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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제임스는 제이크를 데리고 자기 입에 왔을 때 제이크가 잠깐 화장실에 간 사이 냉장고 안에 병맥주를 꺼냈다. 그리곤 그 병맥주 뚜껑을 조심스럽게 딴 다음 그 안에 신종 마약 엑스타시를 살짝 털어 넣고 뚜껑을 다시 닫았다.
그리곤 제이크와 한 시간 정도, 정말 열심히 그의 얘기를 경청해 주었다. 제이크는 진심으로 친구인 제임스가 약쟁이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열심히 얘기를 했고, 그로 인해 갈증이 나는지 마른 침을 삼켰다. 그걸 보고 제임스가 냉장고에 그 엑스타시가 타져 있는 맥주병을 따서 제이크에게 내밀었다.
제이크가 보기에 그 맥주병이 한 번 열렸고 그 안에 신종 마약이 타져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제임스가 맥주병의 뚜껑을 딸 때 적절히 그 맥주가 새 걸로 보이게 눈속임을 잘 한 탓이었다.
제이크는 딴엔 마약 중독자로서 관리를 잘 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몸에 마약의 기운이 남아있지 않은 건 아니었다.
즉 그 기운이 마신 맥주를 통해 전해져 오는 강력한 신종 마약의 기운에 바로 호응을 보냈고, 제이크의 몸은 너무도 쉽게 새로운 신종 마약에 몸도 정신도 다 무너져 버렸다.
“헤헤헤....제임스. 이 맥주 뭐야? 진짜 최곤데?”
“그렇지? 효과하난 최고란 말이야.”
그말 후 제임스는 엑스타시 가루를 조금 식탁 위에 뿌리고 거기로 코를 가져갔다.
“쓰으읍!”
그리곤 한쪽 코를 손으로 막고, 식탁으로 가져 간 코를 통해 그 위에 뿌려 놓은 엑스타시 가루를 호흡기 안으로 깡그리 흡입했다.
“.....으으으으....”
그리곤 지그시 눈을 감고 엑스타시라는 신종 마약이 주는 짜릿한 쾌감에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 사이 맥주를 다 마신 제이크가 해롱거리며 몸을 일으켜서 비틀거리며 걷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보고 제임스가 히죽거리며 말했다.
“뭐? 약을 끊어? 좆까! 제이크!”
퍽!
제임스는 결국 벽에 가서 부딪친 후 쓰러지는 제이크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내밀었다.
한데 제법 세게 벽에 부딪쳐 쓰러진 제이크가 기괴하게 웃고 있었다.
“크크크크크....”
딱 봐도 약에 취해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 보였다. 그 동안 마약을 피해 온 그의 몸은 이전보다 더 강력한 마약의 기운에 완전히 이성의 벽이 허물어져 버렸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제이크는 자신이 슈퍼 복권에 당첨된 사실 만큼은 떠벌리지 않았다. 거의 본능에 가깝게.
그리고 제임스 역시 제이크를 다시 원래 약쟁이로 만들기 위해서 엑스타시를 사용했지, 더 이상 그에게 마약을 줄 생각은 없었다.
제임스 혼자 쓰기도 모자라는 그 귀한 마약을, 그가 미쳤다고 제이크에게 더 쓴단 말인가?
해서 추가로 제이크에게 마약을 주지 않았고 대신 그가 남은 엑스타시를 다 쳐드셨다. 그 결과....
“으으윽....머리야.”
다음 날 정오가 살짝 넘은 시간. 제임스의 집에서 정신을 차린 제이크. 그는 잠에서 깬 상태로 멍하니 30분을 꼼짝도 않고 그대로 누워 있었다. 그리고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간파했다.
“제임스. 이 개새끼가....”
놈이 그를 여기로 끌어들여서 엑스타시라는 신종 마약을 맥주에 몰래 타서 먹이게 한 것이다. 그로 인해 그 동안 마약을 끊어 온 제이크의 모든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 버린 것이고. 마약이 달리 무서운 게 아니었다.
