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화 〉거친 짓은 산적에게, - 3 -
"용서 따윌.. 빌 것 .. 같아..!? 더러운.. 산적.. 주제에..!"
그래! 여협은 범해질지 언정 굴복하지 않는다고, 이 바보녀석아! 내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또 거근왕의 무자비한 징벌의 손짓이 내려 꽂힌다.
"그래? 어디 한번, 얼마나.. 버티나 보자! 건방진 계집년!"
짜악-! 짜아악-! 짜아악!!
두터운 손바닥이 엉덩이를 칠 때마다.. 박혀있는 육봉이 쐐기처럼 더욱 깊숙히 파고 들어.. 들어가면 안될 게 박힌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인다. 그렇게 통증과 흥분에 몸부림 치는 나를 붙잡고 또 다시, 사정없이 볼기를 때렸다.
"아, 아히이익...!!"
"이 년! 이 년! 아직도 대답하지 않을 셈이냐? 그렇다면..."
에, 에?
거근왕의 손이 내 엉덩이가 아니라.. 허벅지 사이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잠, 잠깐만....? 너 지금 어딜 겨누는..
짜아아악!!!!
"으갸하아아악..!!!!!!!!!!!"
방 안을 가득메우는 비명이 터져나왔다. 아, 아아.아아아..! 뭐야, 뭐야, 이거... 엉덩이가 아니라.. 거길 때리는 건..반칙이잖아! 단 한번 맞았을 뿐인데.. 바닥 아래로 시원하게 실금했다.
한번 만 더 맞았다간 그대로 자지러질지도 몰라....
....?
하지만 내 우려와 달리 손길도, 목소리도.. 그 어떤 행동도 이어지지 않는다. 느낄 수 있는 건.. 육봉의 가련한 맥박 뿐...?
"어...허억.. 꺼... 꺼헉..!"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 고개를 돌려보면 깨달을 수 있었다.
뭔가 잘못됐다는 걸.
"꺼,꺽...! 끄,끄윽?!"
그곳에는 산소가 부족한 것처럼 낯빛이 파랗게 질려버린 되어버린 거근왕이 자신의 육봉을 향해 손을 뻗으며, 내 엉덩이를 밀어내려는 것처럼보였다.
"네.. 네녀헌! 놔라, 놔락..! 끄,끅.. 어.. 허억..!"
"자,잠깐 이건....!"
숨이 넘어가는 표정의 거근왕의 자지는 그러고보면 아까보다 작게 느껴졌다. 아니면.. 이,이게 말이 되나? 조여져서.. 저런 거라고? 거근왕은 숨이 넘어갈듯 다급한 표정으로 내 엉덩이를 밀치면서 때렸는데..
"놔라아악!!"
짜악!!
"짜,잠까하아앙!!!"
그, 그러면 더.. 조인단 말이야 멍청아!
"끄기..기.긱끽..! 꺼.거어어억!!"
나도 얼마나 세게 조여지는 지 모르겠다. 다만 보통 사람이라면 육봉이 다쳤을 지도 모르는데 거근왕은 그러지도 못하고, 숨이 넘어가려는 상태. 이게 대체 뭐야..! 히,힘을, 힘을 풀면 되나...?
"제, 제..발.. 끅..!"
거근왕은 아까의 오만한 태도가 어디갔는지, 눈을 까뒤집을 표정으로 애원했다. 하지만.. 그렇게 간절히 바라봐도 그런 방법 몰라...
"제.. 제..흐..발 살려..!"
"주,죽일 생각 없어, 네가, 네가 좀 어떻게.."
"끄흐으으으으...그..만..."
거근왕은 두 눈으로 눈물을 흘리는데.. 내가 어떻게든 빼고 싶어도, 빠지질 않는다. 아니 당연히 자지가 빠질 거라고만 생각했지, 내가 빼줘야 할 거라는 생각을 할 리 없잖아.
아, 혹시... 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
꾸득.
"으허어어억!!?!! 끄,끄그극..끅.. 끄허어어억!!!!!!"
이,이거 아니야!! 반대, 그 반대!!
얼굴이 보랏빛으로 변한 거근왕의 표정은 누가봐도 심각해보였다. 어떻게 배에 힘을 안주려고 노력하는데, 원래 병원에서 힘을 빼라고 하면 더 들어가는 것처럼 힘이 들어가버린다.
크기라도 줄여줬으면 좋겠는데 오히려 거근왕이 경련하면서 더욱 발기해버린 자지가 질 안에 물려서, 나올 생각을 안한다. 아! 차라리 삽입해주면 충격으로 벌어져서 풀리게 하면...!
