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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그때였다. 갑자기 내 머릿속에 견신 시스템의 목소리가 울려왔다.
-디링! 오랜만에 투지가 끓어올랐습니다. 이를 다 발산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당신이 진정한 투견임을 인정을 받으세요.
‘뭐?’
이게 무슨 개 X같은 소리냐며 내가 시스템에게 막 따지려 할 때였다.
-성공 시 개지수 10포인트를 지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스템의 그 말에 나는 녀석을 향해 하려던 항의를 그대로 접었다. 왜냐하면 앞서 내가 문대식과 경호팀원들과 같이 한인식당에서 해장국을 먹고 있을 때였다.
불 친절한 시스템이 또 개수작을 부렸다. 한창 맛있게 해장국에 밥 말아 먹고 있는데 내 눈앞에 떡하니 바뀐 상태창을 띄운 것.
이름: 백준열(Lv18)]
[나이: 27]
[보유 아이템: 「개눈깔」(6Up), 「개좆」(6Up)], 「개목걸이」(5Up), 「개코」(5Up), 「개방울」(5Up), 「개 알약」(역 5Up-1일 15회, 외상과 일부 내상(체내 2기 종양, 선천질환, 1일 2회) 한정), 「개불알」(6UP), 「개똥」(역 5Up), 「개막장」(3UP), 「개다리」(2UP), 「개 혓바닥」(1UP]
[보유 스킬(중 하나 역 스킬 화 가능): 「말하는 개」(일,5Up), 「충견」(일,6Up), 「개끗발」(역,5Up), 「개호구」(역,6Up), 「만능 오프너」(일,5Up-모든 문(한 번이라도 본적이 있는 문)), 「개 멋져」(일,6Up), 「개 짖는 소리」(일,역, 5Up)
[인벤토리: 개톤백(In), 역 아이템 1회 이용권(3장), 역 스킬 1회 이용권(4장), 「1회용 개 물약-종양치료제」(3개)
[특성: 개(8차UP진행 중)]
*냄새를 잘 맡습니다.*
*소리가 잘 들립니다.*
*멀리 봅니다.*
*행동이 빠릅니다.*
*잘 짖습니다.*
*교미 합니다.*
*친화력이 뛰어납니다.*
[개지수: 90]
다른 항목이야 딱히 확인할 것도 없었다. 이미 앞에 잘 확인했으니까. 해서 나는 맨 마지막에 개지수만 확인했다. 그랬더니....
‘90이라....’
아쉽게 10포인트 차이로 18에서 19로 레벨 업 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셀리나와 제법 열심히 빠구리 했는데 말이다. 뭐 그 정도로 레벨 업까지 할 거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은근 기대했었는데....
이때 나는 내 보유 아이템 중에서 「개다리」아이템을 유용하게 써 먹고 있었다.
사실 「개다리」아이템과 체력을 관리해 주는 「개불알」아이템이 아니었다면 저질스런 내 체력으로 드라코의 농구 실력을 따라가는 게 어디 가능키나 했겠는가?
그렇게 봤을 때 레벨 업이 이뤄졌다면 「개다리」아이템과 「개불알」아이템도 분명 업그레이드가 되었을 테고, 그럼 더 향상 된 「개다리」아이템과 「개불알」아이템의 능력을 쓸 수 있었을 텐데. 그게 좀 아쉬웠었다.
그랬는데 지금 견신 시스템이 그 레벨 업을 할 수 있는 10포인트의 포인트를 지급하겠다고 한다.
‘당연히 해야지.’
나는 시스템이 제안한 그 이상한 미션을 받아드렸다.
* * *
백준열의 기억 속에 NBA에서 베스트 슈터라 불렸던 선수들은 꽤 많았다. 그 중에서 백준열이 가장 좋아했던 선수는 레이 알렝이었다. 참고로 레이 알렝은 NB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슈팅 가드다.
