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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비앙카의 등에 착 달라붙어서, 그 동안 그녀를 살찌게 만들고 괴롭혀 온 악령의 정체는 바로 브랜든 파커라는 자로, 그는 비앙카의 엄마인 제인의 전 남친이었다.
한데 그녀와 오해가 있어 헤어지고 얼마 되지 않아, 그녀가 한국에서 유학 온 남자와 눈이 맞아버렸다.
브랜든 파커는 그런 제인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서 노력을 했으나 그게 쉽지 않았다. 제인이 한국의 그 남자에게 제대로 꽂혀 버린 탓에 말이다. 하지만 브랜든 파커는 제인이 자신에게 돌아올 것을 확신했다. 그녀를 사랑하는 자신의 진심을 언젠가 그녀가 꼭 알아주리라 믿었으니까. 그래서 그녀를 기다렸는데....
그만 덜컥 그가 먼저 죽고 말았다.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음주운전자의 차에 치여서 말이다. 그렇게 너무나도 억울하게 죽은 브랜든 파커.
[너무 억울해. 이렇게는 천당으로 못 올라가.]
브랜든 파커는 승천을 거부하고 버텼고 결국 악령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알게 되었다.
제인이 기어코 그 한국 남자와 결혼을 한 것을. 그리고 둘 사이에 자식까지 뒀다는 걸 말이다.
그걸 아는 순간 브랜든 파커는 분노했고, 제인이 낳은 그 딸의 몸에 착 들러붙었다. 그리곤 지금껏 그녀를 괴롭혀왔다. 한데 오늘 알게 되었다. 제인이 매년 죽은 브랜든 파커의 무덤을 찾아와서 그를 추억해 주었단 것을 말이다.
순간 브랜든 파커는 제인에 대한 원한을 잊었고, 드디어 승천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동안 그가 괴롭혀 온 제인의 딸 비앙카에 대해 그는 미안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한데 그런 그에게 원귀와 소통이 가능한 자가 나타났고, 브랜든 파커는 그 동안 그가 저주하면서 살찌운 비앙카의 몸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 줄 것을 부탁하게 되었다.
“하하하하. 이거야 말로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도랑치고 가재 잡고로군.”
악령으로부터 자세한 내막을 전해 듣게 된 준열. 그가 쾌재를 외치고 웃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는데 그걸 또 비앙카가 들은 모양이었다.
“네? 뽕? 가재? 그게 무슨 말이죠?”
교포인 비앙카가 한국말을 잘 알리 없었다. 그래서 준열의 말의 일부만 듣고 의아한 얼굴로 그를 쳐다봤는데....
“별 말 아닙니다. 그보다 그 스테이크 하우스는 어디 있어요?”
준열은 비앙카가 귀도 참 밝다며 속으로 생각하면서 슬쩍 말을 돌렸다. 후문 근처라고 해놓고 후문을 나온 지 제법 되었건만 아직 그녀가 예약해 뒀다는 식당이 보이지 않아서 말이다. 그러자....
“저기에요.”
비앙카가 손짓으로 가리킨 곳. 그곳 건물의 한쪽 귀퉁이에 모네의 스테이크라는 작고 허름한 간판이 보였다. 그걸 보고 준열은 순간 노포(老鋪)인가 싶었다. 노포란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를 말하는데 음식점이 대를 물려가면서 계속 영업을 해 온다는 건, 곧 그곳이 세월도 건너 뛸 정도로 대단한 맛집이란 소리였다.
준열은 한껏 기대감을 가지고 비앙카를 따라 움직였고....
“허얼....”
한데 그 건물 코너를 돌자 준열은 자신이 생각이 잘못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알고 보니 건물 1층을 통째로 스테이크 가게가 쓰고 있었던 것. 한데도 줄이 있었다. 그 말은 예약 없이 여기 왔다간 대기표 뽑고 저렇게 줄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소리.
“비앙카로 예약했는데요.”
비앙카가 가게 입구에 서서 대기자들을 관리하던 가게 직원에게 말하자, 그 직원이 예약자 명부를 꺼내보고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12시 30분에 VIP석으로 예약하셨군요. 안으로 들어가세요.”
