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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25년차 모험가는 아카데미 교관이 되었다-208화 (208/250)

Chapter 208 - 악마를 만든 부

저택에는 다 같이 자는 침실이 별개로 존재하지만 각자의 방에도 침대는 있다.

아직 따로 잠든 날은 없지만 누군가는 기분에 따라 그럴 수도 있는 법이니.

분위기를 보니 껴안고 뒹굴면서 들을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 침대에 앉아 에클레어를 허벅지에 앉히고 팔과 어깨를 부드럽게 주무른다.

그녀도 씻고 왔는지 풍성한 은발의 끝에서 느껴지는 촉촉한 물기.

오붓한 분위기에 그녀의 체취를 느끼며 클로에에 관한 이야기가 먼저 시작되었다.

"감사할 필요 없이 클로에도 내 여자니까 당연히 챙겨야지."

"그래도 고마운 건 고맙다고 해야 하는 법이다. 마음은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로만이 알려주지 않았나."

기특한 소리를 하며 젖가슴을 붙여오는 그녀를 당장 침대에 눕히고 싶은 분위기.

자기 전이라고 속옷을 입지 않은 이 발칙함이 특히 요망했다.

"···그럼 감사는 받을까."

허리를 쓰다듬던 손이 아랫가슴을 스치니 그녀가 웃음을 머금고 눈을 감더니 턱을 살짝 든다.

내 여자들 모두 키스하는 법이 다르지만 에클레어는 유달리 독특한 방식을 선호하는데.

촉촉한 입술을 덮고 혀를 그녀의 입안에 밀어 넣으면 누구보다 헌신적인 혀 놀림을 보여준다.

"으음··."

잠옷 밑에 숨어있는 부드러운 젖가슴을 주무르자 야릇하면서 귀여운 소리를 낸다.

내 옷을 말아쥐며 쾌락을 버티는 행동을 노리고 한 거라면 그녀는 천재인 게 확실했다.

"흐응··!"

함몰된 부분을 손가락으로 스치며 자극하자 에클레어가 키스를 하며 몸을 비튼다.

'오늘은 무조건 다 같이!'

하루도 빠짐없이 애교스러운 여자들을 보니 결심이 섰다.

한명 한명 지극정성으로 선호하는 방식으로 안아주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현실.

아래로 손을 뻗으려 하니 그녀는 질척하게 이어가던 키스를 끝내고 내 입술에 손가락을 올려서 꾹 눌렀다.

"로만. 나머지는··· 이야기가 끝나고다."

그녀는 여유로운 척 웃으며 나를 자제시켰지만.

얇은 옷 위로는 흥분감에 젖꼭지가 나와 있었다.

에클레어의 붉은 눈동자에 알기 쉽게 욕구가 확 올라와 있어 오늘 잠자리는 자기 전까지 상당히 시끌벅적할 예감이 든다.

손길에 말려 올라간 옷을 정리하는 에클레어에게 물을 건네자.

그녀는 이제 허공에서 물을 꺼내도 놀라지 않은 채 고맙다는 말과 함께 냉수를 받아 마신다.

차가운 물을 마시니 열이 오른 정신이 확 깨는지.

팔짱을 껴 유두가 올라온 젖가슴을 필사적으로 가린다.

"흠흠···! 아까 내가 다른 이야기도 해야 할 게 있다고 하지 않았나."

바로 방금까지 자신의 몸 상태를 몰랐는지 얼굴을 붉히는 그녀를 안아주며 나는 귀를 기울였다.

"아까 검에서 받았다는 이상한 느낌 때문에?"

"그건 아직 위험한 느낌은 아니라 괜찮을 거라 생각하고 있다. 물론 직감만을 믿고 행동해서는 안 되겠지···."

드리트나 자매가 느낀 무언가를 언어로 표현하기는 힘들어도 이걸 무작정 무해하고 선하다 확답할 수 없기에 착실히 답을 찾으려 생각은 계속하고 있는 얼굴.

기특함에 엉덩이를 토닥여주니 그녀는 근엄한 표정을 지키며 내 손길을 받아들였다.

"그럼 무슨 일이야?"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는지 에클레어가 피식 웃으며 머리를 내게 기대온다.

