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20 - 서재에서
두 개의 보름달을 겹쳐놓은 것 같은 엉덩이에 귀두를 비비며 쿠퍼액을 잔뜩 칠하고 자지를 잡고 내려 들어가야 할 곳을 찾아간다.
"히으윽···!"
귀두를 질척한 보지에 살짝 들이밀자 그녀는 벌써 찐득한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잘 느끼고 감도가 높지만 오늘따라 더 안달이나 보이는 에클레어가 사랑스럽기만 하다.
쯔그극-
처녀처럼 딱 물려있는 보지를 아주 천천히 비집고 들어간다.
"흐앙··! 그··그렇게 처, 천천히··넣··하앙! 아, 안··돼!"
아까 손가락으로 지스팟을 스치듯이 건드린 정도와는 차원이 다를 거다.
그녀의 약한 부위를 귀두가 느릿하지만 확실하게 긁고 지나갈 때마다 엉덩이를 덜덜 떨며 질을 조여온다.
뿌리까지 다 넣지도 않았는데 벌써 귀두에서 끈적한 살점이 딱 붙어서 밀리는 느낌이 난다.
"자궁이 완전히 내려왔잖아. 그렇게 좋아?"
짜악!
"아앙-!!"
새하얀 엉덩이에 손바닥으로 흔적을 남겨주면 에클레어는 보답으로 질을 조여오고 탄력 있는 살덩이가 손에 쫙쫙 감겨온다.
스팽킹으로 느끼는 기사단장이라니 기사로서는 어떨지 몰라도 내 여자로는 리케와 더불어 천생연분이다.
"헤읏··으흥!"
최대한 깊이 삽입하여 하반신을 엉덩이에 딱 붙인 상태로 젖가슴을 반죽하듯 주무르자 질이 움찔움찔 떨리며 자지를 맛본다.
"키티. 느낄 수 있게 집중해."
이럴 때 무작정 빠르게 박아준다고 쾌감이 최고로 증폭되는 건 아니다. 물론 그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겠지만··.
정자를 받기 위해 내려온 자궁에서 자지를 떼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귀두로 성감대를 시원하게 긁어주며 나온다.
쯔억-
보지가 벌어지며 애액이 야릇하고 끈적이는 소리를 만든다.
"오윽··!! 이거··이거어-!! 안대에··하앙··! 흐익! 너무··큭!"
창틀을 잡은 손부터 서있는 다리까지 바들거리며 떨지 않는 부위가 없다. 이미 허벅지에 걸려있는 속옷은 축축하니 오늘 입고 자기에는 글러먹었고.
'일단 한번 보내고···자세를 바꿀 때 벗길까.'
애매한 행동으로 달아오른 분위기를 식힐 수는 없으니.
ㅡ
하얀 피부보다 붉게 달아오른 면적이 많아진 엉덩이는 열기를 식히지 못하고 격렬하게 물결쳤다.
팡!팡!팡!팡!
"로마안··로만!! 하아··아앙!! 조, 좋아!!"
리케의 말대로 후배위를 할 때 옆가슴이 출렁이는 게 보이는 에클레어는 최고로 야하다.
나만의 것. 나만의 경치. 남자에게 이리 강렬한 정복감과 만족감이 또 있을까.
리케와 에클레어가 겹치는 성벽으로 내가 평소와 다르게 강압적으로 행동하고 명령하는 어투를 사용할 때 쾌감을 느끼고는 하는데.
'둘 다 타고난 성벽이 마조인 건지·· 내가 그렇게 만든 건가··?'
리케는 그것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고 해달라고 하지만 에클레어는 본인이 이 취향인 걸 인지하고 있는지 그것도 확실히 모르겠다.
알아도 성격상 어지간해서 말을 하지 않을 확률이 높기에 내가 알아서 각을 보고 칼같이 실행해 주고 있다.
'몸은 솔직하다는 게 이거지.'
