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고 싶으면 해-593화 (589/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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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C팔....이러니 내가....그 양반 재끼려는 거지.”

그 양반이라는 당사자가 누군지 애매한 말이었지만, 정준호의 최측근 수하는 그게 누군지 이미 간파했다. 아니 요 최 근래부터 정준호는 수하들이 있는 앞에서도 공공연히 총 보스인 양태석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리고 수시로 그가 갖고 있는 태석파 주요 간부들과의 회동으로 미뤄, 정준호가 총 보스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건 알만 한 그의 주변 수하들도 죄다 알고 있었다. 하물며 그의 최측근인 자신이 모를 리 있겠나? 하지만 정준호도 아직은 말조심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자기 입으로 그 당사자를 감히 거론할 수는 없었다.

“형님. 회의 시간에 늦지 않으시려면 지금 출발 하셔야 합니다.”

정준호의 최측근 수하가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고는, 여전히 누군갈 싸잡아 욕하고 있는 정준호에게 말했다. 어째든 그의 역할은 정준호를 보좌하는 것. 그가 조직의 중요 회의에 늦거나 빠지는 일이 일어나선 안 됐다.

씻고 식사까지 다 마친 상황. 정준호도 바로 몸만 일으키면 됐다. 자리에서 일어난 정준호가 말했다.

“....가자.”

정준호는 그 말을 하면서 앞서서 자신이 묵고 있던 호텔 방을 나섰다. 그런 그의 뒤를 그의 최측근 수하가 뒤따랐고, 잠시 후 정준호와 그의 수하들이 우르르 호텔 밖으로 나왔다.

미리 연락을 받은 정준호의 수하들이 차들을 호텔 입구 앞에 줄줄이 세워 놓았고, 그 차에 타면서 정준호가 자신이 탈 차의 문을 연 자산의 최측근 수하에게 물었다.

“회의 장소가 어디라고?”

“삼명호텔 컨벤션 홀입니다.”

대기업들이 주최하는 행사에나 쓰는 호텔 컨벤션 홀을 조직 긴급 간부 회의 장소로 잡았다는 최측근 수하의 말에 정준호가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

“흥. 우리가 무슨 대기업도 아니고....”

그렇게 정준호가 차에 탔고 다섯 대의 차량이 삼명호텔로 줄줄이 움직였다. 그리고 5시 50분이 살짝 넘은 시간. 정준호의 일행이 삼명호텔에 도착했다.

“여기서 기다려.”

어차피 회의장 안에는 조직의 간부들만 들어갈 수 있었다. 해서 정준호는 자신의 오른팔이자 조직의 간부로 등록이 되어 있는 최측근 수하만 데리고 호텔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리고 호텔의 컨벤션 홀이 있는 17층으로 올라가야 했는데....막상 정준호의 옆에 최측근 수하가 16층을 눌렀다. 그런데 그걸 보고 정준호도 가만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컨벤션 홀이 있는 층보다 한 층 밑에 층에서 내렸다. 그리고 거기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조직의 한 간부들을 만났다.

“어서 오십시오. 형님.”

그 조직의 간부가 깍듯하게 정준호 앞에 허리를 굽혔다. 한데 그걸 보고 정준호 시큰둥하게 말했다.

“어디있어?”

“이쪽입니다.”

조직의 간부가 앞장서서 움직였고 그 층 이벤트 홀 중 한 곳으로 두 사람을 안내했다.

현재 태석파의 간부들 중 절반 정도는 이미 정준호에게 포섭 되거나 포섭 작업 중인 자들이었다. 그들은 주로 총 보스인 양태석과 접점이 없는 자들로, 정준호가 그걸 알고 먼저 그들을 끌어 모아서 자신이 그 구심점이 되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정준호와 그의 최측근 수하를 안내하고 있는 조직 간부는 그런 부류의 간부들과 달랐다. 왜냐하면 지금 정준호 앞의 조직 간부는 바로 정준호 자신이 어떤 목적이 있어서 양태석 옆에 붙여 둔 그의 최측근 수하 중 한명이었으니까.