그래서 준열은 비앙카와 같이 가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그런 그를 대기 중인 사람들이 부럽다는 듯 쳐다봤다.
* * *
“앉으세요.”
비앙카가 예약한 VIP석은 가게 안쪽에 따로 만들어진 방으로, 테이블 하나와 네 개의 의자가 놓여 있었다. 그녀는 그 테이블 쪽을 손짓으로 가리키며 말했고 준열이 그 테이블 의자에 앉자 그를 보고 말했다.
“저는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그렇게 말하고 VIP석을 빠져 나가는 비앙카. 그때였다. 준열의 눈앞에 시스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근데 그 목소리를 들은 준열의 입 꼬리가 귀에 걸렸다.
-디링! 본 시스템의 미션과 악령의 부탁이 한 번에 이뤄졌습니다. 이는 최초로 견신이 흥미로워합니다. 견신이 잘해보라며 응원과 함께 개 지수 10포인트를 지급합니다.
-디링! 시스템 미션과 악령이 부탁이 겹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견신이 놀라워하며 박수와 함께 개지수 10포인트를 지급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요즘 뜸했던 견신이 다시 그를 찾아왔고, 관심을 가지고 그를 지켜보는 걸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시스템은 자기 할 말이 끝나자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준열의 눈앞에 바뀐 상태창을 띄운 것.
[이름: 백준열(Lv25)]
[칭호: 개백정, 정력왕]
[나이: 27]
[보유 아이템: 「개눈깔」(7Up), 「개좆」(7Up)], 「개목걸이」(7Up), 「개코」(6Up), 「개방울」(7Up), 「개 알약」(역 6Up-1일 30회, 외상과 일부 내상(체내 3기 종양, 일부 후천질환, 1일 5회)한정), 「개불알」(7UP), 「개똥」(역 6Up), 「개막장」(6UP), 「개다리」(6UP), 「개 혓바닥」(6UP], 「개꿈」(1UP], 「개주둥이」(1UP)
[보유 스킬(중 하나 역 스킬 화 가능): 「말하는 개」(일,6Up), 「충견」(일,7Up), 「개끗발」(역,7Up), 「개호구」(역,7Up), 「만능 오프너」(일,6Up-모든 문), 「개 멋져」(일,7Up), 「개 짖는 소리」(일.역, 6Up), 「개 스트레스」(역, 5Up), 「개털」(역, 1Up)
[인벤토리: 개컨테이너(In), 역 아이템 1회 이용권(5장), 역 스킬 1회 이용권(6장), 「1회용 개 물약-종양치료제」(5개)
[특성: 개(10차 UP 진행 중)]
*냄새를 잘 맡습니다.*
*소리가 잘 들립니다.*
*멀리 봅니다.*
*행동이 빠릅니다.*
*잘 짖습니다.*
*교미 합니다.*
*친화력이 뛰어납니다.*
[개지수: 80]
준열은 시스템이 말한 견신이 지급한 개지수 20포인트가 적립 된 것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눈앞에 상태창을 지웠다.
“아직 주문 받으로 직원 안 온 모양이네요?”
그 사이 화장실에 갔던 비앙카가 돌아 온 것이다. 그녀의 물음에 준열은 가볍게 고개만 끄덕였다.
똑똑똑!
그때 방밖에서 빠른 템포의 노크 소리가 울리고 방문이 열림과 동시에 한 손에 주문서를 든 가게 직원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비앙카가 알아서 척척 음식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그걸 의아하게 쳐다보는 준열. 그런 그에게 그녀가 말했다.
“에단 청장님께 뭘 드실지 미리 물어봤거든요.”
“아아....”
준열이 그제야 이해했다며 고개를 끄덕이자 그런 그에게 비앙카가 물었다.
“대표님은 뭐 드실래요?”
“나는....비앙카와 같은 걸로 먹죠. 뭐.”
이곳 식당에 대해 자신보다 비앙카가 더 잘 아는 거 같기에 준열은 그렇게 말했는데....
