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9화 〉39. 챌린저 (39/95)



〈 39화 〉39. 챌린저

E로 협곡 구경을 하고 떨어진 에니비아에게 곧바로 Q를 날려준 후 도발을 맞춘다. 이렇게 하면 Q 대미지를 풀로  수가 있다.


그리고 곧바로 강화된 평타를 퍽! 날려주고 가까이 붙어
평타를 쳐주면서 Q 스킬이 날아올 것을 예상하고 챔피언을 중심으로 빙글 돌아준다.

아니나 다를까 Q가 눈먼 곳으로 날아간다. 황급히 뒤로 돌아 날아가지만 이미 피가 혼수상태가  정도로 떨어진 모습이었다.

"딜교 이득 많이 봤죠? 이러면 조금 편해져요."


심리전을 이용한 딜교환에 에니비아가 많이 놀랐는지 그다음부터는 내가 위협적으로 앞 무빙을 하니까 섣부르게 스킬을 사용하지 않고 아끼는 모습이 보였다.

"네, 맞아 보니까 몸이 기억하죠? 아까처럼 스킬 막 안 날리네요. 이러면 전 이득이죠."


 룰루랄라 아까보다 조금  편하게 미니언을 먹으면서 궁각을 봤다.


"자, 이제 중요한 순간이 왔습니다. 에니비아에게 받은 설움을 다른 곳에 푸는 거죠. 갈리오 궁 쿨타임이 긴 편이라서  신중하게 쓰셔야 해요."

에니비아도 텔레포트를 들고 있긴 했지만 내 텔과 궁을 바꾸는 건 남는 장사다.

특히나 텔레포트가 빠지면 라인전에서도 손해를 보게 만들  있다. 마나가 많이 필요한 에니비아의 단점을 잘 이용하면 라인전도 수월할  있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좀 더 성장 차이를 벌려야 하는데...'

각 라인 모두가 팽팽한 상황이다. 어느 라인도 자기가 더 유리하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균형이 유지된 상황에서 한타를 하는 건 쫄깃한 마음이 든다.

난 폭 넓게 미니맵을 보면서 언제든 합류할 준비를 했다.


"이거 탑 텔 썼다."

난 탑이 텔로 복귀한  찍고는 용을 찍었다. 정글에게 용을 먹어 보라고 신호를 주곤  라인을 천천히 정리하기 시작했다.


[합류할 거면 라인 빨리 밀어야 하지 않아요?]


누군가의 의문에 난 고개를 저었다.

"피 깎여가며 라인 빨리 밀면 손해에요. 합류해야 하니까 컨디션이 최상인 게 좋고 상대방 미드가 라인 푸시가 약하면 그게 좋을  있지만 그런 챔피언도 아니잖아요."

[역시... 갓여신...]
[여신갓... 갓... 갓...]
[똑똑하면 게임도 잘하는 건가...]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 게임에 대한 이해도 자체가 다른 것 같은데.]
[롤 원래 뇌지컬 게임인 거 몰랐음?]
[아무리 그래도 피지컬 좋은  장땡!]
[둘 다 필요한 게임이야.]
[롤이 생각보다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게임임.]
[ㅇㅇ 인정. 7년 해도 골드인 내가 보증함.]
[?]
[?]
[??????????????????????]
[7년 해도 골드인 사람이 있다고?]
[그게 나야~]
[뚜빠두빠 두비두빠빠~]

내 신호에 따라 다들 용쪽으로 합류할 움직임을 보였고, 상대방도 어느 정도는 우리가 용을 시도한다는 걸 눈치 챈 모양이다.

상대 정글이 용을 확인하러 왔고 우리 탑은 라인을 빠르게 밀어 놓기 시작한다.


모든 상황, 정보들이  머리에 고스란히 들어온다. 우리가 이길 확률이 높다. 계산이 서자 거침이 없었다.

개개인의 능력과 컨디션, 전투의 형태와 양상, 챔피언의 상성과 스펠, 아이템, 스펠의 유, 무. 모든 걸 고려해 직관적인 데이터가 나온다.