오늘같이 엉덩이를 때려도 얼굴을 붉히며 하지 말라거나 쾌감을 참으며 부끄러워하지 않고 군말 없이 신음을 내지르는 날은 무조건 각이다.
"후우! 진한 거 올라온다··· 보지 꽉 여물어."
쫘악-!
"히앙!! 안에··! 안에다가··!! 하앙!!"
술의 힘인가. 그녀답지 않은 부탁에 내 입꼬리가 올라갔다.
"당연히 안에다 싸야지."
마지막으로 엉덩이를 찰싹 때리고 끝에 다다른 사정감을 놓지 않기 위해 속도를 올렸다.
내 습관 중 하나.
질내사정을 하기 전에 젖가슴을 꽉 잡는 것.
손을 뻗어 출렁이며 흔들리는 한쪽 가슴을 잡으니 그녀도 내가 사정한다는 걸 느꼈는지 다리를 모아 보지를 조였다.
뷱! 뷰풋-뷰븃!! 뷰르르르···.
"가··간다! 오옥··! 흐으으!!"
자궁에 진한 정액이 콸콸 쏟아지는 동시에 절정. 허리를 둥글게 말며 자지를 짜내는 모습이 리케와는 다른 방향으로 천재적이다.
혹시 쓰러질까 복부를 받치고 있던 손을 풀어주니 자리에 주저앉아 불컥! 소리를 내며 넘치는 정액을 보지에서 흘려낸다.
"헥··헥! 학!"
몇 번이고 절정 하며 거칠어진 호흡을 뱉어낸다.
오늘 완전히 내재된 성향이 드러난 에클레어의 얼굴을 향해 정액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자지를 들이밀었다.
"하아·· 아-"
주저앉아 달뜬 숨을 뱉고 있던 그녀가 자지를 향해 혀를 내밀고 입을 벌린다. 리케는 자진해서 하는 편이라면 에클레어는 내가 자신을 사용하게 하는 편.
이제 숨길 생각도 없는 진하디 진한 애욕과 기대감이 깃든 붉은 눈동자가 나를 응시하고 있다.
'나도 저런 눈을 하고 있겠지.'
그녀가 원하는 대로 뒤통수를 잡고 정액 범벅이 된 자지를 밀어 넣는다.
"후우- 죽이네."
"쯔븝··! 읍! 햐으··읍! 쿠웁··."
입안의 뜨거운 온도와 넣자마자 아래를 핥는 혀놀림에 안 그래도 빳빳했던 자지의 강직도가 강철처럼 올라간다.
'오늘 일찍 돌아가기는 글렀다··.'
*****
ㅡ··레베카와 미래를 약조한 지금 이 순간부터 기사인 나와 모험가인 레베카는 피할 수 없이 많은 손가락질과 처지가 불행하다고 여길 만큼의 위기를 마주하게 되겠지.
어쩌면 지금의 결정을 후회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그 말을 삼키고 함께 걸어야 한다.
낙원을 닮은 미래가 그저 가만히 기다린다고 문을 두드리고 찾아오지는 않으니.
죽어버린 잿더미에서 자그마한 불씨를 찾아가듯이 직접 발품을 팔아 찾아야 하지 않겠나.
우리의 신분 차이에서 오는 고난은 노도와 같은 기세를 가지고 있겠지만 함께 손을 잡는다면 능히 버티고 지나갈 수 있으리라.
그게 여신님이 우리에게 하사하신 '사랑'이라는 고결한 감정이 가진 아름다움이자 원초적인 힘이니.
ㅡㅡㅡ
샤락-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클로에는 집중하느라 굽어져 있던 허리를 펴며 침대에 털썩 누웠다.
'다, 다 읽었다!'
감히 무아지경의 경험이라 언급할 만한 독서였다.
성인 소설은 처음이지만 클로에는 단언할 수 있다. 이건 활자로 음란한 단어만을 나열한 단순무식한 야설 같은 게 아니었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잔잔한 물결처럼 들어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완전히 젖어드는 귀신같은 필력을 가진 작품이다.
