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고 싶으면 해-769화 (767/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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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심판이 필요 없어진 코트에서 루스가 더 할 일도 사라진 것. 그래서 루스도 핸드릭스의 상대 팀과 같이 짐을 쌀 때였다. 갑자기 등장한 한 동양인들. 그들 중 한 명이 나서서 핸드릭스의 상대 팀과 티격태격 거리더니 길거리 농구 시합을 하겠다고 했다.

그 때문에 루스도 코트를 떠날 수 없게 되었고. 시합을 하는데 심판이 없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하지만 루스는 이 시합이 과연 제대로 진행 될 지에는 의문이 들었다. 왜냐하면 딱 보기에도 동양인들이 실력이 핸드릭스의 상대 팀에 비빌 바조차 되어 보이지 않아서 말이다. 한마디로 저 동양인들이 상대가 안 될 거 같았던 것이다.

근데 그때 혼자 나선 그 동양인이 핸드릭스의 상대 팀 센터와 뭔가 심각한 얘기를 나누더니 뜬금없이 1대 1 시합을 하겠단다.

“미친....”

키 차이가 머리 하나 정도다. 그 정도면 농구에서 엄청난 핸디캡을 가지고 경기를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

당연히 루스의 생각에 이건 하나 마나한 짓이었다. 당연히 핸드릭스의 상대 팀 센터에게 저 동양인이 개 박살 나겠지. 그런데....

“허얼....이 무슨....”

반대로 2미터가 넘는 핸드릭스의 상대 팀 센터가 ,자기보다 머리하나 작은 동양인에게 개발리더니, 결국 1대 1 시합에서 지고 말았다. 그리고....

“심판. 10분 있다가 시합 진행 시켜 주시오.”

데릭이라고 했던가? 핸드릭스가 오늘 상대하면서 힘들어 했던, 그 장신의 센터가 루스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그러니까 저 동양인들과 제대로 길거리 농구를 하겠단 소리였다.

루스 입장에서야 이 시합을 진행 시키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체력적으로도 충분히 여유가 있었고. 그래서 정확히 10분 뒤 코트 한 가운데로 걸어 들어간 루스는 길게 휘슬을 불었다.

삐이이익!

그리곤 큰 소리로 외쳤다.

“경기 시작할 테니 양쪽 선수들 코트 안으로 입장해 주세요.”

그 소리에 핸드릭스의 상대 팀과 동양인들이 코트 안으로 들어왔고, 점프볼을 위해 양쪽 선수들이 심판 양쪽에 서로 마주보고 섰다. 그런 그들 앞으로 심판이 농구공을 내 보이며 말했다.

“앞으로 셋 세고 공 던집니다.”

심판은 그 말 후 자신의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에 타이머를 맞추곤 외쳤다.

“쓰리, 투, 원!”

그리곤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농구공을 머리 위로 던져 올렸다. 그러자 그의 양쪽에 서 있던 양 팀 선수들이 일제히 몸을 솟구쳐 올렸다. 그리고 공중에서 그 농구공의 소유권을 따내기 위해 두 선수가 몸부림을 쳤다.

그 결과 아무래도 키가 더 큰 핸드릭스의 상대 팀 센터 데릭의 손에 먼저 맞은 농구공이 그의 맞은편에 서 있던 그의 편 선수에게로 날아갔다. 그 선수는 반기며 공을 받으려 손을 뻗었다. 그때였다.

툭!

언제 움직였는지 그 선수 옆에서 갑자기 튀어 나온 손에 의해서, 잘 날아오던 농구공이 굴절 되었고, 그 바운딩 된 공을 동양인 선수 중 하나가 받더니 보지도 않고 그대로 뒤로 노룩 패스를 했다.

그리고 그 공은 점프볼 이후 상대 진영으로 뛰어 들어가고 있던 동양인 센터에게 갔고, 그대로 그 공을 드리블해서 골대로 향한 동양인 센터. 가볍게 뛰어 올라 림 위로 공 놓고 내려왔다.