"우리가 이겨."

난 싸우라는 신호를 보냈고 신기하게 우리 팀은 내 오더에 충실히 따랐다.


정글은 상대 적진에 깊숙하게 들어가 싸움을 걸었고난 그런 정글에게 궁을 사용했다.


상대 정글과 바텀 듀오가 먼저 합류해 정글을 잡으려다가 내 궁에 혼비백산 퍼졌지만 벗어나기엔 무리였다.

상대 세 명이 공중에 떴다. 난 곧바로 상대 원딜에게 E로 접근해 도발을 날렸고 정글도 빠르게 내게 호응해 원딜을 녹였다.

순식간에 3:2의 구도. 그것도 2중 한 명은 딜이라곤 하나도 없는 탱커형 서포터의 조합이었다. 어떻게든 미드에서 내려오는 에니비아와 합류해 보려고 했지만 이동속도가 느리기론 협곡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챔피언이다.

"오케이,  다 잡았고."


두 명은 에니비아가 합류하기도 전에 죽어버렸다. 결국, 미련없이 몸을 휙 돌려서 미드로 향했고 우린 용을 빠르게 쳐서 먹었다.


크롸롸롸롸!

난 용을 치다가 중간에 빠져서 미드 라인으로 올라간다는 신호를 보냈는데 에니비아가 궁을 사용해 빠르게 라인을 밀었기 때문이다.


"어우, 아까워."

[에니비아 시무룩...]
[파닥, 파닥, 파닥.... 내 날개를 타고.]
[ㅋㅋㅋㅋ 에니비아 진짜 개 느리네.]
[텔 타지.]
[텔 타긴 거리가 너무 가까움.]
[탑 텔 없는 거 바로 이용하는거 소름.]
[판단력 진짜 오지네. 여신님... 대박이다.]
[뭐냐... 이 방 온도차는... 까는 애들이 없네...]
[빠는 애들만 있음.]
[아니, 솔직히 잘하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고...]
[ㅋㅋㅋㅋ]

나는 라인을 받아 먹은 다음 마나를 다 써서 빠르게 라인을 밀고는 귀환을 누르려다가 다시 취소했다.

"아, 라인 한 번만 더 밀고 갈게요. 에니비아 마나 없어서."

 그렇게 말하며 밀려드는 CS를 빠르게 정리했다. 에니비아는 방금 라인을 미느라 마나를 다 소모했기 때문에 이러면 내가 이득을 볼  있다.


"이러면 오히려 좋아."

내가 라인 정리하려는 걸 방해하기 위해 스킬을 난사하는 에니비아는 마나가 0에 가까워졌다. 나도 마나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에니비아보단 많다.


"이번 라인만 밀고 집에 갈게요. 이러면 에니비아가 마나가 없어서 라인을 밀고 집에 가는 게 느려져요. 이러면 제가 이득을 챙길 수 있겠죠?"

[오오! 역시... 예비 챌린저...]
[야... 확실히 이런 거 보면 진짜 롬이 뇌지컬 게임이란 생각이 든다.]
[에니비아 마나 다 쓰면 진짜 라인 밀기 힘들지.]
[평타 속도랑 딜이  구더기라.]
[확실히 이러니까 이득이네.]

난 낑낑 거리며 열심히 라인을 미는 에니비아를 보며 미소를 짓고는 유유히 귀환을 눌렀다.


난 아이템을 사고 집에서 나와 미드 라인으로 달렸다.


"그리고 라인 복귀할  항상 이렇게 이동 스킬은 써 주시는 게 좋아요. 마나 꽉  있는데 안 쓰면 손해잖아요."

[오오.. 메모.]
[이거 모르는 사람은 롬 접어라.]
[생각은 하는데 안 쓰게 됨.]
[처음에 집에서 나올 때 쓰고 마나 아까워서 걸어감.]
[ㅋㅋㅋㅋ 나도 그런데.]
[마나 없으면 불안해서 나도 웬만하면 안 쓰는데.]
[CS타는 게 더 손해야. 멍청이들아. 마나는 없으면 안
싸울 수 있지면 미니언은 타면 다시 못 먹는 거야.]
[오... 교수님 나오셨네.]
[확실히 저 말이 맞는 것 같네.]

