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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741화 (739/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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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나도 그 집 앞에서 내려서 문 앞에 기다리고 있던 리암과 같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 오래된 집을 개조한 그 집은 젊은 여자 혼자 쓰기는 확실히 넓지만, 또 미국 최상류층의 사람이 살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였다. 딱히 저택이라고 부르기 좀 민망한....

뭐 그래도 수십 명의 파티를 찾은 손님들이 즐기기에는 모자람 없이 음식과 술이 잘 준비가 되어 있었다. 특급 호텔 피로연 장처럼 말이다.

그래서 리암과 나는 이 생일 파티의 주인공인 셀리나를 만난 다음 한쪽으로 물러나서 그 잘 나온 파티 음식을 즐겼다. 아쉽다면 파티다보니 아무래도 편하게 앉아서 음식을 먹지 못했다. 뭐 하지만 느끼한 스테이크 말고 각가지 음식들이 뷔페식으로 준비되어 있어서, 나로서는 오히려 여기 음식들을 먹는 게 더 나았다.

특히 스시와 인도, 태국 음식들도 있어서 그걸로 한 접시 챙겨 먹으니 어느 정도 배가 불렀다.

바로 그때 내 옆에서 스포츠 사업 얘기에 열을 올리고 있던 리암. 나는 그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잘 흘리고 있었다. 물론 그게 곁으로 티 나지 않게끔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리암은 식사도 대충하면서 연신 열변을 토했다.

어떡하든 나를 설득시켜서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얘기 중에 이미 투자 않기로 한 뉴욕 닉스 얘기와 구단 인수 얘기를 리암이 들먹였다.

‘이 새끼가....’

나를 호구로 본 모양이었다. 투자가 아닌 두 개 구단의 인수를 내게 타진하기 시작한 리암을 보면서 기가 찬 내가 막 한 소리를 하려 할 때였다.

“안녕하세요?”

웬 금발 미녀가 등장했고 그녀는....

‘와우....’

딱 봐도 월드 클래스 급의 미인이었다. 그러니까 리암의 연인인 쥬리의 미모도 훌쩍 넘어섰다. 그런 초절정의 미녀의 등장에 리암의 관심이 내게서 그녀로 바로 옮겨갔다.

“오오. 정말 아름답군요. 이름이 어떻게....”

그렇게 리암이 내게서 떨어져 나가서 초절정의 미녀와 같이 한쪽으로 사라지자....

“어머나. 여기 계셨네요.”

기다렸다는 듯 리암의 조카인 셀레나가 내 앞에 나타났다. 셀레나 록펠러. 백준열의 기억 속에는 없는 인물. 하지만 나는 이 여자를 잘 안다.

9년 뒤 뉴욕시의 검사가 되는 셀레나는 뉴욕의 마약 조직을 뿌리 뽑고서, 그 다음 해 뉴욕시장에 당선 되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차기 민주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 중 한 명이 되고....’

셀레나가 그렇게 된데 에는, 사실 알고 보면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셀레나의 자서전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 모든 시작은 셀레나가 뉴욕의 한 마약 조직에 납치를 당하고, 그들에 의해 철저히 망가질 뻔했었던 실제 경험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록펠러가의 일원임을 알게 된 그 마약 조직은 셀레나를 풀어주는데....

이는 록펠러 가문에 자신의 조직에 대해 어떤 보복도 가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약속을 받아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때 셀레나는 자신처럼 납치당해 인생을 망치는 여자들을 접한 뒤였다.

마약 조직에서 멋모르고 납치한 여자들과 셀레나를 같이 지내게 한 것이다. 어차피 그들 손안에 여자들이 그들을 벗어날 일은 없었으니까.

그렇게 같은 처지에서 놓인 다른 납치 된 여자들과 친해지게 된 셀레나.

