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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770화 (768/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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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시너지 효과란 게 그렇다. '1+1'이 2 이상의 효과를 낸다. 하나의 기능이 다중으로 이용될 때 생각 한 것 이상의 효과를 생성 해 내는 것이다. 이게 바로 내가 획득한 드라코의 슈팅 천재 능력에다가 「개다리」아이템의 효능이 더 해져서 만들어진 결과였다.

‘이건 뭐....’

마이클 조던이 했던 걸 그냥 다 따라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아니 그 이상의 결과도 만들어 낼 수 있은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는 건....

‘이 기회에 그냥 여기서 농구나 해 봐?’

물론 이건 내 생각일 뿐이다. 그러기에 내 피지컬, 즉 내 키는 마이클 조던에 비할 바가 아니었고 또 내 몸 상태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끌어 낼 수 있는 최대 결과치가 12라고 치자. 근데 마이클 조던은 10이다. 그렇다면 내가 마이클 조던보다 더 뛰어나다고 볼 수 있겠지. 하지만 그건 최대 결과치가 그렇다는 거고 평균 결과 치로 놓고 보면 나는 6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마이클 조던의 평균은 8-9정도고.

NBA농구는 하루 이틀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따라서 NBA라는 농구 판에서 붙으면 나는 마이클 조던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물론 반짝 천재라는 소리는 듣겠지. 한두 번쯤 기적적으로 마이클 조던을 이길 수 있을 테니까. 내가 반짝 잘 선택하고 집중한다면 말이다.

그러나 내 손에 트로피는 하나도 거머쥘 수 없을 테지. 농구에서 한 두 경기 결과로 트로피를 주는 곳은 없었으니까. 그 결과가 뻔이 나온 판에 내가 농구 판에 뛰어들 이유는 없었다.

나의 미친 활약, 그리고 그 결과 15분이라는 전반전에 주어진 시간이 다 됐을 무렵....스코어는 22대 10.

전반전이 끝날 무렵 양 팀 몇 차례 빠르게 주고받은 공방 끝에 우리 팀은 2득점을 올린 반면 상대 팀은 1득점도 더 올리지 못하면서, 결국 전반전은 더블스코어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끝이 났다.

그리고 약 10분 정도, 넉넉하게 휴식을 취한 양 팀 선수들. 그들이 후반전이 바로 시작 되었다.

문대식의 조언으로 설렁설렁 뛰기로 한 나는 코트에 들어가자 이내 또 돌변했다. 그 시작은 수비에서 부터였다.

팡!

“나이스 블로킹!”

이 몸께서 이중 스크린을 타고 나온 상대 선수의 슛을 악착같이 따라 붙어서 블로킹 해 내는 데 성공한 것.

“우와. 저 동양인....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대체 못하는 게 없네.”

“그러게. 지금 당장 NBA가도 되겠어.”

“그냥 레벨이 달라. 레벨이....”

내 수비는 곧바로 속공으로 이어졌고 상대와 점수 차가 더 벌어졌다. 물론 상대 팀도 가만있지는 않았다. 더 이를 악물고 덤벼들었고 후반전 초반 양 팀의 팽팽한 접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그 시간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힘의 균형이 무너진 건 상대 팀이었고, 그걸로 사실 상 승리의 추는 우리 팀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좀 더 힘을 내자.”

“그래. 이대로 지면....우린....”

“....지더라도 최선을 다해야지.”

상대 팀이 나름 파이팅하며 분전하려 했지만....

철썩!

나의 미친 농구 실력은 그런 그들에게 커다란 좌절감만 안겨 주었다. 키도 체구도 그들보다 작은 내가, 그들 전부를 압도해 버리는 농구 실력을 선보이니 그럴 수밖에....

* * *

백준열은 상대 측 포인트 가드가 몇 차례 잽 스탭과 슛 페이크를 자기 앞에서 사용했지만 흔들림이 없이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자세를 낮춘 채 버텼다. 그러자 결국 그를 뚫지 못한 상대 포인트 가드가 공을 옆으로 돌렸다.