그 어려운 금단 증상을 이겨 낸 제이크지만, 다시 그의 몸에 들어온 마약의 기운은 제이크가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즉 제이크는 다시 약쟁이로 돌아간 것이다. 그간의 그의 노력이 그야말로 말짱 도루묵이 되어 버린 거다.
“이 씹어 죽여도 시원찮을....”
그 마약기운 때문인지 모르지만 쉽사리 더 흥분하고 격노한 제이크. 그가 벌떡 몸을 일으켰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때 소파 위도 아니도 소파 밑에 쓰러져 있는 제임스가 보였다.
씩씩거리며 그쪽으로 걸어 간 제이크. 그런 그의 눈 아래로 소파 위에서 자다가 밑으로 굴러 떨어진 듯 머리를 소파 쪽에 쳐 박고 자고 있는 제임스가 보였다.
툭툭!
제이크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겨우 참으며 발로 제임스의 등을 찼다.
“으으으....”
하지만 신음성만 흘릴 뿐 제임스는 끄덕도 않고 그대로 뻗어 있었다.
“야. 제임스. 너 일어나 봐.”
그런 제임스의 어깨를 발을 뻗어 발뒤꿈치에 걸어서, 자기 몸 쪽으로 끌어당긴 제이크.
그때 제임스의 몸이 돌아가며 똑바로 누웠고, 그제야 제이크는 제임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으윽....”
소파에 굴러 떨어졌다가 약 기운에 속이라도 부대 겼던지 토하기라도 한 듯 녀석의 입가에 토사물이 묻어 있었다. 그리고 녀석이 토해 놓은 그 토사물에서 훅하니 썩은 내가 풍기면서, 제이크는 눈살을 찌푸리며 자기도 모르게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펔Fuck!”
딱 봐도 마약에 완전 취해 보이는 제임스. 제이크도 녀석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바로 눈치를 챘다. 남은 샘플 마약을 녀석이 다 해치운 것이다. 보아하니 내일, 아니 모레까지 저러고 있을 게 뻔했다. 그런 녀석에게 제이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그를 욕하는 거뿐이었다.
* * *
그래도 실컷 욕하다보니 어느 정도 이성이 돌아왔고 제이크는 여기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충 세수를 하고 제임스의 집을 나왔다. 근데 황당한 게 세수하려고 수도꼭지를 틀었는데 물이 나오지 않았다.
제임스가 마약 사는데 돈을 다 쓴 듯 그가 사는 집에 물이 끊긴 모양이었다. 근데 신기하게도 전기는 끊기지 않았고 돌아가는 냉장고 안에 먹다 남은 생수가 있어 제이크는 그 생수로 대충 세수를 했다.
그렇게 제임스의 집을 나온 제이크. 그는 집으로 털레털레 걸어가며 많은 생각을 했다.
그중에서 그가 가장 많이 생각한 건....역시 마약이었다.
벌써 마약이 필요한지 그의 몸이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즉 신체조절 능력이 이상 징후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부들부들 떨고 있는 두 손과 붉게 충혈 된 두 눈, 그리고 그 떨림은 두 손 뿐만 아니라 그의 온몸으로 번져 나가고 있었다.
“벜Fuck! 벜Fuck! 이, 이제 어쩌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지만 결론은 이미 나와 있었다. 한번 무너진 둑을 제이크는 다시 고칠 자신이 없었다. 무엇보다....
“그, 그래. 이제 돈도 있는데 뭐가 문제야?”
마약이야 구해서 하면 그만이었다. 예전에야 돈이 없어서 마약을 못 구해서 사고를 쳤지, 지금은 아니지 않나? 그가 평생 마약을 해도 모자라지 않을 돈이 이제 그에게 곧 생길 텐데 말이다.
“일단 약부터 구하자.”
이렇게 있을 수는 없었다. 당첨금도 수령하러 가야하고 말이다. 해서 제이크는 급한 대로 마약부터 구하기로 하고 그도 잘 아는 마약 판매책인 드레이커를 찾아갔다.
