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고 싶으면 해-906화 (90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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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농구선수에 너무 과 몰입한 걸까? 4쿼터에 이미 점수 차가 꽤 났기에 이쯤에서 살살 뛰려 했다. 한데 상대 팀 선수들이 포기는커녕 더 날뛰었고, 그게 나를 흥분케 만든 듯했다.

‘하아....내가 미쳤지.’

상대 팀 선수들이 묘기에 가까운 덩크슛 쇼를 펼쳐대는 데, 그걸 보고 어떻게 참나? 결국 나는 인간의 신체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짓을 하고 말았다. 3점 라인 밖에서 그대로 날아올라서 바스켓에다가 슬램덩크를 꽂아 넣어 버린 것.

“....”

그 짓을 하고 나자 갑자기 경기장이 조용해졌다. 그리고 잠시 후....

“와아아아....”

“미쳤다. 미쳤어.”

“이, 이게 말이 돼? 사람이 날았어. 날았다고.”

경기장이 떠나갈 듯 환호성에 휩싸였고 관객들이 전부 기립해서 박수와 함께 내 등번호 넘버와 이니셜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짝짝짝짝짝....

“99! 99! 99!....”

“JY! JY! JY!....”

그런 가운데 심판은 운영위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계속 경기를 진행 시켰고, 이내 4쿼터가 종료되면서 뉴욕 닉스와 마이애미 히트의 친선 경기도 끝이 났다.

나는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라커룸으로 먼저 들어갔다. 여기에 더 있다간 내 능력, 그러니까 내가 시스템을 쓸 수 있다는 게 세상에 밝혀질 거 같아서 말이다. 나는 시스템의 경고를 잊지 않고 있다. 내 능력이 세상에 알려지면 나는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걸 잃게 되고 말 거란 걸 말이다. 그 중에는 내 목숨도 포함 되어 있고.

“잠, 잠깐만....”

“준열 백. 거기 서 봐요.”

그런 나를 감독은 물론 운영위에서도 잡으려 들었다. 하지만 내가 누구던가? 나는 뉴욕 닉스의 구단주다.

“지금 당신들....우리 구단주님께 뭐하는 거죠?”

“네? 구, 구단주님이요?”

“아, 아니 그럼 준열 백 선수가....뉴욕 닉스의 실소유주라는....”

지금 이 경기장 안의 운영위 사람들은 다들 뉴욕 닉스 구단이 고용한 자들이었고, 그들은 감히 구단주인 나를 어쩔 수 없었다. 특히 그들을 진두지휘하고 있던 뉴욕 닉스의 운영 팀장이 내 여자 중 한 명인 타미라였다.

“이제 알았으면 됐어요. 다들 가 봐요.”

그녀가 나서자 나를 귀찮게 하던 사람들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물러났다. 그때 타미라가 내게 말했다.

“너 정말 양파가 맞았어.”

“양파?”

타미라의 뜬금없는 소리에 내가 어리둥절해 하자, 그녀가 자신이 그렇게 말한 이유를 내게 설명했다.

“김 비서가 그랬거든. 네가 까도까도 더 깔게 있는 양파 같은 매력남이라고 말이야.”

“아아....”

김 비서는 내 여자이면서 동시에 내 수족 역할을 해왔었다. 그러니 그런 그녀라면 그 동안 내가 해 온 것들에 대해 잘 알 테니 그렇게 말할 만도 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는데 그런 나를 보고 타미라가 이어서 말했다.

“운동 신경이 좋다는 건 알았지만....설마 3점 라인 밖에서 슬램덩크를 할 수 있을 정도인지는 몰랐어. 너 진짜 대단하다.”

타미라의 칭찬에 슬쩍 내 어깨가 올라갔는데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그 어깨가 축 늘어졌다.

“그거 다시 해 보라고 구단 사무실로 연락 올 텐데....언제 시간 돼?”

