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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684화 (68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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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그래서 사부로는 그 여자를 여기서 안전하게 데리고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그 마음먹은 걸 지키기 위해서 사부로는 굳이 겪지 않아도 될 위험을 이렇게 스스로 자처하고 있었다.

“이번에는....꼭 지킨다.”

당시는 힘이 없어서 사토미를 지켜 주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사부로는 강하다.

별장 안에 야쿠자 다섯 놈 쯤 처리하는 건, 그에게 있어 조금 위험은 하지만 목숨 걸 정도로 힘든 건 아니었다.

파파파팟!

결심을 한 순간부터 사부로는 일고의 망설임없이,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별장 건물 입구로 달려갔고 훤히 열려 있는 현관문을 통과해서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 안에 은신하고 있던 야쿠자 둘이 당장 그의 눈에 들어왔다.

한 명은 현관에서 바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벽에 붙어 있었고, 또 한 명은 널따란 거실의 벽면을 따라 쭉 늘어선 장식용 협탁 뒤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둘 다 권총의 총구를 좀 전 사부로가 쿠션을 던진 쪽을 향하고 있었고, 시선 역시 그쪽에 두고 있었다. 하도 그쪽에 집중하고 있었기에, 그들 뒤에 등장한 사부로를 그들은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피슝! 피슝!

그런 그 둘을 향해 사부로는 가차 없이 총질을 가했다. 명사수인 사부로가 채 10미터도 되지 않은 거리에 있는 두 사람을 쏴서 죽이는 데 실수 따윈 있을 수 없었다.

동시에 사부로가 장식용 협탁 쪽으로 몸을 던지며 한 바퀴 바닥을 뒹굴었다.

휘릭! 척!

그러자 좀 전 그가 뒤통수에 구멍을 내서 즉사 시킨 야쿠자가 쓰러진 그 자리에 정확히 안착했다. 사부로는 바로 거기 있는 야쿠자 시신을 밀어내고 장식용 협탁에 최대한 몸을 숨겼다.

타타탕!

그러자 그가 숨은 장식용 협탁으로 세 발의 총알이 날아와서 박혔다. 사부로가 두 명의 야쿠자를 제거하고 몸을 던져 여기로 은신하는 걸, 나머지 세 명의 야쿠자들이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 중 두 명이 황급히 숨어 있는 은신처에서 몸을 뺐다. 왜냐하면 사부로가 움직이며 은신한 곳에서 그 둘이 빤히 보였으니까.

피슝!

“커억!”

그때 사부로의 권총이 불을 뿜었다. 남은 세 놈의 야쿠자들이 그에게 총을 쏘자 바로 고개를 내밀어 놈들의 위치를 살폈고, 그런 그의 눈에 움직이는 두 명의 야쿠자들이 보였던 것.

그 둘을 다 잡을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지금 사부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막 방아쇠를 당기려는, 아직은 사부로에게 노출 되지 않은 야쿠자 한 놈이 있었으니까.

해서 사부로는 움직이는 두 명의 야쿠자 중 한 명을 특정해서 그쪽으로 총구를 겨눈 뒤 자신의 머리를 뒤로 빼면서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니까 보지도 않고 감각적으로 총을 쏜 것이다.

피융!

그와 동시에 사부로 머리를 뺀 장식용 협탁 옆으로 총알이 스쳐 지나갔다. 만약 사부로가 움직이는 야쿠자를 보면서 총을 쐈다면 그 총알에 자칫 그의 머리에 구멍이 났을지 몰랐다.

그리고 운 좋게 그가 보지도 않고 감각적으로 쏜 총알에 움직이던 야쿠자가 맞은 모양이었다. 녀석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울린 걸로 봐서 말이다. 이제 남은 건 두 명의 야쿠자들 뿐.

파앗!

사부로는 바로 움직였다. 날아 온 총알의 궤적과 움직인 야쿠자가 어디로 숨었는지 그 위치가 파악 된 상태라, 사부로는 남은 두 야쿠자들이 위치를 특정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이 총 쏘기 어렵고 또 쏜다고 해도 그를 맞추기 어려운 쪽으로 즉시 몸을 움직였다.

