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3화 〉33. SN 엔터테인먼트 (33/95)



〈 33화 〉33. SN 엔터테인먼트

현성 오빠와 리허설 느낌으로 했던  합방이 끝이 났다. 합방이 끝난 이후에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웠다.


그날 실시간 방송 중 가장 많은 시청자 수를 기록한 건 물론이고 그날 터진 방송  달풍선 수익도 최고를 기록했다.


의외로 나와 현성 오빠의 캐미가 좋아서 정식 합방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조금 부담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면 수익은 어떻게 하기로 했어?"
"아, 절반 나눠서 나 주겠다고 했어."
"그 사람 전화번호 안다고 했지?"
"응. 알려줘?"
"응, 내가 처리할 테니까 알려줘."

언니의 말에 새삼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거의  모든 일을 신경 써주고 처리해 주고 있었다. 난 언니에게 탈논님의 번호를 알려줬고 저장한 언니는 문자를 남기는  보였다.


"아, 언니. 나 길거리 캐스팅 받았어."

 말에 언니는 새삼 놀랍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바라보더니 묻는다.


"어디?"
"SN."


내 말에 언니의 고개가  돌아간다.


"어디? SN엔터테인먼트?"

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내 말에 언니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말했다.


"명함 받았어? 진짜 SN 사람 맞아?"
"흠... 글쎄. 그것까진 잘 모르겠는데. 나한테 소속사 구경시켜주겠다고 그랬어."


 언니에게 받은 명함을 꺼내 보여줬다. 언니는 명함을 유심히 보더니 날 쳐다보면서 묻는다.

"너 연예인 하려고?"
"아니. 그냥 소속사 구경시켜준다고 하길래 받아왔지. SN에 잘생긴 남자 연예인도 많고 예쁜 여자 연예인들 많잖아."

연예인이라... 프로게이머도 따지고 보면 연예인 아닌가? 하여간에 모처럼 가진 능력도 시험해   있고.

[음악[A급]을 구매하셨습니다.] 세계적.

A급 음악 능력을 얻습니다.

-음악 능력의 적용은 춤, 가창력, 작사, 작곡, 악기로 한정합니다.

A급 정도의 능력이면 SN에서 얼마나 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춤, 가창력, 작사, 작곡, 악기 능력까지 가졌으니 싱어송라이터도 걸그룹도 가능할 것 같았다.


'S급이 능력으로 봤을  A급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순 없지만 확실한 건 SN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엔 충분하다는 거다.


"어때? 언니도 갈래?"

내 물음에 언니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됐어. 난 연예인 관심 없어."

그래, 관심이야 다른 쪽에 있으시겠지. 나만의 연예인.  작게 웃음을 터뜨렸고 언니는 그런 나를 의아하게 쳐다봐 새초롬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언니는 명함을 보면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는데 혹시나 이진욱 매니저님에게 전화를 거는 건가 싶어 물었다.


"왜? 전화해 보려고?"
"확인은 해봐야지. 이런 거 사칭하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다니까."

언니는 명함을 짤짤 흔들며 말했고 난 그 말에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에에? 사칭?"
"응, 사칭. SN에 직접 전화해서  사람이 정말 SN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지 확인해 봐야지."


흠. 확실히 그럴 수도 있겠구나. SN이라고 사칭하고 뭐 이상한 곳으로 끌고 갈 수도 있고. 확실히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험난하네.'

살면서 조심해야 할 게 너무 많은 것 같다. 언니는 SN에 직접 전화해 통화를 나눴고  언니의 귀에 바싹대고 대화 내용을 들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SN에서 현재 일하시는 분이 맞고 종종 길거리 캐스팅을 하시는 분이라고 하셨다.

"사기는 아니네."


통화를 끝낸 언니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현직에서 실제로 일하고 있는 분이라고 SN에서 직접 얘기했으니 이것보다 더 확실한 확인은 없을 거다.

"구경이나 한  해봐. 마음이 바뀔지도 모르잖아. 너 이번에 피팅 모델 하는 것도 되게 즐기는 것 같던데."

난 언니의 말에 손가락을 까닥이며 말했다.

"뭘 모르는 소리. 가능한 한 빨리 끝내려고 혼신의 힘을 다한 거지. 뭐... 재미가 없었냐면 그런 것도 아니긴 했지만."

GOAL 어패럴에서 생전 처음으로 경험한 피팅 모델 일은 생각보다 재미있긴 했다. 물론, 그만큼 힘든 일이라는 걸 절실히 깨닫긴 했지만.

내 말에 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재미는 있었지."