파파파파팟!

이어 다시 패스를 받은 상대 측 슈팅 가드. 그가 라인을 끼고 달렸고 준열이 바로 그 뒤를 쫓았다.

골밑에서 상대팀 센터가 준열에게 스크린을 걸었지만, 그는 어렵지 않게 피해 계속 공을 가진 상대측 슈팅 가드를 따라 붙었다.

이에 상대측 슈팅 가드는, 그런 준열을 향해 왼쪽을 보며 어깨도 함께 흔들었다.

그러자 준열이 살짝 늦게 따라왔기에, 역동작에 걸릴 뻔 했지만 역시나, 그것이 페이크란 걸 간파한 준열. 그는 그대로 안정 되게 자세를 낮췄다.

“쳇!”

상대 측 슈팅 가드는, 자기 의도대로 준열이 속지 않고 자세를 낮추며 방어 자세를 취하자, 투덜대며 재빨리 오른쪽으로 드리블을 치며 나갔고, 준열 역시 그쪽으로 움직였다.

퉁!

끽!

농구화가 바닥과 마찰을 하며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고, 상대 측 슈팅 가드는 앞으로 나가는 척 하다가 스탭 백을 하며 곧바로 풀업을 시도했다.

빡!

상대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쫓으며 떠오른 준열.

그가 그대로 공을 사이드로 쳐내고는 몸을 살짝 비틀어, 자신이 뛰었던 원래 그 자리 바로 옆으로 내려섰다.

“으악!”

준열이 상대 측 포인트 가드에 닿기는 했지만, 명백한 수비 후 피하려 했기 때문에 반칙은 아니었다.

“삐익! 사이드 아웃! 디펜스 팀 볼!”

역시나 제대로 본 심판이 준열 팀 볼을 선언했다.

“후욱....후욱....”

거칠어진 호흡을 고르는 준열에게 조용히 다가온 문대식이 잘했다며 손을 내밀었고 준열은 피식 웃으며 그 손을 가볍게 자신의 손으로 쳐 냈다.

준열도 그렇고 그의 경호팀원들도 꾸준히 체력 관리를 해 오고 있었지만, 그래도 체력적인 면에서 아직 20대 초반의 생생한 길거리 농구팀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이렇게 길거리 농구 팀을 압도하고 있는 건, 그만큼 그들의 팀플레이가 잘 맞아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백준열이 마이클 조던처럼 날 뛰어 데니, 상대는 도무지 벌어진 점수 차를 따라잡지 못했다. 아니 시간이 지날수록 스코어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런데 무정하게도 시간은 흘렀고....

* * *

이제 길거리 농구 시합 시간이 채 1분이 남지 않은 상황.

공격권은 블랙 팀에 있었다. 하지만 준열 팀은 이미 내려가서 자기 위치를 다 잡고 있었다.

충분히 체력적으로 지칠 만한 시간 대. 하지만 곧 승리한다는 희열감에 그들은 없던 힘까지 생겨 나고 있었다.

그렇게 상대 팀이 파이팅을 하다 보니 속공은 물 건너 간 상황에서 블랙 팀은 오히려 천천히 중앙선을 넘었다.

그 뒤 몇 차례 의미 없는 패스가 외곽에서 돌다가, 스크린을 타고 달려 나간 상대 측 슈팅 가드가 다시 볼을 잡았다. 그리고는 슈팅 모션을 취하다 빠르게 골밑으로 돌진했다.

파파파파팟!

양 팀 센터 두 명이 골밑에서 나와 있는 탓에 로우포스트 쪽이 텅 비어 있었던 것.

상대 측 슈팅 가드는 준열이 뒤에서 따라오는 걸 느꼈는지, 최대한 높이 뛰어 올라서 림 근처에서 공을 높이 올려놨다.

충분히 높은 위치라서 블로킹이 힘들 것 같았지만 「개다리」 아이템을 사용 중인 준열은 숫제 하늘을 날았다. 팔꿈치가 림 위로 올라갈 만큼 높이 솟구쳐 오른 준열.