탕! 탕!

놈들이 바로 그를 향해 총을 쐈다. 하지만 총알은 그가 아닌 다른 사물을 맞췄고 그 사이 사부로는 거실의 긴 소파로 몸을 숨겼다.

탕! 탕! 탕! 탕!

그러자 그 소파를 향해 두 야쿠자가 총질을 해 댔다. 하지만 그들이 쏜 총알은 사부로를 맞추지 못했고, 소파 등받이에 네 개의 구멍만 만들었다. 그 사이 그 긴 소파를 통과한 사부로가 그 옆의 커다란 화분 쪽으로 몸을 날렸고, 자신을 향해 총알이 날아오기 전에 두 야쿠자 중 그의 눈에 띈 야쿠자를 향해 총을 쐈다.

피슝!

“크아아악!”

그러자 처절한 비명소리와 함께 가슴을 부여잡은 채 야쿠자가 나동그라졌다.

퍼석!

그때 날아온 총알에 사부로가 가까스로 몸을 숨기고 있던 화분이 깨졌다. 다행히 총알은 화분 안의 흙에 막혀, 결국 화분을 뚫지 못하면서 사부로의 몸에 아무런 상처를 입히지 못했다.

하지만 그 다음 총알이 날아오기 전에 사부로는 다시금 몸을 던졌다.

휘릭! 데구르르!

널따란 거실에 거의 장식용으로 보이는 그랜드 피아노 쪽으로 말이다. 한 마리 날렵한 고양이처럼 피아노 쪽으로 텀블링 후 굴러가서 숨어든 사부로.

탕! 탕!

그쪽으로 즉시 두 발의 총성이 일었다. 하지만 그 두 발의 총알은 사부로가 아닌 피아노의 몸체에 박혔고, 그 사이 피아노 의자 밑에 엎드린 상태로 정조준 한 사부로의 권총에서 불똥이 튀었다.

피슝!

“컥!”

명사수 사부로가 정조준해서 쏜 그 총알은, 그를 향해 대 놓고 몸을 노출시킨 상태로 나름 사부로를 맞춰보겠다고 정확히 조준해서, 두 발의 총알을 쏘아 낸 마지막 야쿠자의 이마에 박히면서, 그 야쿠자 고개가 뒤로 홱 젖혀진 채, 그대로 바닥을 향해 수직으로 선 상태로 고목나무 쓰러지듯 픽 꼬꾸라졌다.

털썩!

“후아아....”

그자를 끝으로 사부로를 향해 총을 쏠 야쿠자는 더 이상 이 별장 건물 안에 없었다.

사부로는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 쉰 뒤 엎드린 채, 그랜드 피아노 앞으로 기어 나와 섰다. 그리곤 그 여자가 있는 별원 쪽으로 서둘러 움직였다.

이곳에서 위험 요소는 이걸로 다 처리가 되었지만, 언제 다른 야쿠자 놈들이 여기로 올지 몰랐다. 때문에 지금은 서둘러 여길 빠져 나가야만 했다.

“다 해치웠으니 나와요.”

별원에 들어가자 사부로가 외쳤다. 그 여자 들으라고 말이다. 그러자 별원의 한쪽 싱크대 맞은편의 붙박이장 뒤에 숨어 있던 여자가 사부로를 향해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그런 그녀에게 사부로가 손짓을 하며 말했다.

“빨리 나와요. 여기서 나가게.”

그 말에 그 여자가 쪼르르 그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고, 그런 그녀를 보며 사부로는 생각했다.

‘빌어먹을....보면 볼수록 사토미와 닮았네.’

* * *

“저는 나나미에요. 그쪽은 이름이 뭐죠?”

사부로는 아직은 위험한 상태, 즉 지금이라도 야쿠자들이 여기로 돌아온다면 목숨이 경각에 달릴지 모를 처지임에도, 자신에게 태연히 이름을 묻는 여자를 홱 쏘아봤다. 하지만 자신을 나나미라고 한 여자가 동그란 눈으로 천진무구하게 사부로를 빤히 쳐다보자, 그는 정작 하려고 한 말을 내뱉지 못했다. 대신 자신의 이름을 그녀에게 말하고 있었다.