언니도 그때 생각이 나는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여간 이번 일에 가장 최대 수혜는 언니가 받은  아닌가?

어떻게 보면 내가 GOAL 어패럴 대표와 징검다리 역할을 한 거 아닌가? 이런 말을 하긴 좀 뭐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언니보다는 내가 더 마음에 들었다고 했으니까.


물론, 이성적인 감정으로 좋다는 게 아니라 모델적인 부분에서 말이다.


"흠... 어차피 방학이라 할 것도 없는데... 구경이나 가볼까? 가보고 싶긴 했는데. 시청자들도 계속 물어보기도 하고."
"언제 가냐고?"
"응."
"확실히 너튜브 각은 나오겠다. 너 할 거 없으면 연락해서 한 번 가라."


가든 말든 별로 신경을 안 쓰는 것처럼 굴더니 너튜브 얘기가 나오니 반색을 하며 내게 말한다.

영상 편집을 하더니 나보다 내 채널 키우는 것에 더 뿌듯함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럼 언니도 같이 가자."
"나도?"
"어. 언니 직접 촬영도 해보고 싶다면서."

집에서 웹캠으로만  모습을 찍었는데 사실 언니는 야외에서 촬영하는   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예전부터 VLOG나 야외 촬영도 나중에 해보자고 했었는데 좋은 기회가 아닌가?


"언니 카메라도 샀잖아."
"어, 샀지."

하여간 추진력이란. 말로만 하고 싶다고 한 게 아니라 직접 사비를 털어 구매까지 하셨다.

"그럼 일단 촬영 허락도 구해야겠네."

언니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내친김에 내가 전화해서 한  물어볼까? 어차피 나도 실시간 방송하려는 거 허락받아야 하니까. 그런데 될지 모르겠다."
"밑져야 본전이지 뭐. 안 된다고 하면 안 가겠다고 해."


언니의 강경한 발언에 난 웃으며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통화 연결음이 들리자 어제 들었던 그 목소리가 수화기로 넘어왔다.

[여보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혹시 저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어제 로스트 피그에서 명함 받은 윤세나라고 해요."
[아아, 네. 기억하죠. 세나 씨. 마음이 바뀌신 건가요?]
"아, 그건 아니고요... 매니저님께서 SN 구경시켜주신다고 하셨잖아요. 제가  아메리카 방송도 하고 너튜브도 하고 있거든요.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SN에서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아아, 회사 측이랑 얘기를 좀 해봐야 할 것 같은데  문제는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오늘은 조금 바쁘고 내일은 시간 어떠세요?]
"방학이라 시간 엄청 많아요"

내 말에 이진욱 매니저님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그럼 내일 11시쯤 와서 점심 먹고 가요. 제가 부탁 들어줬으니까 오셔서  부탁도  가지만 들어주고요.]
"어... 제가 할  있는 일이라면요."
[충분히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럼 내일 SN 청담동 사옥 앞으로 오셔서 연락주세요.]
"아, 네. 알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혹시 저희 언니도 데리고 가도 될까요?"
[언니가 있으세요? 그럼 저야 좋죠. 언니도 데리고 오세요.]
"아. 네! 감사합니다."
[네, 그럼 내일 뵐게요.]


통화가 끝나고  언니를 봤고 언니도 대강 통화 내용을 듣고 있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카메라 다루는 법 벼락치기 좀 해야겠네."

#


그날 저녁 난 방송을 켜고 시청자분들께 보고부터 했다. 간략하게 정리한 텍스트 문서를 화면에 띄워 놓고 시간 순서대로 정리를 했다.


[잉? SN?]
[SN이면 그 SN인가?]


"네네, 맞아요. 그 어제 방송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어제 SN에서 길거리 캐스팅을 받았거든요."


[SN에서 방송해도 된다고 허락한 건가요?]

"네, 허락 받았고 내일 11시부터 방송 시작할 것 같으니까 많이 보러 와주세요."

확실히 당장 내일 SN에 가서 그런지 SN에 관련된 질문들이 상당히 많았다. 난 그러한 질문들에 대해서 차근차근 답변을 하고서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탈논님과 합방 일정 잡혔고요. 롤 위주로 콘텐츠를 짜서 진행할  같아요. 그리고 나는성윤님, 봉구님, 승태님, 귤스트님과 방송을 하기로 했고 롤, 술 먹방, 축구가 아무래도 주가 될 것 같아요."


