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하고 싶으면 해
촤아아악!
바로 옆에 센터백 잭슨이 공을 걷어내려는 듯 태클을 시도해 왔고, 크로포드는 살짝 공을 띄우고 몸을 솟구쳐서 그 태클을 피한 뒤 바로 슈팅 자세를 취했다.
그때 뉴욕 시티FC 골키퍼가 각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튀어나왔고, 순간 크로포드는 골키퍼의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강하기보다는 정확하게 공을 찼다.
“아앗!”
그게 적중했다. 뉴욕시티FC 골키퍼가 입에서 다급한 외마디 비명성과 함께 다급히 다리를 모았지만 늦었다. 크로포드의 슈팅은 이미 골키퍼 가랑이 사이를 통과해서 골대 안으로 굴러갔으니 말이다.
출렁!
공을 그대로 골대 안 그물망을 갈랐다. 크로포드는 기뻐할 틈도 없이 골대 안으로 뛰어 들어가서 공을 챙겨서 센터서클로 뛰어갔다.
그 골에 시카고 파이어FC 응원석 서포터들의 기세가 다시 살아나면서, 시끄럽게 북을 치고 함성을 내지르며 시카고 파이어FC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하기 시작했다.
둥! 둥! 둥! 둥!
“짝짝짝짝! 오오오오! 시카고 파이어FC! 시카고 파이어FC! 파이팅!”
그 소리에 힘이라도 나는 듯 시카고 파이어FC 선수들의 얼굴이 좀 더 비장해진 거 같았다.
이제 스코어는 4대 3! 시카고 파이어FC가 기어코 한 골을 더 만회해서 다시 한 골 차로 스코어를 좁혀왔다.
어느 새 후반전 45분도 지나고 래프리 쪽에서 추가 시간으로 5분을 더 주었다.
즉 이제 남은 시간은 5분으로, 경기 분위기가 시카고 파이어FC 쪽으로 확 기울었다. 그랬기에 시카고 파이어FC 선수들의 기세가 장난 아니었다. 5분이면 충분히 동점 골을 뽑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들에게 팽배해 보인달 까?
준열은 이 시점에서 시카고 파이어FC의 기를 또다시 꺾어 놓을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자신을 밀착 마크 하는 크로포드부터 어떻게 해야 했다.
“헉헉헉헉!”
후반전도 거의 끝나갈 시점이다 보니 뉴욕 시티FC 선수들도 전부 지친 상태였다.
전력상 더 강한 시카고 파이어FC를 상대로 뉴욕 시티FC 선수들은 확실히 더 많이 뛰었다. 그러니 지치는 건 당연했다.
이제 경기 종료까지 채 5분도 남지 않은 상황. 닉 감독은 골문을 잠그고 지키는 쪽을 선택했다.
“잠궈! 딱 5분만 버텨라.”
하지만 그건 시카고 파이어FC가 노리던 바였다. 뉴욕 시티FC의 소극적 플레이에 시카고 파이어FC는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을 가했다.
전방에 인원을 늘리고 유기적인 스위칭과 지역방어 형태를 취했다.
이때 아직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맥그로우와 로페즈가 미친 활동량을 보여 주며, 시카고 파이어FC의 공격을 이끌었다.
이에 뉴욕 시티FC는 모든 선수가 수비에 중점을 둔 빗장 수비로 시카고 파이어FC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뉴욕 시티FC의 빗장 수비는 그리 공고하지 못했다. 특히 공중 볼 경합에서 노련한 시카고 파이어FC 선수들에게 자리를 내어 주었고 그게 화근이 되었다.
“엇!”
“잡아!”
“안 돼!”
크로포드가 선수들이 뭉쳐 있는 페널티에어리어 앞쪽에다 공중 볼을 넣었고, 그 공이 시카고 파이어FC 선수의 머리에 맞고 흘렀는데, 그걸 뉴욕 시티FC 수비수가 제대로 클리어 해내지 못했고, 그 공이 한 동안 페널티박스 안에서 한 동안 맴돌다가 상대 공격수 발로 굴러갔다.
