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8화 〉58. 데뷔전 Y1 vs 한하 (58/95)



〈 58화 〉58. 데뷔전 Y1 vs 한하

탑 전투에서 앨림과 칸느는 점멸을 아꼈기 때문에 이건 용도 우리가 가져올 수 있을 법도 했다.


"앨림아 바텀  번 봐줄래?"
"오케이."

내 오더에 앨림은 두말할 것도 없이 바로 바텀에 왔고 난 랜턴을 이용해 기회를 엿봤다.


"거리 나오면 랜턴 바로 줄게. 우리 삼거리 와드 없어. 여기서 대기하고 있어 봐."


난 용쪽 아래 삼거리 부시에서 조금 더 아래쪽에 핑을 찍어주며 말했고 앨림은  말을 착실히 이행한다.


벽에 붙어서 얌전히 대기하고 있었고 난 적절한 타이밍을 봤다.

"지금! 나 탈진 있어!"

 앨림애게 랜턴을 주고 빠르게 앞으로 무빙했다. 바로 비스타, 세뜨에게 탈진을 걸었고 우리 셋은 죽어라 세뜨를 패기 시작했다.


피가 급격하게 빠지자 대프트 선수가 힐을 줬고 세뜨는 점멸까지 썼지만 난 스킬을 계속 아끼고 있었다. E로 쓸어 뒤로 당겨오고 Q로 그랩을 깔끔하게 연계했다.

"잡았다. 이거 전령 풀자.  뒤로 돌아갈게."

난 적 삼거리 부시에 들어가 강하게 압박했고 전령까지 풀어 포탑 체력을 상당히 많이 깎았다.

난 솔방울 탄으로 유유히 그곳을 빠져 나오며 용쪽으로 이동했다.


"용 치자."

내 말에 앨림과 구마가 용쪽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세뜨는 죽어 있는 상태였고 용쪽 시야도 없는 상태. 거기다가 탑 텔은 둘 다 있지만 우리 탑만 점멸이 있는 상태.

모든 지표가 우리에게 유리했고, 용을 뺏을 수 있는 스킬들이 상대방은 전무했다.

크롸라라라라라!

용이 죽는 소리가 협곡에 울려퍼진다.


"좋아, 대지 용 챙겼고."


게임의 흐름이 완벽하게 우리한테 넘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누가 더 적게 실수하느냐 싸움이다.

우리가 말도  되는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흐름이 한하에게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 지금 너무 좋아. 무리하지 말고 차분하게 라인전 하면 돼. 지금 다 좋아. 너무 좋아."


난 팀원들에게 실수가 나오면 안 된다는 콜을 했다. 혹여 분위기에 취해서 무리한 플레이를 통해 실수가 나오면 걷잡을 수없이 분위기가 다운 될지도 몰랐다.

바텀은 체력이 얼마 남지 않은 포탑을 철거하고 위쪽으로 올라갔다. 난 정글과 함께  정글에 시야를 먹으면서 함께 이동하며 난동을 부렸다.

"이거 주도권 우리한테 완전히 넘어왔거든? 이거 전령 우리가 챙기자."

내 오더에 따라 적 레드에도 들어가서 시야를 먹어 놓고는 빠르게 빠져서 전령이 나오자마자 때려 챙겨 먹었다.


"오케이, 이거 먹고 칸느 내려가고. 우리가 탑 가자."

자연스럽게 라인을 스왑해서 탑 라인을 밀고 칸느의 캬밀은 바텀 타워를 지켜냈다.


내가 생각하는 그대로 플레이가 이루어져서 헤실헤실 웃음이 새어 나왔다.

"미드 밀자. 전령 풀어."

말하는 대로 되는 느낌이었다.

"집중하자. 이거 미드 그냥 안 줄 거야."

전령이 풀렸고, 그에 따라서 상대방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거 싸움 걸 수도 있어. 거리 최대한 주지 말고. 포탑 어차피 언제든 날릴  있으니까."