쿵.
"끅,끄흑, ..끄..윽.."
"...어? 어어어어??"
..잘못된 선택이었다.
"어.. 어떻게 해야.. 아, 점혈!!"
그거라면 해결해줄 수 있다. 자지에 피가 몰려서 멈춰있는 게 문제라면 혈도의 흐름을 바꾸면....
"이, 이제됐지...?!"
자신감 있게 고개를 돌려보면 이미 얼굴이 검게 질려 쓰러진 거근왕이 하나. 운명했나 싶지만 다행히 응급조치는 통했다. 그렇지만 입가에 꽃게마냥 거품을 뿜어놓은 꼴을 보면..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으으..."
..하던 중에 조임으로 상대를 보내버릴 뻔하다니. 이게 말이 돼..?!
그렇게 따지고 싶지만 현실이잖아.. 기분이 이상하다. 마치 오줌을 싸는 데 누가 막아버린 것처럼 찝찝하다. 으으... 모처럼 달아올랐는데, 굉장했었는데.. 이대로 돌아가야한다니....
아쉽게 일어나려고 하는데.. 질 안의 육봉은 여전히 튼실하게 내 안을 찌르고 있다. 거근왕은 죽었(?)지만 그 의지는 남아있어!
...그,그럼.
조,조금만... 빌릴까...?
"하아, 하아.. 아.. 아아앙... 아아앙!!"
....
───상쾌해졌어.
"감사히 잘 빌렸습니다...?"
나는 총 다섯 번의 절정을 마치고서 합장을 하고 일어났다. 혈류를 묶어 발기시킨 거근왕의 육봉을 풀었다. 드디어 그 몸처럼 힘 없이 늘어지는 육봉과 함께, 풀리는 바지 춤에서 낡은 서책이 흘러나왔다.
철귀두공(鐵龜頭功).
소림사(少林寺)가 자랑하는 칠십이종절예(七十二宗絶藝)의 그 철두공(鐵頭功)이 아니다. '귀(龜)'자가 추가로 붙어있었다. 궁금한 마음에 내용만 살펴보면.
─너도 될 수 있다. 강철자지.
一, 절구와 쌀을 준비한다.
二, 육봉을 절구에 찧는다.
三, 떡이 만들어질때까지 한다.
떡에서 쫄깃한 맛이 나면 대성한 것이다.
.....음... 역시 무림인 자식들은 정상이 아니야.
"으으으으.. 그,그..마..안..."
나는 일어날 기미가 보이긴 커녕, 악몽에라도 시달리는 표정의 거근왕을 내버려두고 밖으로 나왔다. 문을 나서면 아까 본듯한 부하들이 있었다.
"계집의 신음소리가 난리도 아니군.."
"소리가 안들리는데, 보내버리셨나?"
"하긴 두목의 육봉에 버틸만한 년이 있겠어? 저 정도면 오래버틴거지..."
"근래 본적없는 미색의 계집이었는데.. 허벌이 될 걸 생각하니 안타깝구만."
"뒷구멍은 내가 미리 점찍었다."
"야 임마, 그건 전에 내가.... 응?"
음담패설을 주고 받던 중 고개를 돌린 산적 놈이 나를 마주치고 이해가 안되는지 갸웃거리더니, 이내 시선을 바꾸어 노골적으로 위 아래로 쓸어봤다. 그리고 한 곳에 시선이 고정되는 게.. 아... 아직 옷을 안 입었다.
"뭐...지? 어째서.. 두목은 안 나오시고 왜 네가 나왔지?"
"첩으로 삼는다고 하시지 않았어? 마음이 바뀌어서 돌려먹기로 하신건가?"
"음.. 저,저기. 두목이..!?"
"이, 이 년! 무슨 사술을 쓴거냐!"
뒤늦게 쓰러진 거근왕을 보며 사태를 파악한 도적들은 가볍게 단전을 치는 걸로 끝.
"컥!"
"어억!"
그대로 걸어나가는 족족 산적들을 쓰러트렸다. 기술도 필요없었다. 가끔 도망치는 이들에게 지풍(指風)을 날려 제압하면 될 뿐. 채 일각도 되지 않아 산적 제압이 끝났다.
뒤늦게 옷을 갈아입어 소지품을 확인해보면.. 딱히 없어진 물건은 없다. 애초에 몸 수색 같은 건 하지 않았으니까. 그나저나 이 놈들을 어떻게 해야할까.. 일단은 협행(?)을 해야하니까, 관아에라도 넘길까 고민하는데 일단의 무리가 이 건물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뭐야..?"
인원수가 결코 적지 않다. 적어도 수 십 이상.
