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2화 〉무림의원은 변태다, - 1 - (32/73)



〈 32화 〉무림의원은 변태다, - 1 -

"자,잠깐..! 저는 마녀가 아니에요!"

"하! 무슨 헛소리를.. 배교가 몰락할 위기에 처하니 안면을 몰수하다니... 아무리 비인외도라지만 충성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년이구나. 네 년의 가랑이도 그렇게 가벼우냐?"

"파하하핫!!"


중앙에 있던 남자의 말에 주변에 있던 이들도 웃어대기 시작했다. 아니.. 근데 이 새끼는 무슨 사파야? 그래도 짜증내면 안되니까 고개를 젓고 최대한, 이성적으로 얘기해보자.


"저기.. 진짜로 저는 천검.."


차앙!

귀두도를 든 남자가 바닥을 찍으며 나를 가리켰다.

"여기 오면서 너희 배교의 마녀들을 몇명이나 처리한 줄 아느냐? 그런 꼴로 얕은 수작 부릴 생각을 하다니! 내 오늘 너를 처단하고 그 가벼운 구멍을 확인해줘야 겠구나!!"


뒤늦게 삿대질을 당하고 깨달았는데 나는 몸에 딱 맞는 시녀복을 입고 있었다.


"어.. 이건.. 그,그러니까 여기에는 복잡한 사정이..."

아무래도 사악한 배교의 마녀니 하는 걸 들어보면 정파인 듯한데... 마음에 안든다고 때리기도  좋지 않은데, 그냥 도망쳐? 그 때 대열의 뒷편에서 머리가 특별히 빛나는 누군가가 튀어나왔다.

"혹시.. 시주께서는 용세린 시주가 아닙니까?!"

"아..? 불광스님?"


"아시는 분입니까 스님?"


"예. 시주들께서는 검을 내려주십시오! 본 승이 이 분이 배교의 인물이 아님을 보증하겠습니다."

다행히 상황은 불광의 중재로 해결되었다. 내 구멍에 대한 욕설을 마구 뱉던 남자의 손짓에 절반 정도의 부하들만이 진입했고 무례한 그는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으흠, 본인은 지살대(地殺隊)의 대주인 이기철이라 하오. 아무래도 험한 놈들과 주로 싸우다보니 기선을 제압하고자.. 아까는 오해였다 하나 소저께 범한 무례를 사과하는 바요."

말인 즉슨 나는 무림맹에서 꽤 높은 직책이고, 상황이 오해할만 했으니 닥치고 사과를 받으라는 거겠지. 뭐, 얼마든지.


"아니에요... 오해받을만 했으니 괜찮아요."


내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넘어가자 응당 그래야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이기철은 여유로운 미소와 함께 물었다.


"그런데.. 소저가 왜 이곳에서 나왔는지, 연유를 설명을 해줄 수 있겠소?"

"그게..."

설마 이유를 물어볼 줄은 몰랐다. 어떻게 대답해야하지? 영물을 구하러 왔다가 잡혔다고 하는 건 무리가 있겠지? 이기철은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대로 말을 이었다.

"솔직히, 여긴 배교의 지역중에서도 상당한 심처에 해당한다오. 그런데 그곳에서 배교의 마녀들과 같은 옷을 입고 나왔으니 으흠.."


"네, 수상하게 보셨겠죠.."


"그래서 어찌하여 그런 옷으로, 어떻게 되었는지 설명을 해주실 수 있겠소?"


내가 대답을 바로 하지 못하자 이제는 추궁에 가까운 시선이 이어졌다. 다만 범인을 추궁하는  아니라, '뭔가 당했냐' 같은 눈빛이라 좀 그런데. 뭐, 당한 게 맞긴하지만 서도.

대답을 어떻게 생각해보긴 했는데 제기랄, 시녀복과 엮어서 어떻게 잘 대답해야하자니 애매하다. 잠입? 배교의 위치를 어떻게 알고 잠입했냐는 말이 나오면 할 말이 없다. 대하는 투를 보아하니 은연중에 무시하는 기색이 있어 섣불리 대답했다간 더 악화될  같고.. 고민 때문에 머리가 터져버릴  같은데 옆에서 불광이 끼어들었다.

