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40 - 빙정 -2-
영약도 영약 나름이고 긍정적인 효과라도 몸에 변화를 주는 것은 과유불급의 대상이라.
훌륭한 영약들 사이에서도 상충되는 것들이 존재하는 만큼 몸에 좋다고 아무거나 주워 먹는 건 안될 일이지만.
자연의 정(晶)은 마나가 늘어나는 양이 폭발적이지는 않더라도 조화롭고 정순한 영약인 만큼 복용 시에 일어나는 순간적인 현상을 제외하면 부작용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안심할 수 있다.
하지만 빙정을 섭취한다고 손으로 얼음송곳을 발사한다거나 뜬금없이 빙결 마법에 눈을 뜨는 그런 드라마틱한 힘을 가지는 건 아니다.
그랬다면 최고의 영약 중 하나로 분류되었겠지.
빙정이든 화정이든 해당 정(晶)에 관련된 소소한 내성을 얻고.
마나를 담는 그릇이 확장되며 본인이 한 방울 한 방울 착실히 채워가던 마나를 외부에서 공급받아 체내의 보유 마나도 늘어나게 된다.
단순하게 설명을 압축하자면··· 심혈을 기울여 연공법에 몰두할 시간을 한순간으로 줄이는 것과 같다.
"휴우우-"
속에서 터져나오는 추위에 덜덜 떠는 리케를 껴안고 시간을 보냈다.
주위에 깔렸던 서리가 녹아내리며 바닥을 촉촉하게 만들고 한기가 서려있던 공기에 미진한 열기가 섞여드는 게 느껴진다.
내 몸에 어떻게든 자신의 피부를 최대로 밀착시키고 있던 리케는 떠는 것을 멈추고.
딱 붙어있던 몸을 살짝 떨어뜨려 나와 입술이 닿을 듯 말듯한 거리에서 눈을 마주쳤다.
"오빠···."
리케의 보라색 눈동자는 빛의 가루를 뿌린 듯 생기가 넘쳐흘렀고.
마주한 시선에서 빙정을 섭취했다고는 느껴지지 않는 강렬한 열기가 느껴졌다.
내가 빙정이 아니라 화정을 가져왔나 싶을 정도로.
영약의 효능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있지만 리케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된 것은 확실해 보였다.
"이제 괜찮아?"
어찌 되었든 빙정의 추위를 잘 넘긴 리케가 갸륵하다는 생각이 들어 복숭아 같은 엉덩이를 토닥여 주니 그녀는 온기를 되찾은 부드러운 피부를 내 몸에 비벼왔다.
"···오늘따라 오빠한테 처음 안긴 날이 생각나."
열망이 담긴 목소리와 분위기를 타고 자연스럽게 리케를 안고 일어나 침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평소의 집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우리를 감싸 안았다.
"그때도 비를 맞아서 추웠지?"
"몸도 마음도 추워서 용기라고 하기에는 무의식이었지만··· 정신없이 오빠를 찾아간 그날만큼 나를 칭찬하는 날이 없거든."
침대에 편한 자세로 누우니 리케는 자연스럽게 내 몸 위를 올라탔다.
"쯉··! 흐응·· 헤읍··."
키스를 나누며 내 입술을 정성스레 핥고 목과 가슴을 앙증맞은 혀로 천천히 애무하며 내려가 리케의 얼굴이 내 가랑이 사이에 도착했다.
우뚝 발기한 자지에 볼을 비비며 리케는 천진난만한 미소로 웃었다.
"오빠 거 뜨거워서 좋아."
귀두에 맺혀있는 쿠퍼액을 손가락으로 훔친 리케는 입을 벌려 맛을 보듯 쿠퍼액을 혀에 넓게 바르더니 자지를 그대로 입에 머금었다.
리케의 입 안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촉감과 열기에 절로 허리가 들썩였다.
"후우- 리케 입 안이 더 뜨거운데."
"으븝··! 쯔붑! 쯥··."
목구멍을 사용해 자지를 뿌리까지 물어오면서도 혀를 멈추지 않는 리케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자지를 물고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이며 리케는 자신의 보지를 내 허벅지에 비비며 애액을 흘려왔다.
애가 타는 듯한 리케의 움직임에 그녀의 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며 말했다.
"오늘은 입으로 빼지 말고 바로 넣고 안에다 싸고 싶은데."
"···!"
기다렸다는 듯 상체를 일으킨 리케는 기승위 자세를 준비해 자지를 잡고 삽입을 준비했다.
"처음엔 너무 커서 받아들이는 것만 해도 정신을 잃을 것 같이 벅찼는데."
찌극-
귀두를 입구에 겨냥한 리케는 아주 천천히 허리를 내려 자신의 눅진하게 젖어든 구멍을 내게 맛 보였다.
"이제는 정말 숨이 막히게··· 으응! 딱 맞아서··· 흐으읏-!! 내 안이 오빠의 모양이 된 거라 생각하면··하앙! 행복해··."
딱 달라붙는 끈적한 보지가 느릿하게 내려와 자지를 모두 삼켰다.
리케는 그것만으로 살짝 가버렸는지 고개를 숙이더니 하반신을 약하게 떨어왔다.
나는 손을 뻗어 리케의 젖가슴을 만지며 물었다.
"삽입만 했는데 갔어?"
"히앙··! 으응··! 그, 그··래도 바로 할 수 있어··."
정신을 잡은 리케는 엉덩이를 앞뒤로 움직이고 삽입한 상태로 허리를 빙글빙글 돌리는 등 나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나는 헌신적인 기승위를 즐겼다.
쯔극- 쯔극- 쩍! 쯔북- 찌걱- 찌걱!
"히읏-! 하앙··! 흐응··기분 조··죠아··아앙!"