다른 보통 사람이야 만나기 어려운 마약 판매책 드레이커. 하지만 약쟁이들은 쉽게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지금 제이크는 누가 봐도 딱 약쟁이의 모습이었고. 그래서 제이크는 드레이커를 찾아 나선지 채 한 시간도 되지 않아, 그의 아지트에서 그와 마주할 수 있었다.
“뭐? 얼마를 달라고?”
“10만 달러 치 만 줘.”
“허얼. 돈은?”
“여기....”
돈 얘기에 제이크가 자신의 카드를 내밀었다. 마약을 살 때 현금으로만 살 수 있다는 건 옛날 얘기였다. 요즘은 카드로도 얼마든지 구입이 가능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까지 약쟁이 제이크가 알 필요는 없었고.
제이크가 내 놓은 카드를 들고 잠깐 아지트 안으로 들어간 드레이커. 그가 곧 나와서 제이크의 카드를 그에게 던졌다. 그걸 얼떨결에 받아 든 제이크. 그가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뭐하는 짓이야?”
그러자 드레이커가 피식 거리며 말했다.
“야. 그 카드 한도가 3만 달러야. 그리고 넌 이미 1만 달러 정도 썼고.”
보아하니 드레이커가 제이크 카드를 조회 한 거 같았다. 그러니까 제이크의 카드로 10만 달러 치 마약을 구입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소리.
“그, 그럼 2만 달러치만 줘.”
그렇게 말하며 제이크가 다시 자신의 카드를 드레이커에게 건넸다. 그 카드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드레이커가 말했다.
“보아하니 힘들게 만든 카드 같은데....카드 값은 낼 수 있는 거야?”
“웃기지마. 드레이커. 네가 남의 카드 값 변제까지 걱정해 줄 정도로 착한 놈은 아니지 않나?”
“크크크크. 그렇긴 하지.”
제이크의 말에 드레이커가 기분 나쁘게 웃더니 제이크가 내밀고 있는 카드를 낚아챘다. 그리곤 그 카드를 들고 아지트 안으로 들어갔고 ,잠시 후 카드 결제 후 영수증과 작은 약병 하나를 들고 나타났다.
“자아. 네가 말한 그 엑스타시야.”
드레이커는 영수증과 작은 약병을 제이크에게 건넸고, 그 약병에 시선이 꽂힌 제이크. 그가 떨리는 손을 내 뻗어서 영수증은 놔두고 작은 약병만을 챙겼다. 그리고 그 약병 뚜껑을 열고 그 안의 내용물을 살폈다.
그걸 보고 드레이커가 음흉하게 웃었다. 그 웃음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제이크는 자기 볼 일은 다 본 듯 몸을 일으켰다.
* * *
드레이커는 단순한 마약 판매책이 아니었다. 세인트루이스의 한 스트리트Street를 장악한 범죄조직의 두목이었다. 그래서 사람 보는 안목이 여느 마약상과 다른 그는 제이크가 허세를 부리는 걸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저 새끼. 애들 붙여.”
드레이커는 신종 마약 엑스타시를 챙기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아지트를 나가는 제이크를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네. 보스.”
그러자 드레이커 뒤에 있던 날카로운 눈빛의 남자가 즉시 대답하며 아지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자가 다시 드레이커 뒤로 돌아왔을 때 쿠바제 시가를 피우고 있던 드레이커가 말했다.
“애들 붙였나?”
“네. 심슨과 루카스를 붙였습니다.”
자기 뒤에 남자가 말한 두 수하들이 꽤나 유능한 자들인 모양이었다. 드레이커가 만족스러워 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일 때였다. 그의 뒤에 남자가 궁금한지 그에게 물었다.
“흔해 빠진 약쟁이 놈일 뿐인데 굳이 미행을 붙일 필요가 있을까요?”
그 말에 드레이커가 길게 담배 연기를 내 뿜은 뒤 힐끗 뒤를 돌아보더니 시선을 다시 앞에 두고 말했다.
“맞아. 약쟁이지. 한데 말이야. 놈이 변했어. 예전에 놈이 아니야. 왜 그럴까?”