그녀는 납치당한 다른 여자들을 그 마약 조직에 남겨두고 자신만 그곳을 나오게 된 것을 두고 많이 힘들어했다. 그녀가 록펠러 가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결코 그곳을 빠져 나오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그 자괴감에 준비하던 변호사 시험도 포기하고,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2년의 시간을 파티에 빠져 허송세월을 보내게 된 셀레나.

그때 어느 파티에서 그 파티 주인의 변태성향에 맞춰주기 위해서 불려 온 창녀 중에 당시 마약 조직에 납치당했던 여자를 만나게 된 셀레나는, 그 여자의 도와달라는 말에 그제야 정신을 차리게 된다.

하지만 록펠러 가문에서는 그녀를 빼낼 때 그 마약조직과 한 약속 때문에 그녀를 도우려 하지 않았고, 셀레나는 이때 자기 혼자 힘으로 그 마약조직을 상대할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 후 셀레나는 다시 변호사 공부를 시작했고, 그 해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다.

그 뒤 뉴욕시의 검사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그 자격을 갖추고 드디어 뉴욕시의 검사가 된 그녀는, 온갖 고난과 역경 속에서 실제 몇 차례 죽을 위기도 겪으면서, 마침내 뉴욕의 마약 조직을 뿌리 뽑는데 성공하게 된다.

물론 이 모든 게 아직 그 시작인 셀레나가 마약 조직에 납치당하는 일이, 보아하니 지금까지는 일어나지 않은 거 같았다.

내가 읽은 그녀의 자서전에 따르면 그녀가 납치 된 건, 어느 평일 비 오는 날 오전이었다.

지금은 저녁이고 셀레나 생일 파티장이니 그런 일이 일어날 리는 절대 없었다.

‘뭐 좀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지만....’

이것 역시 내가 개입할 일은 아니었다. 단지....

“왜 그렇게 나를 빤히 쳐다봐요?”

“네?”

“음....뭐 좋아요. 나도 당신이 마음에 드니까.”

셀레나에게 내가 제대로 찍힌 거 같달 까? 언제 봤다고 내 옆으로 스스럼없이 다가와서 내게 팔짱을 끼는 셀레나. 그녀가 나를 자신의 친구들이 있는 쪽으로 이끌었고, 나는 그곳에서 그녀 친구들에 둘러 싸여 이런저런 질문에 대답하느라 진땀깨나 흘려야만 했다.

그리고....나를 두고 초절정 미녀와 같이 사라졌던 리암. 그에게 그 사이 골치 아픈 문제가 터졌다.

* * *

리암은 쥬리의 외모 때문에 그녀를 좋아했다. 적어도 그가 일하고 있는 스위스에서 쥬리 만큼 아름다운 여자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미국에는 쥬리보다 아름다운 여자가 있었다.

단지 그녀들과 리암이 서로 연인 사이가 될 수 없게끔, 그보다 먼저 매력적인 남자들이 그녀들을 낚아 채가 버리다보니 리암에게 그럴 기회가 없었을 뿐.

그 매력이 남자로서의 매력일수도 있고 아니면 재력, 권력일수도 있었다. 어째든 리암이 보기에 초절정의 미녀들은 다 임자, 즉 남자가 있었다. 한데 지금 그 앞에 대 놓고 그를 유혹하는 초절정 미녀가 있었다. 그래서 리암은 잠시 그 사실을 망각했다.

“헬렌. 당신 같은 미녀는 처음이야.”

“호호호호. 록펠러 가문의 남자들은 다들 립 서비스가 좋다더니 그 말이 사실인거 같네요.”

“그래서 싫어?”

“아뇨. 좋아요. 어느 여자가 자기보고 아름답다는 데 싫어하겠어요? 근데 여기는....”

리암이 헬렌과 같이 들어간 방은 침실이었다. 당연히 창가 쪽으로 침대가 놓여 있었는데 그걸 보자 둘에 눈에 불똥이 튀었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거 없이 둘의 입술이 마주치고 두 손이 서로의 몸을 더듬었다. 하지만....헬렌은 이렇게 처음 만난 남자에게 쉽게 자신의 몸을 허락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 줄 잘 알았다.

