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하고 싶으면 해
여기서 3대 500의 3대란, 헬스의 빅 쓰리로 불리는 스쿼트, 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의 총칭이었다. 즉 3대 500이란 뜻은 스쿼트, 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를 측정한 1rm(최대무게)의 총중량을 합한 수치를 말함이었다.
여기서 보통 근력 운동을 하지 않은 3대 운동 남자 평균은 스쿼트 60kg, 벤치프레스 40Kg, 데드리프트 80kg 남짓. 그러니까 평소 운동 안하는 성인 남자의 경우 3대 100-200을 왔다 갔다 한다고 보면 됐다. 그러니 지금 100kg이 넘는 벤치프레스를 가볍게 들고 있는 여자가 얼마나 힘이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참고로 여성의 경우 벤치프레스 10-15kg, 스쿼트 25kg, 데드리프트 35kg 정도가 헬스 3대 운동의 평균값이었다.
여자는 이미 앞서 스쿼트와 데드리프트를 각각 180kg과 220kg을 들었고, 지금 벤치프레스를 100kg 가볍게 들고 있었다. 운동 좀 하는 성인 남자만큼의 근력, 즉 힘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
“휴우....”
적당히 운동을 한 것인지 벤치프레스를 끝낸 후, 입 밖으로 숨을 내뱉으며 챙겨 온 수건으로 땀을 닦는 여자. 그녀가 물을 마시고 핸드폰을 확인하고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수잔 언니는 보고 가려 했는데....”
자신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수잔은 근육질 여자보다 5살이 많았다. 하지만 업무적으로 수잔보다 근육질 여자가, 그녀들이 하고 있는 일에서는 더 베테랑이었다.
아무래도 근육질 여자와 달리 수잔은 특수부대 경험이 없었으니까. 반면 근육질 여자는 크로아티아에서 특수전단에서 부사관으로 5년을 보낸 전적이 있었다. 그때 배운 살인 기술로 그녀는 청부업계에는 퍽이나 드문 여자 킬러로 활동하고 중이었다.
그러니까 수잔도 여자 킬러라는 얘기겠지. 하지만 수잔과 근육질 여자, 타미나는 달랐다.
수잔이 공개적으로 여자 킬러로 활동 중인 반면, 타미나는 자신이 여자임을 철저히 숨겼다.
물론 자신의 정체를 숨겨도 워낙 뛰어난 실력 덕분에, 타미나는 골라가면서 청부 살인 의뢰를 받았다. 그리고 오늘 타미나는 자신의 VIP고객 중 한 명인 안톤 록펠러에게 의뢰를 받았다. 이어 의뢰비까지 이미 그녀의 계좌에 들어 와 있는 상황. 해서 오늘 중 타미나는 안톤의 의뢰한 자를 제거할 생각이었다.
그 전에 타미나는 이곳 뉴욕의 마당발인 수잔을 만나서 그녀의 조언을 들을까 했다. 아무래도 자신 보다야 타미나가 더 미국 부자들에 대해 잘 알았으니....
한데 아무리 전화를 해도 수잔이 그녀의 전화를 도통 받지를 않았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마침 타미나가 묵고 있는 이곳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수잔이 지금 살고 있는 집까지는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다. 차로 10분이면 갈 거리라 타미나는 헬스장을 나서자, 곧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지하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자신의 애마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타고 수잔의 집으로 향했다.
딩동! 딩동!
그녀 집 문 앞에서 초인종을 눌렀지만 안에 아무도 없는지 반응이 없자, 타미나는 도어 록의 비밀번호를 눌렀다.
띠띠띠띠띠띠.
수잔의 집의 비밀번호 정도는 당연히 알 정도로 수잔과 가깝게 지냈던 타미나.
디로링! 철컥!
잠금이 풀리자 타미나는 문을 열고 수잔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집 안의 묵은 공기를 흡입하는 순간 수잔은 직감했다. 수잔이 이 집에 들어오지 않은지 꽤 되었음을 말이다.
타미나는 곧장 수잔의 작업실로 향했다. 수잔의 집 지하 창고에는 킬러인 수잔의 비밀 공간이 있었는데, 그녀와 타미나는 그곳을 작업실이라 불렀다. 그 작업실에는....
“언니....”
수잔이 의뢰를 나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말은....수잔이 의뢰에 실패했다는 얘기였다. 킬러가 의뢰에 실패할 경우, 킬러는 대개 두 가지 경우에 처하게 된다. 하나는 쫓기는 거고 또 하나는....
“그럴 리 없어. 수잔 언니가 죽다니....”
타미나는 후자의 경우를 강하게 부정했지만, 객관적으로 수잔이 죽었을 가능성이 컸다.
왜냐하면 수잔이 쫓기는 신세였다면, 어떤 식으로든 타미나에게 연락을 취했을 테니 말이다.
그러지 못했다는 건 그녀가 그러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는 얘기고, 그 피치 못할 상황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 * *
타미나는 이럴 때 수잔의 생사를 확인할 나름의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킬러들이 만약을 위해서 준비해 두는 셸터(Shelter)를 찾아가 보는 것.