철썩!

림 안으로 들어간 농구공이 그대로 그물망을 뚫고 밑으로 떨어졌다. 그 공이 바닥에 떨어졌다 튀어 오르는 걸 받아 든 핸드릭스의 상대 팀 가드가, 어떻게 속공이라도 해 볼까 하고 상대 진영을 쳐다보니, 이미 동양인 셋은 하프 라인을 넘어서 자기들 진영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반대로 자기 진영의 동료들은 초반 첫 실점에 어리둥절해 하며 공을 들고 있는 그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고.

“공격이다.”

그런 그들을 향해 핸드릭스의 상대 팀 가드가 버럭 외쳤다. 나름 동료들의 파이팅을 끌어 올리려 한 모양이었는데, 심판인 루스가 보기에 별로 효과적이지 못해 보였다.

* * *

호루라기를 물고서 말도 참 잘하는 심판. 그런 그를 보면서 나는 서 있던 곳에서 왼쪽으로 슬그머니 움직였다.

그때 심판이 호루라기를 불면서 공을 띄웠고, 흑인 셋으로 구성 된 블랙 팀과 우리 팀과의 길거리 농구 시합이 시작 됐다.

내가 상대 팀을 블랙 팀이라고 정한 건 그들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다. 인종차별적인 의도는 1도 없다.

엊그제 상대 했던 길거리 농구 팀은, 뉴욕대 출신의 농구 동아리 소속이라 그냥 뉴욕대 농구 동아리 팀이라고 불렀었지 않았나?

툭!

블랙 팀의 최장신 센터 데릭이 당연하다는 듯, 공중 볼을 건드렸고 그 공이 곧장 같은 팀 스몰포워드로 날아갔다. 하지만 그때 내 몸은 그 공이 날아가는 방향을 따라 그 공을 받은 상대 옆에 다다라 있었다. 그리고....내가 뻗은 손에 공이 맞아 굴절 된 상태의 그 공이 우리 팀원에게 안겼다.

“뛰어!”

나는 공을 쳐 낼 때 이미 외쳤다. 우리 팀 센터. 문대식에게 말했다. 그러자 문대식은 앞을 보고 내달렸고 그런 그에게 내가 쳐 낸 공을 받은 우리 팀원이 보지도 않고 그쪽으로 공을 던졌고, 문대식이 그 공을 받아서 골대로 드리블 해 들어가서 그대로 레이업 슛.

“좋았어.”

“나이스!”

그렇게 시합이 시작 되자마자 먼저 선취점을 올린 우리는 상대의 공격을 맨투맨으로 잘 틀어막았다.

그때 나를 등진 체 안전하다고 생각한 상대 슈팅 가드가 사인을 내려 고개를 돌렸다. 순간 나는 내 능력 중 「개다리」아이템의 새로 생긴 공기파동 효능을 사용했고, 그 여파로 바운드 된 공이 공기파동의 영향을 받아서 그 방향이 살짝 틀어졌다.

“헉!”

당연히 공은 보지도 않고 바운딩 중이었던 상대 슈팅 가드. 근데 마치 바닥에 돌부리라도 있었던 듯 공이 불규칙 바운딩이 되어 버리자, 당황해 하며 제대로 공을 컨트롤 하지 못했고. 바로 그때....

툭!

나는 여유 있게 그 공을 상대 시선 반대로 쳐냈다. 그때 문에 공을 놓친 상대가 몸을 틀었을 때, 나는 이미 그 공을 그대로 앞으로 쳐 놓고 내 달렸다. 그런 나를 악착같이 쫓아오는 내게 공을 뺏긴 상대 슈팅 가드. 나는 반칙을 당하기 전 굳이 무리하지 않고 공을 옆으로 패스 했다. 그 공을 받은 우리 팀원이 그대로 골대로 달려가 가볍게 왼손 레이업 슛!

철썩!