내 오더에 따라 차분하게 대응하는 팀원들의 움직임이 보였다.  호시탐탐 그랩을 할 각을 보면서 상대 움직임을 주시했다.


"어?"
"뭐야?"

갑자기 점멸을 쓰고 궁을 날리는 세뜨의 행동에 우리 팀원 전원은 당황했다.


"이게 돼?"
"차분하게, 차분하게 딜 넣어. 딜 계속. 세뜨 딜. 뒤로 빠지면서 뒤로. 너무 깊게 들어왔다."

 오더에 따라서 팀원들을 차분하게 세뜨에게 딜을 넣으며 뒤쪽으로 빠졌다. 상대 팀원들이 갑작스러운 세뜨의 급발진에 허겁지겁 딜을 넣으려고 왔지만 우리가 뒤로 빠지면서 세뜨만 노리자 포기한다.

"버렸다. 세뜨 버렸다."
"이건 아니지."
"뭐야? 세뜨? 이걸 왜 들어오는 거지?"


팀원들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목소리로 한 마디씩 했는데 아무래도 내 생각엔 팀원들끼리 오더가 갈린 느낌이 들었다.


"이거 내 생각엔 오더가 갈린 것 같은데? 우리도 이런  조심해야 돼. 망해도 내 말에 같이 망해줘야 돼. 무슨 말인지 알지?"

우리라고 저렇게 되지 말라는 법 없다. 우린 역으로 잡아먹을 것처럼 달려들었고 그런 우리의 모습에 당황해 뒤로 허겁지겁 물러난다.

"우리가 좋다. 포탑 깨자."

내 말에 차분하게 라인을 집어넣고 미드 포탑까지 제거했다.


"됐어, 여기까지. 잘 했어. 다들 진짜 잘했다."


 칭찬을 아끼지 않고 적절한 타이밍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조금 무리해서 미드를 밀면 밀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는 팀원들도 있었지만 난 가차 없이 잘랐다.

"아니야, 굳이 그렇게 무리할 필요 없어. 죠이 컨디션이 좋아서 변수가 생길  있으니까 그냥 빠지자. 어차피 우리가 좋아. 다들 집에 가서 용 준비하자."


감사하게도 나온 용은 바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바람 용은 달리는 우리 팀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과 다름없었다.

"자, 시야 먹었고. 싸움 보자. 냐르 분노 관리 안 됐어. 이거 치자. 쳐도 되겠다."

바람 용을 툭툭 건드리며 상대방의 반응을 살폈는데 움찔거리는 폼을 보아하니 그냥 줄 생각은 없어 보였다.

"미드 라인 탄다. 이거 잠깐만 기다리자. 올라프가 살살 쳐보자."

내 말에 올라프만 바람 용을 때리기 시작했더니 다섯 명 전원이 확 내려오기 시작한다.


"오오, 내려오네? 그냥 주자. 주고 미드 가자. 미드."
"미드?"
"응, 미드. 미드. 빨리!"

내 생각과 다른지 칸느가 의문을 표했지만   번을  강조하며 팀원들을 움직였다. 미드 2차 포탑이 거의  깨지자 용을 먹은 한하가 도착했다.

"싸움 보자. 여기서 싸움 보자."

내 말에 과감하게 각을  앨림이 혼자 밖으로 빠져나온 세뜨를 물었고 우린 아까처럼 순식간에 녹여버렸다.

"나이스! 쫓아가! 계속 가! 궁! 갈리온  있어. 고고!"

내 오더에 찬동이가 빠르게 쫓아가 궁을 사용했고 그  위에 갈리온의 궁을 깔아 냐르를 녹였다.


"오케이, 굿. 좋았다."

미드 2차 포탑에서 이루어진 전투에서 우린 용을 내주고 크게 이득을 취했는데 그 이후 급격하게 우리 쪽으로 승기가 기울어진  보였다.


"자자, 아직 모른다. 우리 아직 몰라. 끝까지 집중해야 돼. 이거 그냥 다 모여서 돌려깎기 해도 우리가 충분히 밀  같거든? 싸움 걸어오면 그냥 싸우고 그렇게 하자."

