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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681화 (679/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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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정의라....

사람들에게 있어 많은 난제를 던져 주는 단어다. 하지만 정의도 결국 힘이 없으면 지킬 수가 없다.

사부로는 그걸 보통 사람들에 비해 좀 더 일찍 깨달았다. 그래서 보통 사람과 다른 시각으로 삶을 살아왔고, 그 결과 그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발적인 왕따를 당해야만 했다.

그건 군대에서도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사부로는 자신이 잘못 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를 이해해 주는 척 하는 사람들은 말한다. 사부로가 틀린 게 아니라고. 그가 자신들과 다를 뿐이라고.

“웃기고 있네.”

개소리다. 사부로에게 있어서 만큼은 들을 가치도, 생각할 이유도 전혀 없는....

다름의 미학을 통해 사부로를 이해하는 척 하는 자들. 그런 자들이 사부로는 오히려 역겨웠다.

지금에 있어 사부로의 정의는 단 하나였다. 그가 생각해서 옳은 일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그에게 있어서 옳은 일이고 정의다.

“쩝쩝....”

하지만 하는 일 하나 없이 오늘도 사무실만 지키고 있는 자신이, 사부로는 한심하기보다 무료했다. 아무래도 오늘도 회사 일은 할 수 없을 모양이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사부로가 할 일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오늘은 어딜 둘러보나?”

그는 일이 없을 때 알아서 도쿄 전역을 싸돌아다녔다. 그러다 그의 눈에 거슬리는 보이면 그 일에 참견했다. 당연히 그게 문제가 되지 않게 자신을 철저히 숨긴 체 말이다.

해서 도쿄 경시청에 신고 된 미제 사건 중에 사부로가 관여 된 사건이 꽤 많았다.

주로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한, 누가 봐도 약자 같이 않은, 선하기보다는 악한 쪽에 더 가까운 자들이 처참히 당했다.

그 때문에 경시청 안에 특수부에서 사부로를 잡겠다고 혈안이 되어 있다는 얘기도 들렸다.

하지만 그들이 사부로를 잡을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사부로가 그럴 군더더기를 하나도 남기지 않았으니까.

어제는 학생 폭력단을 직접 응징한 사부로였다. 놈들의 아지트를 알아내고 일부러 놈들이 한 자리에 다 모였을 때 그곳으로 쳐들어가서 놈들을 박살 내 버렸다. 제일 손쓰지 않은 게 팔과 다리 하나씩을 부러트리는 거였으니 다들 몇 달은 나다니지 못할 터였다.

“그 동안 그놈들에게 시달렸던 사람들에게는 평안이 깃들겠지.”

그 평화가 오래가지는 않을 터였다. 하지만 그때 가서 놈들이 또 설치면 사부로가 또 나서서 놈들을 응징해 버리면 될 일이었다.

벨레레레레레~

“응?”

그때 거의 두 달 만에 처음으로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의 핸드폰은 자신의 전화번호부에 저장 되지 않은 전화의 경우 진동이 울렸다. 즉 걸려 온 전화가 그의 핸드폰 전화번호부에 저장 된 번호 중 하나라는 얘기. 그리고 그의 전화번호부에는 회사 직원들 전화번호가 대부분 저장 되어 있었다.

즉 그가 지금 속해 있는 뗀지 탐정사무소의 직원 중 누군가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는 얘기. 그게 누군지 궁금했던 사부로는 바로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서 액정 화면을 봤다.

“대에바악!”

회사 직원인줄 알았는데 놀랍게 회사 대표나 마찬가지인 탐정사무소 소장 기무하라였다.

사부로가 뗀지 탐정사무소에 들어오기 전에 전화상으로 통화를 하고, 그 다음 뗀지 탐정사무소의 직원으로 채용 될 때 악수를 한 뒤 여태 기무하라 소장과는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당연히 그 뒤로 전화 통화한 적도 없었고.

“네. 소장님.”