지금 정준호 옆에 최측근 수하가 그의 오른팔이라면 앞장서서 그를 안내하고 있는 조직 간부는 그의 왼팔 쯤 되는 수하였던 것이다.

“여깁니다.”

달칵!

그 조직 간부가 누가 있는지 모를 한 이벤트 홀의 문을 활짝 열었다.

* * *

이번에 데뷔하기로 결정 난 JYB엔터의 걸그룹 멤버 에이미. 그녀와 화장실에서 급 빠구리를 치르고 나서, 나는 먼저 화장실 칸막이 안에서 나왔다. 그리고 화장실 밖을 살핀 뒤 여전히 칸막이 안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 에이미에게 외쳤다.

“아무도 없어. 나와.”

철컥!

그러자 화장실 칸막이 안의 에이미가 칸막이 문을 열고 나왔다. 그리고 쪼르르 화장실 밖으로 나가며 내게 말했다.

“신경 써 줘서 고마워요.”

다시 한 번 내가 자신이 속한 걸그룹에 곡을 준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한 에이미는 후다닥 계단실 쪽으로 움직였다.

지금 에이미가 속한 걸그룹 멤버가 아래 층 여자 화장실을 뒤지고 있었다.

이대로 저 계단실을 통해 밑으로 내려가면, 그 멤버가 반대 쪽 화장실을 지금 훑고 있으니, 아래층 계단실에 가까운 화장실로 에이미가 뛰어 들어가면, 거기서 그 멤버와 만날 수 있을 터였다.

당연히 내가 그렇게 하라고 에이미에게 지시를 했다. 그녀는 나와 달리 귀가 밝지 않으니 말이다.

“....됐군.”

바로 아래층 여자 화장실에서 에이미와 그녀를 찾고 있던 멤버가 만났다. 그걸 예민한 내 청각 능력으로 확인한 나는 엘리베이터 쪽으로 움직였다.

“근데 어디 간 거야?”

기다리라고 한 거 같은 데 나와 같이 움직이고 있던 두 경호팀원의 모습이 어째 보이지 않았다. 뭐 보나마나 문대식이 불렀겠지. 해서 나는 혼자 대표실로 가려고 엘리베이터 올라가는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가 올라오기를 기다렸다.

지이이잉! 지이이잉!

그때 내 핸드폰이 울렸고 누구 전화인지 즉각 확인했다. 그랬더니 삼명그룹 비서실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

“여보세요?”

나는 그 전화를 바로 받았다. 근데 이동훈 실장의 전화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죄송합니다. 원래 실장님께서 연락드리려 했는데, 갑자기 회장님께 불려 들어가시는 바람에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요?”

이 실장이 됐던 그 밑에 직원이 됐건 나야 그쪽에서 내게 왜 전화를 건 용건만 들으면 됐다.

-김종훈 대리 때문에 전화 드렸습니다. 그와 얘기 잘 끝났고 언제든 그에게 전화하셔서 불러내 만나시면 되겠습니다. 그의 핸드폰 번호는 따로 문자로 보내드리도록....

뭐 딱히 급하고 중요한 용건은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실장도 자기 밑에 직원에게 이런 일을 시킨 것이겠고.

나는 그게 이해가 되어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는 상대의 말이 다 끝나자 그만 통화를 끝냈다. 그 사이 기다리던 엘리베이터가 올라와서 내 눈앞에서 그 문을 활짝 열었다.

* * *

화장실 칸막이 안에서 먼저 바지를 추스른 백준열. 그가 먼저 나가서 동태를 살피겠다며 화장실 칸막이 문을 열고 나갔다. 그러자 바로 손을 뻗어 화장실 칸막이 문을 잠근 에이미. 그녀도 벗어 놓은, 아니 백준열에 의해 벗겨진 팬티와 속바지를 챙겼다.

두 개를 한꺼번에 걸쳐 입기 힘들었기에 둘을 먼저 분리한 에이미. 하지만 바로 팬티를 걸쳐 입지 못했다.

“아이 참....”