“오케이!”
그 공격수가 하필 맥그로우였고, 그는 자신의 몸 값 만큼이나 높은 득점 본능을 여지없이 발휘했다.
파팟! 퍽! 퍽!
화려한 발 기술로 뉴욕 시티FC 선수 둘을 제친 뒤, 그를 막으러 나오는 수비수를 등져서 버틴 후 재빨리 돌아서며 벼락 터닝슛을 때렸다.
뻥!
그 공이 절묘하게 골포스트 옆으로 굴러갔고, 뉴욕 시티FC 골키퍼가 다급히 몸을 날렸지만 그 보다 먼저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으아아아아!”
결국 시카고 파이어FC의 스트라이커 맥그로우가 해결사였다. 골 게터로서 팀이 꼭 필요할 때 자신의 몫을 다 해 낸 맥그로우는 괴성을 지르며 시카고 파이어FC의 응원석으로 달려갔다.
“맥그로우! 맥그로우! 맥그로우!”
시카고 파이어FC 응원단은 그런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감격에 겨워했다. 반면 뉴욕 시티FC 응원단은 조용하다 못해 숙연한 분위기였다. 다들 넋이 나간 듯 허탈한 얼굴로 멍하니 서 있었다.
다 이긴 경기였는데 통한의 동점골을 내어 준 뉴욕 시티FC 벤치는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이, 이럴 수가.....”
특히 닉 감독은 서 있지 못하고 벤치 의자에 털썩 앉은 체 반쯤 넋 나간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무슨 세상 다 산 사람처럼....
* * *
스코어 4대 4!
동점인 가운데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갔다. 아직 후반전이 2분여 남은 상황. 아직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준열이 직접 공을 들고 센터 서클로 뛰어갔다. 그러면서 뉴욕 시티FC 선수들에게 외쳤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 골은 다시 넣으면 돼.”
준열의 그 말에 뉴욕 시티FC 선수들이 정신을 차리고 공격에 나섰다. 킥오프와 동시에 뉴욕 시티FC 선수들이 골키퍼만 남기고 전부 하프 라인을 넘었다.
준열은 직접 공을 몰고 시카고 파이어FC 진영 중앙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바로 시카고 파이어FC의 미드필더 크로포드가 준열 앞에 나타났다. 준열은 그를 보고 히죽 웃더니 곧장 돌파를 시도했다.
“어딜....못 가. 그 공 내 놓기 전에는....”
크로포드가 필사적으로 준열을 막았다. 하지만 준열은 크로포드가 벌리고 있는 가랑이 사이로 공을 툭 차 넣고는, 그대로 그 옆을 통과해서 공을 쫓아 내달렸다. 근데....
“뭐, 뭐야?”
당연히 준열을 막아야 하는 크로포드가 갑자기 몸이 마비라도 된 듯 꼼짝달싹 하지 못한 채 그 자세 그대로 서 있었다. 그럴 게 준열이 아까부터 크로포드에게 걸어뒀던 그 「개호구」스킬의 효력이 지금 발휘 된 것이다.
그 마비 증상은 그로부터 3초 정도 지나서야 풀렸다. 황급히 몸을 돌린 크로포드의 시선이 준열을 찾았을 때, 그는 이미 페널티박스 근처에 다다라 있었다.
“젠장....”
늦었지만 그래도 크로포드는 준열이 있는 쪽으로 뛰었다. 그때 준열은 자신을 향해 저돌적으로 돌진해 오는 시카고 파이어FC의 측면 미드필더와 마주했다. 순간 준열은 돌파를 작심한 듯 그대로 페인팅 동작을 취했고, 그걸 본 상대 미드필더가 움찔하면서 그쪽으로 몸이 움직였다. 바로 그때 준열이 페인팅의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며 상대 센터백을 제쳐 냈다. 이번은 「개다리」아이템의 능력을 십분 활용해서....