미드 라인에 복귀한 나는 라인을 밀지 않고 당겼다. 롬을 하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게 있다면 라인 관리다.


[지금은  또 당기세요? 미는 게 이득 아니에요?]


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상대방 미드가 없다고 해서 무조건 라인을 미는 게 이득은 아니에요. 지금 상황에선 당기는 게 좋아요. 제가 궁도 없죠. 그렇다고 정글도 어디서 싸우는 것도 아니죠. 중요 오브젝트 싸움이 있는 것도 아니죠. 시야는 다 먹어뒀죠. 이러면 상대방이  압박을 느낄 수 있게 당겨주는 게 맞아요. 밀어주면 CS가 타는 게 아니라 받아먹게 해주는 꼴이에요."


[오오... 역시 한국대인가.]
[한국대 법대생이라 그런지 설명히 굉장히 체계적이네.]
[되게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것 같아요. 여신님!]
[메모, 메모...]
[아,  메모충 진짜.]
[야야, 이런 건 적어야 된다. 다 너한테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말이다.]
[ㅋㅋㅋㅋ 야. 여신님 티어보다 낮으면 다 적어라.]


게임을 하면서 소통을 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이제 적응이 된  같다. 처음 했을 땐 좀 어려웠는데 이젠 곧잘 채팅창도 보고 화면도 보고 한다.


말도 꼬이지 않고 잘하는 것 같고. 확실히 사람이라는 게 하다가 보면 실력이 느는 것 같다.


"성장 차이가 좀 나서 이제 라인전 나쁘지 않거든요? 우리 성장이 커서 블루 컨트롤할 수 있으면 좋을  같은데..."


[에니비아는 블루 없으면 진짜 노답...]
[이거 미드랑 정글 차이가 많이 나서 블루 빼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정글에게 채팅을 쳐서 적 블루 타이밍 때  번 노려보자고 말했고, 내 말에 정글은...


-분부 받들겠사옵니다. 여신님.


과분할 정도로 내 의견에 찬성해 줬다. 난 에니비아의 주요 스킬인 Q를 맞지 않으면서 미니언을 정리하거나  Q를 사용해 딜교환을 걸었다.

나는 맞지 않고 상대방에겐 맞춘다. 이러면 라인전을 질 수가 없고 그러면 게임을 질 수가 없다.


[에니비아 다 맞네. 다  맞아.]
[이속이 느려서 어쩔  없음.]
[그냥 여신님이  맞추는 거임.]
[여러분... 여신님이 잘하는 겁니다. 에니비아가 못하는  아니에요.]
[상대방 미드 챌린저임.]

내 티어가  낮았지만 라인전 양상은 전혀 다르게 돌아갔다. 내가 거의 찍어 누르다시피 하니까 다른 라인도 다 편할 수밖에 없다.

"궁 돌아왔죠."


난 그렇게 말하며 라인을 빠르게 밀고 상대방 블루 캠프로 들어가서 와드를 설치하고 나왔다.

"슬슬 블루 건드려 볼까요?"


난 그렇게 말하며 밝은 미소를 지었는데 그게 굉장히 무섭게 느껴졌나 보다.


[뭔가... 웃는 게 예쁘신데 서늘한 느낌이야.]
[ㅋㅋㅋㅋ 먹잇감을 앞에  여우 같은 느낌이랄까?]
[야... 시인이네. 비유 오지고요.]
[마녀스럽다고 할까 ㅋㅋ]
[요물. ㅋㅋㅋ]

"아, 제가 그래요? 난 그냥 웃은 건데."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둔 여대생의 느낌이 물씬 풍기네요.]

"블루가 맛있긴 하죠. 그것도 남에 건 더."