살짝 감격한 목소리로 기무하라 소장의 전화를 받는 사부로.

-사부로. 지금 어딘가?

그에 비해 기무라 소장의 목소리는 무덤덤했다. 평소 부하직원을 대하듯 자연스러웠고.

“네. 저는 지금....”

사부로는 지금 자신이 있는 위치를 기무하라 소장에게 상세히 얘기했다. 그러자 기무하라 소장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지금 가부키초의 한 건물에....

사부로는 기무하라 소장의 얘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잘 경청한 후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정확히 제가 할 일이란 게 전멸한 특임조에 대한 복수를 하는 겁니까?”

기무하라 소장에게 확인하듯 사부로가 차분히 물었고, 그에 대해 기무하라 소장이 즉답했다.

-맞네.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그 놈들을 처리하겠습니다.”

-저기....아니네. 그렇게 하게.

끝에 뭔가 할 밀이 있는 듯 했던 기무하라 소장. 하지만 그는 그 말을 내 뱉지 않고 그대로 삼켰다. 사실 사부로는 기무하라 소장이 무슨 말을 하려다 만 것인지 눈치 챘다. 하지만 그걸 굳이 자신의 입으로 거론치는 않았다.

그랬다가 기무하라 소장이 자신이 한 말에 제약이라도 건다면, 사부로로서는 그걸 과연 받아드릴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었으니까.

* * *

기무라라 소장과 통화 후 사부로는 자신이 세워 둔 오토바이 쪽으로 향했다.

철컥!

그리곤 오토바이의 뒤에 적재함 속에서 그가 회사로부터 지급 받은 권총을 꺼내 바지 뒤춤에 꽂고는 오토바이 핸들에 걸쳐 놓은 헬멧을 머리에 썼다. 그리고 오토바이에 타고는 시동을 걸었다.

부아아앙!

잠시 후 그가 탄 오토바이가 갓길 위를 잠시 질주했고, 이내 도로에 접어들자 더욱 굉음을 울리며 빠르게 질주를 시작했다. 그렇게 20여분 쯤 뒤에 사부로의 눈에 좀 전 들었던 차량 번호와 일치하는 차가 발견 되었다.

“찾았다. 라져.”

사부로는 그 말 후, 10분 전부터 자신의 블루투스가 내장 된 헬멧을 통해 쭉 통화 중이었던 회사 정보조 직원과 통화를 끊었다.

부아아아아앙!

그리곤 오토바이 속도를 가일층 높이면서 그 차를 추월했다. 그러자 더 앞쪽으로 좀 전 통화를 끊은 정보조 직원이 언급한 다른 차량의 번호판이 보였다. 정보조 직원이 사부로에게 알려 준 차량 번호는 전부 3개로, 그 중 2개의 차량을 발견하고 추월한 사부로의 눈에 마지막 3번째 차량이 보였다.

사부로는 그때부터 오토바이 속력을 낮췄고, 먼저 두 번째 차와 나란히 도로 위를 질주할 때 뒤춤에서 권총을 꺼냈다. 그리고 그 차의 운전석 옆에서 바로 권총의 총구를 운전석에서 운전 중인 야쿠자 놈에게 겨눴다.

운이 나쁜 건지 몰라도 놈들이 탄 승합차의 차창은 선탠이 그리 강하지 않았다. 그래서 차창 안의 조폭이 잘 보였고, 그럴수록 사부로의 권총이 실수 하는 일 따위는 일어날 수 없었다.

운전 중이던 야쿠자와 그 옆 조수석의 야쿠자까지 사부로의 권총에 죽어버리면서, 다른 야쿠자를 태운 승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 받는 것을 오토바이 사이드 미러로 확인한 사부로는 빠르게 앞으로 질주해 갔고, 첫 번째 차량도 두 번째 차량과 같이 운전석의 야쿠자 놈을 처치해 버렸다.