'이 작가님 진짜 대단한 분이구나···.'
성인 소설만을 고집하고 집필하면서도 전에 없던 독특한 세계관을 구사하는 작가라고 듣기만 했는데 과연 유명한 이유가 있었다.
중간중간에 로드니와 레베카의 정사를 표현한 야시시한 삽화도 공을 들인 게 느껴져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정까지 확실하게 전달되었다.
처음에는 돌발적이고 흥미로 이어졌던 관계가 서로에게 점점 물들어가는 과정이 인상적인 명작.
'나도 언젠가는··· 그런··.'
습관적으로 망상에 잠수를 시도하려다 클로에는 냉혹한 현실을 깨닫고 눈을 떴다.
알고 있다. 나에게는 무리라는걸.
애틋한 로맨스를 읽으면 자신도 그런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항상 생각하지만 이번 소설은 달랐다.
플라토닉 한 감정의 교류라면 망상으로 어떻게든 가능하지만, 남성과 육체적인 접촉을 머리에서 그리게 되니 조금 무서웠다.
아직 이성은 그 자체로 거부감이 들고 피하게 되니··.
아닌척하면서 자신의 흉부만을 음습하게 보고 엉덩이나 골반을 훔쳐보는 시선들이 아카데미에서도 적나라하게 느껴져 이 감정이 호전될 기미가 안 보인다.
그나마 그런 불쾌감을 느끼게 하지 않는 건 아버지와 오라버니 정도가 끝.
성인이 될 때까지 겨우 둘? 그것도 한 명은 가족이고 한 명은 언니와 교제 중이라 가족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확률이 너무 극악이지 않나.
연애 감정을 떠나 멀쩡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성이 둘이라니 이건 분명 예사로 넘길 문제가 아니었다.
"히이잉-!"
베개를 안고 침대를 굴러다녀도 어딘가 애달프고 막막한 기분을 지우기가 힘들었다.
오늘은 특히나 기분이 이상했다.
'···왜 이러지?'
책을 덮고 다시 자려 눈을 감으면 또 생각이 나서 책의 주요 부분만 보기를 반복. 읽었던 부분 중에서도 에로틱한 삽화만을 다시 보며 시간을 보냈다.
아직 날이 밝아오지는 않았으나 곧 있으면 해가 뜰 새벽이었다.
여신님이 주신 기회라 생각해서 독서만 끝내고 자려 했는데 정작 책을 다 읽고도 잠에 못 들다니 이건 도대체 무슨 경우인지.
'이러다가 진짜 한숨도 못 잘 것 같은데··어쩌지··.'
일단 이 책을 자신에게서 떨어뜨려야 한다. 여기에 있는 삽화가 자꾸만 자신을 끌어들인다.
하반신이 간질간질하고 심장이 콩콩 뛰는 게 아무리 삽화를 들여다봐도 이 감각은 해결이 되지 않고 점점 쌓여가는 느낌이다.
'언니 서재에 두고 올까? 언니가 내 책은 둬도 건드리지 않겠다 했는데··.'
잠을 자려면 이 책을 아예 자신의 방에서 없애는 게 답일지도 모른다.
언니가 다른 누구도 안되지만 동생인 자신만은 서재에 편하게 들어와도 된다고 허락을 했었고, 비어있는 곳에 책을 넣어도 된다고 허락한 공간이 있다.
혹시나 잠들어있는 언니의 예민한 감각에 걸려 깨우는 게 아닐까 싶지만···정작 서재는 제일 위층에 있고 언니의 침실은 아예 반대.
펄럭-!
결심한 마음을 증명하듯 이불을 대차게 들쳐내고 복슬복슬한 실내용 슬리퍼를 신는다.
끼이익.
파자마 위에 겉옷을 걸친 클로에는 서재에 같이 꽂아둘 위장용 서적들을 품에 안고 방문을 살금살금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