누가 뉴욕 닉스 운영 팀장 아니랄까? 그녀로서는 당연한 물음이었다. 확실히 큰 이슈고 그 이슈몰이로 구단 홍보가 톡톡히 될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나에게는 내 실수를 파헤치는 가슴 아픈 말이었다.

“내가 다시 농구하는 일은 없을 거야.”

뭐 어차피 며칠 뒤 미국을 뜰 테고 한국에 가서까지 내가 농구 할 일은 없을 테니까. 농구 말고도 한국가서 내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 * *

원래 직관하기로 했던 NBA파이널 2차전 경기를 준열과 그의 여자들은 호텔에서 TV로 지켜봤다.

대신 룸서비스로 각자 먹고 싶은 걸 시켜서 각자 가장 편한 자세로 경기를 시청했다.

거실용 공간의 TV가 워낙 커서 그런지 직관보다는 못했지만 그럭저럭 볼만했다. 대신 직관의 아쉬움을 그들은 각자 먹고 싶었던 음식으로 달랬다.

“오늘도 불꽃 튀는 접전이네요.”

“그러게. 어제도 2점 차로 브룩클린이 이기더니....오늘도 박빙의 승부로 승패가 갈릴 거 같네.”

이곳 호텔 방에 들어오기 전까지 농구의 실린더 룰을 가지고 티격태격 거렸던 쥬리와 타미라가, 역시나 경기 시청 중에 또 입을 털기 시작했다. 거기에 양념이 제법 잘 밴 족발 다리를 들고 뜯고 있던 준열이 가세했다.

“과연 그럴까? 오늘은 경기가 싱겁게 끝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준열의 그 말에 쥬리와 타리가 발끈해서 외쳤다.

“그게 무슨 소리에요? 파이널 경기가 싱겁게 끝나다니....”

“죽어라 뛰어도 모자랄 판에....설마 그럴 리 없잖아?”

하지만 경기는 1쿼터, 2쿼터가 끝나고 나서 3쿼터부터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양 팀 선수들이 다들 의욕이 없어졌달 까? 대충대충 뛰는 거 같아 보였고 그 결과 경기가 싱숭생숭 해 져 버렸다.

-우우우우....

실제 관중석에서 양 팀 선수들에게 야유가 터져나오기까지 했다. 그러자 반짝 두 팀이 열심히 뛰는 거 같았지만, 다시 뜨뜻미지근하니 경기가 진행 되었고, 4쿼터에서는 관중석의 관객들이 자리를 떠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팀 선수들의 경기력은 쉽사리 회복 되지 못했다. 그리고....

삐이이이....

심판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고 NBA파이널 2차전의 승자가 결정 되었다. 77대 72. 5점차로 홈팀인 브룩클린 네츠가 1차전에 이어서 2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면서, NBA파이널의 스코어가 2대 0으로 브룩클린 네츠가 보스턴 셀틱스보다 우승 트로피에 두 걸음 더 가까워졌다. 이제 브룩클린 네츠가 챔피언이 되는데 까지 가야할 남은 걸음 수는 딱 두 걸음.

“어때? 내 말 맞지?”

준열이 경기 중계가 끝나자 리모컨으로 TV를 끄면서 말했고 그런 그를 두 여자, 쥬리와 타미라가 시큰둥한 얼굴로 쳐다봤다. 그때 제 3자의 입장에서 준열과 두 여자들을 재미있게 쳐다보고 있던 김 비서가 준열에게 물었다.

“대표님. 어떻게 아셨어요?”

“뭘?”

“파이널 2차전이 싱겁게 끝날 거란 거 말이에요.”

“아아. 그거....”

준열은 자신이 먹다가 남긴 음료를 한 모금 마신 다음, 김 비서를 보고 그녀의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었다.

“그 두 팀 선수들이 내 경기를 본 거 같더라고. 아무래도 내 플레이를 보고 농구 선수라면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을 테니까.”

“아아....”

“으음....그랬군.”

