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8화 〉68. Y1 vs 담언 (68/95)



〈 68화 〉68. Y1 vs 담언

나와 민영이는 상대방의  압박에 유연하게 대처했다. 빠르게 라인을 정리한 덕분에 시간을 벌었다.


담언은 빠르게 합류하는 페이크, 상현 오빠가 부담이 됐는지 무리하게 다이브를 시도했고 난 능숙하게 받아냈다.

"이거 내가 다 맞을게. 내가 다 맞을게. 내 뒤에 있어. 내 뒤에."

난 최대한 민영이가 맞지 않도록 벽을 만들었다. 블랙 쉴드를 사용해 민영이에게 향하는 스킬들을 막아주면서 궁과 Q를 적절히 활용해 민영이에게 붙는 상대방을 묶었다.

"이거 나 때린다."

내가 궁을 사용해 방해하자 나를 터뜨릴 생각이었는지 민영이에서 타깃을 나에게 돌린다. 궁을 사용 후 속박이 걸리는걸 막기 위함이었다.

순식간에 들어오는 딜에 난 빠르게 초시계를 사용했다.

띵!

"나 거의 다 도착."
"오케이, 이거 봐도 돼. 우리가 보자."


상현 오빠의 합류 콜에 난 돌아가는 상황을 빠르게 읽고 오더를 내렸다. 이건 우리가 역으로 들어가면 이득을 챙길 수 있다.


혼비백산 다이브 들어왔던 적들이 탑 포탑에서 빠져 나가려고 했지만 내 속박이 걸리며 그러지도 못했다.


거기에 막 도착한 상현 오빠가 야지르 궁을 사용해 포탑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막아버린다.


"오케이!"


민영이의 사미랴가 2킬을 먹고 상현 오빠의 야지르가 1킬을 먹었다. 난 든든하게 3어시를 챙겼고 미소를 지었다.


'됐다. 이거 우리한테 넘어왔다.'


 방금  교전을 기점으로 경기가 우리에게 확실히 넘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게 무리하지 않고 운영 싸움을 하면  수가 없는 게임이다.


"오브젝트 잘 챙기고 운영하면 되겠다."


다들 아마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다. 문제는 무리하게 상대 진영이 들어가서 짤리는 경우나 오브젝트 한 타에서 실수를 해서 대패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우리가 질 확률은 없었다.


난 이 부분을 팀원들에게 계속 상기시켰고 우린 무난하게  경기를 승리로 가져올 수 있었다.


"나이스!"
"아, 방금 오더 너무 좋았다."
"세나 미쳤는데? 너무 잘하는데?"

경기가 끝나자 내게 다들 한 마디씩 했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만 모인 Y1에서 인정을 받는다는  굉장히 짜릿한 기분이었다.

"다들 너무 잘해줬어. 진짜 오더 반응이 장난이 아니던데?"


내가  번, 천 번 좋은 오더를 해봐야 그 오더에 반응하지 못하거나 수행할  없는 실력을 지닌 선수라면소리 없는 아우성이 될 뿐이다.

"세나 네가 재깍재깍 오더를 해주니까 그렇지."


상현 오빠까지... 페이크가 나를 인정해 줬다... 난 찡한 감동을 느끼며 미소를 지었다.


"아우, 세나야. 너 진짜 미쳤다. 너무 잘하는데?"
"뭐야, 윤세나! 왜 이렇게 잘해?"

호들갑을 떨며 들어온 감독님과 뱅기 코치님을 보며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뭐야?  자신감!"

뱅기 코치님이  제스처를 보곤 웃으며 말했고 감독님은  등을 토닥이면서 말했다.

"잘했어, 진짜 잘했어. 좀 재수 없지만 오늘은 봐줄게."

장난스러운 말들이 잠시 오가고 승리의 순간을 잠깐 만끽하자 재파 코치님은 단숨에 시선을 자신에게 모은다.

"자, 상대는 담언이다. 잊지 말고 끝까지 집중해야 된다. 아직 우리 이긴 거 아니야."

재파 코치님의 말에 우린 웃음기를 거두고 재파 코치님을 바라봤다. 뱅기 코치님은 앨림에게 붙어 빠르게 몇 가지 피드백을 전달했다.

양중인 감독님은 방금 전 경기에서 몇  불안한 플레이를 보였던 찬동이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려주며 격려를 하셨다.


"찬동아, 캰이라고 해서 쫄 거 없어.  칸느잖아."
"네네. 아, 초반까지 괜찮았는데."
"너 잘했어. 너 진짜 잘했어. 네가 버텨줘서 이긴 거야."
"맞아, 찬동아. 너 진짜 잘했어. 뭐 하려고 했으면 오히려  힘들어졌을 거야. 답답했을 텐데  참았어."

나도 찬동이를 격려하며 상현 오빠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상현 오빠 너무 잘해. 진짜로. 오빠랑 같은 팀에 같이 경기를 뛸 수 있다는  진짜 영광인 거 알지?"
"뭐야, 갑자기 왜 이래."

상현 오빠가 갑작스러운 내 칭찬 세례에 조금 부끄러운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난 작게 웃으며 말했다.