그랬더니 그 차가 옆 차선의 차를 들이 받으면서 두 차가 같이 전복이 되면서 줄줄이 뒤따라오던 차량들이 멈춰 섰다.

부릉! 부아아아앙!

그 사이 사부로는 유유히 그 전복 된 차량들 사이를 빠져 나와서는 그대로 앞을 보고 내 달렸다. 그건 누가 봐도 킬러가 암살을 하고 현장을 빠져 나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자신으로 인해 도로를 막아 버리고 앞으로 내달렸던 사부로는 이내 오토바이를 돌려서 다시 자신이 만들어 놓은 사고 현장으로 도로 달려갔다.

하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계속 거기로 가지 않고 그 현장 근처 갓길, CCTV카메라가 없는 곳에 오토바이를 대고 오토바이 뒤 적재함에서 가방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그 가방을 열었고 그 가방 안에는 분리 되어 있던 저격총을 빠르게 조립했다.

그렇게 완전 조립 된 저격총을 살피던 사부로. 그는 마지막으로 저격총에 조준경을 확인하고는 그걸 들고 현장으로 뛰어갔다.

* * *

원래 사부로의 계획은 3대의 차량 중 앞선 두 대의 승합차를 전복 시켜 최대한 그 안에 야쿠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뒤, 저격총으로 살아남은 나머지 승합차의 야쿠자 놈들을 차례차례 처리하면서, 혼자 승용차를 타고 있던 두목 급 야쿠자마저 제거할 생각이었다.

그랬는데 그가 현장에 가 보니 일이 좀 꼬였다. 그가 저격할 곳을 찾는 사이 회사의 기동조가 나타나서 살아남은 야쿠자 놈들의 뒤를 쳤고, 그들에 의해 야쿠자 놈들이 삽시간에 다들 제거 되는 것처럼 보였다.

“저, 저....”

그때 사부로가 맨 마지막에 처리할 생각이었던 3대의 차량 중 맨 마지막 승합차에 타고 있었던 두목 급 야쿠자. 그 놈의 시신을 확인한 새로 혼자 차 몰고 등장한 야쿠자 놈이 회사 기동조의 총 세례 속에서도 살아남아서, 민간인의 차로 몸을 날리는 걸 보고 사부로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그 놈은 기어코 차 밖에서 민간인을 겁박해서 그 차 안에 들어갔다. 그걸 보고 사부로가 녀석을 저격하기 위해 저격총의 망원조준경을 통해 그 차 안을 겨눌 때였다.

“뭐야?”

갑자기 반대 차선에서 우르르 나타난 차량들. 사부로는 바로 저격총을 틀어서 그 차량을 살폈고 그들이 지원 나온 야쿠자들임을 알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양쪽의 싸움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젠장....”

그때 사부로는 자기도 모르게 총구를 다시 원래대로 돌렸다. 민간인의 차에 타고 있는 야쿠자 쪽으로 말이다. 그 사이 그 차안의 야쿠자가 권총으로 위협해서 민간인의 차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사부로는 본능적으로 그 야쿠자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그리고 그가 쏜 총알은 정확히 그 두목 급 야쿠자의 머리를 꿰뚫었다.

“됐다.”

저격에 성공하자 사부로는 자동적으로 총구를 야쿠자들 쪽으로 돌렸다. 당연히 야쿠자 놈들이 가만있지 않고 회사의 기동조를 향해 달려 들 거라고 봤으니까. 그런데 지원 온 야쿠자놈들이 좀 이상했다.

바로 쳐 들어가서 자신들의 동료 야쿠자를 구해야 함에도 그들은 망설였다.

물론 그 사이 경찰차가 나타났지만, 그래봐야 아직은 두 대밖에 나타나지 않은 경찰차의 경찰들이 무서워서 저렇게 가만있을 놈들이 아니었다.

그러다 사실상 이곳 현장에서 유일한 야쿠자 생존자를 사부로가 저격으로 죽이고 나자, 놈들이 일제히 차를 돌리기 시작했다.