준열의 대답에 김 비서보다는 두 여자들, 쥬리와 타미라가 더 빠른 반응을 보였다. 그런 그녀들을 일별하고 김 비서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니까 대표님의 그 슬램덩크슛을 보고 파이널 경기에서 뛰던 두 팀 선수들이....일종에 PTSD에 빠졌다는 거로군요?”

“PTSD라....”

PTSD는 전쟁, 테러, 천재지변, 화재, 신체적 폭행, 성폭력, 교통사고 등 생명이나 신체를 위협할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정신적 외상)를 경험한 후 나타나는 정신적 질병을 말했다. 대개 우울증, 불안장애, 또는 공황장애를 동반하는 데, 이때 김 비서가 말한 PTSD는 정신적인 충격으로 두 팀 선수들이 일시적으로 자신들의 신체 능력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되었다는 뜻을 암시한 거 같았다.

준열도 김 비서와 여태 함께 하면서 그녀가 이런 식의 표현을 즐겨 쓴다는 걸 알았기에 그런 식의 이해가 가능했던 것이다.

“아무래도 정신적인 충격이 크다보니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치기가 점점 더 어려워 졌을 테니까.”

준열의 말에 세 여자들 모두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는 가운데 쥬리가 불쑥 준열에게 물었다.

“그럼 내일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내일이라는 쥬리의 말에 준열이 눈살을 찌푸렸고, 타미라는 그런 준열을 쳐다보고 이내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어쩔 수 없지. 뭐. 넌 할 만큼 해 줬으니....이제 빠져. 나머지는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타미라의 그 말에 준열이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두 사람을 보고 쥬리가 낙담한 듯 말했다.

“말하는 거 보니 내일 파이널 3차전도 여기서 봐야 할 모양이네.”

그러며 슬쩍 김 비서를 쳐다보는 쥬리. 그러자 그 눈빛을 받고 김 비서가 말했다.

“난 여기서 TV로 농구 경기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자신의 편을 들어 줄줄 알았던 김 비서가 배신을 때리자 쥬리의 입이 대빨로 튀어나왔다. 그런 그녀에게 준열이 말했다.

“여기서는....마음껏 섹스를 할 수 있잖아.”

그 말에 세 여자들의 얼굴이 미묘하게 다르게 변했다. 그 변화를 개 특성을 가진 준열의 예민한 눈이 놓치지 않고 다 캐치 냈다. 김 비서는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이었고, 쥬리는 살짝 눈 밑으로 도화꽃이 피었고, 타미라는 뭔가 기대하는 얼굴이었다.

그 모습들에서 준열은 세 여자들이 오늘 밤 순순히 자기들 방으로 들어가서 잠들지 않을 거란 걸 눈치 챘다.

‘뭐 그렇다면....원하는 대로 해 주지 뭐.’

어제까지만 해도 세 여자 눈치를 봤던 준열.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 * *

내일 농구 경기에 뛰지 않게 된 준열. 그는 농구 경기 때문에 내리 이틀, 하고 싶었던 걸 참아야만 했다. 원래는 그 족쇄가 내일에야 풀릴 예정이었는데 오늘 풀렸다. 그러니 준열도 더 참을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준열은 세 여자들과 있는 자리에 분위기를 슬슬 달구기 시작했다.

“내가 봐서 쥬리와 타미라 다 가슴이 예쁘긴 한데....크기는 타미라가 좀 더 크고...”

준열이 가슴 얘기를 하자 안 그래도 오늘 내내 티격태격 죽인 쥬리와 타미라가 서로 가슴을 앞으로 내밀었고, 아무래도 그녀들에 비해 가슴이 빈약한 김 비서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김 비서도 자신의 체형에 비해서 결코 작은 가슴은 아니었다. 아니 동양인 치고 김 비서의 가슴은 큰 축에 속했다. C컵은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D컵 이상을 자랑하는 쥬리와 타미라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때였다. 자신의 가슴이 타미라의 가슴보다 작다는 걸아는 듯 쥬리가 말했다.