"..설마  그러신 겁니까?"

"음? 또 라니 무슨 말이오?"


"그..그것이.."


말하던 불광이 얼굴이 살짝 빨개졌다. 아, '그 날'을 떠올린거다. 분명해. 땡중 같으니. 불광은 자신의 실수를 눈치채고 헛기침을 하며 신색을 고친 뒤 입을 열었다.

"사실 세린 시주께서는 지난날 색마가 출현하여 어지럽힐때, 색마를 잡기 위해 스스로 미끼를 자처하여 협행을 하셨던 분입니다. 그리하여 조온마를 퇴치할  있었지요."

"아니, 그런 일이.."


"이거 이거.. 훌륭한 여협이셨군요!"


"그런 시주의 성격상 최근  일대가 흉흉하다는 소문이 퍼지지 않은 곳이 없으니, 그 소문을 듣고 오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 과연..!"

"그렇다면 저 옷도 잠입을 위해서 입으신 것이겠군요?"


"삿된 배교 무리와 같은 취급을 받으셔서 마음 고생이 크셨겠습니다.."


배경이 소림이라 그런걸까? 불광이 몇 마디 얘기했을 뿐인데 남은 이들이 북치고 장구치고 난리를 쳐대더니.. 날 보는 눈빛들이 호의적으로 변했다. 배교의 하수인일지도 모를 수상한 잡파의 여자에서,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나선 여협으로.


정파 너무 졸렬한 거 아니야...?


"그렇게 되신 것이었습니까?"

"네.. 사실 처음에는 배교라는 것도 몰랐고, 들어와보니 상대가 너무.. 강한 탓에 싸우지는 못했고, 다만 운이 따라 의식을 방해할  있었습니다."


"오..! 의식을 방해하셨다고요?!"

불광이 눈이 동그레져서 물었다. 그것이 중요한 정보였는지 이기철도 눈이 휘둥그레져서 나를 쳐다봤다.

"자세히 좀 설명해주시겠소?"

나는 철창에 이무기가 갇혀있었고, 뭔가 중요해보였기에 이무기를 풀어주어 방해에 성공했다고 대충 둘러댔다. 뭐 상이한 점도 있지만 일단은 사실이고... 진심은 통하는 법이니까?


"오오오.. 그런 일이..."


"그것이 정말이오...?"

"시주께서는 사룡대법(邪龍大法)을 막아내신 것이오! 훌륭한 일이 아닐 수 없소이다."

사룡대법?

불광이 고무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다른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마침 수색을 끝낸 듯한 대원 몇 명이 문 안쪽에서 돌아왔다.


"수색을 마쳤습니다. 안에는 괴이해보이는 문양과 술식 따위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몸이 반  날아간 괴상한 시체가 한 구 있었습니다."

"흠.. 정말 그게 전부인가? 놈은 대법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오리무중이로군.."


고민하던 이기철이 나를 슬쩍 바라보았다.


"혹시 소저는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지 알고 있소?"


"아.. 그건, 대법을 시행하는 도중에 제가 보조하는 척을 하다가 이무기를 탈출시켜버렸거든요."


"오오 과연, 그래서..?"


"음.. 그랬더니 갑자기.. 폭주했다고 할까... 몸이 터져버리던데요?"


심권이라도 맞은 것처럼?


"저,정말이오?! 그럼 배교주가 죽었단 말이오?!"

깜짝 놀라 되묻는 이기철.

"그,그렇다면.. 설마 그 시체가?"


"네.. 자기 입으로 교주라고 했었어요."


"!!.. 세린 시주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큰 일을 해내신 것이외다!!"


불광의 외침에 주위의 시선이  쪽으로 쏠렸는데 그 경외와 호의가 가득한 시선들 속에서,  한 사람, 이기철만은 눈썹을 살짝 찌푸린 채 눈을 굴리고 있었다.

"아니에요. 저는 단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에요."

"겸손하실  없소이다. 정말이라면 이 이상 없을 공적이니.. 그런데 혹시.. 소저의 사문을 들려주실 수 있겠소?"