“우웁....잠깐만요.”

먼저 헬렌이 리암을 밀쳐냈다. 하지만 침대에 눕히고 본격적으로 사랑을 나누기만 하면 될 타이밍에 여자가 갑자기 남자를 밀어내면 남자 입장에서는 환장할 노릇일 수밖에 없었다.

“헉헉....헬렌. 왜 이래?”

실제 헬렌에 의해서 와이셔츠 단추가 다 풀려서 상체 가슴팍이 노출 된 상태의 리암이었다. 허리띠와 바지후크도 풀려 있었고....

“저....그쪽이 원하면 다리 벌리는 그런 쉬운 여자 아니에요.”

“아, 아니. 이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하면....”

리암 입장에서 이제 와이셔츠를 벗고 바지 지퍼만 내리면 헬렌과 바로 섹스를 할 수 있는 처지에서 갑자기 그녀가 자신은 쉬운 여자가 아니라고 이렇게 빼면, 도대체 뭘 어쩌라는 건지 리암으로서는 종잡을 수가 없었다. 한데 이때 하필....

똑똑똑!

방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

예상 밖의 상황에 헬렌도 놀란 듯 두 눈이 동그래졌고, 리암은 그래도 이런 경험이 있었던지 검지로 자신을 입을 막으며 헬렌에게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파티 장에서 문이 잠겨 있는 방은 이미 선객 커플이 사용 중이며 노크해도 안에서 별 반응이 없으면 더는 방해하지 않는 게 암묵적인 에티켓이었다. 하지만....

쾅쾅쾅!

“헬렌! 안에 있는 거 다 알아. 빨리 이 문 열어!”

상대는 그런 에티켓 따윈 신경도 쓰지 않았다. 무엇보다 흥분한 게 역력한 게 상당히 화가 나 있었다. 무엇보다 그 상대의 목소리가 굵직한 남자의 것으로 이 안에 헬렌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는 사실이 리암의 신경을 확 거슬리게 만들었다.

“누구야?”

그렇다보니 헬렌을 향해 묻는 리암의 목소리가 날카로웠다.

“나, 나도 몰라요.”

헬렌은 일단 발뺌을 했지만 리암의 눈에 그녀의 동공이 흔들리는 게 그녀는 지금 방밖의 남자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쿵! 쿵! 쿵! 쿵!

“빨리 열어! 아니면 이 문 부순다.”

이제 상대는 문에 몸을 부딪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정말 문을 부수고라도 안으로 들어 올 기세.

“Fuck!”

짜증이 치밀어 오른 리암이 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도대체 어떤 놈이기에 예의 없이 이러는지 그 상판떼기라도 볼 생각으로 문을 열었다. 그랬더니....

“헉!”

6피트 3(190Cm)를 훌쩍 넘길 거 같은 큰 키에, 우락부락한 근육질 몸의 잘 생긴 젊은 백인 남자가, 당장이라도 리암을 찢어발겨 버릴 거 같은 살기등등한 얼굴로 서 있었다. 그리고....

척!

“케엑!”

녀석이 내 뻗은 우악스런 손이 리암의 멱살을 움켜쥐고서 위로 들어 올리자, 리암의 몸이 실제 허공으로 부웅 떠올랐다. 타의에 의해 공중부양을 체험하게 된 리암. 하지만 그걸 느끼는 것보다 당장 숨 쉬는 게 힘들었던 리암은 살기위해 발버둥을 쳐야만 했다.

“프랭크! 이게 무슨 짓이야. 당장 이 손 놓지 못해!”

헬렌이 나서지 않았다면 리암은 진짜 죽을 뻔했다. 순간 그는 자신의 경호원을 이곳 파티장 안으로 데리고 들어오지 않을 걸 속으로 후회했다.

