부르는 게 제일 낫지 암. 이왕 부를 거 더 취향인 애를 불렀으면 하지만 뭐, 어때. 가까이 있으면 좋고 지금 내 방에 근처로 오는  아무 의심이 없는 사람이어서 나중을 위해서라도 훨씬 괜찮고. 일단 이리로 부르기 위해 추가 하자. 나한테 오고 싶은 정도를 7 정도로 빠르게 추가해버리자.

저기, 지금  쪽으로 가도 될까요? 바로 갈 수 있어요! 10분도  걸려요!

어, 이건 예상하지 못했는데. 오고 싶다는 생각을 심어주니까 나한테 허락을 구하는 구나. 타인의 영역에 들어오는 거니 기본적인 예의는 잃어버리지 않는 모습. 7 정도면 그래도 욕구는 강하지만 이성은 남아 있는 정도라고 볼  있나?

- 네. 지금 와주세요.
- 네네! 바로 출발할게요!!

카톡에서부터 뭔가 기운찬  느껴진다. 그런데 아까부터 계속 궁금했는데  수치 값이 어느 정도의 강한 힘을 갖고 있는지 확인해볼 수 없을까? 내가 대충 해석을 하는 것보다 확실하게 기준을 알면 훨씬 편할텐데. 얘를 여기 불러서 한 칸씩 옮기고 설명하게 만들어야 하나. 아, 내가   번 경험해보면 좋을  같은데.. 그러네?

으음.. 그래. 역시 상상력이 중요해 이건. 멀리 갈 필요 없이 내가 나를 컨트롤할  있는지 확인해보면 되잖아. 나에 관한 드림창도 열 수 있겠지?

실망시키지 않는 드림창. 들고 있던 그 애의 드림창 앞에 아까 크기를 작게 한 정도의 나의 드림창이 눈앞에 떠있었다. 척하면 척이다. 얘가 내 군대 후임이었으면 평생 갔다 진짜.

그리고  아무것도 없이  있는데 이것도 그냥 대충 놓으면 뜨려나? 하고 들고 있던 드림창을 왼쪽에 슬쩍 놓아보니 원래부터 거기 있던 마냥사뿐하게 떠 있다. 둥실둥실 무중력 느낌도 아니고 어디 SF 영화에서 보던 화면마냥.

두 개의 드림창을 보며 당연히 2명 이상의 컨트롤 또한 문제가 없겠지.분명 이것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기에 이제부터 내 창의력 싸움이라 보면 되겠다. 내가 크레이티브한 인재는 전혀 아니지만 뭐 좆따라 움직이다 보면 번뜩하지 않을까 싶어요. 얘가 편의성도 참 좋게 제공해주니 말야.

자, 내 화면을 보자. 이름 맞고 나이도 맞지. 얘가 글로벌한 능력은 아닌지 나이가 한국식 나이로 써져 있네. 아주 나에게 친화적인 부분이라 더욱 맘에 드는 걸. 자, 생각해보자. 욕구를 테스트 해보려면 어떤 항목이 좋을까. 주변에 피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더욱이 나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 행동이나 생각. 그리고 어쩌면 10까지 테스트해볼 수도 있고. 그럼 당연히 그게 계속 유지가 안 되도록 바로 항목을 이전으로 돌릴  있게 만들어야지.

 마시기? 아니야. 욕구가 너무 커지면 잘못하면 연가시 찍을 수도 있어. 시발 아,  물 사온다는거 깜빡 했네. 가벼운 운동하기? 소리내기? 점프하기? 박수치기? 아니야. 일단 어떠한 행동 뒤에 다시 이 슬라이드를 처음으로 돌려야 돼. 그러면은 ~한 행동 뒤에 슬라이드 0에 돌려놓기로 끝내는 게 가장 좋겠지.

잠깐, 생각해보니  슬라이드 눌러서 옮기는 것도 하나의 행동이잖아. 그렇다면 하나의 항목 값을  적게 만들고 싶어 하는 정도를 만들 수 있을까? 아니아니,  더 생각해보면 지금 누르고 있는 이 슬라이드를 왼쪽인 0으로 옮기고 싶어하는 정도로도 만들 수 있잖아?

그리고 역시나 드림창에 항목이 추가됐다. 니가 나의 포숙(鮑叔)이구나. 나를 낳아준 사람은 어머니지만 나를 알아준 사람은 드림이로다. 추가된 「이 항목을 왼쪽 0으로 옮기고 싶어하는 정도」 값은 당연히 0..  아니라 1이네? 이미 내가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어서 내 의식이 반영된 건가?

뭔가 스스로를 컨트롤 한다니 두근두근하면서 불안감과 초조함이 동시에 들며 손이 조금 떨리는 느낌이다. 심장아 나대지마 하고 싶지만 앞으로도 나댈 일 많으니 미리미리 나대두면서 익숙해지는 게 좋을 거다.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슬라이드에 손가락을 갖다 댔다.

일단은 지금 수치가 1인데도 옆쪽으로 옮기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라고 해도 될 정도로 거의 없다. 자, 천천히 시작해보자꾸나.

2로 옮겼다. 전에 없던 새로운 감정이 솟아난다. 궁금함. 이거를 0으로 옮기면 어떻게 될까? 옮기고 싶다기 보다는 옮기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졌어. 그래도 아직까지는 전혀 문제없지.