“사부로요.”

그래놓고 속으로 생각했다.

‘미쳤군. 사부로.’

그래서 여자가 일부러 겁을 좀 집어 먹게 거의 협박조로 말했다.

“빨리 오시오. 여기 있다가 놈들이 더 나타나면 그땐 우린 죽은 목숨이니까.”

“....”

그 말이 효과를 발휘한 듯 더 이상 나나미라는 여자가 사부로를 귀찮게 하지 않았다.

덕분에 사부로는 조용히 별장 밖으로 나갈 수 있었고, 자신이 여기까지 타고 온 오토바이에 도착하자 하나 뿐인 헬멧을 여자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거 쓰고 내 뒤에 타시오.”

그 말 후 사부로가 먼저 오토바이에 탔고, 여자는 오토바이 뒤에 탄 경험이 있는 듯, 헐렁한 헬멧은 쓰고는 턱 끈을 대충 조이고 후다닥 사부로 뒤에 탔다. 그리곤 사부로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

순간 여자에게서 나는 향긋한 과일 냄새와 등 뒤로 느껴지는 봉긋한 여자의 가슴의 압박감이 사부로의 가슴을 빠르게 뛰게 만들었다.

사토미가 죽은 후로 여자 때문에 이렇게 가슴이 뛰는 건 처음인 사부로. 그는 붉게 상기 된 얼굴을 좌우로 흔들어 정신을 차린 뒤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었다.

부아아아앙!

그리고 그 오토바이를 몰아서 별장을 빠져 나갔다. 그렇게 두 사람이 사라지고 채 5분도 되지 않아서 5대의 차량이 별장 앞에 줄줄이 늘어섰고, 그 안에서 야쿠자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그 차들 중 한 곳에서 내린 야쿠자. 딱 봐도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가, 차 안에 있었을 때부터 어딘가 전화를 건 듯 핸드폰을 계속 들고 있었는데, 상대가 그 전화를 받지 않아선지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으음....왜 안 받으시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결국 전화를 끊은 그 야쿠자가 주위 수하들에게 외쳤다.

“안으로 들어간다.”

그러자 야쿠자들이 별장 안으로 우르르 들어갔고 잠시 후....

“뭐, 뭐야? 두목, 두목을 찾아!”

좀 전 야쿠자들을 이끌고 여기로 온, 그 핸드폰 들고 차에서 내렸던 우두머리 야쿠자의 목소리가 담장을 넘어 나고 있었다.

두목인 우에다의 죽음으로 별장은 발칵 뒤집어졌고, 별장 2층으로 올라간 그 우두머리 야쿠자.

료스케가 두목인 우에다와 동료 야쿠자 히로시의 죽음 앞에 망연자실해 하고 있을 때였다.

“잘 왔소. 나, 나좀 빨리 여기서 나가게 해주시오.”

거기 홀로 살아남아 있던 혼다 부사장이 료스케에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나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 료스케. 그가 뒤따라 2층으로 올라 온 수하들에게 말했다.

“밑으로 모셔라.”

그렇게 수하들을 시켜 2층에 혼다 부사장을 별장 밑으로 내려 보낸 뒤, 료스케가 죽은 우에다 앞으로 다가갔다.

툭툭!

그리고 죽은 우에다의 시신을 발로 건드리면서 입 꼬리를 올렸다. 이어 호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꺼낸 료스케. 그는 고베야마구치 구미의 총 두목인 후쿠야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연히 조직의 총 두목 후쿠야마와 바로 통화가 연결 되지는 않았다.

구미의 핵심 간부인 조장도 아닌데다가, 그 밑에 조직의 중간 간부의 전화를 받아 줄 만큼 고베야마구지 구미의 총 두목은 한가하지 않았으니까.

