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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25년차 모험가는 아카데미 교관이 되었다-24화 (24/250)

Chapter 24 - 그녀를 위한 모험가의 사교육 -9-

"언니."

"응?"

세리아는 의뢰에서 귀환한 릴리네의 집에서 머무르며 역사학을 암기중이었다.

릴리네도 모처럼의 휴일을 즐기며 미뤄둔 집안일을 하나씩 해나갔다.

"지금 교관을 하고있는 로만이라는 사람··· 어떤 모험가야?"

"또 그 이야기야···?"

세리아는 역사학 책을 덮어두고 난감해하는 릴리네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언니는 분명 아는게 있다.

몰아붙이는것에 약한 그녀를 세리아는 타오르는 시선으로 밀어붙였다.

"우루스랑 같은 백금이라 해서 이리저리 알아봤는데 제대로 된 정보가 없어서 다 거짓말 같아··· 언니라면 알지 않아?"

"으음 내가 아는 정보라 해도··· 그걸 어디서 찾아본거야? 어떤 정보가 다 거짓말이라는 거야?"

세리아가 알아본 로만의 정보는 중구난방이었다.

누군가는 그가 검을 기똥차게 쓴다고 하고 어느 한명은 로만의 주무기는 망치라 했다.

그리고 애꾸눈의 남자는 퉁퉁부은 얼굴을 보여주며 그놈의 무기는 주먹이 틀림없다 장담했다.

"물론 신체능력과 경험이 있으니 무슨 무기를 들어도 보통 모험가 보다 강하겠지만··· 이야기가 이상하잖아."

그리고 기본적으로 백금이라면 목격담과 그에 따른 찬가가 떠돌기 마련이다.

청금만 해도 음유시인들이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데 그의 이야기는 들어본적이 없다.

"아하하··· 그래도 이건 모험가를 꿈 꾸는 세리아에게 알려주는게 좋겠네."

"응?"

"사실 음유시인들은 모험가에게 돈을 받고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 다니거든. 말하자면 공생관계?"

"그게 무슨 뜻이야···?"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올라야 단가가 높은 지명의뢰도 들어오는 법이니까. 그런걸 노리고 서로서로 으쌰으쌰?"

릴리네는 모험가를 꿈꾸는 막내를 위해 최대한 가벼운 어조로 말했지만 세리아는 듣는순간 멘탈에 큰 금이 갔다.

순수하게 모험가를 동경한 그녀에게 이런 상업적인 이면은 보는 것만으로 머리가 아파오는 법이다.

"그,그럼 이때까지 음유시인들이 부른 노래가 전부···."

"전부는 아니겠지만 대부분? 그리고 로만씨는 예전에 음유시인 길드에서 찾아왔을때 쫓아낸적이 있어서ㅡ 그쪽과는 사이가 좋지 않을꺼야."

"····"

"입소문이 무서운 직업이라 음유시인을 박하게 대하는 모험가는 없었는데··· 유명하게 해줄테니 돈을 달라고 찾아온 음유시인을 때리는 바람에 그날 난리가 났지."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멘탈이 흔들려도 궁금한건 궁금한 법이다.

이미 세리아는 새로운 주제와 흥미로운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었다.

"음유시인들이 아무리 안좋은 소문을 흘려도 워낙 실력이 좋은 사람이니 찾는 사람은 계속 있었어. 본인말로는 음유시인 길드에 가서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했다던데?"

"흐응~ 그래도 상식적인 해결법이네."

세리아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그리고 세리아가 찾아다녀도 그 사람의 정보는 찾기 힘들꺼야. 그러니 이 이상은 하지않는게 좋아."

"계속하면 위험할까?"

"그런점도 있겠지만··· 혼자서 활동하는 사람이니 이렇다 할 정보가 실제로 없거든. 그리고 내가 알기로 그 사람의 무기는···."

"혹시 언니는 알고있어?!"

"아, 나도 모르게···미안해. 아무래도 이건 세리아라도 말하면 안될것 같아··· 본인이 기분나쁠수도 있잖아?"

"끄응···."

그 남자가 아마 리케와 같이 있을텐데.

괜찮을까?

리케가 교관에게 휘두르는 검을 보고 시선을 빼앗겨 혹해서 접근했었지만.

그녀가 가끔 보여주는 언변이나 반응으로 얼마나 순진하고 여린지 알 수 있다.

다른 귀족들과 달리 친구라고 생각되는 유일한 생도였다.

'무사히 돌아오겠지···?'

*****

'의욕이 좀 생기네.'

좋은 미소도 봤고.

소각장으로 가는 길은 코븐에서 아카데미로 돌아오는 길 사이에 있어 어차피 가야하는 길이다.

경로선택을 기가 막히게 한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목적지로 출발하기 전.

어깨와 목을 돌리며 몸을 풀다 잠시 멈춰섰다.

마침 생각난 그것.

나는 인벤토리에서 [ 그녀를 위한 무기 ]를 꺼냈다.

[ 그녀를 위한 무기 - 100% (사용불가) ]

▷여성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에게 귀속됩니다.

▷다양한 금속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담금질로 담아낸 나의 진심

*값 비싼 금속만이 답이 아니다

보육원에서 얻은 금화와 은화 그리고 동화까지 다 털어서 사용하고.

콧수염이 숨겨두었던 보석들이 제법 많아 코븐에서 최고의 레시피를 어떻게든 구현할 수 있었다.

그 성공을 축하하며 설명이 밑에 한줄 추가되었다.

저게 붙어야만 무기를 얻는 동시에 전용스킬도 얻을 수 있다.

"여기 선물."

"네? 이게 도대체···?"

내가 가진 감정서로 감정까지 끝난 완벽한 물건.