“휴우....”

그걸 보고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 쉰 사부로. 그는 저격총을 거두고는 잠시 현장의 반응을 지켜보다 이내 몸을 돌려서 자신이 갓길에 세워 둔 오토바이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저격총을 분리해서 가방에 넣고 그 가방을 다시 자신의 오토바이 적재함에 넣은 뒤 사부로는 호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네. 접니다. 말씀하신대로 놈들을 처리했습니다. 네. 네. 알겠습니다.”

뭐가 어떻게 되었던 사부로는 기무하라 소장이 시킨 대로 특임조를 죽인 야쿠자 놈들을 다 죽였다. 자신이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한 것이다. 뒤처리는 회사에서 다 알아서 할 것이고 이제 그가 할 일은 이대로 퇴근해서 푹 쉬는....

벨레레레레레~

그때 그의 핸드폰이 또 울렸다. 확인하니 기무하라 소장이었다. 좀 전 수고 많았다며 들어가 쉬라고 했던 양반의 전화였기에 사부로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 전화를 받았다.

“네. 네. 네에?”

기무하라 소장이 무슨 말을 했는지, 그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사부로의 얼굴이 팍 일그러지며 대답하던 목소리 톤도 덩달아 같이 높아졌다.

* * *

집에 가서 찬물에 씻고 시원한 맥주 한 병 마시려던 사부로. 하지만 기무하라 소장의 전화가 그런 그의 생각에 확 찬물을 끼얹었다.

“.....그러니까 지금 저보고 특임조를 죽인 놈들의 진짜 두목이 지금 시부야 요오기의 별장에 있으니, 손 쓴 김에 그 놈까지 지금 마무리 지으라는 말씀이시군요? 쩝. 뭐 알겠습니다.”

기무하라 소장은 마침 근처에 특임조를 죽인 야쿠자 놈들의 배후가 있다는 정보를 방금 어렵싸리 알게 되었다며, 사부로에게 그 야쿠자 두목까지 깔끔하게 제거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그에 대한 정보 지원은 정보조에 지시해 두었다는 말과 함께.

사부로로서는 기무하라 소장의 그 지시를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 처리해야 할 야쿠자 두목이 어디 멀리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여기서 오토바이로 달려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무엇보다 이런 일은 빠르게 처리하는 게 최선이었다. 아니면 그쪽에서도 눈치를 채고 준비를 갖출 테니, 늦으면 늦을수록 거기 있는 야쿠자 두목을 제거하는 게 어려워 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봤을 때 움직이려면 사부로가 지금 움직이는 게 맞았다. 그걸 알기에 기무하라 소장도 사부로에게 그런 지시를 내린 걸 테고 말이다.

“네. 괜찮습니다. 처리하는 대로 연락드리죠.”

그렇게 기무하라 소장과 통화를 끝낸 사부로. 그는 핸드폰을 호주머니 속에 넣고 헬멧을 쓴 다음 오토바이에 탔다. 그리고 시동을 건 후 오토바이를 도쿄 시내 쪽으로 몰아갔다.

그렇게 사부로가 탄 오토바이가 도쿄 시내로 들어가서 시부로의 한 별장 근처에 멈춰 섰을 때였다. 사부로가 시간을 확인하니 여기까지 오는 데 딱 10분이 걸렸다.

“요오기의 별장에 도착했다. 지금부터....맡은 바 임무 수행에 들어가겠다.”

사부로는 블루투스가 내장 된 헬멧을 통해 여기 오는 동안 쭉 통화 해 온 정보조 직원과 통화를 끝내면서 쓰고 있던 헬멧을 벗었다. 그리고 눈앞의 별장과 그 주위를 한 동안 말없이 살피다가 이내 몸을 돌려 오토바이 뒤 적재함을 열고 그 안에 권총과 적외선 야간 투시경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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