"원래는 모험가 길드에 정식으로 찾아가서 그대를 만나야 할 일이지."

"아아~ 그것도 이제 그립겠어."

연인이라는 형태가 이루어지고 같이 살아가는 저택이 생기면서.

안 그래도 바쁜 그녀가 나를 만나려고 황실의 이름으로 편지를 보내고 약속을 잡을 이유가 없다.

업무로 나온 에클레어와 접견실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낼 일도 없어지는 건가 싶어 입안이 썼다.

"원래 정식 업무로 결정해야 할 일이니 미리 결정을 짓고 나면 비는 시간이라 둘이 여유 있게 지내도 된다만?"

내 표정에서 티가 난건지 그녀도 같은 생각을 한 건지 나를 달콤한 조건으로 유혹해온다.

"그럼 데이트해야지!"

에클레어가 업무 중에 비는 시간이 생기다니.

흥이 오르는 이야기에 내 목소리가 높아지자 에클레어는 기분 좋은 미소를 보이며 내 볼을 잡고 조물거렸다.

"물론 그게 제일 중요하지만, 의뢰 이야기부터 하는 걸 용서해라."

"편하게 말해."

흥분하지 말라는 그녀의 제스처를 받아 진정한 뒤 말이 이어지길 기다린다.

"곧 4기사인 플로이드 가주가 수도로 올 거다."

어딘가 익숙한 이름에 턱을 긁으며 고민하니 답은 금방 나왔다.

"아~ 그 놈팡이를 키운 부모인가?"

놈팡이라 하니 악마가 된 기사보다 로버트의 얼굴이 먼저 스쳤으나.

관계없는 얼굴은 치워두고 다시 에클레어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그리 직접적으로 부르는 건 처음 듣는다··· 뭐 틀린 말도 아니고 그렇지."

단어 선정이 마음에 드는지 그녀는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그래서 그 아저씨가 수도에 오는 이유는?"

"교단의 심문이 끝난 상태라 혈육이 일으킨 죄에 대해 속죄하고 입장을 전하기 위해 폐하를 알현할 거다."

"의외네. 그 너구리가 혹시 위험할지도 모르는 인물이 알현하는 걸 허락하고."

현 황제만큼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는 인간도 보기 드물 것이다.

내 의구심의 해결은 뒷전.

에클레어의 표정이 크게 흔들리더니 상냥하게 볼을 주무르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너구리··! 내 앞이니 상관없다 할지라도 단어를 조금 가려라. 그러다 다른 인물들이 들으면 황실을 모욕한다 생각할 거다."

"느에~"

주욱 당겨진 볼에 바람 빠진 대답이 나온다.

에클레어는 대답에 만족했는지 손에 힘을 풀고 당겼던 부위에 쪽! 소리가 나도록 입을 맞춰주고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걱정으로 하는 말이었다··· 호, 혹시 아팠나··?"

"전혀~ 키티 말대로 버릇이나 습관은 무서우니 조심해야지."

흐릿한 기억 속에 성녀의 앞에서도 황제를 너구리라고 했던 전적이 있는 것 같아 속이 콕콕 찔린다.

"아무튼··!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끝도 없이 미룰 수는 없는 일이다."

"하긴 그렇겠지."

지배자의 위엄 문제도 있고 연방국을 견제하느라 제국은 비대칭 전력 한 명 한 명이 소중하다.

"플로이드 가주에게 무장은 당연히 허락하지 않는다. 폐하를 알현하는 자리에는 나와 제국의 두 번째 기사가 무장을 한 채로 자리를 지킬 거다."

이름만 알지 실제로 만난 적 없는 인물이 에클레어의 입에서 나왔다.

'2기사라···.'

게임에서도 언급만 될 뿐 실제로 얼굴을 보는 경우는 없어 외형도 모른다.

"그럼 내가 할 일은 없지 않아? 황실에 모험가를 부를 건 아닐 거고."

아무리 황제가 겁이 많아도 호위로 5기사 중 둘을 부르고 거기에 백금까지 부르는 건 과하다.