갑자기 조금 정중해진 이기철의 목소리.

"네? 아.. 소개가 늦었습니다. 천검문(天劍門)의 용세린이라고 해요."

"천검.. 천검문.. 말씀이시오?"


"..네."

문파명을 듣자마자 이게 뭐냐 하는 식으로 당황한 표정의 이기철이 옆에 시립해 있던 남자에게 눈짓을 했다.

-구환. 천검문이 어디지?

단지 눈짓을 한  아니라 전음을 보내고 있었다. 물론 나에게 한  아니었지만,.. 들리는 걸 어떡해. 전음을 할 거면 조심스럽게  하지.

-그..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강력한 신생문파나 신비문파에 대해서는 언제나 숙지해두고 있습니다만.. 천검문(天劍門)이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아니라는 거군?


-예.

대답을 들은 그는 기뻐하는 것 같기도, 안도하는 것처럼도 보였다.

"천멸대는 수색을 계속하라! 용소저의 조력으로 배교 소탕을 수월히 할 수 있었으나, 아직 끝이  게 아니니 긴장을 늦추지 마라!"

이 녀석,  이상 없을 공로라더니 은근슬쩍 '조력'으로 격하시켰다. 공을 가로채려는 게 뻔히 보인다. 너무 알기 쉬워서 웃음이 나오지만 뭐 공로 따위에는 관심 없으니까.

그렇게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이기철이 다가와 포권을 취했다.

"용소저, 정말 큰 도움이 되었소.. 그런데 대법의 보조를 하셨다니 궁금해집니다만, 잠입하시는 도중에.. 아무일도 없었소이까?"

"네..? 그게 무슨.."

"으흠, 제 말을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배교는 아주 위험하고 흉험한 놈들이오. 혹시나 기억하지 못 하실지도 모르지만 침투하는 과정 중에 어떤 사법을 당하셨는지도 모른다오."


음.. 당하긴 당했지.  좀 다른 거지만 위부터 아래까지  수 없이...


"아, 그런가요..? 딱히 이상은 못느끼겠는데..."


"소저께서 건강하신 것은 다행이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진찰을 받으시는 게 어떻소? "

"진찰..이요?"


"그렇소. 맹의 약당에 실력있는 의원이 많으니 거기가 좋을 거요."

나를 바라보는 표정이 묘하다. 뭔 짓을 당했을 지 모르니 빨리 가보라는 느낌. 그런데 약당.. 무림맹 약당, 어디서 들어봤는데... 아, 당연기한테 들었던 변태 의원.

당연기가 변태라고 부르는 족속은 대체, 어떤 인간일까? 궁금한데.. 가볼까. 그런 가병누 생각 속에서 내 고개는 이미 떨어져내렸다.


"그렇다면 수색이 끝나는대로 우리와 함께 가시는 것으로 알겠소."

그렇게  무림맹 행이 결정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마차를 타는 건 지루했다..


"마차는 타실만 하신가요?"

"네."

엉덩이가 들썩 거릴때마다 음란한 생각이 드는 것만 빼면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다행입니다."


말을 걸어온 것은 오구환. 그러니까 지살대의 부대주를 맡고 있는 자였다.

"아, 네.. 많이 신경써주고 계신걸요."

"하하.. 맹을 도우신 은인이 아니십니까. 편히 모시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군요."


"아니에요. 정말 불편한 건 없었어요."

내 대답에 생각하던 구환이 무릎을 쳤다.


"이런.. 심심하신듯 하군요."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적적하긴 하네요."

"과연.. 시간은 많고  일은 없으니.. 혹여나 궁금하신  있다면 제가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럼 무림맹에 대해서 듣고 싶은데요."

사실 이 세상에 대한  지식은 일천하다. 전생에 무협 소설을 주워 읽어서 어렴풋이 구파일방이라던가 몇 개인지 모를 세가가 있겠거니 예상할 뿐이지. 실제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제대로 알아본 적은 없었으니까 이번 기회에..

"이거 이거.. 먼저 말을 꺼내놓고도  죄송하군요. 기밀을 엄수해야하다보니 얘기 해드리기가 좀..."