[각자 메인 분야들이네. ㅋㅋ]
[탈논이랑 3대장 많이 컸네. 여신님이랑 합방도 하고.]
[?]
[?????]
[뭔가 바뀐 것 같지 않냐? ㅋㅋ]
[ㅇㅈ이지. 탈논이랑 3대장이 많이 큰 게 맞지.]
[그래. 방송 안 했으면 여신님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이냐?]

정말 여자가 되고 짧은 시간에 엄청나게 많은 일을 겪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가 되고 능력을 얻고... 방송을 시작하고 GOAL어패럴에 전속 모델이 돼서 신상품을 입고 촬영도 해보고...

운이 좋게도 탈논님과 같은 대기업 방송인과 만나서 인맥도 쌓고 말도 안 되게 방송도 흥하고... 정말로 여러 좋은 일들이 겹겹이 밀려왔다.

여자가 되고 뭔가 인생이 술술 풀리는 기분이다.


'확실히 그래.'


내가 남자였어도 이러한 행운들이 왔을까 하고 생각해 보면 고개가 절로 저어진다. 지금까지 일들을 떠올려 보면 내가 여자. 그것도 예쁜 여자여서 얻은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탈논님이 진짜 집까지 데려다주셨나요?]


"아, 네. 굳이 그렇게 안 해도 된다고 하는데도 집까지 데려다주고 가더라고요."


[탈논 이XX! 기어이 집까지 알아냈네.]
[별로 취하지도 않았고 엄청 늦은 시간도 아니었는데  보였지. 속 보였어. 하여간에 탈논 이 개XX ㅋㅋ]
[꺼진 탈논도 다시 보자!]
[자나 깨나 탈논 조심!]


저 구호는 항상 등장하는구나. 그런데 하루였지만 내가 겪어본 탈논이라는 사람은... 그러니까 현성 오빠는 좋은 사람이었다.

물론, 딱 하루 보고 사람을 어떻게 알 수 있겠냐마는 그냥 그 사람이 풍기는 느낌이라는  있다. 천성적으로 선한 사람 같아 보였고 돈도 많이 벌면서 소탈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다닌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아니,  현성 오빠 괜찮던데. 다들 왜 그래?"

[비상! 비상! 비상! 비상!]
[아...  돼요, 여신님...]
[이 탈논 이 개XX 천하에 개XX 우리 여신님 마저 홀리다니.]
[홀리 쒯! 어째서 탈론입니까!]

극렬한 채팅창의 반응에 난 당황하며 양손을 들어보였다.


"아니... 남자로서 괜찮다는 게 아니라 그냥 사람이 나쁘지 않다는 거지. 인간적으로. 이성적으로가 아니라. 무슨 말인지 알죠?"

[그게 그 말이잖아요!]
[아...  돼... 나의 여신님이... 저 간악한 탈론에게...]
[다 설계라고요! 설계!]
[연기하는 거라고요! 연기! 탈논의 연기에 속아 넘어가면  됩니다!]

내게 호감을 사기 위해서 현성 오빠가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거라고 하는데 무슨 현성 오빠가 연기자도 아니고.

만약에 그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건 또 그거 나름대로 대단한 일 아닌가? 아니 그리고 꼭 현성 오빠가 아니더라도  연기하면서 사는 거 아니야?

"현성 오빠한테 뭐라고 할  하나 없어요. 여러분들도  연기하면서 살잖아요. 안 그래요? 출근과 동시에 다들 연기하잖아. 부장님한테, 과장님한테."


[뭐... 뭐지. 이 묵직한  방은...]
[정은이 대포동 미사일 급인데...]
[크으... 우리 모두 연기하면서 산다라... 와닿는다.]
[아니, 탈논 너무 변호하시는 거 아닙니까?]


난 어깨를 으쓱이면서 말했다.

"아니, 변호가 아니라 사실이 그렇잖아요. 우리 모두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연기하면서 살잖아요. 그걸 안 좋게 볼 건 없다 이 말이죠."

[뭐야? 뭐야? 둘이 뭔가 있었네. 뭔가 있었어.]
[설마 사귀는 건 아니시죠?]
[만나자마자 사귄다고? 말도 안 되지.]


"아니, 너무 멀리 가시네. 그 정도는 아니고요. 그냥 진짜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느끼는 그런 애정 같은 거라니까요. 인간적인 그런... 인류애? 뭐 그런 거요."

내가 극구 부인하자 뭔가 모양새가 더 이상해져버린 느낌이 들었다. 그냥 빨리  상황을 넘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LOM을 실행시켰다.


"자자, 그럼 오늘도 힘차게 시작해 보겠습니다."

[BJ탈논님께서 달풍선 100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너 내 스타일 아니야. 미안하다.

"...저분 강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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