3으로 옮겼다. 뭔가 아까랑 생각이 달라졌어. 이거에 대해  감정은 없는데 그냥 옮기는 게 나을 것 같아. 옮길래?  옮길래? 누가 묻는다면 음.. 옮기는 게 낫지 않을까? 정도는 대답할 수 있을  같아. 딱 잘라 말해 설명하긴 힘들지만 안 옮기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해. 하지만 어림도 없지. 바로 4로 간다.

4로옮겼다. 이번에도 새로운 감정이 솟아났다. 흥미로움. 이거를 0으로 옮기면 재밌는 일이 일어날 것 같아. 어우 꽤 해보고 싶어지기 시작한다. 굳이 비유하자면 TV에 나오는 맛있는 음식들을 먹어보고 싶은 정도. 신기함에 몸이 파르르 떨렸지만 아직까지 컨트롤이 가능할 정도라 점점 더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5로 조금 힘주어 옮겨봤다. 와, 이거 봐라? 아무도 없다면 자연스럽게 감탄사나 욕이 나올 정도.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욕망 같은 녀석. 특별한 상황이 아닐 때. 존나 배고픈데 내 앞에서 고기가 익어가는걸 참는 정도. 혼자 있는 나로서는 오우 소리가 절로 나오면서 보이지 않는 어떤 새끼가 자꾸 왼쪽으로 손가락을 끄는 것 같은 기분.

그것보다 아까  새끼는 나를 신경 쓰는 수준이 5였잖아. 조금 과한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지만  놈 입장에서 보면 헛소리하면서 헛것 보인다고 난리치는 놈이 나 혼자밖에 없는 편의점에서 나가지도 않고혼자서 중얼거리듯이 있으면  그렇긴 하겠다. 남의 암보다 내 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던데. 뭐, 그래 처음이기도 하고 사람마다 다를테니 인정해줄게. 이렇게 조금 다른 생각을 하니 잠시나마 0으로 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잊을  있었던 것 같다. 자, 다음.

6으로 다소 힘겹게 옮겼다. 으아, 이거 좀 쎄다. 존나게 쌓여있는 몸으로 자대 가서 처음으로 맥심에서 개꼴리는 사진 본 느낌. 내 감각이 한 곳에 몰려 있는 기분이야. 지금 손가락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어. 옮기고 싶다. 하지만 최소한의 존엄성은 지킬 수 있을 정도의 고삐가 매어있는 수준이긴 하다. 입안이 말라가는 느낌. 존엄성이 필요 없는 곳이라면 어느 순간 포기해버릴지도 몰라. 내 기분에 몸을 맡기고 싶지만 끙끙대는 소리 내면서 간신히 다음으로 넘어갈 수는 있을 것 같음.

7로 힘겹게 옮겼다. 으아아아아 입에서 끓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네. 와 씨발 미치겠네. 와 이런 기분을 언제 느껴봤지? 아, 그 때다 씨발. 유격 받다가 씨발 힘들어서 뒤질 것 같을 때. 몸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진짜 씨발 정신력으로 버티면서 악쓰면서 버틸 때. 존나 1초라도 빨리 때려 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서 억지로 버티고 있을 때. 손 떨리는 거봐 미친. 아까부터 욕이 멈추질 않네 씨발씨발. 손이 떨릴 때마다 드림창 항목은 그에 맞춰서 떨리고 있어서 7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 미친.  장면에 실소가 나오긴 하지만 더는 버티기가 힘들다. 지금 고작 이 항목을 0으로 만드는 것 정도를 안 하려고 버티고 있으니까 씨발. 이딴  언제든지  수 있잖아 시이이이발.

내가  이러고 있지? 아니 근데 여기 까지 어떻게 버텼는데, 마지막으로 조금만 더 버텨보자 씨발. 자, 오른쪽으로 옮겨 씨발. 오른쪽 손목을 왼손으로 감싸쥐고 양 손으로 힘을 줘가며 수치가 8을 찍은 순간, 0.5초도 채 되지 않아 바로 팔이 왼쪽으로 꺾였다. 7에서 참았던 마른 숨을 계속해서 내쉬었다. 7도 이렇게 까지 버티기가 힘들었는데, 8은 정말 말 그대로 순간 감정을 느낄 겨를이 없이 몸이 먼저 움직인 느낌. 와.. 씨발.. 도대체10은 어느 정도야? 사람 하나 병신 만들겠는데?

잠깐, 생각해보니 시발 얘 아까 답장하고 싶은 정도랑 여기 오고 싶은 정도 7로 해놨잖아. 지금 시발 오면서 핸드폰만 존나 보면서 오는 거 아냐? 시발 좆됐다. 빨리 바꿔야 돼. 옆에 있는 그 여자 드림창을 보고 빠르게 바꾸려고 하는데 문 밖에서 존나 빠르게 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씨발 설마?

옆에 있는  여자 드림창에서 빠르게 카톡이랑 오고 싶은 정도를 5로 바꿨다. 밖에서 쿵쾅 거리던 계단소리가 조금 잠잠해졌다. 뭐지? 설마 도중에 막 기운 풀려서 쓰러지고 그런  아니겠지? 조마조마한 기분으로 현관문 쪽으로 다가가 조금 열어보았다.

헥헥 거친 숨을 몰아쉬며 우리 층에 올라온 그녀는 너무 힘든지 축 처진 몸으로 천천히 내 방 문 앞으로 다가오더니 나랑 눈이 마주쳤다. 지친 기색도 숨길 수 없던 땀투성이의 그녀가 나를 보더니 숨을 고르며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하아..하아...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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