팡!

그가 파리채 블로킹을 시도 했고 공은 백보드를 맞고 그대로 튕겨져 나갔다.

이에 블랙 팀에서 손을 들어 위아래로 흔들면서 골 텐딩(Goal tending)임을 주장 했지만, 심판은 바로 아니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골 텐딩이란 농구 경기에서 포물선 궤도의 정점을 지나 낙하하는 볼을 수비수가 건드렸을 경우 골의 성공 여부를 떠나 무조건 득점으로 인정하는 규정을 말한다.

그 뒤 블랙 팀은 원 맨 속공을 펼쳤지만 준열 팀은 빨리 백코트를 해, 수비대형을 갖춰버린 탓에 세트 오펜스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경기가 20여초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황.

공이 준열에게로 날아 왔고, 그는 지체 없이 오른 쪽을 흔들었다.

그러자 상대 수비가 그의 페이크 동작에 완전히 속아 넘어가진 않았지만, 무게중심은 흔들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준열은 왼쪽으로 폭발적인 퍼스트스텝을 밟으며, 그대로 치고 들어갔다.

끼익! 퉁!

자신의 앞을 가로 막았던 상대를 젖히며 눈앞에서 치워내자, 무주공산이 된 골대가 그의 눈에 보였다.

상대 팀 센터가 다급히 움직였지만, 퍼스트스텝에 이은 탄력을 쫓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전혀 저지를 받지 않은 상태의 준열.

그는 그대로 탄력을 자연스럽고 가볍게 스텝을 밟은 다음....자유투라인보다 한발 정도 앞에서 오른 손을 머리 위로, 다리는 살짝 모은 채 훌쩍 날아올랐다. 그렇게 림과 거리가 맞는 순간이었다.

쾅!

준열이 다리로 허공을 살짝 차며 체공시간을 늘린 뒤, 공을 림에 찍어 넣었다.

농구의 꽃이라면 누가 뭐래도....덩크(Duck)!

그것도 완벽한 원 핸드 덩크를 준열이 선보인 것이다.

준열은 링에 매달리지는 않고 가볍게 코트 바닥으로 착지했다.

“....”

순간 야외 농구장 주위에 일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우와아아아....”

짝짝짝짝....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뒤이어 심판의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 * *

내가 LA에 와서도 길거리 농구를 한 건 순전히 내 여자인 쥬리의 호감을 사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건 확실하게 먹혀들었다.

쪽! 쪽! 쪽!

길거리 농구 시합이 끝남과 동시에 자기 조카의 유모차는 내버려 두고 곧장 내게로 달려 온 그녀가 내 땀투성이 얼굴에 거침없이 뽀뽀를 해 댄 것. 그리고 마지막은....

“오오오오....”

“저 동양인....능력자네.”

“그러게. 부럽다. 부러워.”

“아아....임자 있었네.”

“쳇! 그럼 그렇지....”

누가 봐도 완벽한 8등신 금발 미녀 쥬리. 그런 그녀가 나와 농구 코트에서 뜨겁게 키스를 나누는 걸 보고 주위 남자들은 다들 질투어린 시선으로, 반면 주위 여자들은 다들 부럽다는 눈으로 우리를 쳐다봤다.

“....가죠?”

열정적인 키스 후 내가 먼저 말하자, 그제야 주위에 수십 명도 넘는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음을 깨달은 쥬리. 그녀가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그, 그래요.”

그녀가 내게 달려 올 때 그녀 주위에 있던 내 경호팀원들이 유모차를 잘 지키고 있었다. 유모차 안에 그녀 조카는 야외 농구 코트 주위에 사람들이 그렇게 떠들었는데 용케도 잘 잤다.

덕분에 우리는 조카 신경 쓰지 않고 그녀 언니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언니?”

그리고 언니 집에 도착하니 운 좋게도 그녀의 언니와 형부가 일찍 집에 와 있었다.