리케는 그 장식품을 확인하고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었다.

"내가 쓸 수 없는 물건이잖아? 사용법은···이름을 지어주면 돼."

"···어떤 이름이 좋을까요?"

"흐음ㅡ창작의 고통인가. 이거다! 싶은게 떠오르면 그때 지어주면 돼 그럼 그 아이가 알아서 반응해줄거야."

리케는 양손으로 내가 건낸 장식품을 꾹 안았다.

"···진짜 소중히 할게요."

나는 출발을 위해 장식품을 만지작 거리는 그녀를 안아들었다.

그리고 지면을 박찬다.

"읏!"

"이름을 마구잡이로 지으면 반응하지 않으니 조급하게 할 필요없어. 자연스럽게 생각날때!"

나라고 뾰족한 방법이 있는게 아니었다.

그녀가 게임에서 지어주는 무기 이름이 몇가지 있지만 지금은 어떤 무기가 나올지 모르겠다.

상황이 게임이랑 전혀 다르지 않은가.

'받을 수 있는 전용스킬을 생각하면 검이 무난한데···.'

-

수염 덥수룩한 숯꾼들이 옛날부터 자리를 잡고 있는 야산은 새벽부터 연기가 폴폴 피어오른다.

그 주위에는 자연스럽게 숯을 사용하는 여러가지 작업장이 모이기에 거대한 화덕이 있어도 그러려니 지나가기 마련.

"하아암~"

"입 찢어진다."

"그만큼 평화롭다는거지."

"시끄럽고 빨리 잡기나해. 오늘은 농땡이 피우면 위험하니까."

""하나- 둘-!""

화르르르ㅡ

두명이 반동을 이용해 축 처진 인간을 거대한 화덕으로 던진다.

반항도 없는 인간을 활활타는 불길에 집어넣는 일.

처음엔 아무리 자신들이 쓰레기같은 인간들이라도 이 일은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이제는 이것들이 인간이라는 생각이 안들었다.

지금은 아무 생각도 들지않고 그냥 반복적인 노동이라 느껴질 뿐.

떳떳한 일이 아니다 보니 선술집 한번 가려면 한참을 나가야 하지만 그만큼 받는 돈이 많으니 만족스러운 곳이다.

거기에.

가끔 마음에 드는 여자가 보이면 성욕을 해소하는것도 가능한 신의 직장이었다.

유일한 단점을 뽑자면 인형이나 다름없어서 반응이 없는게 아쉽다.

'손님이라는 그 사람은 언제 돌아가려나.'

욕망을 누르며 일을 하고있는데 파트너가 나를 보더니 손가락으로 목을 가리켰다.

"응? 자네 목에 검은 실이···? 그거 머리카락 붙은거 아닌가? 이놈 또 일하는 시간에 여자랑 한판 하고왔구만!"

듣는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다.

자기 얼굴에도 검은 머리카락을 붙여놓고 남에게 누명이나 씌우다니.

이친구의 뻔뻔함에는 나조차도 혀를 내두르게 된다.

지금 관리자님의 지인이 왔다는 소문에 조용히 사리고 있는 사람을 몰아가다니.

"무슨 소리를! 남탓하기전에 자기 얼굴에···."

푸쉬익-!!

검게 그어져있던 선이 핏물을 뿜어낸다.

-

'이 검은 너무 날카로워.'

[ 반쪽짜리 어둠 ]

전체가 칠흑 같이 까만 검으로 내가 가진 검 중에는 단연 최고라 꼽을 수 있다.

튼튼한 중갑을 입은 기사를 상대해도 어지간해서는 마나를 사용 할 필요가 없다.

이 예리함은 휘두르면 베는 느낌조차 없으니.

분명 최고의 무기임에 틀림없지만 나는 이 무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내 힘이 아닌 무기에 자신이 휘둘리는 감각이라 사용할때마다 꺼림직하다.

"쯧."

핏물을 줄줄 흘리며 쓰러진 둘을 화덕에 던져넣었다.

그리고 내 검은 리케에게 넘겼다.

역시 이 검은 휘두를때마다 소름끼친다.

"들고만 있어도 위험한 일이 줄어들거야. 혹시 모르니 검 하나 들고있는게 좋기도 하고."

"아- 잠시만요!"

"엄청 날카로우니 날 부분은 손으로 절대 건드리지 마."

그녀는 내가 준 장식품을 벨트에 걸어두고 내 검을 조심스럽게 받았다.

이 검은 장비만 해도 여러가지 상태이상에 저항을 가지게 한다.

헬 브룸을 만나면 쑤실 칼 하나는 필요할거고.

-

일꾼들을 하나 둘 도륙내며 들은 정보로는 헬 브룸이 여기 있는건 확정이었다.

헬 브룸은 확정적으로 흑마법사.

그리고 일꾼들이 관리자라 부르는 인물의 정보는 전혀 기억이 안난다.

일단 헬 브룸이 흑마법사라는 점에서 여기 있는 수 많은 인간들을 한번 정리하는게 좋지만.

놈이 즐겨쓰는 방법을 게임으로 본 적이 있기에 나는 제물은 그대로 뒀다.

'그 노인이 게임이랑 같은 수를 쓰려나.'

"이제 안으로 들어갈건데 괜찮겠어?"

리케는 눈을 감고 크게 호흡을 몇번이고 했다.

검을 든 손이 떨려온다.

두려움이 아니라 이제 만날 상대에 대한 감정이 흘러나오고 있다.

리케의 손 위에 내 손을 살짝 올려주자 떨림이 멈췄다.

"···덕분에 진정됐어요."

"내가 부탁한거 기억하지?"

리케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거대한 화덕이 줄지어 있는 산 속.

그 안에 우리가 찾는 노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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