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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25년차 모험가는 아카데미 교관이 되었다-145화 (145/250)

Chapter 145 - 리케의 궁금증

언니는 자신이 용돈을 가불 하여 오라버니에게 보답을 하고 싶다 했을 때 무척이나 기뻐했고.

무리하여 용돈을 가불 할 필요 없이 여유 있게 지원을 해주겠다며 클로에는 손이 덜덜 떨리는 금액을 받았다.

너무 많은 금액이라 이 정도는 필요 없다 말했지만 언니는 돈을 돌려받지 않았다.

사용하고 남으면 가지고 있다가 급하거나 필요한 곳에 쓰라는 언니의 말에 클로에는 입술을 꿈틀거리며 고개를 끄덕일 뿐.

이왕 시작된 주제에 클로에는 에클레어에게 경험과 지식 쪽으로도 도움을 받고자 했다.

"언니. 오라버니는 어떤 음식을 좋아하실까··?"

조금 개인적인 질문이었지만 언니는 개의치 않고 날카로운 턱선을 만지며 답을 알려줬다.

"음식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가리는 건 없을 거다. 혼자 두면 길거리나 선술집에서 저렴한 음식을 사 오거나 말린 과일이나 육포로 끼니를 때울 때도 있다고 걱정할 정도니·· 그래도 꼽자면 고기를 좋아한다 했었지."

"그렇구나··!"

언니는 오라버니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전해 들은 듯한 태도였지만 클로에는 머리에서 생각을 정리하는데 바빴다.

'고기··! 스테이크 쪽이 좋을까?'

오라버니의 근육과 이미지를 생각하면 확실히 고기만 한 게 없긴 했다.

"로만은 빵이나 디저트도 가리지 않으니 편하게 생각하거라."

"응··! 생각해 볼게!"

언니의 손을 잡고 고마움을 표현하자 언니는 둔감한 자신이 봐도 알만큼 흐뭇해 보였다.

자신도 그 모습을 보고 기쁘니 실로 자매 사이에서 일어나는 긍정의 연쇄반응이었다.

'그래도 디저트 카페는 빼두자.'

아무리 오라버니가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해도 자신이 선호하는 가게에 갈 생각은 없다.

자신이 친구들과 자주 가는 가게는 분위기부터 남성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고 사람에 따라서는 끼니라 부르기 힘든 것들이니··.

그래도 세리아가 모험가인 언니와 그 파티원들도 포함해 수도의 여러 가게를 다니는 것 같으니 물어보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카데미에서 자리가 되면 물어보자는 생각과 함께 친구들과의 시간을 맞이했다.

··

··

세리아의 손에서 떨어진 포크가 접시에 나뒹굴며 클로에가 꺼냈던 말의 흐름을 끊어냈다.

팅-!

"남자··?"

"네에?"

"우리 클로에한테 남자라니··· 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안 될 말이야-!!"

세리아의 격렬한 반응에 클로에는 얼굴을 붉히며 양손을 휘저었지만.

몇 없는 손님들의 시선이 몰리는 게 클로에를 더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오, 오해는 하지 마세요! 제가 그래서 절대 그쪽이 아니라고··! 그리고 그분에게도 실례가 되는 말이에요!"

리케가 자신의 접시에 있는 빵을 들어 세리아의 입에 밀어 넣어 조용히 시키고 의견을 꺼냈다.

"흐븝··! 읍! 으읍-!"

"향수는 취향 문제도 있고 직업에 따라 사용하는 걸 꺼리는 직업도 있으니 조금 그럴지도 모르겠네."

"그, 그럴까요?"

"기사 쪽은 나보다 클로에가 잘 알겠지만. 예를 들어 '모험가'는 후각이 민감한 몬스터를 상대하는 일이 많으니 오히려 냄새를 지우는데 신경을 쓰는 쪽이고··마법사와 연금술사들은 재료의 신선도와 시약냄새를 구분하기 위해 향수를 안 쓰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어."

묘하게 모험가라는 단어에 악센트가 들어가 있는 리케의 말에 클로에가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물어보길 잘한 것 같아요···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못해서."

리케가 쑤셔 넣은 빵을 모두 씹어서 넘기고 음료로 목을 축인 세리아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푸하-! 그런 사이가 아니라면·· 술 같은 건 어때? 언니 말로는 무난하고 있어 보여서 같은 모험가나 아는 사람들에게 선물할 때 양주나 와인을 주로 샀거든. 가격에 비해 상자도 화려하고 병도 이쁘잖아."

조금 독특한 세리아만의 사견이 들어갔지만 술은 확실히 나쁘지 않은 선택 같아 보였다.

"좋은 참고가 됐어요··!"

밝게 웃는 클로에를 본 세리아가 천장으로 시선을 올리며 작은 손으로 눈가를 꾹 눌렀다.

"클로에의 선물을 받는 남자라니··· 이 무슨 여신님의 은총을 받은··!"

"세리아. 뭔가 더 먹을래? 오늘 자리는 내가 계산할게."

"··몽블랑! 슈크림! 앙버터!"

다시 발작을 일으키려는 세리아의 행동을 리케가 칼같이 봉쇄하며 자리가 온화하게 끝나고 셋은 아카데미로 복귀했다.

'···가게 추천을 못 받았네. 점심때 물어봐야지.'

정신이 없어 이제야 떠오르는 생각과 함께.

