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화 〉사형과의 하룻(?)밤, - 1 -
돌아와보면 예상대로 사형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고, 숨이 넘어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나는 있는 대로 내공을 불어넣었다. 폭포수가 쏟아지듯 내공을 밀어넣자 사형의 몸이 간신히 생기를 보였다.
"..사형, 사형! 괜찮아요?"
"끄흡...!"
사형이 죽은 피를 게워내며 눈을 떴다.
"..사..매?"
"네..! 저에요! 괜찮으세요?!"
"..끄.. 음.. 괜찮.. 쿨럭..! 단다.."
별로 안 괜찮아 보이는데, 괜찮다구요? 그렇게 반문하고 싶었는데.. 내공이 주입돼서 인지 안색이 나아지긴 했다. 사형은 기침을 몇 번 하더니 무척이나 어색한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 이겼구나."
"뭐.. 그렇게 됐어요."
"역시... 사매야.."
씁쓸하게,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는데.. 글쎄.. 그렇게 복잡한 표정을 주셔도 할 말이 없는데요.
"뭔가 문제가 있나요?"
"아니... 그냥. 하핫.. 큭..큭..."
"사형?!"
사형은 갑자기 뭐가 웃긴지 웃어대다가 그대로 눈을 감았다. 너무 스르륵 쓰러지는 모습에 유언인 줄 알고 덜컥 놀랐지만 손을 대보면 그건 아니고, 그냥 평범하게 기절한 것 같다. 어디 삼류 악역도 아니고 유언으로 큭큭은 좀 아니긴 하지.
"..휴우."
그래도 기대한 것 이상으로 사형은 멀쩡했다. 사지 멀쩡하고, 좀만 재활하면 이전처럼 돌아다닐 수 있을테니 '계획'에도 이상은 없을테고. 그렇다해도 이렇게 방치할 수도 없다.
치료를 받아야하니 의원을 찾아가야할텐데... 그러고보니 나, 의원 같은 거 가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애초에 뭘 다칠만했어야 다치지. 진짜.. 의원 어디있지...?
여태까지 내가 아는 의원이라곤 무림맹의 변태같은 약로 하나 뿐인데... 음, 아무래도 거기로 데려가는 건 좀 그렇다. 사내놈은 치료하기 싫다고 여자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르는 변태기도 하고.
그럼 어디로 가야할까 하고 주위를 살피면, 그제야 사형이 왜 그렇게 어색하게 주위를 봤는지 알았다. 산맥 여기저기가 파이고 갈라져 기형적인 지형을 이루고 있었다.
앞으로 사형 앞에서 약한 척은 무리겠네.
"그럼.. 역시 평범하게 덮칠까."
내 말이 끝나자 어쩐지 기절했을터인 사형의 몸이 꿈틀거린 것처럼 보였다.
물론 깨어난 건 아니었지만, 애초에 하하호호 웃고 떠들 수 있는 상처는 아니다. 몸은 멀쩡할지언정 내상은 심각해서, 보통 사람이었다면 버티고 있는 게 신기했다고 사진을 찍고, 온갖 검사를 하고 난리를 쳤을 정도다.
의원을 찾기 위해서 사형을 안아들고 일단 사람이 많은 곳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대도시라면 수준 높은 의원이 얻어걸리지 않을까?
어딘지 모르겠는데, 성의 규모는 제법 컸다. 의원, 의원.. 표지를 보고 찾아갈 수는 없으니 귀를 기울였다.
─크으.. 완전히 신의아니십니까!
─그럴리가요.. 저는 한참 멀었습니다.
저기다.
소리가 난 곳을 찾아보면 제법 널찍한 장원이었고, 그리로 내달렸다.
"허억?!"
돌아가는 손님을 배웅하고, 물건을 정리하던 중인 의원은 내가 갑자기 나타나자 꽤 놀란 모양새였다. 나름 무공도 익힌 것 같은데 담이 작으신가..? 놀라서 내 위아래를 훑곤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귀.. 귀,귀신... 은 아니.. 신 것 같고, 여, 여기는 무슨.. 일이십니까?"
"환자! 환자 때문에 왔어요. 사형을 살려주세요."