내 말에 포탑들이 하나, 둘 철거가 되기 시작한다. 상대방의 바텀 포탑과 탑 타워가 모두 깨지고 한하는 시간을 벌기 위함인지 우리와 싸우지 않고 최대한 농성을 해보기로 결심한 것 같았다.


"이거 싸울 생각이 없네."

그러면 싸울 생각이 나게 만들어야지.


"이거 우리 바론 가자. 먹을 수 있으면 먹고 싸움 걸 수 있으면 걸자. 이거 이상하게 싸우지 않는 이상은 우리가 질 수가 없거든?"


 생각은 주효했다. 바론을 먹으려고 하자 무리하게 방해하려고 했고 우린 상대 주요 딜러 둘을 짤라내고 무난하게 바론을 먹었다.

그리고  바론을 바탕으로 우린 허무할 정도로 쉽게
경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나이스! 좋다! 굿굿! 다들 잘 했어!"
"데뷔전 승리 축하요!"
"어구, 고마워라. 우리 준현이. 민영이도 축하해."
"누나도 축하드려요."
"오냐."

확실히 경기를 이기니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꽃을 피운다.

"좋다. 팀 교체 없이 이대로 2경기도  거야."

부스 안으로 들어온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고 코치님은 빠르게 다음 경기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신다.


"저쪽 조합 자체가  난이도가 있는 조합이라서 이겼다고 생각하거든? 아마 이번에는 좀 다를 거야. 1경기처럼 쉽게 생각했다간  수도 있어."

재파 코치님의 말에 팀원들이 전부 귀를 기울였다.


"이번에는 앨림이 오더를 해보자."


재파 코치님의 말에 앨림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내가 메인 오더로 영입이 되긴 했지만 스프링 시즌에는 오더 부분도 돌아가면서 다 시켜볼 생각이라고 하셨고 극구 거절한 몇 명을 제외하고는 한 번씩 다 오더를 시켜볼 생각이라고 하셨다.

감독님과 코치분들께선 오더를 시켜보는 이유가 게임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고 주어진 상황 속에서 어떠한 근거로 어떠한 판단을 내리는지 파악할  있어서 코칭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다.

"아, 떨리는데."
"떨  하나도 없어. 그냥 편안하게 해. 편안하게."
"아니, 전판에 세나가 너무 오더를 잘 해서..."


앨림의 말에 난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뭘 좀 아는구나. 아! 야! 김찬동. 아까 내가 미드로 가자니까  반문했어?"
"어? 아니, 용 먹을  있을 것 같은데 미드로 가자고 해서 그랬지."
"스읍... 어디 건방지게..."
"아니, 의견을 피력하는 것도 안 됩니까?"


찬동이는 슬쩍 내 시선을 피하며 재파 코치님께 도움을 요청했지만 단칼에 거절당했다.

"안 돼. 잘못된 오더라도 따라주라고 했잖아."
"크, 역시..."

난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감명 깊다는 표정으로 손뼉까지 치곤 찬동이를 째려봤다. 찬동이는 내 살벌한 시선에 고개를 슬쩍 돌린다.


"오더는 절대적이라고 했냐, 안 했냐? 방금 한하 봐라. 오더가 갈리면 저런 꼴 나는 거야. 알겠어?"


내가 다그치자 찬동이는 결국 양손을 들더니 말했다.


"알았어, 알았어. 내가 미안하다. 내가 미안해. 이번엔 무조건 오더 들을게."
"이번엔 내가 오더 안 하는데."
"아, 하여간. 언제가 됐든."

난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한 표정을 짓고는 재파 코치님께 말했다.

"코치님 제가 한 명 사람 만들었습니다."
"그래, 수고 많았다."


첫 경기를 이겨서 그런지 팀 분위기가 상당히 훈훈했다. 감독님과 코치진들도 입가에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방심하진 않았다.