“가슴이 크다고 다가 아니잖아요?”

그 말을 하면서 슬쩍 타미라를 쳐다보는 쥬리. 그런 그녀에게 준열이 말했다.

“당연하지. 여자 가슴이 큰 걸 거북해 하는 남자도 있을 테니까.”

그 말에 타미라가 이죽거리며 준열에게 물었다.

“그래서. 준열 너는 어때? 가슴 큰 게 좋아 싫어?”

타미라의 그 질문에 나머지 두 여자들이 일제히 준열의 입을 쳐다봤다. 하지만 준열이 누구던가? 여태 그가 상대해 온 여자들과 그녀들의 가슴 모양만 봐도 그녀들이 누군지 바로 알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준열은 여자들의 가슴에 관심이 많았다.

‘보통 여자들의 가슴은 그 크기로 봐서 평균 크기는 B컵으로 이를 평유(平乳)라고 하고, C컵에서 E컵까지를 거유(巨乳)라는데....’

준열에게 있어 자신의 여자들이 거유는 되니 그녀들의 신체 중 적어도 가슴에 대한 불만은 없었다. 그랬기에 타미라의 좀 짓궂은 질문에 그는 제법 나이스한 대답을 내 놓을 수 있었다.

“글쎄. 나는 여자의 가슴 크기보다는 그 분위기나 상대 여자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가 더 중요한 거 같아서 말이야.”

“분위기? 반응? 그게 무슨 소리야?”

다른 두 여자들에 비해서 많이 안 해봐서 그런지, 아무래도 섹스에 무딘 편인 타미라가 물었고, 준열은 그런 그녀에게 씨익 웃으며 대답을 해 주었다.

“섹스 할 때 분위기와 그때 네가 보이는 반응 말이야.”

“아아....”

그제야 준열의 말을 알아들은 듯 타미라가 얼굴을 붉혔고, 나머지 두 여자들은 한발 앞서서 대 놓고 준열의 사타구니 사이를 쳐다봤다. 거기 있는 준열의 말자지 맛이 생각이라도 난 듯 말이다. 하긴 준열의 말자지 만큼이나 중독성 강한 페니스도 없었으니, 그녀들이 그러는 걸 준열은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쥬리와 타미라의 티격태격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진행형 중이었다.

“그래서....나랑 섹스할 때 분위기와 반응이 어떤데요?”

쥬리가 살짝 수줍어하면서 그렇게 물어 놓고는, 정작 준열을 볼 때 도도하게 턱을 조금 치켜들면서 아주 대 놓고 도발적인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러며 또 힐끗 옆에 타미라의 눈치를 보았고. 그러자 당연히 타미라가 지지 않고 도도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번에 밑에 차에서 나랑 떡 칠 때 내 분위기와 반응은?”

“타미라! 밑에 차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엊그제 준열이 늦게 퇴근한 타미라를 지하주차장까지 마중 나갔다가, 타미라의 차 안에서 카 섹스 한 것을 알리가 없는 쥬리. 그녀가 흠칫 놀라며 타미라를 쏘아볼 때였다. 또 다시 쥬리와 타미라의 티격태격이 점입가경으로 변해가자 김 비서가 중재자로 나섰다.

“대표님. 계속 이런 식이면 저 먼저 제 방으로 들어갈 거예요.”

아니. 이제 여기서 세 여자들과 뜨거운 시간을 갖을 생각인 준열이었다. 한데 그 세 명 중 한 명이 자기 방으로 먼저 들어 가 버린다? 그건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될 일이었다.

해서 준열은 김 비서의 협박에 알았다면 순순히 두 손을 들어 보였다. 그리곤 쥬리와 타미라를 향해서 말했다.

“자자. 둘 다 같이 하게 옷들 벗도록!”

그러자 두 여자가 동시에 외쳤다.

“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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