클로에는 기사 학부의 이론 수업 하나를 끝낸 뒤 쉬는 시간에 아카데미를 돌아다니며 로만의 흔적을 찾아다녔다.

유력하다 할만한 장소를 향했지만 자신을 반기는 건 오라버니가 아니라 통통한 흰색 고양이였다.

애옹-

"아, 안녕?"

오라버니와 이야기를 하는데 기가 막힌 타이밍에 울며 자신을 난감하게 했던 고양이.

클로에는 자신의 앞에 드러누워 애교를 부리는 고양이를 만져주며 주위를 둘러봤지만 벤치는 모두 휑하니 비어있다.

평소 수업이 없는 날에도 아카데미에 계셨던 오라버니가 오늘은 어디를 가도 만날 수 없었다.

*****

똑- 똑-

특별한 손님을 위해 별실이 달린 레스토랑에 입장 한 리케가 방문을 두들기고 살짝 문을 열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잘 지내셨어요?"

"음. 클로에에게도 전해 들었지만 건강해 보이는군."

업무로 바쁜 에클레어가 여유가 있을 때 리케와 가끔 만남을 가지는 시간은 아카데미의 점심시간.

완전히 겹치는 건 아니지만 에클레어도 점심시간이라 그나마 시간이 나는 유일한 타이밍이라 편지를 주고받아 날을 잡아서 만난다.

로만이 자신의 연인들은 서로 사이가 좋았으면 좋겠다는 말에서 어찌어찌 반강제로 시작된 만남이었지만.

몇 번 횟수를 거듭한 지금은 자리에 거부감도 없고 나름 즐겁기도 하다.

에클레어에게는 매일 만나지 못하는 로만에 대한 소소한 소식을 들을 자리이기도 했고.

"클로에는?"

"세리아와 같이 점심을 먹고 있을 거예요."

"엘렉트라 영애와 클로에는 특히 죽이 잘 맞는 것 같더군."

상반되는 둘이 노는 모습은 상상만으로 흐뭇한지 에클레어는 작게 웃었다.

"그 정도로 취향이나 성향이 잘 섞이는 관계도 드물 거예요. 옆에서 지켜보면 천생연분이 따로 없으니."

리케의 말에 이어서 세리아 특유의 친화력과 성격에 대해 에클레어가 칭찬을 하고 있으니 별실에 노크와 함께 음식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접시가 모두 놓이고 스푼을 들고 수프를 뜨려던 에클레어는 초장에 나와야 했던 이야기를 수줍게 꺼냈다.

"···로만은 어떻게 지내지?"

"오빠는~ 그걸 사슬이라 해야 할지··· 아무튼 시간이 나면 마당에서 계속 훈련을 하고 있어요."

훈련이라는 말에 수줍음을 지운 에클레어의 눈이 신중한 빛을 보였다.

"사슬··· 잠깐이지만 다루는 걸 본 기억이 있다. 그런 무력과 숙련도를 유지하는데 보통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니겠지··· 우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뼈를 깎는 노력이 있을 거다."

에클레어는 림노에서 커틀러 듀어를 상대하는 로만을 본 것을 토대로 한 말이지만 리케는 아무렴 좋았다.

"오빠의 그런 모습도 멋있죠?"

"···."

시원하게 긍정하지 못하고 홍조를 보이는 에클레어를 보며 리케는 미소를 지었다.

"언니는 정말 소녀 같아서 귀엽네요."

"리케. 연상에게 그런 말을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소소한 잡담을 이어가며 식사를 끝낸 둘은 서로 겹치는 취향인 홍차로 티타임을 가졌다.

쪼륵-

따로 우유를 받아 홍차에 넣은 리케는 티스푼으로 홍차를 저으며 이야기를 꺼냈다.

"언니도 알겠지만. 클로에가 요즘 오빠에게 보답을 하려고 상당히 애쓰고 있는 것 같아요."

"음. 그래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로만이 괜찮다 해도 귀한 물건을 받고 가만히 있는 건 옳은 행동도 아니거니와 클로에의 심성이 그렇게 뻔뻔하지 못하니."

"괜찮겠어요?"

리케의 질문과 미소에서 기시감을 느낀 에클레어가 되물었다.

"···무엇이?"

"오빠와 클로에 둘이 둬도 문제없겠냐는 이야기죠."

리케의 말에 에클레어는 눈썹의 끝을 올리며 무슨 말을 하냐는 표정이 되었다.

"물론 클로에가 남자를 기피하는 성향이 있지만 로만은 오라버니라고 부를 정도로 잘 따르고 있고·· 혹여 클로에가 실수를 한다 해도 로만이라면 웃어넘겨 줄거라 생각한다."

"흐응~"

"내가 같이 자리하기에는 시간도 문제지만·· 로만 그 바보가 무슨 짓궂은 짓을 할지 예상도 불가능하다. 거기에 클로에가 보고 있으면 로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이쪽 이야기가 아닌지 리케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언니는 본인이 겪었으면서 그런 말을 하네요. 제가 묻는 건 다른 쪽이잖아요."

"매번 그렇지만 그 화법을 어떻게 좀···아?"

리케의 말에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다 속뜻을 이해한 에클레어의 눈이 크게 뜨였다.

눈앞의 소녀는 자신이 로만과 림노에 단 둘이 다녀오는 동안 감정변화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그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클로에에게 그럴 가능성이 없을까요? 혹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단순히 언니의 의견이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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