“괜찮으시겠어요?”
“네. 뭐....”
준열은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대답을 했다. 그럴 것이 지금 그는 먹는 것보다 시스템의 반응에 더 관심이 가 있었던 것. 그렇게 주문이 끝나고 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준열은 혼자 생각할 게 많았고 비앙카는 메뉴판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그 메뉴판의 음식들 중에서 자신이 놓친 메뉴라도 있는지 그걸 확인이라도 하듯 말이다.
* * *
“내가 늦지 않게 왔나보군.”
에단 청장이 다행히 음식이 나오기 전에 VIP실에 들어왔다. 그는 자신이 괜히 뉴욕시 조세청장의 자리에 있는 게 아니란 걸 증명이라도 하듯, 능수능란하게 혓바닥을 놀려대서 비앙카와 준열을 자신의 입맛대로 다루려 했다. 하지만....
“역시 스테이크는 미디움으로 구워야 제 맛이네요. 쩝쩝쩝....”
“뉴욕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려는데 거기에 행정상 도움을 좀 받았으면 합니다.”
뚱뚱한 여자는 먹는 얘기만하고 동양인 농구 선수는 사업 얘기만 했다. 에단은 마치 두 개의 벽에 가로막힌 기분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누구던가? 뉴욕시 조세청의 우두머리다. 이 바닥에서 30년을 뒹군 그다. 이런 조무래기쯤은....
“허억....”
하지만 잠시 후 그는 자신이 보고 있는 두 사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바꿔야만 했다. 자신이 막 스테이크를 썰려고 할 때 이미 스테이크 한 접시를 다 먹어 치운 뚱뚱한 여자 앞에 다시 새로운 스테이크 접시가 놓였고, 그렇게 거의 5분 간격으로 새로운 스테이크가 등장했다.
에단이 없는 사이 도대체 음식 주문을 한 것이지 말이다. 한데 그걸 그 옆에 동양인 농구 선수도 똑같이 따라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뚱뚱한 여자처럼 스테이크를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우고 있었던 것.
말이 한 접시지 이곳 스테이크는 1.5인분은 됐다. 그래서 에단도 배가 많이 고플 때나 한 접시를 비웠지, 오늘 같이 그리 배고프지 않은 날은 삼분의 일을 남겼다. 그런 스테이크 접시를 벌써 다섯 접시 째 뚱뚱한 여자와 동양인 농구선수가 먹어치우고 있었다.
‘무슨 프로 먹방러도 아니고....’
그들의 엄청난 먹성에 정신이 나가버린 에단. 그는 여섯 접시 째 나온 스테이크를 향해 입맛을 다시며 포크와 나이프를 가져대는 뚱뚱한 여자에게 물었다.
“설마 여기 스테이크 메뉴를 다 시킨 건 아니죠?”
그러자 뚱뚱한 여자가 스테이크를 썰다가 힐끗 에단을 보고 말했다.
“다 시켰는데요.”
뭐 그리 당연한 걸 물어보냐는 듯 말이다. 그런 그 뚱뚱한 여자 옆에 동양인 농구선수. 역시나 그도 여섯 접시 째 스테이크를 썰고 있었는데 그런 그가 시큰둥하니 자기 옆의 뚱뚱한 여자에게 물었다.
“여기 스테이크 메뉴가 몇 갠데요?”
그러자 썬 스테이크를 포크로 찍어 입으로 가져간 뚱뚱한 여자가 대답했다.
“10개요.”
순간 에단은 봤다. 스테이크를 썰고 있던 동양인 농구선수가 움찔하는 걸 말이다.
그 후 식사는 계속 되었고, 에단은 오후 업무를 위해서 스테이크 가게를 나섰다. 놀랍게도 그때 그와 동석한 뚱뚱한 여자와 동양인 농구선수도 같이 식탁에서 일어섰단 거다. 식탁 위에 그 많은 음식들을 다 먹어치우고서 말이다.