가볍게 림을 통과한 공이 나 대신 우리 팀원의 뒤를 열심히 쫓아 온 상대 팀 슈팅 가드의 품에 안겼다.

4대 0!

시작과 동시에 첫 번째와 두 번째 득점을 동시에 올린 우리 팀. 그리고 우리를 바라보는 눈빛 자체가 싹 바뀌어 버린 상대 팀. 두 팀 간의 치열한 공방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 * *

전반 초반 경기 양상은 팽팽한 편이었다.

철썩!

“좋았어.”

“디펜스! 디펜스!”

블랙 팀이 골을 넣으면 우리 팀이 바로 골을 넣으면서 스코어는 10대 6.

우리 팀이 먼저 선취점을 넣은 데다 바로 이어진 스틸로 4점 차 리드를 이어나가고 있긴 했지만, 상대 팀의 저력은 언제든 그걸 뒤집어엎고도 남았기에, 나와 우리 팀원들은 절대 방심하지 않고 열심히 뛰었다. 그 중에서 당연히 내 활약은 독보적이라고 볼 수 있었다.

파파파팟!

개인기에서 블랙 팀의 그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었다. 근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비록 신장은 상대 팀보다 작아도 우리는 팀플레이를 했다. 즉 나와 문대식이 약속 된 플레이를 시도하자, 블랙 팀은 이를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

문대식이 우직하니 제한구역 안으로 밀고 들어가서, 받은 패스를 나에게 노룩 패스 하면 내가 그대로 골대까지 파고 들어와서 핑거롤(Finger Roll)로 골을 넣어 버렸다.

철썩!

“나이스!”

“끝내 준다.”

핑거롤은 레이업과 달리 손가락을 이용해 공에 강한 회전을 주면서 띄우는 기술로 일반 레이업보다 슛을 올려 넣을 수 있는 범위가 넓으며, 이 때문에 상대의 블록을 피하기가 레이업보다 용이했다.

나는 바로 그 점을 이용해서 골밑에서, 이 핑거롤과 함께 스쿱샷(Scoop Shot)을 사용해서 연이어 득점을 올렸다.

철썩!

“으아아아!”

“젠장!”

스쿱샷은 아래에서 퍼 올리듯 쏘는 레이업 기술로, 상대가 막기 위해 점프하기도 전에, 공이 올라가기에 수비를 피하기에 용이한 슛이었다.

내가 골대 밑에서 그런 잔기술로 연속 득점을 하니, 그걸 허용한 상대 팀의 센터와 파워포워드가 짜증이 날 만했다.

게다가 스코어가 순식간에 16대 8로 더블 스코어 차가 나버렸다.

물론 초반 득점 차는 별 의미가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코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는 기분 나쁜 점수 차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대 팀에게 안 된 이야기지만, 나는 지금 여기서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그만큼 내가 획득한 드라코의 슈팅 천재 능력에 따른 갖가지 농구 기술들이, 그만큼 다양하고 많았던 것이다. 해서....

“패스!”

팀원들에게 나는 적극적으로 내게 공을 달라고 요구했다. 내 슛 성공률은 현재까지 100%. 그러다 보니 같은 팀원들도 내게 적극적으로 공을 보내왔다.

파앗! 척!

그렇게 패스를 받은 나는 공을 치고 상대 진영 안으로 들어갔다.

탕! 탕! 탕! 탕!

그리곤 팀플레이가 아닌 개인플레이로, 나는 상대 팀의 센터와 슈팅 가드 사이를 드리블로 뚫고 들어갔다.

“막앗!”

“어딜!”

당연히 골대 밑에 상대 팀 파워포워드와 센터가 동시에 나를 압박했다. 하지만 공중에 뜬 상태로, 골대를 스쳐지나간 내가 어느 새 골대 반대편에서 레이업 슛을 시도하고 있었다.

철썩!

그리고 그걸 기어코 골로 연결시켰다.

“미친....”

“저걸 넣는다고?”

“허얼....NBA에서나 볼 수 있는 플레이를 여기서 보다니....”