"사형..? 아."
내가 안겨있는 사형을 들이밀면 의원은 언제 놀랐냐는 듯, 사형의 모습에 집중했다.
"방 안에 눕혀주십시오. 위급한 상태이니 바로 치료할 준비를 하겠습니다!"
의원은 빠르게 사형의 몸 여기저기를 누르며 진맥을 시작했다. 다행히 이 세상 모든 의원이 변태라거나 하는 일은 없었구나.
가슴에서부터 순차적으로 촉진을 반복하던 의원이 침을 꺼내 박기 시작했고, 사형의 안색이 안정되었다. 거기까지 마친 의원은 땀을 닦으며 바깥을 가리켰다.
"급한 불은 껐으나, 치료를 위해서는 탕약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약을 지어올테니 간호를 해주시지요."
"알겠어요.. 감사해요. 여기.."
"아직 치료가 끝나지 않았으니, 지불은 나중에 생각하십시오."
"앗, 네.. 그,그럼.."
"그럼 저는.. 필요한 탕약들을 지어오겠습니다."
의원이 약을 지으러 나갔다.
"후우우.. 사형, 왜 이 지경이 되도록 싸운거에요."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지만...
살펴보면 사형의 혈색은 아까보다 나아졌다. 호흡도 안정이 되고.. 기운도 정상적으로 흐르는 것이 미세하지만, 느껴진다. 사형의 기세와 호흡이 조금이지만 달라졌다.
깨어난 건가?
"....사형?"
하지만 반응은 없다.
착각했나 싶어서 슬쩍.. 손을 밀어보면, 확실히 아까보다 생기가 돌고 있고, 호흡이 고른 느낌.
아무리 봐도 깬 것 같은데... 본인이 반응하지 않으니, 알 수가 없다.
혼란스럽거나 힘든 걸까 싶어서 봐도 그건 아니다. 언제 쯤에나 눈을 뜰까 했는데, 눈을 뜨지 않는다.
왜?
그럴만한 이유가 있던가..?
아.
깨어난 다음에 해야할 게 있었지.
"...."
사형도 참, 잠든 척한다고 그냥 넘어갈 리가 없는데─
흐으음.. 어쩔까나.
"사형, 절대, 절대 죽으면 안돼요...."
움찔.
기도하는 듯한 내 간곡한 목소리에 아주 극미하지만 사형의 움직임이 있었다. 같은 절대고수라도 알아채지 못할만큼 경미했지만, 나한텐 보였다.
음... 사형은 알기 쉽달까,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데...
나는 사형의 손을 쥔 손에 힘을 더하며 소리쳤다.
"사형..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으세요... 곧 탕약이 올 거에요."
"..."
말하면서 입김을 불어넣었더니 부르르.. 떨리는 반응이 왔다. 육신은 어떻게 다잡았으나, 기운이 흐트러지는 게 보인다. 나는 웃음이 나오려는 걸 참고, 나는 사형을 조금 더 깊게 안았다. 자연히 가슴이 밀착했다.
"...사형, 사형이 죽기라도 하면 저는...!"
최대한 가슴이 사형의 몸을 감싸안도록 들이밀었다. 땀에 젖은 무복 사이로 가슴과 가슴이 맞닿았다. 아마, 솟은 부분까지 느껴질 게 분명하다. 난 무복 속에 속옷 따윈 입지 않으니까.
"....."
부들,부들... 역시나. 사형도 감촉을 깨달은 것 같다. 하지만 맛이 갔는지. 어쩔줄 몰라하고 있다. 확실히 사형의 몸이 다르긴 다르다. 그러고 보니 좀 궁금해지는데....?
"사형, 몸이 많이 차가우시네요..."
"...."
나는 이불 속으로 몸을 들이밀며, 조금 더 깊게 몸을 겹쳤다. 어차피 의원의 기척을 읽는 것은 쉽다. 기감에 잡힌 그는 약탕기를 몇 개나 다루고 있는 걸로 보아 한동안 돌아오지 않을 게 뻔하다.
나는 이때다 하고, 잠자는 공주님처럼 누워있는 사형의 허벅지 사이에 오른손을 비집어 넣었다.