애액이 살갗에 비벼지고 튀기며 야한 소리가 침실을 가득 채운다.
"리케의 안은 진짜 내 물건이랑 딱 맞네."
"흐읏··! 오빠가 오빠 전용이라고 몸 안에 각인시킨 거잖아?"
쾌락을 느끼며 요망하게 웃는 얼굴.
거기에 쉬지 않고 허리를 흔들며 나를 자극하는 말을 하는 리케를 보니 사정감이 차올랐다.
말할 필요도 없이 리케도 자지가 움찔거리는 걸 느끼고 푹 앉더니 다리를 모아 작게작게 움직이며 질에 힘을 줘 자지를 쥐어짰다.
완벽한 사정보조에 리케의 젖가슴을 잡고 그대로 정액을 자궁에 배출했다.
븃-! 뷰풋··! 뷰르르륵ㅡ
"흐으윽···! 잇, 이거 가아··! 하윽··!"
몸 위에 앉아서 자궁에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정액을 받아 내느라 굳어있는 리케를 감상하던 나는 사정이 끝나고 침대 위에 리케를 눕혔다.
"아앙~"
애교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내 목을 감싼 리케와 눈을 맞추며 본능에 따라 타액을 주고받고 혀를 섞었다.
그녀의 보라색 눈동자에는 열기 어린 기대감과 함께.
성욕에 완전히 불이 붙은 내 얼굴이 비쳐 보였다.
*****
언니와 사이가 회복된 이후로 자신을 서재로 부르는 일은 드문 일도 아니었지만.
최대한 편안한 차림으로 자신의 침실로 찾아오라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정신을··· 잡자!'
찰떡같은 볼을 손바닥으로 탁! 탁! 치며 클로에는 다짐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멘탈을 잡는 데는 어떻게든 성공한 상태.
리케의 조언과 소설의 한 페이지가 큰 도움이 되어 클로에는 에클레어를 대하는데 어색함을 어떻게든 지울 수 있었다.
명석한 리케가 아둔한 자신에게 상냥하게 알려주기를.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는 부정할 수 없이 칭찬받아야 마땅하고 훌륭하다. 그리고 반성에 이어 사과를 전하려는 태도 또한 마찬가지.
그렇다면 내가 마음이 편해지기 위한 사과가 아닌- 진정성이 담긴 사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신이 친구들에게 부탁한 고민상담에는 생략이 워낙 많았기에 리케 역시 자세한 답은 주기 힘들다 했지만.
대체적으로 문제의 해결에 필요한 것은 이해라 했다.
너무나 포괄적인 단어인 '이해'의 범주를 리케는 자신에게 자율적으로 정하고 생각하도록 맡겼다.
거기에서 답을 찾지 못한다면 세 명이 모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며 편하게 찾아오라 하니 클로에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이해··.'
처음 이해라는 단어에 대해 일상적인 사용법 이외에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을까 사전을 찾아보기도 했고.
언니와 오라버니에 대해 곱씹어 보기도 했다.
눈을 감고 시작된 생각의 시작은 과거에서 이어져 현재를 찍고 그 뒷배경에는 리케가 해주었던 이야기들과 사건의 시발점이 되었던 소설의 한 페이지가 곁들여졌다.
망상이자 되새김으로 아카데미 수업과 수면시간을 꼬박 보내니 좁았던 시야가 트였다 할지, 보이지 않던 게 보이게 되었다 해야 할지.
생각의 방향과 다양성이 흐릿하지만 넓어지는 쾌거가 있었다.
'서재에서의 일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연인 사이에는 그, 그게 당연한 거야·· 아마도!'
그 사건 이후 언니를 보는데 어색함을 버릴 수 있는 제일 큰 생각은 이것이었다.
자신에게 내성이 아예 없는 것이지.
사랑하는 사이에 그렇고 그런 행위는 당연한 것이라고 머리에 새겨 넣는 데 성공하니 언니를 봐도 전과 같이 대할 수 있었다.
머리에 조각하듯 박아 넣은 생각은 그것만이 아니다.
문제가 된 소설의 주인공인 기사 로드니처럼 시도 때도 없는 격무와 주위의 기대에 시달리는 언니에게 오라버니는 레베카 같은 인물.
연인과 단 둘이 보내는 오붓한 시간과 사랑이 담긴 스킨십은 책에서 말하기를··· 부정적인 감정을 정화시키고 부서지기 직전의 심장도 조립시킨다 하였다.
본인에게 연애 경험이 아예 없으니 확신은 못하지만 서적으로 이론만은 열심히 익혔기에 예상이나 유추는 가능하다.
'가문의 사람들이나 나한테 언니가 힘들다고 말할 수 없을 테니까··.'
언니가 오라버니와 둘 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깨가 찢어질 것 같은 무거운 가방을 잠시 벗어두는 행동이고 저택에 돌아와 무거운 갑옷에서 해방되는 것과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클로에가 유추하건대 이건 관계의 깊이나 무게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그저 관계의 종류가 다르기에 거기서 비롯되는 사항이다.
드리트나라는 기사가문의 혈육이고 미래에는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에 오른다는 것을 알기에.
언니는 자신에게 고단함과 지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토로하지 못하고 저항하지도 못해 쌓이는 갈증과 피로감은 연인인 오라버니에게만 보이는 것이다.
똑- 똑-
"클로에 드리트나 입니다."
문을 작게 두드리자 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라.
언니의 침실.
코흘리개 시절 가문에서 언니가 어머니를 대신하여 동화책을 읽어주던 때 이외에는 들어간 적이 없어 은근 긴장이 되었다.
"···드, 들어갈게."
사용인이 보아도 문제는 없지만.
이상하게 눈치를 보게 되어 주위를 한번 둘러본 클로에는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에클레어의 침실에 발을 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