당연히 나야 그런 농구 선수가 있었다는 것 조차 몰랐다. 드라코의 농구 능력을 내 것으로 만드는데 성공한 지금에서야 백준열의 기억의 봉인이 풀렸다. 그러니까 백준열의 기억은 내가 그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만 그 봉인을 해제해 주는 듯 했다.
처음에 이곳 야외 농구 코트에 구경꾼들은 다들 뉴욕대생들을 응원했다. 뉴욕대와 가까운 곳이다 보니 아무래도 학생들이 많았고, 처음 보는 동양인들에 비해 같은 학교에 다니는 농구 동아리 팀이 그들 입장에서도 홈 팀처럼 여겨졌을 테지. 하지만....
“와아아아!”
“죽인다! 최고다! 최고!”
구경꾼들도 보는 눈은 있었고 그들이 보기에 내 농구 실력은 군계일학이다 보니 나를 향한 그들의 관심도 점점 커져갔고, 경기가 거의 끝나가는 지금....그들은 다들 내게 반해 버린 듯 했다.
‘....끝났군.’
이걸로 사실상 견신 시스템의 미션은 완수한 거나 다름없었다. 왜냐? 이제는 다들 내가 공만 받으면 환호성을 내지르기 급급하니까. 뭐 그때 마다 내 가슴도 이렇게 더 크게 쿵쾅거리고 있다.
아무래도 드라코도 이렇게 관객의 호응이 있으면 더 미쳐 날 뛰는 스타일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 때문일까? 굳이 열심히 뛰지 않아도 될 상황, 그러니까 수비 시에도 나는 적극성을 띠었다.
팍!
상대의 레이업 슛에 가차 없이 블로킹을 가한 것.
파리채처럼 휘둘러 대는 내 손에 들어갔다고 봐야 했던 농구 동아리 팀의 슛이 다 튕겨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수비가 완벽하게 이뤄지기도 했고, 부딪쳐도 다들 비껴서 부딪치다보니 파울이 선언되지 않았던 것이다. 한 마디로 완벽한 블로킹이란 소리다.
그 사이 3분의 시간이 후딱 흘렀고 내 호수비로 인해서 스코어는 더블 스코어를 상회해서 트리플 스코어에 근접해 가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우리 팀의 문대식 팀장이 또 내게 찬스를 선물했다. 제한 구역 안에서 문대식이 절묘하게 노 룩 패스를 넣어 주었고, 그 공을 잡아서 레이업 슛을 하려는 데, 상대 팀 센터와 파워포워드가 동시에 내게로 달려들었다. 해서 나는 레이 업처럼 뛰다가 슛을 쐈다.
“티어드롭(Tear Drop)!”
“미친....”
티어드롭(Tear Drop)은 레이 업처럼 뛰다가, 슛을 쏘는 방식이지만 올라가면서 점프 슛과 비슷하게, 오버핸드로 공을 띄워버리는(float)방식이다.
일반 레이업과 비교했을 때 슛이 올라가는 각도가 더 높고 슛 타이밍도 더 빨라서 장신 수비수가 앞에 있다 해도 블록하기가 상당히 힘든 슛 기술인데 그걸 선보인 나는....
철썩!
또 득점을 올렸다. 이걸로 벌써 40득점 째였다. 이제 남은 시간은 2분여. 하지만 스코어는 59대 23. 이러다 또 다시 트리플 스코어 차이가 격차로 벌어질지 몰랐다. 해서 농구 동아리 팀은 골밑에서 확실한 득점 원인 센터 필립에게 패스를 몰아주었다.
틱!
하지만 그걸 알면서 그 패스 길을 그냥 내버려 둘 내가 아니지. 나는 내 지역에서 수비하는 척 하다가 필립에게 패스가 들어갈 때 움직여서 그 패스 방향으로 손을 내 뻗었다. 그리고 운 좋게도 내 손 끝에 공이 걸리면서 패스 방향이 꺾였고 그곳에 우리 팀원이 있었다.
“아아....”