"실은 저희 문파가 산중에 있다보니 소식에 어두워서요. 저자에 들리는 정도라도 가르쳐주실  있나요?"

"흠... 좋습니다!"

구환은 기다렸다는  떠들어댔고, 덕분에 무림맹에 가맹한 문파가 백 개를 돌파했다느니, 무림맹주의 이름이 황록색이고 그 부친은 청록색이었다 따위의 쓸모없는 정보도 들었다.

"하하하!.. 이런.. 저만 너무 떠들어댄  아닌가 싶군요."

"아니에요. 재미있게 들었는 걸요."


재미는 없었지만.. 무림의 정세는 알았다. 여느 곳처럼 세력이 정사마로 나뉘었는데 그렇게 나뉘어있는 상태가 공고해져 호남을 필두로한 남부 지방은 사파가, 호북 위의 북부를 정파가, 서쪽은 마교라는 정도?

덧붙여서 아직은 생각보다 무림이 평화롭다는 것도.

"소저, 이번에 정말 훌륭한 일을 해주셨습니다."


"네?"


"배교 말입니다. 소저께서 잠입해주신 덕분에 배교 소탕의 피해가 줄었습니다. 만일 배교주가 소문만큼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제 아무리 천명대와 지살대가 투입되었다한들 쉽게 이기지는 못했겠지요."


"아...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인 걸요."

"참으로 겸손하시군요. 운이라 하더라도 공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읏흠... 세린 소저를 보면 배우는  많은 듯 합니다."


"과찬의 말씀이세요. 도리어 힘이 모자라 정의를 행하지 못하는 판국에, 무림맹의 협사분들이 와주신 덕분 아니겠어요?"


"아...아아...!"


구환은 이 쪽을 데일만큼 뜨거운 눈길로 바라봤다. 으..음, 이러다가 나를 안겠다고 달려드는  아니겠지? 정파잖아요? 그렇죠? 물어보면 '이젠 아니야'라고 할  같은 열렬한 시선을 피해서 마차의 창문을 바라봤다. 음, 제대로 가고 있네. 어디로 가는 지는 모르겠지만.


"험험.. 그러고보니, 소저께서는 마교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

"마교요? 그저, 풍문으로 들었어요. 극악하다는 정도 밖엔..."


"그것들은 아주 더럽고 추잡한 놈들입니다!"


"...추잡해요?"


뭔가 내가 생각한 마교랑 분위기가 다른데, 본래 마교라고 하면 버전이 여럿이었다. 힘을 숭상하는 천마신교, 배화교나 백련교 등의 종교세력을 기반으로 한 거대한 조직. 그러고보니 일월신교니 하는 것도 있었고.. 아무튼 어느 쪽일까?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으면 구환이 자신감을 얻었는지 입을 열었다.

"으흠! 그렇습니다. 마교란 것들이 세간에서는 힘을 숭앙하며 패도를 추구한다고 알려져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지만, 조금만 알면 무섭다기보단 아주 역겨운 놈들입니다."

"궁금하네요... 왜 그런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크,흐음.. 소저께서 마교에 대해 궁금하신 줄은 몰랐습니다. 요새는 정마대전이 벌어질까 마교에 대해 쉬쉬하고 있지만 예전부터 놈들은 추하기로 이름이 높았습니다. "

"그 무서운 마교가요?"


"그렇습니다. 지금이야 무서운 척을 하지만 예전부터 행인을 납치하거나... 고리대로 여인을 사오고 인근의 마을에 강제로 징발을 하는 등, 흑도놈들이나 할 법한 짓거리들을 벌이는 놈들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색공 수련을 명목으로 여인을 희롱하거나, 강자존을 내세워시도때도 없이 하급자들을 괴롭힌다고 하니 얼마나 끔찍합니까?"

"그런 곳이 유지될 수 있는건가요?"


"놀랍게도  놈들은 그게 다 무공을 강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하니 쯧... 무슨 놈의 무공을 익힌다며 몸을 만져야 한다느니, 교접을 해야하느니 하는 것도 모자라, 내공이 부족하다고 윤간... 어,어험. 어험! 실례했습니다. 소저."