[맞지, 맞지.]
[원래 적 정글 몹이 훨씬 맛있는 거고 용도 바론도 뺏어 먹는 게 더 맛있는 법임.]
[ㅋㅋㅋㅋㅋ]
[그게 맞지 ㅋㅋㅋㅋ]

난 채팅창을 보곤 웃음을 터뜨리며 블루  핑을 찍었다. 나올 때가 됐으니까 가자는 신호였고 적 정글이 블루 타이밍인데도 오지 않는 모습을 보고 탑에 우리 블루  핑을 찍었다.


내 핑에 탑은 라인을 밀더니 우리 블루 쪽에 와드를 하나 해준다.


난 따봉 표시를 해주곤 적 블루 진영으로 우리 정글과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텀 라인 밀어주세요.

난 채팅으로 바텀에 그렇게 지시한 다음 적 블루를 치기 시작했다.

바텀은 내 말대로 바텀 라인을 쭉쭉 밀기 시작했는데 이러면 블루 쪽으로 와도 손해다.

 바텀은 갈팡질팡 하더니 에니비아가 합류하려는 움직임에 라인을 버리고 올라오는 것 같았다.

위험 핑을 찍어주면서 블루를 천천히 때리기 시작했다.

우리 바텀은 합류하려고 하기에 핑을 찍어서  올라오게 했다. 포탑을 찍어 포탑을 치라고 한 다음 나와 정글은 블루를 먹을 듯 말  줄다리기를 했다.

"뺏어 먹을 수 있으면 좋은데."

시야를 제거하는 상대 서포터 때문에 짜증이 났지만
우리 정글이 다시 와딩을 해줘서 편하게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적 정글 들어왔다. 난 바텀에게 지원 핑을 찍었고 들어가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우리 블루 쪽에 적 정글이 있는 걸 확인한 나는 바로 W+점멸을 사용해 블루 부시에 숨어 있던 상대 바텀과에니비아에게 3인 도발을 넣었다.


곧바로 Q, E, 평타로 콤보로 딜을 넣었고 내 진입에 정글도 호응했다. 미니언을 밀어 넣고 포탑을 때리고 있던 바텀도 빠르게 합류해 순식간에 4:3 구도를 만들었다.


"텔이다! 텔! 뭐야? 이 뒤늦은 텔은?"

탑이 텔을 탄  같은데 굉장히 타이밍이 늦은 텔이었다. 상대방 바텀과 정글이 이미 죽은  홀로 텔을 타고 온 탑을 죽였다.

한 명을 어떻게든 데리고 가려고 했지만 그러기엔 우리 컨디션이 다들 너무 좋은 상태였다.

"깔끔하다."


우리 블루 하나를 내주고  블루에 4명이나 잡았으니 무조건 남는 장사였다.

게임은 그 순간부터 급격하게 우리에게 기울기 시작했다.


정글은 어떻게든 미드와 탑을 키워보려고 고군분투해봤지만 이미 성장 차이가 많이 벌어져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바텀은 라인전 단계에서 프로 듀오를 상대로 상당히 잘 버텨줘서 한 타에 접어들어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예~ 좋고요."


깔끔하게 1승을 얻은 난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어깨춤을 췄는데 그게 귀엽다며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갔다.


[ㅋㅋㅋㅋ여신님 어깨춤 졸귀.]
[역시 SN이 선택한 여자인가.. 어깨춤마저 느낌이 있네.]
[꺄아아아! 언니 너무 귀여워! ㅋㅋㅋㅋ]
[ㅋㅋㅋㅋ 되게 좋아하네.]
[챌린저가 코앞인데 당연히 좋지.]
[와... 진짜 근데 승률 미쳤다. 89%? 진짜 역대급이네.]
[ㅋㅋㅋㅋ 장난 아니다 진짜.]
[와, 뭔가 진짜 차원이 다른 귀여움이네.]
[갖고 싶다... 이 여자...]


"시작이 좋네요. 좋아, 좋아. 오늘 방송 끝나기 전에 무조건 챌린저 찍어 볼게요. 헐! 뭐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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