반드시 성공 시켜야 할 공격이 막히자 급 실망한 얼굴로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는 농구 동아리팀 선수들. 하지만 후반부터 우리 팀은 상대에 대해 속공 플레이를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농구에서 한쪽 팔을 쓰지 않고 경기를 뛰어주고 있는 셈이었다. 그렇지만 상대는 쉽사리 우리 팀과 스코어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었다. 그만큼 우리 팀, 아니 내 농구 실력이 그들에게 있어 넘사벽이라는 얘기였다.
끽!
“헉!”
잽 스텝에 당해 나와 거리가 확 벌어진 상대팀 마크맨 포인트 가드. 후반에 상대 팀에서는 내게 전담마크맨을 붙였다.
빠르고 날렵한 포인트 가드로 말이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신장의 그 포인트 가드를, 나는 보란 듯 내 앞에 세워 놓고, 나만의 리듬에 따라 훌쩍 뛰어 올라 그대로 슛을 쐈다.
3점 라인 밖에서 말이다. 그러자 준열 팀 포인트 가드가 형식적으로 뛰었지만 그때 공은 이미 바스켓 링을 향해 포물선을 그리고 있었다.
철썩!
다시 터지기 시작한 3점 슛! 이대로라면 트리플 스코어 차이로 우리가 상대 팀을 압살해 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 애들....너무 불쌍하잖아?’
해서 나는 더는 날 뛰지 않았고 남은 시간을 주로 패스를 해 주다가 마지막 20초 정도 남았을 때, 팬 서비스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상대 진영으로 드리블 해 들어가서는 핑거 롤을 사용, 득점을 하면서 스코어를 딱 65점으로 맞췄다.
핑거롤 (Finger Roll)은 레이업과 달리 손가락을 이용해 공에 강한 회전을 주면서 띄우는 기술인데, 일반 레이업보다 슛을 올려 넣을 수 있는 범위가 넓어서 상대의 블록을 피하기가 레이업보다 용이했다.
나는 나를 쫓아 점프한 상대 팀 센터 필립을 피하기 위해서 핑거롤을 썼고 그게 다행히 먹혀들었던 것.
“우와아아아!”
“멋있다. 이거 관람료 내야 하는 거 아냐?”
“그러게. NBA에서나 볼 수 있는 플레이를 이렇게 볼 수 있다니....”
내 마지막 멋진 플레이에 코트 주변의 구경꾼들이 아낌없는 박수를 쳐주는 가운데, 필립이 이끄는 뉴욕대 농구 동아리 팀과 내기 농구 경기에서 우리 팀이 이겼다.
* * *
승리와 동시에 내 눈앞에 바뀐 상태창이 떴다.
이름: 백준열(Lv19)]
[나이: 27]
[보유 아이템: 「개눈깔」(6Up), 「개좆」(6Up)], 「개목걸이」(5Up), 「개코」(5Up), 「개방울」(5Up), 「개 알약」(역 5Up-1일 15회, 외상과 일부 내상(체내 2기 종양, 선천질환, 1일 2회) 한정), 「개불알」(6UP), 「개똥」(역 5Up), 「개막장」(4UP), 「개다리」(3UP), 「개 혓바닥」(2UP]
[보유 스킬(중 하나 역 스킬 화 가능): 「말하는 개」(일,6Up), 「충견」(일,6Up), 「개끗발」(역,5Up), 「개호구」(역,6Up), 「만능 오프너」(일,5Up-모든 문(한 번이라도 본적이 있는 문)), 「개 멋져」(일,6Up), 「개 짖는 소리」(일,역, 6Up)
[인벤토리: 개톤백(In), 역 아이템 1회 이용권(3장), 역 스킬 1회 이용권(4장), 「1회용 개 물약-종양치료제」(3개)
[특성: 개(8차UP진행 중)]
*냄새를 잘 맡습니다.*
*소리가 잘 들립니다.*
*멀리 봅니다.*
*행동이 빠릅니다.*
*잘 짖습니다.*
*교미 합니다.*
*친화력이 뛰어납니다.*
[개지수: 00]
나는 바로 확인에 들어갔다. 그랬더니....보유 아이템 항목에서 주로 낮은 수치의 아이템들, 그러니까 「개막장」과 「개다리」, 「개 혓바닥」아이템 위주로 +1씩 업그레이드가 이뤄져 있었다. 그것 말고 보유 스킬에서 「말하는 개」와 「개 짖는 소리」가 5UP에서 6UP이 되면서 그에 따라 몇 가지 능력이 더 생겼고 그 능력들이 뭔지 그 정보가 내 머릿속에 주입 될 때였다.