“....”
드레이커는 자신이 물었는데 뒤에 남자가 아무 말이 없자 마저 하던 얘기를 이어나갔다.
“돈이 생긴 거지. 카드도 장만하고....”
“하지만 카드야 만들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 않습니까?”
약쟁이가 신용 같은 게 있을리 없지만 그래도 직장을 구하고 몇 달 진득하게 일하면 직장에서 보증하고 카드는 만들 수 있었다. 바로 제이크처럼....
“그렇지. 하지만 자신의 카드 한도도 잊을 만큼 지르려면....그보다 한참 많은 돈이 있거나 곧 생길 예정이라는 건데....”
드레이커는 제이크가 덜컥 10만 달러 치 마약을 달라고 한 점을 주목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기 앞에서 너무도 당당해진 그의 모습에서 직감했다. 제이크에게 뭔가 아주 좋은 일이 있다는 걸 말이다. 돈과 관련해서....
제이크에게서 제대로 돈 냄새를 맡은 드레이커. 그는 제이크의 그 돈을 남과 나누고 싶지 않았다. 즉 제이크의 돈을 자신이 다 가로채기 위해서 자신의 조직원까지 움직인 것이다.
“그게 뭔지 부터 알아 내고나서....우리가 다 챙긴다.”
드레이커의 말이 끝나자 바로 그의 뒤에 남자가 그 말에 수긍하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 사이 담배를 다 태운 드레이커가 눈앞 크리스털 재떨이에 자신이 태우던 시가를 비벼 끄며 말했다 .
“다음....”
그 말에 그의 뒤에 남자가 좀 전 제이크가 나간 문으로 가서 그 문을 열었다. 그리고 언제 왔는지 문 앞에 서 있는 또 다른 약쟁이에게 차갑게 말했다.
“들어 와.”
* * *
자신에게 두 명의 미행자가 붙은 줄도 모르고 제이크는 자신의 집으로 갔다. 그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고 누구 전화인지 확인한 그는 바로 그 전화를 받았다.
“네.”
-제이크. 당신 너 미쳤어? 지금이 몇 신데 아직 안 와?
제이크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제이크가 지금 일하고 있는 호텔 부대시설 관리자인 토마스였다.
제이크가 출근하지 않자 그의 동료인 로건이 토마스에게 보고를 한 모양이었다. 같이 세탁실에서 일을 하고 있었지만 제이크는 로건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하긴 자기보다 2배나 더 돈을 받는 작자가 일은 제이크의 절반도 하지 않으려 드니 말이다.
제이크가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기서 일했지, 베짱이 로건만 보면 매일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그런데 이제 돈이, 그것도 평생 펑펑 써도 다 쓰지 못할 거금이 곧 그의 수중에 들어 올 텐데 뭐가 두렵겠나?
“죄송합니다. 몸이 좀 안 좋아서요.”
-그럼 그렇다고 진작에 얘기를 하던가? 이제 어쩔 거야?
“....”
어쩌긴 뭘 어쩌나? 호텔에서 급할 때 끌어다 쓰는 용역 직원을 부르면 되지. 물론 그 용역 직원의 하루 일당이 제이크의 주급과 맞먹어서 문제지만. 제이크가 아무 말이 없자 토마스는 결국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내뱉었다.
-내가 이래서 약쟁이를 쓰는 게 아니라고 했는데....
제이크는 토마스의 약쟁이란 말에 욱하니 화가 치밀었다. 그가 약쟁이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이제는 거기에 추가로 붙일 말이 생겼다. 바로 ‘억만장자, Billionaire’ 말이다. 순 자산이 십억 달러를 초과하는 사람. 세계적으로 1000명이 좀 넘는다는 그런 부자 중 이제 곧 자신도 거기에 이름을 올리게 될 터였다.
그런 자신을 일개 호텔 지배인도 아닌, 고작 계약직 관리 직원 따위가 감히 모욕하고 있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제이크가 버럭 소리쳤다.
“좆 까! 토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