"일부 영세한 귀족과 제국민들은 수도에서 일어난 사건이 플로이드와 관련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교단에서는 흑마법사와 연관성이 없다는 유의미한 결과를 낸 상태라는 것이지."

백금이 해야 할 일을 설명하기 전.

그녀는 배경부터 설명해서 나를 납득시키려는 듯했다.

"흐음~"

에클레어의 정리를 듣고 기다리고 있으니 그녀는 평소보다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뒷말을 이었다.

"···황실은 편애라 보일지라도 마법과 교단의 성물로 결백함이 증명되었으니 소중한 전력 중 하나인 4기사를 강경하게 처벌하는 게 손해라 판단했다."

실제 무관계함을 증명해낸다는 가정하에.

3기사의 입김이 들어간 에녹 스카디처럼 권력과 재력에 큰 상처를 입은 채 살아남은 케이스가 번듯하게 있다.

거기다 민중을 크게 신경 쓰는 시대상도 아니고 귀족파를 누르는 게 일도 아닌 지금 시점에서 그 행동은 어찌 보면 당연하게 느껴졌다.

자비를 보임으로 4기사를 황제파로 완전하게 끌어들일 가능성도 있으니.

이어지는 설명을 모두 듣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상황은 이해했어."

"그래서 플로이드 가주는 수도를 입성해서 입구부터 제국의 기사들, 거기에 교단의 인물까지 대동한 채로 황실까지 걸어서 올 거다."

중간에 대량으로 사상자가 난 골목이나 현장에 들려 교단과 명복도 빌 것이라 한다.

"···."

앞의 내용은 다 이해했지만 내 입장에서 이게 제일 이해하기 힘든 귀족들의 행동이었다.

본인은 무관계해도 핏줄이 지은 죄가 있기에 뒷골목에서 죽은 부랑자나 평민들의 명복을 비는 게 내 생각과는 달리 제법 대단한 속죄 퍼포먼스인 듯하다.

"로만. 지금부터가 의뢰의 내용이다··· 4기사가 맨손이라 해도 그가 불시에 날뛴다면 그를 말리거나 제압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

"날뛴다고?"

결백함을 증명하려고 수도에 와서 사고를 칠 이유가 있나?

"4기사의 성격은 타오르는 불길과 같다. 화를 참지 못해 일을 벌인 전적이 제법 화려하지··· 폐하도 입구에서 황실까지 오는 짧은 순간에 사고가 터지지 않을까 걱정하셨다."

쉽게 말하면 분노 조절 장애라는 뜻.

어떤 인간인지 그 놈팡이의 아비라 그려보니 단번에 이해했다.

"내가 할 일은 황실에 입성할 때까지 수도에서 감시 겸 일이 터졌을 때 말리는 역이란 말이지?"

추측이 맞았는지 에클레어는 침음을 흘리며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황실에 5기사가 둘이나 대기하고 있는 건 과하다 생각해 내가 직접 그를 인도하려 했으나, 허락이 떨어지지 않더군···."

지배자라는 멋들어진 호칭을 달고 있지만.

실상은 겁이 많은 노인이 앉아있으니 에클레어도 상당히 피곤해 보였다.

의뢰를 받지 않는다면 본인이 나서서 인도하는 걸 한 번 더 건의해볼 생각이라 하는 그녀를 보고 이 일을 어찌 거절하겠나.

거절해도 자신이 어떻게든 하겠다는 그녀의 진솔한 태도가 내 마음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다.

"좋아. 의뢰는 받는데··· 내 여자를 피곤하게 한 벌로 너구리한테 두둑하게 뜯어야겠어."

"후후··· 정말 못 말리겠구나. 서식만 들고 한번 찾아가마."

에클레어도 이번만은 내게 뭐라 하지 않고 웃음을 보였고.

해야 할 이야기는 모두 끝났는지 그녀는 뒤로 축 늘어지며 내게 몸을 붙여왔다.

"이야기는 끝났으니 아까 하던 것도 끝을 봐야지?"

얼굴을 붉힌 그녀는 팔을 뻗어 내 목에 감는다.

"···침실까지 안아다오."

"얼마든지."

그녀를 안아 침실로 향하자 모두 같은 생각이었는지 느슨한 옷차림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미인이 둘 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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