“많이 배웠습니다.”
어느 새 내 앞에 나타난 필립이 내게 손을 내밀었다. 그의 얼굴을 보니 어젯밤과는 사뭇 달랐다. 어제는 진 것에 분해하는 얼굴이었지만 지금은 패배에 완전히 승복하는 얼굴이었다.
“어어. 나도 재미있었어.”
나는 필립이 내민 그 손을 바로 잡아주었다. 그러자 녀석이 실핏 웃으며 말했다.
“당신 같은 사람이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게 많이 아쉽네요. 아아. 미안해요.”
자신이 해 놓고 필립이 재빨리 내게 사과를 했다. 하긴 이는 듣기에 따라 충분히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필립이 어떤 의도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알기에 그냥 넘어가 주었다. 대신 그에게 한방 먹여 주었다. 같은 말로서.
“그게 아니지. 내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기에 마이클 조던이 농구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거겠지.”
“네? 아아? 에? 크크크크. 네. 뭐....그 말이 맞을 수도 있겠네요.”
네 조크에 필립이 다양한 얼굴 표정을 선보이더니 킥킥거리고 웃으며 내 농담에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녀석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내가 드라코의 능력을 내 걸로 만들었다지만 그래도 마이클 조던에 비빌 건 아니지.’
나도 내 주제는 안다. 뭐 그래도 나를 좋게 봐 준 녀석을 그냥 보낼 수는 없지. 나는 지갑에서 300달러를 꺼내서 필립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리고....
“응?”
야외 농구 코트 주위에 뜻밖의 사람들이 보였다. 하얗고 검은 사람들 사이에 우리와 같은 동양인들이 있었던 것. 그것도 문대식과 경호팀원들처럼 검은 정장 차림을 한 동양인 남자들이. 그 자들의 한 가운데에 역시나 검은 정장 차림의 작고 아담한 체구의 한 동양인 여자. 그 여자와 내 눈이 딱 마주쳤다.
* * *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 미츠비시. 그 미츠비스 그룹 이와사키 구로다 회장의 장녀로 현재 미츠비시 증권의 대표를 맡고 있는 세이코.
그녀는 며칠 전 일본 수상의 미국 방문에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미국 땅을 밟았다. 그리고 워싱턴에 이어서 이곳 뉴욕으로 이동하면서 경제 특사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 했다. 그러다가 오늘 미국 측에 문제가 생겨서 오전 일정이 취소 되어버리면서 그녀의 스케줄도 비게 되었다.
미국에서의 그녀 일정은 그리 타이트하지 않았던 관계로 딱히 휴식을 더 취할 필요가 없었던 세이코.
해서 그녀는 자신이 유학한 대학, 즉 모교인 뉴욕대를 찾았고 자신의 스승이었던 경제학과 브래들리 교수와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호텔로 돌아가던 중 그녀의 눈에 띈 것이 바로 길거리 농구를 하고 있는 뉴욕대생들이었다.
“노무라 과장?”
“네. 대표님.”
“잠깐 농구 좀 보고 갈게요.”
세이코의 말에 그녀의 경호책임자 노무라가 길거리 농구가 펼쳐지고 있는 야외 농구코트와 그 주위를 재빨리 훑어보고는 대답했다.
“그러시죠.”
노무라가 보기에 현재 경호인원으로 충분히 저곳에서 세이코의 경호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