셸터란 말 그대로 대피소로 킬러들이 의뢰에 실패해서 쫓길 때, 잠시 몸을 숨기고 무기와 돈을 보급 받을 수 있는 장소였다.
셸터에서 급한 대로 충전을 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으며 성공한 킬러들이 얼마던가? 물론 셸터에서 충전하고도 잡히거나 죽어 나간 킬러들이 훨씬 더 많았지만....
만약 수잔이 쫓기는 신세라면 반드시 셸터를 찾았을 터. 타미나는 수잔과 자신만이 아는 뉴욕에 있는 3곳의 셸터를 찾았다.
“여긴....아니군.”
처음 타미나가 찾은 뉴욕의 이스턴 스테이트 형무소 옆에 있는 셸터. 그곳엔 수잔이 찾은 흔적이 전혀 없었다. 당연히 거기 있는 무기와 돈은 그대로 있었고.
타미나는 즉시 두 번째 셸터를 찾아갔다. 바로 타임스퀘어가 있는 지하철 역.
“으음....”
그곳 셸터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잔이 찾지 않았음은 그곳으로 가는 과정에서 바로 알 수 있었다. 먼지가 켜켜이 쌓인 그 길 위로 사람의 발자국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으니까. 거기 가 보니 역시나 무기며 돈은 그대로 있었다.
다른 곳은 몰라도 수잔이 쫓기는 신세였다면 이곳은 반드시 찾아왔어야 했다. 쫓길 때 사람이 많은 곳으로 달아나는 건 킬러들의 생존 수칙에 있어 기본 중 기본이었으니까. 그런데 그녀가 이곳을 찾지 않았단 것은 그만큼 그녀가 죽었을 확률이 그만큼 더 높아졌다는 얘기. 그 생각에 타미나의 입에서 절로 침음성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타미나는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고 마지막 세 번째 셸터로 향했다.
“....죽었군.”
그곳에서 타미나는 확신했다. 자신이 친 언니처럼 따르고 좋아했던 수잔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님을 말이다. 그리고....
“누군지 몰라도....다 죽었어.”
타미나의 몸에서 활활 복수의 불길이 타올랐다. 왜 그랬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수잔을 죽였고 또 그 일에 관여한 자들은 그게 누가 되었든....타미나는 죄다 죽여 버릴 생각이었다.
“언니에게 마지막으로 청부한 자가....아마도 토리오파의 간부라고 했었지?”
타미나는 마지막으로 방문한 킬러들의 셸터에서 나오자마자, 뉴욕의 슬럼가로 불리는 이스턴빌리지 쪽으로 향했다.
슬럼가하면 온갖 악당들이 몰려 있는 거리가 연상 된다.
맞다. 이곳 슬럼가 역시 불법 도박과 살인, 매춘이 판을 치는 위험한 거리다. 특히 남자들에 비해 연약한 여자들에게 있어서는 들어가지 말아야 할 곳이다. 하지만 타미나는 달랐다.
너무나도 태연하게 그 거리 안을 활보하고 다니는 그녀. 마치 누구라도 좋으니 나타나서 자신에게 시비를 걸어 달라고 주위에 애고(哀告)다니는 것처럼 말이다.
“어이. 거기....”
그리고 그런 그녀의 수고가 헛되지 않게 악당들이 걸려들었다. 자신의 뒤에서 그녀를 부르는 그 악당의 목소리에 타미나의 입가에 잔인한 미소가 지어졌다. 당연히 등 뒤에 악당은 그런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 * *
뉴욕 최대 슬럼가인 이곳의 주인은 토리오파라고 보면 됐다. 다른 조직도 있었지만 이곳에 토리오파의 마약 제조장과 매춘 영업소가 있었으니까. 아무래도 토리오파 조직원들이 가장 많다보니 이곳이 토리오파의 근거지 같이 되어버린 것.
그 토리오파의 조직원인 수아레스는 방금 전 매춘 영업소에서 마약에 찌든 보스니아출신 여자를 안았다. 하지만....
“차라리 섹스 인형이랑 하는 게 낫지....”
침대에 축 늘어져 있는 게 자위용으로 나오는 섹스 인형과 다를 거 없는 여자에게 쥐어 짜내듯 정액을 빼내고 나온 지금 수아레스의 심정은 한마디로 기분 더러웠다. 그래서 대마초나 한 대 피우면서 길거리를 거닐었는데....
“저거 뭐야?”
웬 미친년 하나가 슬럼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마치 나 따 먹어 달라고 주위에 광고하고 다니면서 말이다. 저런 건 먼저 찜하는 게 임자다. 그걸 알기에 수아레스는 바로 그녀가 있는 쪽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그리고 그녀를 부르자 그 소리를 들은 듯 미친년이 발걸음을 멈췄다. 그런 그녀에게로 다가가며 여전히 입에 물고 있던 대마초를 피우던 수아레스.
“흐흐흐흐....”