* * *

앞서 리암은 초절정 미녀들에게는 반드시 남자가 있다고 단정 지었다. 그리고 그건 헬렌이란 초절정의 미녀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니 헬렌 같은 미녀에게 남자가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할 일이지.

실제 헬렌은 자신의 미모를 활용해서 뉴욕에서 여왕 대접을 받으며 잘먹고 잘살고 있었다. 대학 때는 교내 풋볼, 농구 스타들과 염분을 뿌리고 다녔고. 그 중에 지금은 NFL(National Football League, 미식축구 리그)의 내셔널 컨퍼런스의 동부지구에 뉴욕 자이언츠의 쿼터백으로 활약 중인 프랭크 게리는 아직 헬렌을 잊지 못하고 그녀 주위를 맴돌며 예전처럼 뜨거운 사이로 돌아가길 원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헬렌의 절친으로 알려진 셀레나의 생일 파티가 오늘 저녁에 열린다는 정보는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해서 훈련 끝나자 마자 곧바로 여기로 달려왔는데 헬렌이 웬 중늙은이와 방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그의 눈이 뒤집어 질 수밖에 없었다.

파티 중 눈이 맞아서 빈 방을 찾아 들어가는 건 프랭크가 파티 가면 늘 하는 짓이었다. 그런데 그런 짓을 그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가 하고 있으니 그로서도 부아가 치밀었다.

만약 안에서 문이 열리지 않았다면 프랭크는 진짜 문을 부술 생각이었다. 그렇게 안에서 문이 열리고 누가봐도 섹스를 하려다 나온 티가 확실한 중년 남자의 모습에 눈이 돌아가 버린 프랭크는 손을 뻗어 그 중년남자의 멱살을 잡아 위로 들어 올렸다. 만약 헬렌이 말리지 않았다면 프랭크는 그 중년남자를 천장에 머리를 박아놓았을지도 몰랐다.

“프랭크. 빨리 리암에게 사과해.”

“내가 왜?”

“뭐?”

“내 여자랑 그 짓하려던 놈을 그럼 그냥 두라고?”

“누가 네 여자야? 너 미쳤니?”

“그래. 미쳤다. 내 여자가 딴 놈이랑 놀아나려는 데 안 미치면 그게 더 제정신이 아닌 거지.”

“하아! 너 이러고도 선수 생활 계속 할 수 있을 거 같아? 여기 리암이 누군 줄이나 알고는 있니?”

“몰라! 내가 내 여자를 따먹으려 안달이 난 개새끼가 누군 지까지 알아야 해?”

이미 쪽은 다 팔렸다. 왜냐하면 프랭크가 난리를 피운 덕에 방문이 열렸을 때 방밖에 꽤 많은 구경꾼들이 있었고 그들이 다 목격자들이었다.

프랭크라는 놈은 리암을 무슨 샌드백 인형처럼 다루다가 내쳐져 한쪽에 쭈구리로 만들어 놓았다. 그래 놓고 둘이 티격태격 거리며 싸웠는데 그걸 보고 강하게 현타(현실자각타임)를 맞은 리암은 방밖의 쑥덕거리는 소리에 겨우 정신을 차리고 방밖으로 나가려 했다. 하지만....

“이 새끼가 어딜 내 빼려고....”

“크윽....”

프랭크는 리암을 이대로 놓아 줄 생각이 없었던 듯 그대로 리암의 뒷덜미를 낚아챘다. 그리고 좀 전까지 쭈구리로 있던 방 한쪽 구석에다가 그를 도로 집어 던져 놓았다. 당연히 그 모습에 헬렌이 격분했고....

“야! 리암은 록펠러 가문 사람이라고!”

결국 리암이 누군지 밝혀버렸다. 순간 리암은 쪽팔려서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왜냐하면 방밖의 사람들이 다들 기함하며 일제히 쭈구리 신세의 그를 쳐다봤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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