"두 번째 경기도 캐리 부탁할게요. 선배님!"
"솔직히 이번 경기는 네 캐리인 거 같은데."
"누나 2경기 연속 POG 받으시겠는데요?"

구마, 민영이의 말에 난 새초롬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솔직히 나 좀 잘하긴   같아. 아, 미안! 재수 없니?"


말하고 나니 동갑 내기들이 무섭게 째려봐서 빠르게 손을 들고 사과를 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브리핑과 피드백이 지나가고 2경기가 시작됐다. 2경기 역시 교체를 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하게 됐다.


코치님은 최대한 상대방의 픽에 맞춰서 갈 것은 종용하셨고, 오늘 컨디션이 특히 좋은 내게는 과감한 픽을 골라보라고 하셨다.

"아마, 또 그런 픽을 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을 거야."

재파 코치님의 말처럼 상대방 바텀 조합은 무난한 조합을 가져갔다.


"카이샤, 얄리스타라."


민영이는 또 다시 샤미라를 뽑았고, 난 잠시 고민했다.


"새라핀 어때?"


양중인 감독님의 말에 난 팔짱을 끼고 고심했다. 상대방 조합이 탑 갱플렝크, 그브 정글, 죠이 미드니까...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요?"

갱플 궁이 떨어지면 W로 대응하기도 좋고 우리 조합 이니시가 조금 부족한 것도 보충이  것 같은데?

난 고개를 돌려 감독님과 코치님들을 보며 말했다.

"괜찮을  같은데요? 뽑을까요?"

찬동이가 이번에는 냐르를 가져왔고 앨림이 이번엔 올라프를 가져왔다. 상현 오빠는  번 더 야지르를 가져왔다.


"뽑자."
"그래, 뽑자."

감독님과 재파 코치님이 고개를 동시에 끄덕이며 말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헐레벌떡 새라핀을 골라 픽했다.


"누나 이거 연습 많이 하지 않았어?"

민영이의 물음에 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예뻐서 많이 했지."
"좋아서가 아니라요?"
"겸사겸사."


난 불신의 눈빛을 보내는 민영이를 보며 손가락 두 개를 위협적으로 들어 보였다.

"승리의 V는 아닌 것 같은데..."
"그 용도는 아니지. 눈깔 관리 안 하냐?"

내 말에 믿음이 가득한 눈빛으로 바꿔 나를 쳐다본다. 난 마음에 든다는 표정으로 민영이의 등을 몇  두드려줬다.

"신챔이라 못 미더워하는 거 아는데 내가 설마 자신도 없는걸 담언이랑 할 때 뽑았겠냐? 신챔이라 이점도 있는 거 너 알잖아."

내 말에 민영이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하지."

이번에 새롭게 나온 챔피언인 만큼 대처하는 게 쉽지 않을 거다. 그 점을 노린 것도 있고 내가 신챔이라서 다른 챔피언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을 쏟아 연습한 점도 한몫했다.

"좋아, 얘들아. 이기자."

감독님이 크게 손뼉을 치고는 코치님들과 부스 밖으로 나가셨고 담언과의 2경기가 시작됐다.

#

LCK에서 처음 나온 새라핀에 상대 바텀 조합은 당황한  같았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새라핀이 굉장히 좋았다.


"와, 이거 진짜 유지력 사기네."

팽팽한 상태에서 교전이 길어지면 무조건 우리가 유리했다. 새라핀의 유지력이 말도  되게 좋았기 때문인데 내가 한 템트리 연구가 도움이 된 것 같았다.


"이거 완전 사기지?"


한타를 하면서도 난 여유롭게 내 챔피언을 자랑할 정도로 시간이 남았다. 궁이 위력적이라 쉽게 들어오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어설프게 딜교환을 하기도 애매했다.

"거의 15초 구원인데?"


민영이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아닌 게 아니라 정말로 그런 느낌이었다. 강화를 해서 W를 사용하면 말도 안 되게 실드가 붙는 건 물론이고 체력까지 차니 상대방 입장에선 절망적일 거다.

그렇다고 날 물기도 힘들었다. 내 반응 속도가 늦은 편도 아니었고 항상 강화 상태로 있었기 때문에 E, R 연계로 순식간에 몰살당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못하죠?"


은근히 딜도 세서 견제를 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하여간 우린 1경기 보다 오히려 더 쉽게 2경기를 승리로 가져왔는데 새라핀의 사기적인 유지력 덕분에 이긴 거라고 봐도 무방했다.

"와! 대박! 세나 누나 단독 POG다."

민영이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스크린 화면에 떠 있는 내 사진을 바라봤다.


"대박!"


난 놀란 눈으로 팀원들을 쳐다봤는데 다들 하나같이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며 축하해줬다.


"괴물 신인!"
"전장의 여신, 가디스! 크으... 멋있다. 멋있어."

팀원들은 스크린에서 나를 수식하는 글자들을 한 번씩 읽으며 날 부끄럽게 만들었다. 하여간 생에 첫 LCK 단독 POG였다.


"윤세나 선수, 단독 인터뷰 준비해 주세요."