당연히 계산은 저들이 했다. 그가 스테이크 한 접시도 다 먹지 못한 반면, 저들은 스테이크 열 접시에 각종 샐러드와 수프, 그리고 파스타까지 시켜 먹었으니까.
“여기....”
그때 동양인 농구선수가 에단에게 사인 용지를 건넸다. 거기에는 그 동양인 농구선수의 사인이 적혀 있었다. 그런 그에게 에단이 말했다.
“신경 쓸 일 없게 밑에 잘 말해 놓겠소.”
“감사합니다.”
“뉴욕에서 사업으로도 대박나길 바라오.”
에단은 동양인 농구선수가 왜 뜬금없이 엔터사업을 하려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지만 그냥 묻지 않기로 했다. 그저 규격 외의 인간들을 이해하기에는 자신이 너무 평범함을 그는 알고 있었던 것. 그런 주제파악을 잘했기에 어쩌면 지금 그가 뉴욕시 조세청장의 자리에 있는 걸지도 몰랐다.
자신이 챙길 건 확실히 챙긴 에단은 동양인 농구선수에게서 받은 사인 용지를 들고 휑하니 스테이크 가게를 나섰고, 곧장 자신의 직장인 조세청으로 들어갔다.
* * *
시스템의 미션과 악령의 부탁을 해결할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내 능력을 사용하면 한 달 안에 뚱뚱한 비앙카를 늘씬하고 아름다운 미녀로 바꿔 줄 자신이 있었으니까.
‘우선 「개 스트레스」 스킬을 사용해서 식욕부터 억제 시킨 다음 「개 알약」 아이템의 알약을 매일 한 알씩 먹이면....’
뚱뚱한 비앙카의 체중은 쭉쭉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때 에단 청장이 VIP실에 들어왔고 뒤이어서 주문한 음식들이 나왔다. 그리고....
‘뭐, 뭐야?’
비앙카가 뭘 얼마나 주문한 건지 나는 아직 스테이크를 채 삼분의 일밖에 먹지 않았는데 새로운 스테이크가 나왔다. 물론 그 사이 뚱뚱한 비앙카는 첫 스테이크를 다 먹어 치운 뒤였고. 그때였다.
-디링! 돌발 미션입니다. 비앙카의 먹성을 따라잡아 보세요. 비앙카와 같은 음식을 주문한 당신. 그녀만큼 먹을 시 개 지수 10포인트를 지급합니다.
나는 직감했다. 이건 견신이 나를 위해 내 준 미션이란 걸 말이다. 그러니 이 미션은 무조건 내 손으로 해결해야 했다.
‘이런 떠 먹여 주는 걸 못 받아먹으면....나가 죽어야지.’
나는 벌써 두 번째 접시의 스테이크를 썰어 먹기 시작한 비앙카를 보고서 스테이크 먹는데 속도를 냈다. 스테이크를 썰자마자 바로 먹는 비앙카와 달리 나는 미리 스테이크를 다 썰어 넣고 포크로 찍어 먹었다.
해서 스테이크를 씹어 먹는데 속도를 올리자 금방 한 접시를 다 먹어 치울 수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 스테이크를 가급적 빨리 썰면서 나는 내 능력 중에 「개 알약」아이템의 알약을 미리 준비해 두었다. 이제 스테이크 한 접시 먹었는데 벌써 배가 불러서 말이다.
그렇게 꾸역꾸역 두 접시째 스테이크를 먹었을 때 나는 겨우 비앙카의 먹는 속도를 따라잡았다. 하지만 세 번째 접시를 받았을 때 나는 배가 불러 더는 스테이크를 먹을 수 없었다.
그때 나는 미리 준비해 둔 「개 알약」아이템의 알약을 먹었다. 그러자 그 알약이 알아서 현재 내 몸이 제일 불편한 곳, 즉 위에 꽉 찬 음식들을 빠르게 소화시키기 시작했다.
꼬르르르~ 꼬르륵~
잠시 후 내 배에서 마치 ‘나 소화 다 됐어요.’라고 말하듯 소리를 냈고, 나는 한결 밝아진 얼굴로 세 번째 접시의 스테이크를 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