“헉!”
그렇게 센터백을 벗겨 낸 준열은 그대로 시카고 파이어FC 진영 페널티박스 쪽으로 빠르게 공을 몰아 들어갔고....
“막앗!”
준열을 막기 위해 나간 센터백 자리를 커버하고 있던 풀백이, 페널티박스 앞에서 뛰어나오면 준열을 제지하려 들었다.
파앗! 팟팟!
“어엇!”
준열은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로 그 센터백 마저 벗겨 냈다. 그리고 바로 눈앞에 페널티에이리어선이 보였다. 이제 저 선을 넘어 박스 안으로 들어가면....
“헉!”
그때 준열의 입에서 다급한 비명성이 터져 나왔다. 그의 뒤에서 누가 준열의 유니폼을 잡아챘던 것.
“....아아악!”
준열은 균형을 잃고 큰소리와 함께 필드에 넘어졌다.
삐이이익!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반칙이 선언 되었다. 그리고 준열의 유니폼을 잡아 챈 크로포드에게 옐로 카드가 주어졌다. 준열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거 자체가 위험하다고 본 크로포드가 다급히 손을 쓴 것이다. 그때 막 추가 시간으로 주어진 5분의 시간이 다 지났다. 이대로 경기가 종료 되어도 무방한 상황. 하지만 주심은 뉴욕 시티FC 측에 마지막 기회를 주었다.
“여기....”
그렇게 마지막 프리킥 찬스로 주심이 찍어 준 위치는 페널티에어리어 선 바로 위의 페널티 아크 한가운데였다.
그 곳은 직접 프리킥 차기 가장 좋은 위치였다. 바로 정면에 골대가 위치해 있었기에 좌우로 감아 차면 골을 넣기 가장 쉬운 곳이었으니 말이다. 이미 강하고 정확한 슈팅 능력이 있음을 오늘 경기에 골로 이미 증명한 준열이었다. 그라면 얼마든지 골을 넣을 수 있는 위치였다.
“훅훅훅!”
준열은 가쁜 숨을 고르며 주심이 가리킨 페널티 아크 한 가운데 공을 놓았다. 그리고 뒤로 물러나며 전방을 쳐다보자, 그 앞에 시카고 파이어FC 선수들이 열심히 벽을 두르고 있었다. 그 가운데 크로포드가 준열을 쏘아보고 있었는데 준열은 그와 눈이 마주치자 싱긋 웃어주었다. 하지만 크로포드는 준열의 그 웃음을 보지 못했다. 벽이 움직이면서 크로포드의 시선이 잠깐 옆으로 돌아가면서 말이다.
그게 다 뉴욕 시티FC 공격수 드웨인이 그 수비벽에 억지로 끼어들면서 생겨난 일이었다. 당연히 드웨인은 시카고 파이어FC 선수들에게 등 떠밀려났고....
“옆으로....더....더....오케이!”
시카고 파이어FC의 골키퍼가 벽의 위치를 조절하는 동안, 뉴욕 시티FC 선수들도 그 벽 주위로 하나둘씩 늘어서기 시작했다.
혹여 공이 골대 맞고 나오거나 골키퍼에 막혀 나올 때 그 공을 골대 안에 차 넣거나 헤딩으로 밀어 넣기 위해서 말이다.
여기서 골을 넣으면 사실상 뉴욕 시티FC의 승리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인지 뉴욕 시티FC 선수들 면면이 다들 골을 넣고자 하는 욕심으로 가득했다. 하긴 지금 골을 넣으면 승점 3점에 오늘 경기 MVP가 확실하니 말이다.
그들은 준열이 공을 차는 순간 우르르 골 에어리어 안으로 뛰어 들 터였다. 주심은 벽이 다 세워지자 지체 없이 휘슬을 불었다.
삐익!