스태프의 말에 난 나도 모르게 꺅! 하는 소리를 내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런 내 모습에 찬동이는 웃으며 말한다.

"야야, 그거 별거 아니야.  정도로 호들갑 떨 건 아니라고."
"응, 닥쳐."

난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찬동이에게 말했고, 불의에 일격을 당한 찬동이가 입을 벌리곤 날 황당하단 표정으로 쳐다본다.


"근데 누나가 진짜 잘하긴 했어요. 나 진짜 너무 편하게 했어."
"누나가 다 떠서 먹여줬지? 인정이지?"

 말에 민영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인정, 인정. 누나, 근데 새라핀이 원래 이렇게 좋아?"
"방금 조합에선 괜찮지. 쏘나 상위 호환이라고 할까?"

내 말에 민영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W 인가 그건 진짜 사기던데."
"완전 사기야. 이거 너프할 것 같아."
"신챔이 원래 사기잖아. 암살자 없으면 쓸만해. 유지력이 사기라."


난 즐겁게 민영이와 대화를 나누며 자리를 정리했다. 난 단독 POG 인터뷰를 위해 부스에서 나왔다. 내가 부스에서 나오자 상당히 많은 환호성을 들을 수 있었다.

난 그 소리에 깜짝 놀랐다가 Y1의 응원 카드를 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는 팬들에게 환하게 웃으며 양손을 흔들어줬다.


"이쪽으로 오세요."

난 스태프의 안내를 받아 인터뷰 장소로 이동했는데 팬들과의 거리가 생각보다 가까운 곳이었다.

"누나 사랑해요!"
"저보다 나이 많으신  같은데?"


 말에 팬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언니! 저랑 결혼해요!"
"아무리 외로워도 우리 그러지 말아요."
"세나야! 나랑 사귀자!"
"저보다 LOM 티어 높으시면요."
"언니! 왜 똑같은 티만 입어요?"
"큐티 이런 거 하지 말자고요. 창의적인 거 부탁해요."

난 팬분들이랑 농담을 나누며 시간을 때웠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난 인터뷰를 맡으신 미모의 여성분과 인사를 나눴다.


"안녕하세요! 가디스 윤세나 선수! 먼저  시즌 LCK 최초, LCK 전체에선 최단기간 단독 POG를 받으셨는데요. 기분이 어떠세요?"
"어... 올 시즌 최초 단독 POG인 건 알았는데 최단기간 단독 POG인 줄은 몰랐네요."

난 잠시 고민하다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려고 했는데 누군가 벼락처럼 소리친다.

"언니, 너무 예뻐요!"


 그말에 수줍게 웃으며 손을 휘젓곤 말했다.


"아휴, 알아요."


내 재치 있는 답변에 사방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난 다시 소감을 이어갔다.

"어, 너무 좋고요. 무엇보다  시즌 롤드컵 우승 팀인 담언을 상대로 오늘 팀이 승리할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네, 너무 축하드립니다. 오늘 승리 소감까지. 오늘 가디스 선수가 픽하신 챔피언들이 요즘 잘 나오지 않은 챔피언이었잖아요. 미리 준비하신 건가요?"
"아, 네. 비밀리에 미리 준비를 했던 픽이고요. 새라핀 같은 경우엔 연습을 좀 많이 했던 챔피언이었어요."
"아, 역시 미리 준비가 됐던 전략이었군요. 1경기에선  모르가냐, 2경기에선 새라핀을 픽했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어, 일단 1경기에서 모르가냐는 그랩류 챔피언을 상대로 언제나 좋다고 생각하는데 마침 노틸러쓰를 가져가기에 픽했고요. 2경기도 조금 고민이 있었는데감독님께서 새라핀이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하셨는데 괜찮아 보여서 뽑았습니다."
"그렇군요. 그래서 두 경기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주셨는데 엄청난 피지컬을 선보인 장면이 굉장히 많았어요. 함께 보시면서 얘기 나눌까요?"
"아, 네."


 고개를 끄덕였고 영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1경기 때 번번히 노틸러쓰의 그랩이나 궁, 다른 챔피언들의 위험한 CC기가 날아올 때마다 블랙 쉴드를 거는 내 모습이 나왔다.


"이 장면에서 엄청난 함성이 나왔거든요. 여기 부시에 노틸러쓰가 숨어 있을 거라고 예상하셨나요? 어떻게 반응하셨나요?"
"아, 네.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고. 그래서 반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는데 정말 대단하시네요."
"헤헤, 감사합니다."

난 귀엽게 웃으며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했다.

"2경기도 이런 장면이 많이 나왔어요. 한 타 때마다 뛰어난 포지셔닝을 보여주셨는데요. 이 5인  장면. 어떻게 하신 건가요?"
"아, 새라핀도 궁, 점멸이 되거든요. 예쁘게 모여 있어서 순간적으로 들어간 것 같아요. 그런데 새라핀이 궁 투사체 속도가 늦어서 궁을 쓰고 점멸을 최대한 늦게 쓰는 식으로 사용해야만 반응하기가 어렵거든요."


5인  장면이 다시 화면에 나왔고, 팬분들이 감탄을 내뱉으신다.


뭘 이 정도 가지고.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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