왜냐하면 백준열이 그녀 보지 안에 걸쭉한 자신의 정액을 토해 놓았기 때문에. 에이미는 화장실의 휴지로 먼저 보지에 묻은 애액을 닦아냈다. 그리고 이어 새로 휴지를 떼어내서 백준열의 정액을 정리했는데....

“하아....많이도 쌌네.”

두 번을 닦아도 또 그녀 보지 안에서 그의 정액이 흘러나왔다. 그렇게 두 번 더 자신의 보지를 휴지로 닦고 나서야 더는 백준열의 정액이 나오지 않았다. 그제야 에이미는 팬티를 입고 그 위에 다시 속바지를 걸쳤다. 그리곤 옷차림을 정리하는데 백준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와도 된다고 말이다.

해서 잠긴 칸막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에이미. 그런 그녀를 에스코트 한 백준열이 남자 화장실 밖으로 나갔다. 그때 백준열이 말했다.

“지금 연락 받았는데 너희 멤버가 밑에 화장실을 뒤지고 있단다. 그러니 너는 저 계단을 통해 밑으로 내려가서 바로 여기 밑에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그럼 좀 있다가 그 멤버가 거기 올 거고....”

백준열이 말이 무슨 뜻인지 바로 알아들은 에이미. 그녀가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뛰어서 계단실로 향했다. 그러다 문득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 그 마음을 백준열에게 표현했다. 이어 계단실 안으로 들어간 그녀는 곧바로 계단을 내려갔고, 백준열이 시키는 대로 계단실과 가까운 아래층 여자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막 화장실 안에 양변기에 그녀가 막 엉덩이를 걸쳤을 때였다.

“에이미?”

누군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와서는 그녀 이름을 불렀다. 근데 그 목소리가 귀에 익었다.

“제니?”

에이미와 같은 외국인 멤버. 하지만 그녀는 미국 교포 3세로 외모는 누가 봐도 한국인이었다. 찾고 있던 에이미를 이곳 화장실에서 찾아 낸 동료 멤버 제니.

“에이미. 여기 있었어? 하아. 대체 그 안에서 뭐하기에 여태 여기 있는 거야?”

화장실 밖의 그녀가 분통을 터트렸다. 여기서 에이미가 할 수 있는 말이 뭐겠나?

“미안. 변비가 심해서. 나올랑 말랑하면서 잘 안 나오네.”

사과와 함께 나름의 변명을 늘어놨다.

“변비?”

한데 그 변명이 동료 멤버에게 바로 먹혀들었다. 왜냐하면 누구보다 변비로 고생하고 있는 멤버가 제니였으니 말이다.

“빨리 나와. 매니저와 멤버들. 너 찾아서 난리야.”

“응. 나갈게. 근데 나올 거 같은데....”

“야. 지금까지 안 나왔으면 안 나와. 그러니까 너도 빨리 거기서 기어 나와.”

그녀가 답답하다는 듯 에이미에게 버럭 소리쳤다. 그러자 잠시 후 달칵 소리와 함께 화장실 칸막이 밖으로 나온 에이미. 그런 그녀를 보고 한숨을 내 쉬며 말했다.

“하아....빨리 가.”

“어.”

그렇게 두 사람은 매니저와 다른 멤버들이 있는 곳으로 갔고 거기서 변비의 여왕 제니의 도움을 받아 크게 욕 먹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졸지에 제니와 같은 변비파로 몰린 에이미는 그 좋아하는 고기를 먹지 못하고, 데뷔 무대에 설 때까지 섬유질이 많은 야채와 과일만 먹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그녀에게 신의 한수가 됐다. 정체 되어 있던 살이 빠지면서 몸이 한결 슬립해져, 안 그래도 글래머러스한 그녀 몸매가 더 돋보이게 된 것.

해서 팬들이 그녀의 별명을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로 지어 준 것이다. 당연히 에이미는 그 별명이 너무도 좋았다. 그래서 데뷔 때까지 풀떼기만 먹게 만든 백준열을 원망 했었는데, 데뷔 후에는 점점 더 그에게 고마운 마음이 커져갔다.

* * *

대표실로 가니 역시나 내 생각대로 문대식이 자기 밑에 경호팀원들을 윽박지르고 있었다.