그의 입에서 음흉한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한 번 빼기는 했지만 영 시원찮게 뺀 탓인지 그의 페니스가 그의 바지 속에서 빠르게 발기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에게 다다른 수아레스는 미친년이 생각보다 키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아레스도 작은 키가 아닌데 그와 비슷한 거 같아서 말이다. 뭐 따먹는데 키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보다 이년을 어디로 데려가서 따 먹을까 생각하며 수아레스가 막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 위에 올릴 때였다. 그때까지 계속 뒤돌아 서 있던 미친년이 홱 몸을 돌리더니 수아레스가 내 뻗은 손을 두 손으로 잡더니 그대로 돌려버렸다.
우두둑!
“크아아악!”
수아레스의 팔이 180도로 돌아가서 그의 팔꿈치가 위를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여자는 그 자리에서 펄쩍 뛰어오르더니 무릎으로 수아레스의 턱을 올려 찼다.
콰직!
수아례스의 턱뼈가 아작 나는 소리와 함께 두 눈에 흰자위를 드러낸 수아레스가 그대로 썩은 고목나무 쓰러지듯 길바닥에 널브러졌다.
“어어?”
“수아레스?”
그때 골목 안에서 뭐가 그리 좋은 일이 있는지 시시덕거리며 거리로 나오던 두 명의 조직원들. 그들이 쓰러진 수아레스를 알아보고 여자가 있는 쪽으로 후다닥 뛰어왔다. 그 중 한 명이 수아레스의 상태를 살필 때 다른 한 놈이 여자를 향해 흉살악신처럼 살벌한 얼굴로 말했다.
“누가 이랬어?”
그들은 여자가 수아레스를 아작 내는 걸 보지 못했기에, 눈앞의 여자 말고 그녀의 일행인 남자가 이랬을 거라 지레짐작하는 거 같았다. 그랬기에 방심했고 바로 앞에 여자를 두고 시선을 살짝 옆으로 돌렸다가 그대로 당했다.
빠직!
여자가 내 뻗은 두 손에 고개를 돌린 상태 그대로 옆 건물 벽에 얼굴을 박은 것. 그 상태에서 여자는 그의 팔을 잡아 돌리며 발목을 차올렸다.
휘릭! 철퍼덕!
그 자의 몸이 공중으로 휙 떠올랐다가 그대로 길바닥에 널브러졌다. 그걸 본 수아레스의 상태를 살피던 조직원.
“클라크!”
기겁한 그 조직원이 벌떡 몸을 일으키며 뒤춤에서 뭔가를 꺼내려 했는데 그 보다 여자의 움직임이 더 빨랐다.
휘리릭!
거의 허공에 몸을 내 던지다시피한 여자의 팔꿈치가 뒤춤에서 권총을 막 꺼낸 조직원의 안면에 틀어박혔다.
우지끈!
상대의 코뼈를 그대로 주저앉혀 버린 여자의 팔꿈치 공격에 피를 뿌리며 뒷걸음질 치는 권총을 빼든 조직원. 비틀거리면서도 용케 한 손에 쥐고 있던 권총을 앞으로 내밀었지만....권총의 방아쇠는 당기지 못하고 그대로 꼬꾸라졌다.
털썩!
그렇게 쓰러진 조직원에게로 걸어간 여자가 발로 그자의 손에 쥐어져 있는 권총을 툭툭 차자 권총이 빠져 나왔고, 그 권총을 챙긴 여자는 주위를 살피더니 좀 전 그녀가 쓰러트린 두 조직원들에게 다가가서....
우두둑! 우두둑!
차례로 두 조직원의 머리를 등이 앞을 보게 돌려놓았다. 그 다음 두 시신을 건물 사이, 쓰레기 더미들로 꽉 막혀 있는 곳으로 휙휙 던져 버리더니, 남은 수아레스만 어깨에 들쳐 메고 유유히 그곳을 빠져 나갔다.
* * *
“으으으윽....”
기절해 있던 수아레스. 그가 도저히 참기 힘든 끔찍한 고통에 신음성과 함께 정신을 차렸을 때 흐릿한 그의 시야 속에 한 여자가 팔짱을 낀 체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빨리 병원으로....아니. 약 있으면 그것부터 내 놔.”
지금의 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시급했던 수아레스. 그가 여자를 보고 약을 요구할 때였다. 여자가 끼고 있던 팔짱을 풀더니 주먹으로 냅다 수아레스의 입을 쳤다. 마치 입 딱치고 있으라는 듯 말이다.
퍽!
“끄아아악!”
그러자 안 그래도 턱뼈가 아작 난 상태였던 수아레스. 그 고통이 어찌나 컸던지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두 눈을 까뒤집은 채 기절해 버렸다. 그런 그의 입에서 게거품까지 내 놓고 있는 게 그가 지금 얼마나 아픈지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남의 고통 따윈 신경도 쓰지 않고 여자는 준비해 두었던 양동이에 찬물을 수아레스의 얼굴에 끼얹었다.
슈악! 철퍽!
“....어푸어어....”
얼굴에 제대로 찬물을 뒤집어 쓴 수아레스. 그가 강제로 정신을 차렸고 그런 그의 앞에 선 여자가 그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물었다. 그때 수아레스는 비로소 자신의 사지가 꼼짝달싹 못하게 결박 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안토니오. 어디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