“누구?”

자신의 여동생과 나란히 집 안으로 들어오는 날 보고 쥬리의 언니가 물었고, 쥬리가 살짝 난처한 얼굴표정을 지었다. 순간 나는 간파했다. 그녀가 아직 리암과의 결별을 언니에게 말하지 않은 사실을 말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준열 백이라고 리암의 동업자입니다.”

내 입에서 리암이란 말이 나오자 쥬리 언니의 얼굴이 확 펴졌다. 그럴 게 리암이 누구던가?

미국에서 갑부로 유명한 집안사람이었다. 그런 사람과 동업하는 사람이라면 그게 동양인이라고 해도 전혀 문제 될 건 없었다. 왜냐하면 그만큼 부자 일 테니 말이다.

“페니. 쏘리....아까는 내가 말실수를....”

그때 체구 좋은 금발 남자가 등장했다. 딱 봐도 쥬리 언니의 남편 같아 보였다. 그가 두리번거리며 쥬리와 나를 번갈아 쳐다보다가, 하던 말을 멈춘 채 시선을 자신의 아내 쪽에 고정 시켰다. 그러자 쥬리의 언니가 그에게 한쪽 눈을 깜빡이며 눈치를 주고는 말했다.

“자기야. 저분은 리암씨와 같이 사업하시는 분이신....미스터 백이셔.”

쥬리의 언니 부부는 케미가 잘 맞는 듯 보였다. 쥬리 언니의 말에 바로 사람 좋은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내게 다가와서 커다란 손을 내밀며 쥬리의 형부가 말했다.

“에단입니다. 오렌지카운티에서 작게 도소매 업을 하고 있죠.”

“네. 준열 백입니다.”

나는 쥬리 형부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 사이 쥬리의 언니가 쥬리와 같이 유모차에 아이를 안아들고 아이 방으로 들어갔다. 그 사이 쥬리 형부가 하루 이틀 해 본 게 아닌 듯 나를 능숙하게 접대했다.

“하드하게 와인은 좀 그렇고....알코올 탄산과 맥주 중 뭐로 드시겠습니까?”

“저는 맥주로....”

내 대답에 쥬리 형부 에단은 냉장고 안에서 병맥주를 묶음 채 꺼내 왔다. 그리고 묶음에서 병맥주 하나를 빼내서 뚜껑을 딴 다음 내게 먼저 건넸다.

“고맙습니다.”

나는 그 병맥주를 받아서 잠깐 기다렸다. 에단이 자기 마실 병맥주의 뚜껑을 따기를....

그렇게 우리는 좀 떨어져 앉은 채 서로를 향해 병맥주를 들어 보이며 한 모금 맥주를 마셨다.

미국에서 맥주는 당연히 인기가 많았다. 그리고 워낙 넓은 땅 덩어리답게 잘 팔리는 맥주 역시 주州 마다 달랐다. 그래도 굳이 하나를 뽑으라면 버드와이저가 되시겠다. 지금 내가 에단과 마시고 있는 병맥주도 바로 그 버드와이저였고.

“어머! 우린 빼고 두 사람만 마시기 있어요?”

그때 쥬리의 언니와 쥬리가 우리가 앉아 있는 곳으로 왔고 쥬리 언니는 에단 옆에, 그리고 쥬리는 내 옆에 와 앉았다. 그때 에단이 눈치껏 잽싸게 병맥주 묶음에서 병맥주 두 개를 꺼내 뚜껑을 딴 다음 자신의 아내와 처제에게 건넸다.

“고마워. 여보.”

“고마워요. 형부.”

에단으로부터 병맥주를 받은 두 자매는 딱 봐도 가식적인 웃음을 지어 보이곤 병맥주를 입으로 가져가서 한 모금씩 마셨다.

누가 자매 아니랄까? 맥주를 마신 뒤 입모양이 비슷했다.

당연히 일반인이라면 그런 모습까지 디테일하게 볼 수 없다. 하지만 알다시피 나는 좀 특출한 사람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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