그 소리를 듣고 준열은 골대 사각지점을 보고 그대로 뛰어들면서 강하게 공을 찼다. 순간 강렬한 파열음이 일었다.
빠앙!
그 소리를 들으며 뉴욕 시티FC 선수들은 골 에어리어 안으로 밀고 들어갔고, 시카고 파이어FC 선수들은 그들을 저지했다.
제대로 준열의 발등에 얹힌 공은 풍선 터지는 소리와 함께 눈 깜짝할 사이 수비벽을 넘어 골대에 다다랐다.
사선으로 쭉 뻗은 공은 그대로 크로스바 위를 넘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골대 근처에서 그 공이 뚝 떨어졌다.
“헉!”
시카고 파이어FC 골키퍼의 다급한 비명성과 함께 그의 몸이 뒤로 휘었다. 하지만 골키퍼가 팔을 뻗었을 땐 이미 공은 공대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철썩!
공은 준열이 노린 골대 사각지점으로 슉 들어가며 골 망을 흔들었다.
그야말로 완벽! 환상적이라고 밖에 표현 할 수 없는 무 회전 슛이었다.
“우와아아!”
뉴욕 시티FC 선수들이 함성과 함께 우르르 준열에게 뛰어갔다. 그때....
삑! 삐이이익!
주심이 길게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을 불었다. 무려 9골이 터지는 난타전 끝에 리그 꼴찌인 뉴욕 시티FC가 5대 4, 극적으로 승리를 한 것이다. 이로써 뉴욕 시티FC의 강등 결정은 뒤로 미뤄지게 되었다.
* * *
“크하하하하. 됐다. 됐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누구보다 기뻐하며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 폴짝폴짝 뛰면서 필드 안으로 들어간 뉴욕 시티FC의 감독 닉. 그는 겨우 뉴욕 시티FC 선수들에게서 벗어난 준열을 그대로 덮쳤다.
“백!”
“어헉!”
준열은 자신을 향해 몸을 날리는 닉 감독을 어쩔 수 없이 받아 안았다. 생각 같아서는 그냥 피해 버리고 싶었지만 그래도 감독이 아니던가? 어째든 자신이 속해 있는 뉴욕 시티FC의 두목이고 그의 권위는 인정해 줘야만 했다.
“너라면 해 낼 줄 알았어. 최고다. 백. 크하하하하.”
빨리 좀 내려와 줬으면 좋겠는데 준열에게 안긴 닉 감독은 좀체 내려 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럴게 스포츠 매체의 카메라가 그를 향하고 있었던 것. 그때 나선 게 주장인 잭슨이었다.
“감독님. 그만 하시고 내려오시죠?”
“뭐?”
잭슨의 말에 기분이 팍 상한 듯 닉 감독이 두 눈에 쌍심지를 켰다. 하지만 이어진 잭슨의 말에 닉 감독은 그제야 멋쩍어하며 준열에게서 내려왔다.
“감독님의 몸무게....200파운드(94Kg) 넘잖아요. 백. 허리 나가서 다음 경기 못 나가면 어쩌려고요?”
“크흠....미안....자자....팬들에게 인사했으면 다들 라커룸으로 들어가자.”
닉 감독은 준열을 보기 민망한 듯 몸을 홱 돌려서 벤치 쪽으로 걸어갔다. 그 사이 패배한 시카고 파이어FC선수들은 전부 자기 벤치로 가서 양키 스타디움을 떠나기 위해 짐을 정리했는데, 유독 한 선수만 필드에 남아 있다가 준열이 혼자 있는 걸 보고 그에게 다가서며 말했다.
“어이. 아시안?”
그러자 그런 크로포드에게 준열이 홱 등을 돌렸고, 그의 백넘버 99번이 보였다. 이어 그 바로 위에 ‘Baek,J,Y’이라고 쓰여 있는 이름을, 등 뒤로 손을 넘긴 준열이 가리키며 말했다.
“보시다시피....내 이름은 아시안이 아니라....백준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