어차피 이보다 더한 일도 할 사이인데 괜찮겠죠?
"...?!"
"사형... 잠깐 몸이 괜찮은지 확인할게요?"
꾹, 꾸욱.
역시, 본능은 못 속인다. 사형의 몸에 부들거림이 일었고... 이내 발기하기 시작했다. 꽉. 육봉을 틀어쥐면.. 역시, 사형. 깨어있잖아요?
"사,사..매...?!"
결국 참지 못한 사형이 눈을 떴고, 육봉을 붙잡힌 사형이 나와 어색하게 눈이 마주쳤다.
"아, 일어나셨어요?"
"그.. 그게.."
"여긴 의원(醫院)이에요. 몸 상태는 괜찮으세요?"
"..괘, 괜찮기는 한..데."
확실히 사형도 천검문도였다. 아까까지만 해도 다 죽어가던 상태였지만 내력을 주입받은 것만으로도 몸이 회복되었다. 아래 쪽도.. 이렇게 튼실하고.
"..사,사매? 이..건.... 놓고 말해주지 않을래...?"
"네? 하지만 사형의 몸이 너무 차가워서... 부끄러우셔도 체온을 유지하시는 게 좋아요."
"아니.. 내 몸 말고.... 잡고 있는..."
"네에? 제가 뭔가 붙잡았나요?"
내 천연덕스러운 물음에 사형은 얼굴이 발개져서 부들부들 떨었다. 이쯤 되면 절 파악하셨을 때도 됐는데, 여전하시군요 사형?
"그,그러니까.. 사매.. "
사형은 충격이 와서 감당이 안되는 지, 말을 떨면서 설명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인데 이 정도도 익숙해지지 못하면 곤란합니다. 사형?
"어차피 어릴 때는 한 이불에서 자기도 했었잖아요? 이제와서 부끄러워 하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 그러니까.... 그,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면요?"
꾸우욱─
"윽..?!"
자, 그런 우유부단한 표현으로는 놔주지 않는다고. 나는 벌을 겸해서 좀 더 세게 자지를 틀어쥐었다. 살짝 움켜쥔 채로 육봉의 껍질을 벗겼다 입히듯이 움직이면, 부르르르 떨리는 반응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사!...사매.....!?"
"네, 듣고 있어요."
내 미소 가득한 대답에 사형은 아득한 얼굴이 되었다. 슬금 슬금, 위 아래로.. 움직였다. 이런 상황이 믿기지 않는 지, 입술을 떨었다. 사형의 우유부단한 목소리와 다르게, 우람한 그곳은 무척이나 당당하게 자기를 표현하고 있었다. 솟아서 벌써 반 쯤은 내 배에 문대고 있는 상태.
여기서 조금만 더 주물러도 사형은 사정을 해버릴 것만 같다.
"끄..윽, 사, 사매.."
"사형? 어딘가 아프신 거에요?"
"그.. 그윽..!"
얼굴이 새빨개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형이 계속 우유부단하게 구는 동안, 나는 차근차근 그 자지를 잘근잘근 씹듯이 주물렀다. 내 손길에 사형의 떨림이 커지다 못해 터질듯 했다.
단단하고 빳빳하게 선 그것은 지금이라도 내 배에 정액을 뿜을 것 같았지만.. 떨림이 멈췄다. 사형은 내공으로 스스로의 자지를 옥죄었다.
아니, 무슨 수도승이에요?! 스님도 자지를 세우는 세상에서 이게 무슨 무례한 일인가요. 사형! 조금 화가 난 내가 그걸 풀려고 사형의 내기를 다시 밀어냈더니, 사형의 기운이 더 들어왔다.
갑자기 내공 싸움이 되어버렸는데.. 사형의 얼굴에 땀방울이 맺혔다.
"사.. 사매.. 그만..!"
"사형이 먼저 그만하면..."
"그, 그런 문제가 아니.. 잖..아..!"
사형의 눈이 떨렸다. 그야, 내공을 멈추는 순간 바로 내 배에다가 싸버리겠지만...
"고민하지 마세요. 사형, 편해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