얼굴을 붉힌 구환은 내 눈치를 살폈는데...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구환 대협께서 잘 말씀해주신 것 같아요. 도리어 이런 부분은 확실하게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야 행여라도 마교도를 마주치면 알아보지 않겠어요?"


"어,어험! 그, 그렇..습니까?"


"네! 민망하지만 제 주변에는 대협처럼 박식하신 분이 없어서..."

대협이라고 하니까 귀까지 빨개져서 헛기침을 뿜는데, 물이 오른 구환은 스스로는 멋드러진다고 생각하는지 자세를 잡고 입을 열었다.

"커,커흠흠... 아무래도 마교에 대한 정보가 잘 알려져 있긴 하지요. 소저께서 그렇게까지 말씀해주시니 이 오(烏) 모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대저 마교란 무엇인가..? 그것들은 강해지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피를 취하거나, 살인을 하거나. 독을 삼키는 등 기괴한 것 천지입니다.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것은..."


눈치를 보며 뜸을 들이던 구환은 내가 더 말해보라는 듯 눈을 빛내자, 흥에 겨워 말하기 시작했다.

"색공(色功)입니다. 교접을 통해서 내공을 쌓겠다는 것인데.. 그런 명목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그 짓들을 하고 다닌다고 합니다. 거기에 약자를 알기를 벌레와 같이 생각하여 같은 교도도 자기보다 약하다면 서슴없이 강간을 저지를 뿐만 아니라, 성취가 부족한 여인에게는 진기 주입이라는 명목으로 윤간을 당할 것을 강요한다고 합니다."

"그.. 그건! 굉장하네요..."


"..예?"


"아, 아! 그.. 그러니까.. 괴,굉장히 끔찍하다는.. 말씀이었어요. 유, 윤간이라니! 세상에..."


"맞습니다. 참혹하지요. 아주 쓰레기 같은 놈들입니다! 헌데 놈들의 패악질은 그 뿐만이 아닙니다. 제 놈들끼리만 하면 다행인데 인근 문파의 여식을 납치해 멋대로 첩으로 삼질 않나..  음약과 고문은 얼마나 좋아하는지 놈들에게 끌려간 여인들의 상태는 차마.. 이로  말할  없을 정도였지요. 가족도 제대로 못 알아보는 색녀가 되어버릴 정도입니다. 이러니 마교 얘기만 나오면 욕을 하지 않고 배길 수가 없지요!"

"아아...."

가, 가고 싶어! 정파인으로서 이름을 떨치기 위해선 역시 마교를 상대하는  필수잖아. 그러니까... 다음 행선지는 마교, 마교입니다─! 내가 알던 마교가 맞나 싶은 웅장한 기분에 주먹에 덜컥 힘이 들어갔는데, 구환은  반응을 다르게 받아들였는지 내 안색을 살피고는 괜찮다는 듯 끄덕였다.


"분노하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걱정하는 것도 이해합니다. 허나 괜찮습니다! 그런 사악하고 무도한 놈들을 막기 위해 저희 무림맹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 네..."

"당장   전 사건만해도 그렇습니다. 마교놈들이 준동했을때. 우리 맹주님이 따악! 신장처럼 나타나셨지요. 그리고 감숙을 삼키겠다고 하는 놈들에게 '야 이 마교놈의 새끼들아! 니들 거기 꼼짝말고 있어! 내가 지금 무적대를 데려가서 니 놈들 대가리를  부셔버리겠어!' 이러셨다는  아닙니까! 캬..! 마교놈들 쫄아서 물러나는 것을 보셨어야 하는데! 아무튼.. 그래서 저도  무적대에 가려고 벼르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엔 꼭...!"

이어서는 배교를 무너져서 태평성대가 열리느니 앞으로는 무림맹의 시대니, 별의별 필요도 없는 이야기를 쏟아냈다. 가는 내내 이어지는 구환의 끝나지 않는 잡담에 그냥 기절시켜서 닥치게할까 고민할 즈음, 그 목소리가 멎었다.

"여기가 무림맹입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