"와아아아!!"
"도적놈들! 너희는 포위되었다!"
몰려오는 것은 정복을 갖춰입고 창 따위의 무기를 패용한 것이 전형적인 관아의 이들로 보였다. 그리고 그 중앙에 있는 건.. 검왕객..?
"소,소저, 무사하셨.. 헉!"
"허어어엇!!?!"
"오오옷?!"
검왕객과 일행은 물론 포졸들까지 다들 뭔가 엄청난 거라도 본 것처럼 내게 시선을 고정했다. 난 분명 무복을 입었는데?
"음? 끊어졌네?"
가슴 끈 부분이 떨어져 있었다. 하긴 워낙 거칠게 벗겨내고 잡아당기고 했으니 멀쩡할 리가 없다. 당연히 그 탓인지 상의가 제대로 동여매지지도 못했다. 검왕객은 무슨 자기네 집 아가씨가 당한 것처럼 깜짝 놀라 소리쳤다.
"저, 저 놈들에게 무슨 일을 당하신 겁니까?!?"
"무공을 펼치다가 끊어졌나봐요."
군데군데 일격을 맞고 거품이나 오줌을 지리고 쓰러진 놈들, 박살난 기물과 흔적들이 있었으니, 그럴만한 싸움이었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과, 과연..! 격전의 증표셨군요!"
"크,크흠! 무..무림의 여협들이 화끈하시다더니.."
"여.. 역시 무림인!"
뭐야, 너넨 무림인 아니야..? 좀 황당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면 갑자기 쥐상의 남자가 자신들을 소개했다.
"어흠! 저희는.. 관에서 왔습니다. 수상한 이들이 아니니 염려하지 마시길!"
"아.. 관아에서 오셨군요. 그런데.. 제 몸에 뭐라도 묻었나요?"
"아, 아아.. 제 정신 좀 봐, 소저의 아름다움과 비범함에 홀려서... 이, 이것으로 가리시지요!"
두더지상의 남자가 내게 가볍게 걸칠 것을 주고 나서야 시선은 조금 잦아들었다. 관아라고 소개한대로 그들은 산적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는데, 단전을 맞아 골골 거리고 있는 놈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왜 인지 관아의 일행과 함께온 검왕객과 일행들이 고개를 숙였다.
"혹여 소저께서 흉한 짓을 당하시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급히 신고했습니다만.."
"아.. 네, 감사하네요. 그런데.. 산적.. 아니세요?"
조심스럽게 묻자 검왕객이 조용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하하! 저희가 산적이긴 해도 준법정신만큼은 투철합니다!"
"맞습니다! 방금 주운 은자도 신고했지요!"
"올해 신고 횟수가 서른 번이 넘습니다! 표창도 받았습죠.”
“아마 저희만큼 정의로운 산적도 또 없을 겁니다!"
아니 그럼 왜 산적이 된건데... 헷갈리게 하지 말고 차라리 포졸을 하란말야!
뭐. 결과가 좋으니까 상관없나. 잡담을 하고 있으면 건물 안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울려퍼졌다.
"놔..라 이놈들..! 내 몸 상태만.. 이렇지.. 않았어도..! 끄윽..!"
끌려나오던 거근왕이 뒤늦게 정신을 차렸는지 몸을 비틀면서 대 여섯의 포졸들을 떨쳐내려했다. 그 덩치로 몸을 휘두르니 포졸들이 밀리는 것도 당연지사. 손을 봐줘야할까 싶은 순간, 나와 눈이 마주쳤다.
"히히익!"
"...아."
잘 썼다(?)고 인사라도 해줘야할까, 고민하고 있으면 한 겨울이라도 된 양 몸을 벌벌벌 떨기 시작했다.
"괴..괴...물 보지."
뭐라는 거야?
"이.. 이젠 제발! 내, 내, 자지를..! 내, 내버려둬!"
"..소저.. 저 자가 뭐라고 하는..?"
"몰라요. 머리라도 다쳤나보네요."
-더 하고 싶어?
내 물음에 거근왕은 갑자기 자기 가랑이 사이를 가리더니, 뭐가 그렇게 급한지 포졸을 향해 뛰어들었다.
"...히익..! 나, 날 제발! 잡아가라! 어서 빨리이이!!"
거근왕의 외침에 포졸들이 의아해하며 날 물어봤지만 나는 갑자기 사부가 생각나 천검문이 있는 산을 바라봤다. 이렇게 드높일 협의를 행했으니 사부님도 기뻐하시겠지.
음.. 그래도, 산적은 모자랐으니까, 다음엔 색마라도 추포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