곧바로 들어간 밴, 픽에서 한하는 바로 루시안을 짤랐다.


"루시얀 짤랐어요."
"오케이, 그럼 우리는 탈리야 짜르자. 아마 쟤들은 아캴리 짜를 거야."

재파 코치님의 예상처럼 한하는 두번째 밴 카드를 아캴리로 선택했다.


"좋아, 레낵톤 짜르자."

재파 코치이 잠시 고민을 하며 시간을 사용하시더니 말했다. 한하 또한 시간을  써가며 밴 카드를 고심하더니 결국, 아팰리오스를 밴했다.


"카이샤를 가져가겠다는 의도인데..."


재파 코치님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민영아, 세나야. 카이샤 줘도 괜찮을까? 아까 너희들 라인전 호흡 보니까 줘도 상관없을 것 같은데. 너희들 생각은 어때?"
"전 상관없어요."
"민영이가 괜찮으면 저도 상관없어요."
"그래, 그러면 판태온을 짜르자."

이제는 픽의 시간.

"아마 올라프는 뺏길 거야."

난 고개를 끄덕였다. 올라프를 안 가져갈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역시나 예상대로 올라프를 일말의 주저함없이 가져간다.


"우리 역으로 픽을 가져가 볼까요?"
"역으로?"
"네. 그브랑 죠이요."

앨림의 말에 클로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전 좋아요."


죠이라면 클로서도  잘 다루는 편이었고 지금 정글이 먼저 나온 상황에서 그브는 그렇게 나쁜 픽이 아니었다.


방금 전판에 상대편이 그브를 좀 제대로 다루지 못해서 올라프에게 주도권을 다 뺏긴 감이 있었다.

"이거 만약에 그렇게 고르면 저쪽 멘탈 나가겠는데."


내 말에 팀원들이 웃음을 터뜨렸고 재파 코치님도 나쁘지 않다고 보셨는지 앨림의 말을 들어준다.

"그래, 그럼 그렇게 가보자."


1판 이기기도 했고 어차피 스프링 시즌은 실험적으로 가신다고 하셨으니까 우리에게 선택권이나 자유도를 많이 준다고 하셨다.

우린 방금 전 경기에 한하가 사용했던 챔피언인 그브와 죠이를 가져왔다.

그러자 상대편은 기다렸다는 듯이 카이샤와 세뜨를 가져가 바텀 조합을 완성한다.


"사미랴 아니면 쥔이 괜찮은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구마, 민영이가 재파 코치님에게 물었다. 차트와 상대방 조합 우리 조합을 살피시더니 재파 코치님이 말했다.


"쥔이 더 좋아 보이지 않냐?"
"제 생각도 쥔이 조금  날 것 같기는 해요. 딜은 충분한 것 같아서. 쥔을 할까요?"
"그래, 쥔으로 가자. 어... 그리고... 죠이 상대로 좋은 챔피언 하나 짜를까?"

재파 코치님의 말에 클로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한다.

"트패 짜를게요."
"그래, 트패 짤라."


한하는 이번에 마오카이를 자른다.


"마오카이라..."
"아, 뭐야. 서포터 견제인가? 헤헤."

처음으로 받아보는 밴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민영이와 내가 데뷔전이긴 했지만 데뷔전이라고 하기엔 너무 좋은 호흡을 보여줬으니 견제가 들어오는 게 당연했다.

특히나 방금  경기에서 준수함은 넘어서는 활약을 보였으니까. 마오카이는 진짜 제국만 나오면 날로 먹을  있는 챔피언 중에 하나기도 해서 나쁘지 않은 픽이었는데 자를 것 같기는 했다.


"우린 그랴가스 짜르자."
"네."


선픽 탑으로 가장 좋은 챔피언을 잘라버리는 게 지금 상황에서 굉장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한하의 밴 카드는 쓰래쉬. 또 서포터였다.


"아, 뭐야. 에이스 견제! 꺄하하!"


나도 모르게 괴상한 웃음이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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