“....데. 그러고도 너희가 경호원들이야?”

씩씩거리는 문대식. 한데 곁눈질을 왜 하나? 딱 봐도 내게 보여 주기 위해서 저러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문 팀장?”

“네.”

“지금이라도 배우 하는 거 어때?”

“네?”

“외모로 인기 끌긴 어렵겠고, 연기로 승부하면 될 거 같긴 한데?”

“....”

내 말을 바로 이해하지 못한 문대식이 어리둥절해 하며 김 비서를 쳐다 볼 때, 나는 그대로 대표실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 내 귀로 문대식과 김 비서의 대화가 들려왔다.

“김 비서님. 좀 전....그게 무슨 말입니까?”

보아하니 김 비서가 내 말의 의중을 아는 거 같아 보이자 문대식이 그녀에게 물었고 김 비서가 바로 대답을 해 주었다.

“무슨 말이긴요. 문 팀장님이 밑에 경호원들 다그치는 거 다 연기란 걸 대표님이 아신 거죠.”

“아아. 티 많이 났습니까?”

“아뇨. 연기는 좋았어요. 단지 문 팀장님이 하지 않아도 될 오버 액션을 한 게 문제요.”

“오버 액션?”

“정확히는 Sidelong glance, 대표님 눈치 보느라 한 그 곁눈질이 대표님에게 들켰을 뿐. 그것 말고는 완벽했어요.”

“아이C...."

김비서의 말에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는 문대식. 그때 내 핸드폰이 울리면서 그들의 대화를 엿 듣고 있던 나의 관심이 핸드폰으로 옮겨갔다.

“유영규 기자?”

그러고 보니 내 선행을 기사로 내 주겠다고 나를 인터뷰 해 간 기자가 있었지.

유명구라는 사람을 내가 구해 주었고, 그 동생인 유영규가 인터뷰를 요청해 왔기에 그걸 받아드렸었다.

“그러고보니 오늘 기사 나오기로 했었는데....”

하지만 김 비서로부터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 그 말인즉 그 기사가 오늘 올라 지 않았다는 얘기. 나는 일단 그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백 대표님. 저 대한국일보 유영규 기자입니다.

“아네. 그런데 이 시간에 무슨 일로....”

여느 회사 대표처럼 나도 이런 식으로 기자 전화를 받는 게 좋을 리 없었다. 유능한 기자로 유영규도 그 정도 눈치는 있었다.

-죄송해서 이렇게 전화드렸습니다.

“죄송하다니 무슨?”

-실은 오늘 기사를 올릴 예정이었는데, 아시다시피 초대형 사고가 벌어져서....

그 초대형 사고란 바로 대통령 하야일 터. 하긴 그것만으로도 보도 할 게 모자랄 판에 내 선행을 기사로 낼 지문이 어디 있겠나?

-아무래도 내일까지 어렵겠고....모레에 기사 싣도록 하겠습니다.

“저야 그 기사가 언제 실려도 상관없습니다.”

나도 사실 나는 그 기사를 직접 볼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내 얼굴에 금칠하는 기사일 테니까.

‘부끄럽게....’

그 내용이야 어차피 삼명그룹과 JYB엔터에서 살펴 볼 것이고, 뭔 문제가 있다면 내게 바로 연락이 오겠지.

‘아. 맞다. 근데 이때 그 기술이 개발 되었으려니?’

내가 구한 유명구라는 사람은 내 기억이 맞다면 내년에 반도체 생산에 꼭 필요한 핵심 기술의 특허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 특허 때문에 삼명전자는 몇 년 뒤 크게 데인다. 그러니까 유명구의 회사를 중국 한 업체가 인수 했고, 마침 삼명전자가 그 중국 업체 특허의 유사 특허를 출원한 사실을 알고 법정분쟁이 일어났고 패배 할 상황에 직면한 삼명전자는, 밝혀지지 않은 엄청난 액수의 보상금을 지불하고 중국 업체로부터 그 특허를 구매하게 되었던 것.

하지만 지금 내가 유명구로부터 그 핵심 기술의 특허권을 넘겨받으면, 그럴 필요가 없어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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