그 슛을 보고 코트 주위에 구경꾼들이 다들 경악하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 * *

“말도 안 돼!”

“리버스 레이업 슛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게 되다니!”

좀 전 백준열이 선보인 리버스 레이업은 골대 반대 방향에서 쏘는 레이업 슛으로, 일반적인 레이업과는 슛을 하는 타이밍이나 공이 올라가는 각도부터가 달랐다.

이 때문에 골대 근처에서 상대의 수비를 피하며 공을 올려놓을 때 쓰면 좋은 기술인데, 이건 솔직히 프로 농구에서나 나올 기술이었다. 그런데....

“우와아아아!”

“에어 워크다!”

“저 동양인....무슨 조단도 아니고....”

백준열이 제대로 사고를 쳐 버렸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단이 한 걸 자기도 되는지 그대로 따라 해 본 거다. 바로 더블 클러치!

레이업 중에 블로킹을 피하기 위하여 공중에서 페이크를 넣거나 몸을 움츠린 후, 다시 슛을 시도하는 동작으로 기본적으로 체공시간이 상당히 길어야 하며, 그 와중에 팔 동작을 할 수 있어야 하기에, 어쩌면 덩크 보다도 더 어려울 수 있는 기술이었다.

사실 덩크는 까놓고 말해 림에 닿을 수 있는 키와 점프력만 된다면야, 모든 슛을 통틀어 가장 확률이 높은 슛이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아예 덩크가 안 되는 선수가 아니라면, 이 더블클러치가 당연히 덩크 보다 어려울 수밖에.

그런 슛을 백준열이 선보였으니 코트 주위에서 난리가 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준열의 시선이 재빨리 코트 한 쪽, 유모차 뒤에 서 있는 쥬리에게로 향했다. 그랬더니 그녀가 완전 그에게 매료 된 눈으로 그를 보고 소리를 질러댔다.

“준열. 당신 너무 멋있어요. 이리와요. 내가 키스해 줄 테니까.”

그녀의 말은 사실 주위 사람들의 환호성과 갈채에 묻혀 보통 사람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백준열이 듣고자 하면 못 들을 리 없었다. 준열은 특히 쥬리가 키스 해 주겠다는 말에 혹했다. 그래서 실제 그 쪽으로 두 어 걸음 걸어갔다.

척!

그때 그런 그의 어깨를 짚는 손이 있었으니....

“대표님. 어디 가십니까?”

“아아....”

그제야 내가 뭔 뻘 짓을 할 뻔 했는지 깨달았다. 그런 준열에게 바짝 다가 온 문대식이 말했다.

“대표님. 점수 차가 너무 많이 났는데....이제 좀 쉬엄쉬엄 하시죠?”

문대식의 그 말에 준열은 스코어 보드 판을 쳐다봤다. 그랬더니 스코어가 20대 10. 더블 스코어를 그대로 유지 중이었다. 준열은 이렇게 상대 팀을 더블 스코어로 이길 생각은 없었다.

“그러자고.”

그래서 준열은 자신의 득점포를 잠깐 잠그고 대신 수비에 집중했다.

팡!

“나이스 블로킹!”

준열님께서 이중 스크린을 타고 나온 상대 포워드의 슛을 악착같이 따라 붙어서 블로킹에 성공 한 것이다.

“우와아....저 동양인 대체 못하는 게 없네.”

“그러게. 진짜 무슨 마이클 조던 인줄....아시안 마이클 조던!”

구경꾼들 사이에서 백준열의 별명이 하나 더 생겼다. 바로 아시안 마이클 조던 말이다.

알다시피 마이클 조던은 농구 황제라 불리는 인물. 그래서 미국인들도 진짜 농구를 잘하지 않는 한 수식어로 마이클 조던이란 이름을 감히 붙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 야외 농구 코트에 구경꾼들 중 그 누구도, 백준열을 아시안 마이클 조던이라고 부른 사람의 그 말에 이의를 재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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