총 두목과 통화를 위해 몇 단계 거치고 료스케가 왜 후쿠야마에게 전화 했는지, 그 용건까지 다 밝히고 나서야 어렵사리 총 두목 후쿠야마와 통화가 연결 되었다.

“네. 오야붕. 저 료스케입니다. 우에다 조장 밑에....네. 맞습니다. 기억해주셔서 영광입니다. 제가 이 시간에 전화를 드린 건....”

료스케가 열심히 설명을 하고 나자 그제야 후쿠야마가 무슨 말을 했다.

-안 됐군. 우에다 조장이 이리 허망하게 가다니 말이야. 료스케라고 했던가? 장례식 준비 잘 해라.

“네. 오야붕!”

료스케의 목소리 톤이 확 오르며 좋아하는 티가 역력히 났다. 이게 다 총 두목이 후쿠야마가 료스케에게 우에다의 장례식을 맡겼기 때문이었다.

야쿠자들의 경우 두목의 장례식을 주관하는 건 그 상속자, 즉 후계자의 몫이었다.

그러니까 총 두목인 후쿠야마가 좀 전 료스케에게 장례식 준비를 맡긴 건, 곧 죽은 우에다의 뒤를 이은 두목 자리를 맡긴 거다. 그러니 료스케가 좋아 죽을 수밖에.

이제 남은 건 그 장례식장에 참석한 총 두목 후쿠야마에게 료스케가 무릎 꿇고 충성을 맹세하기만 하면 됐다.

“두목 시신 말인데....잘 수습 해. 히로시는 대충 어디 가서 묻어 버리고.”

료스케는 자신을 두목 자리에 앉혀 준 우에다 주검에 기꺼이 성대한 장례식을 준비해 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끝까지 자신과 두목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라이벌 히로시. 그를 위해서 그가 해 줄 건 그의 기억에서 그 이름을 깨끗이 지워 버리는 거였다.

* * *

사부로는 안전하면서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뗀지 탐정사무소 본사로 향했다.

뗀지 탐정 사무소의 본사 건물은 긴자 거리에 위치해 있었는데, 늦은 시간이었지만 도쿄 최대 번화가 거리답게 사람들은 꽤 있었다.

뉴욕의 5번가나 런던의 옥스포드 스트리트에 필적하는 도쿄의 화려한 번화가가 바로 긴자거리였다.

부아아앙!

사부로의 오토바이가 막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문방구점 이토야 옆을 지나서 좌회전을 해서 건물들 사이로 들어갔다. 그 후 쭉 직진해서 세 번째 건물을 지나쳐서, 막 네 번째 건물 앞에서 방향을 직각으로 틀어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지하 1층 엘리베이터홀 앞에서 오토바이를 멈춰 세운 사부로. 그러자 사부로 뒤에 타고 있던 나나미가 오토바이에서 먼저 내리면서 그에게 물었다.

“여기 어디에요?”

그러자 오토바이 시동을 끄고 주차 랙을 내려 오토바이 차체를 받쳐 놓은 뒤 사부로가 나나미를 보고 대답했다.

“뗀지 탐정사무소가 있는 건물의 지하 1층 주차장이요.”

그 대답 후 사부로는 나나미의 등을 떠밀어서 엘리베이터 쪽으로 몰아갔고, 그 엘리베이터를 타고 뗀지 탐정사무소가 쓰고 있는 건물 11층으로 올라갔다.

촤르르르!

11층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뗀지 탐정사무소 직원들이 대기 중이었다. 여기로 오는 동안 사부로가 기무하라 소장과 짧게 통화를 했는데 기무하라 소장이 그 새 손을 쓴 모양이었다.

“나나미양? 이쪽으로....”

특히 여직원이 나나미를 챙겨서 사무실 안쪽에 있는 휴게실로 데리고 갔는데 그걸 사부로가 빤히 쳐다보고 있을 때였다.

“사부로. 따라 와.”

기동조의 조장인 나가쿠라가 사부로에게 무슨 할 말이 있어 보였다. 그래서 사부로는 나가쿠라를 따라 나나미가 들어간 휴게실과는 반대쪽에 있는, 남자 직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흡연이 가능한 휴게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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